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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정원>│이마리오 감독, 문춘희·김희자·박정례·김숙련·김혜숙·정옥자·최순남 초청

CINE TALK 씨네 토크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3. 7. 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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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정원> 씨네토크

23.07.15

 

초청 : 이마리오 감독, 문춘희·김희자·박정례·김숙련·김혜숙·정옥자·최순남

진행 : 김진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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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유 : 오늘 진행을 맡은 김진유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굉장히 많은 분들이 오셔서 기분이 좋네요. 오늘 보신 <작은정원>의 출연자이신 언니들과 감독님 모시겠습니다. 큰 박수로 맞이해주세요. 아마도 익숙한 동네도 보셨고 재밌게 영화를 보셨을 것 같은데 관객분들에게 감독님과 출연진분들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문춘희 : 명주동에서 살고 있고요. ‘작은정원’을 함께 하고 있는 문춘희라고 합니다.

 

최순남 : 안녕하세요. 저는 명주동에 살고 있는 최순남이라고 합니다.

 

정옥자 : 안녕하세요. 명주동에 사는 정옥자입니다.

 

김희자 : 안녕하세요. 김희자입니다.

 

김숙련 : 명주동에 사는 할머니입니다.

 

박정례 : 저는 좀 색다르게 일어나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웃음) 막내 박정례라고 합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혜숙 : 저도 일어나서 하겠습니다. 우리 영화 제목처럼 <작은정원> 출연진들이 모두 '작은정원' 회원입니다. '작은정원' 회원 중에 김혜숙이라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마리오 : 저도 일어나서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웃음) 영화를 연출했지만 사실은 언니들이 촬영한 밥상에 숟가락만 살짝 얹은 이마리오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김진유 : 네, 제가 봐도 숟가락 제대로 얹으신 것 같고요. (웃음) 영화를 재밌게 보셨을 거라고 믿고 제가 희자 언니랑 숙련 언니한테 먼저 질문을 드릴게요. 화면에 나오는 게 힘들다거나, 민망하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이제는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김숙련 : 아직도 좀 어색하고요. 그래도 제가 이중에 나이가 제일 많지 않습니까. 좀 어색하고 그래요.

 

김진유 : 아직도 어색하신 거죠? (웃음)

김숙련 : 예, 부끄러워요.

 

김진유 : 알겠습니다. 희자 언니는 어떠신가요?

김희자 : 지금 머리가 띵해요. 지나간 옛날 이야기를 보니까 마음이 슬프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지금 머리가 너무 아파요. 너무 신경 쓰이고. 내 모든 걸 다 열어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객석 : 우리 언니 멋집니다. 김희자 제일 멋있어요.

 

김희자 : 감사합니다.

 

객석 : 아닙니다. (웃음) 혜숙 언니가 제일 멋있어요.

 

김진유 : 네, 아주 열렬한 환영인 것 같습니다. 제가 봤을 때는 언니들 모두가 다 예쁘게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김희자 : 예, 실물보다 낫게 나왔어요. (웃음)


김진유 : 언니들과 영화를 같이 찍은 감독님한테 질문 드릴게요. 영화에 언니들이 촬영한 소스들이 많이 사용됐는데요. 그렇게 편집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그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마리오 : 촬영은 19년부터 찍었는데요. 20년도에 이제 코로나가 터지면서 촬영이 1년 더 연장이 돼서 21년까지 촬영을 3년 했고요. 3년을 찍었으니까 30테라 바이트 정도의 데이터가 쌓였어요. 이제 그걸 보고 편집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이 대단한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언니들이 잘 표현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제일 컸고요. 그러다 보니 언니들이 실제로 스마트폰으로 찍었던 영상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쓰게 됐습니다. 실제 분량을 보면 언니들이 촬영한 스마트폰 영상이 50% 이상 사용됐어요. 말 그대로 제가 숟가락을 얹은 거죠. 그러니까 사실 이게 어떻게 보면 근데 연출이 뭐야? 이 영화에서 연출은 카메라를 켜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고요. 어쨌든 언니들 모습이 잘 그리고 제대로 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제일 컸었습니다.

김진유 : 숟가락 얹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면서 또 이렇게 완성한 게 또 신기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럼 다음은 정례 언니한테 질문드릴게요. 남편을 공경하는 친구분의 근황이 궁금하더라고요.

 

박정례 : 친구는 잘 지내고 있어요. 근데 오늘 같이 가자고 했는데 서울에 가 있는 바람에 같이 못온게 아쉽네요.

김진유 : 친구분이 이 영화를 보셨나요?


박정례 : 아뇨, 못봤어요. 나중에 보여주려고요.

김진유 : 좋습니다. 그다음은 혜숙 언니 순남 언니한테 질문드릴게요. 영화 속에서 보면 산책을 계속하시잖아요. 여전히 산책은 계속하고 계신지. 또 관객분들한테 추천할 만한 산책 코스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면 어떨까요?

 

김혜숙 : 네, 지금으로부터 한 5년 전이네요. 우리가 영화를 시작하게 된 게. 그런데 그때 당시 제가 허리가 너무 아팠었어요. 허리가 아파가지고 약을 먹어가지고 살이 있는 대로 쪄서 지금까지도 그랬는데. 그래서 사진에 어떻게 나올까 하고 걱정을 했는데 그래도 봐줄 만하게 나온 것 같아서 (웃음) 우리 감독님들 너무 고맙습니다.

 

김진유 : 지금은 허리가 괜찮으신가요?


김혜숙 : 네 제가 아주 다방면으로 치료를 하고 있어요. 뭐 의료기기하는 데도 가고 또 주사 맞는 데도 가고 아주 이래가지고 지금은 종사 볼 기운은 있습니다.

 

김진유 : 건강하셔야 됩니다. 우리 순남 언니도 산책 코스나 걸을 때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관객분들한테 얘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최순남 : 저는 치료하고 그러는 건 없고요. 여름에는 산으로 가고요. 산에 들어가니 요새는 좀 무섭더라고요. 뱀이 많아요. 그래서 무서워가지고 요새는 저수지 거기도 한 번 걷다 오고 또 저 교도소 뒤로 돌아오고 이러네요. 아침으로 그렇게 돌면 참 좋아요. 아주 기분이 휙휙 돌아옵니다. (웃음)


김진유 : 네, 요즘 산에 산책하실 때는 뱀을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옥자 언니한테 질문드릴게요. <우리동네 우체부> 이후부터 합류하셨고 뒤늦게 영화 찍는 시간을 같이 보내셨잖아요. 그런 과정 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셨을 것 같아요.

 

정옥자 : 저는 얼떨결에 들어와가지고 아주 처음에는 아주 못할 것 같더니 우리 선생님들 숙제 내주시면은 그거 하느라고 아주 애썼어요. 근데 우리 감독님이 아주 잘 이끌어 주셔 갖고 이쁘게 잘 나오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웃음)

 

김진유 : 네, 그러면 이제 춘희 언니한테 질문드릴게요. ‘작은정원’이라는 모임을 이끌어가고 있는 회장님이시잖아요. 회장님으로서 어떤 책임감이나 부담감은 없으셨는지 궁금해요. 아까 혜숙 언니 말씀하셨던 것처럼 5년 전부터 수업을 하면서 그 시간을 계속 함께해 주고 이끌어주셨잖아요.

 

문춘희 : 나는 그런 부담은 없었어요. 왜냐하면 마을에서 형제자매같이 지내고 있잖아요. 언니로 보통 부르는데 힘들고 뭐 이런 건 없었어요. 재밌게 잘 했고 할머니들 모습 그대로잖아요. 그렇죠? 영화에도 그렇게 나올 거예요. 할머니들 모습 그대로. 근데 어느 날 이렇게 보니까 ‘어머 우리가 극장에도 와 있나’하고 깜짝 놀라겠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지금보다 더 놀라게 될 때까지 아마 이런 맘으로 계속 갈 것 같아요. 어려움 없이.


김진유 : 저는 이 영화가 나온 게 되게 반갑기도 하면서 어떻게 보면 <작은정원>을 영화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들면서 근데 이런 것도 영화가 될 수 있지, 영화라는 게 뭘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보게 되더라고요. 근데 그걸 감독님이 의도하고 만드신 건지 궁금합니다.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생각 때문에 아마 언니들을 기록하셨을 텐데 그런 생각을 영화 속에서 어떻게 보여주시려고 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마리오 : 저도 나이를 어쨌든 조금씩 먹으면서 그전에는 안 보이던 것들이 이제 보이게 됐던 것 같고요. 그리고 시작은 아마 그거였을 거예요. ‘작은정원’ 언니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저 나이에 말이 통하고 생각이 통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계속할 수 있고 한 동네에 같이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러웠고요. 그런 것들이 다큐멘터리를 시작하게 된 중요한 계기였던 것 같고요. 사실은 이제 여기 계신 언니들이 저희 어머님하고 연배도 다 비슷하시거든요. 근데 훨씬 더 행복하고 재미있게 사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 어머니가 동해에 계신데 저희 어머니한테 한편으로는 미안한 감정이 들기도 하고 버젓이 동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강릉에서 영화 찍고 있고. 어쨌든 나이 먹는 게 꼭 안 좋은 점도 분명히 있지만 나이가 많아서 가질 수 있는 장점도 분명히 좀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모습들이 언니들을 통해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김진유 : 네 말씀하신 게 충분히 많이 잘 담겨서 영화가 완성된 것 같고요. 이제는 관객분들한테 마이크를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이 있거나 언니들한테 이야기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손을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객 1 : <작은정원> 감독님과 관계자분들께 고생했다는 말씀을 우선 드리겠습니다. 저는 김혜숙 씨 지인으로 초청받고 오늘 왔는데 영화를 보니까 아무런 꾸밈없이 순수한 마음이 들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 김혜숙 씨가 허리가 아픈 상태에도 불구하고 노력과 긍지를 가지고 이렇게 열심히 영화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다시 한번 깊은 감동과 공감을 받게 돼서 고맙습니다.

 

김혜숙 : 우리 이만종 씨 오늘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근데 그렇게 너무 호평을 하시면 너무 티 나잖아요. (웃음)

 

김진유 : 언니들한테 질문을 드릴게요. 영화관에서 이렇게 개봉하게 될지는 사실 잘 몰랐잖아요. 5년 전에 사진 찍는 수업을 시작해서 단편영화를 찍고 그 영화로 영화제를 다녔고 상도 받고 지금은 <작은정원>으로 개봉을 해서 관객분들을 만나고 있는데 사진 수업을 시작하게 전과 후가 좀 달라졌을 것 같아요. 마음가짐이나 우리가 뭔가를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좀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혜숙 언니부터 이전과 이후의 삶이 좀 달라진 게 있는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혜숙 : 달라진 건 없고요. 저희들이 그때 촬영할 때는 그냥 숙제다 그런 마음으로 선생님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숙제를 했는데 그걸 가지고 이렇게 편집을 잘 해주셔서 영화가 완성이 되니까 진짜 저희들도 감동했어요. 저희들이 저렇게 나온다는 생각도 못 했는데 직접 영화를 관람해서 보니까 우리 이마리오 감독님, 진유 감독님 너무 훌륭하신 분들하고 같이해서 감사합니다.

 

박정례 : 저는 뭐 그저 선생님한테 감사할 뿐이에요. (웃음)

김숙련 : 처음에 시작할 때는 과연 이게 영화가 될 수 있을까? 의문이었는데요. 너무 고생들 많이 하셨습니다.

김희자 : 나 너무 슬퍼. 사진 찍기 전에는 남편하고 같이 했는데 2월에 가셨어요. 같이 보고 싶었는데 보다 보니 또 잊혀지네요. 죄송합니다.

 

객석 : 김희자 파이팅!

 

정옥자 : 저는 진짜 할 말이 없습니다. (웃음) 첨에 그냥 사진 찍으러 가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이 자리까지 왔고 그게 영화가 될 줄 몰랐어요. 우리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순남 : 저도 사진 찍는 거 배우러 나왔지 그게 영화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감독님들 선생님들 고생 많으셨고요. 감사합니다.

 

문춘희 : 사진 수업 이전과 이후에 변화는 나를 알게 되는 거였어요. 근데 제가 변하는 건 없어요. 안 변해져요. 이게 나를 알면서도 내가 안 고쳐지더라고. 그래서 앞으로도 이렇게 살 겁니다. (웃음)

 

김진유 : 희자 언니한테는 조금 더 특별한 영화가 된 것 같고 우리 다 모두에게 특별한 영화라고 인식하고 있고요.

 

관객 2 : 네, 우선 이마리오 감독님과 우리 동네 스타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드립니다. 명주동 골목에 아는 얼굴도 많이 있고 칠십이 넘는 나이에 영화를 찍는다는 그 자체도 너무 감동이고요. 또 사진을 배워서 자기 실력들을 발휘하는 것도 감동인데요. 우리 희자 언니는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이 기록으로 인해서 나중에 다시 봐도 좋을 스토리를 남긴 거기 때문에 슬퍼하지 말고 더 용기 내시고 파이팅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춘희 감독님과 이마리오 감독님께도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나이 먹어 가는 엄마들한테 귀감이 되고 우리도 할 수 있다 이런 용기를 주신 데 대해서 더 감사를 드리고요. 언니가 자꾸 울먹거려서 저도 같이 그러는데 아무튼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라겠습니다.

 

김희자 : 안 그래도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예전 일이 떠올라가지고 울었거든요. 그러잖아도 제가 영화 찍으면서도 거기 대사가 나오는데 그걸 내가 기록을 하고 싶었고 뭔가 나를 남기고 싶어서 그래서 열심히 찍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기록하고 있을 때 남편이 옆에서 잘한다 잘한다 하고, 뭐 이것도 저것도 도와줘야 하는데 나를 안 도와주니까 남편을 자꾸 갈궜잖아요. (웃음) 그러니까 그게 너무 죄송하고. 그런 모습이 기록에 남았다는 게 내가 너무 가슴 아파가지고 자꾸 보고... 그만 얘기하겠습니다. (웃음)

 

김진유 : <우리동네 우체부>라는 단편영화를 찍을 때 희자 언니가 촬영 감독을 하셨거든요. 그때 카메라를 잡으면서 굉장히 행복해하셨어요. 찍고 싶어 하시는 앵글이 분명히 있었고 천상 촬영 감독이셨거든요. 그때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김희자 : 처음에 카메라를 들었을 때, 내가 생각하는 대로 그림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옆에 있는 스텝들한테 저기에 뭐 좀 갖다 놔주면 안 되겠냐고 하니까 막 갖다 놔주고, 제 말 하는 대로 다 움직이는 거예요. 그러니 야 이게 뭐 내가 뭐가 된 것 같은데 (웃음) 너무 신나더라고. 그래서 재미나게 잘 찍었습니다.

 

김진유 : 그때 봤을 때 희자 언니가 충분히 상업 영화에서도 촬영 감독을 해도 손색이 없겠다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관객 3 : 안녕하세요. 요전에 한 번 와보고 너무 좋아서 오늘도 또 보러 왔습니다. 정말 대단해요. ‘작은정원’은 명주동이라는 동네를 배경으로 해서 촬영을 아주 똘똘 뭉쳐서 너무 자연스럽게 잘하고 문춘희 씨는 정말 감독 같았어요. ‘컷’하는 소리도 너무 좋고 하나하나 다 칭찬하고 싶어요. 정말 잘했어요. 늙어가는 길은 다 비슷하게 살아가는 것 같아요. 오늘 영화를 보니까. 이렇게 영화를 만들었다는 건 정말 나이 많은 여성으로서 늙어가는 사람들이 잘하고 있다는 데 한 번 박수를 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관객 4 : 안녕하세요. 이마리오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숙제로 찍은 영상을 가지고 영화로 만드셨는데 그렇게 하게 된 계기와 그리고 30테라 바이트 분량을 전부 보시고 편집하면서 어떤 감정이 드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마리오 : 매번 편집할 때마다 왜 이렇게 많이 찍지라는 생각을 하죠. (웃음) 후회하죠. 좀 줄여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 찍은 게 사실 굉장히 많거든요. 실제로 편집에서 빠진 촬영 분량이 훨씬 많죠. 그래서 아쉽기도 하고. 그리고 언니들이 찍은 스마트폰의 영상을 수업 때마다 백업을 해서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냐 하면 제가 제일 처음에 다큐멘터리라고 하는 걸 시작하고 영화를 만들 때가 생각이 굉장히 많이 났어요. 그러니까 나도 영화라고 하는 것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을 했고 그 순간에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지라고 하는 게 언니들이 촬영한 영상에 보여서 굉장히 묘한 감정들이 들었어요. 그래서 언니들이 촬영한 영상을 많이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작품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물론 잘 나오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이 영화 자체가 하나의 기록으로써 최소한의 가치는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 편집하게 됐습니다.

 

김진유 : 편집 얘기가 나와서 더 말씀드리자면 편집 시간이 조금 길었잖아요. 그리고 영화가 내레이션 방식이나 뭔가 이야기하는 방식이 좀 달랐거든요. 천천히 영화를 보게끔 만들었고 언니들을 조용히 따라가기도 했고 그리고 마지막에 언니들의 이름이 마지막에 타이틀이 떠요. 이것도 의도한 바가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를 조금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마리오 : 강릉에 사시는 분도 사실은 잘 모르실 거예요. 명주동이 어느 구역인지. 그 동네를 와보신 분 정도만 알고 있는 거라서. 그러면 영화가 시작할 때 보통은 강원도 강릉에 명주동이라는 정보를 주는 자막을 쓴다거나 혹은 언니들이 몇 년생이고 이런 식의 정보를 주면 훨씬 더 영화를 보면서 이해하기는 굉장히 좋은 건 당연한 건데, 그런 것들을 일부러 좀 뺐어요. 왜냐하면 있는 순간의 그 모습만 봐도 정보를 통해서가 아니라 언니들이 느꼈던 감정들이 충분히 전달되기를 바랐어요. 예를 들어서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영화에서의 장면은 코로나 시기 때 아침에 일어나서 발 체조하고 산책하는 그런 장면이에요. 사실 코로나 시기에 우리의 부모님들이나 할머니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사실은 아무도 모르죠. 근데 그런 모습들을 보면 저렇게 시간들을 보내고 계셨구나 하는 장면들이라서 저는 굉장히 좋았고요. 이게 지역이기도 하고 나이 드신 분들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이 있어서 영화에서도 컷이 빠르고 긴박하게 가는 방식보다는 좀 느리게 그 지역의 시간에 맞춰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편집을 했습니다.

 

김진유 : 이마리오 감독님이 이전에 만드신 작품하고 <작은정원>은 정말 상반된 영화이거든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이마리오 : 섣불리 아무 얘기를 저한테 안 하고 있고요. (웃음) 이제 나이를 조금씩 먹으면서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것 중에 하나가 좀 더 젊었을 때는 굉장히 날카롭고 비판적으로 많은 것들을 바라봤다면, 나이를 먹으면서 바라보는 건 똑같아도 표현하는 방식이나 이런 것들이 조금은 부드럽게 혹은 전보다 사람들한테 많이 알려줄 수 있는 방법들을 취하는 그런 나름의 영리한 경험치가 좀 쌓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근데 그게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김진유 : 네, 이제 언니들한테 질문을 좀 드릴게요. 졸업식을 하셨잖아요. 영화에는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오진 않았는데 졸업할 때 뭉클했다고 이야기를 전해 들었거든요. 졸업에 대한 의미나 느끼셨던 감정에 대해서 얘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혜숙 : 저희가 6년 동안 사진 수업을 하고 졸업식을 했어요. 저희들 세대는 진짜 사각모 하나 못 쓰고 살아왔잖아요. 근데 그걸 우리 최승철 선생님이 사각모랑 옷이랑 다 준비해 주고 졸업식을 한다고 하니 얼마나 감동적이에요. 우리가 정말로 6년 동안 사진 수업을 받고 졸업을 한다는 게 정말 감동 이상의 감동이었습니다.

 

박정례 : 저는 기쁨의 졸업식이었습니다. (웃음) 다시 또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김숙련 : 저는 대학을 못 나왔거든요. 고등학교 밖에 못 나왔는데. 사각모 쓰고 사진을 찍으니까 새로운 마음이 들었어요. 그때 기뻤어요. 선생님이 아이디어를 잘 내주셨다고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김희자 : 저도 숙련 언니랑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사각모도 못써봤는데 그걸 던지는 것도 몰랐어요. 그걸 또 던지고 그러니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6년간 이끌어주신 우리 최승철 선생님 지금 안 오셨지만 감사드립니다.

 

정옥자 : 저는 1년밖에 안됐는데도 사각모를 쓸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최순남 : 저희 둘은 입학하자마자 졸업이었어요. (웃음)


문춘희 : 저희 6년 동안 사진도 열심히 찍고 재밌었거든요. 근데 어느 개근상이나 우등상보다 진짜 보람 느꼈던 게 사각모 쓰는 거였습니다. 좋은 시간 됐습니다.

 

관객 5 : 안녕하세요. 저는 강릉에 사는 시민인데요. 영화 보면서 같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 선배님들을 보는 느낌이었거든요. 꽃을 보시면서 어떻게 이렇게 비가 세차게 왔는데 예쁘게 피었니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장면이나 김장을 같이 하시는 모습 그리고 영화 찍는다고 같은 자리에 모이셔서 서로 막 덕담해 주시고 이렇게 챙겨주시는 그런 모습들이 여성들이 갖고 있는 어떤 생명과 돌봄의 힘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고 그런 면에서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그리고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문춘희님이었던 것 같아요. 그 자리에 이렇게 있어주는 게 되게 소중하다고 김숙련님께 얘기하셨던 것 같아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언니분들이 강릉이라는 도시에서 이렇게 공동체로서 아름답게 존재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영화 너무너무 잘 봤습니다.

김진유 : 저도 그 장면 봤을 때 감동적이었거든요. 그거 찍을 때 이야기 좀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김숙련 : 항상 저는 이제 꽃을 본다든가 이럴 때도 그냥 지나가는 것보다는 뭔가 대화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나이 먹고 어디 갈 데가 없고 이럴 때 늘 항상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있어요. 음악 들으면서 어떤 감정에 북받치고 그럴 때도 있고 생활이 항상 그래요. 감사합니다.


관객 6 : 네, 반갑습니다. 영화 너무 잘 봤고요. 저는 김혜숙 배우의 열렬한 팬인데요. 김혜숙 배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왔지만 오늘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팬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굉장히 강릉 지방의 특색이나 정스러움 이런 거를 다 담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엄마이고 언니이고 이웃이고, 또 지방의 말투라든가 또 생활 이런 것까지 다 굉장히 소중한 소재에다가 주제가 잘 배합이 된 것 같고요. 배우님들이 연세가 많은 부분이 오히려 오래된 그런 깊이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았어요. 계속 이런 영화들이 나와서 있는 그대로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후배들은 바라고 있다는 말씀 전하고 싶고요. 5년 10년 더 영화를 계속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작품 기대합니다.

 

김숙련 :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하겠지만, 자신이 없어요.

 

관객 6 : 응원하겠습니다.

 

김진유 : 그렇다면 이마리오 감독님도 <작은정원> 후속편을 생각해 볼 수도 있잖아요. 계획이 있으신가요?


이마리오 : 그렇지 않아도 그런 질문 나올 줄 알고 생각을 한번 해봤는데 제가 만드는 것보다 이번에는 언니들이 아마 직접 만들지 않을까 싶어요. 왜냐하면 개봉 때문에 서울에 가서 인터뷰할 때 춘희 언니가 내년도에 다음 영화 찍자고 이런 말씀을 하셔서 계획이 있으신 것 같아요. 춘희 언니 얘기를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문춘희 : 뚜렷한 계획은 없고요. 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그렇게 얘기했거든요. 근데 할머니들이 재밌게 살면서 힘닿는 데까지 끝까지 해 볼 마음이에요. 근데 감독님들이 밀어주시면 뭐 어떻게 안될까? (웃음)

 

관객 7 : 안녕하세요. 저는 초당동에 사는 주민입니다. 정말 반갑고요. 영화 보고 언니들을 뵈니까 작은 정원에 피어 있는 해바라기 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면서 봤는데요.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그렇게 울었나 보다'라는 그 시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정말 영화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관객 8 : 저는 명주동에서 어머님들을 자주 보는 사람인데요. 어머님들이 멋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는데 저희는 골목에서만 어머님들을 마주하잖아요. 근데 골목이 아닌 어머님들 집이나 삶의 공간 그리고 이렇게 활동하는 모습들을 보는 게 너무 감동이었고요. 사실 시작부터 조금 울기 시작했고요. 중간중간에도 감동의 포인트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감동적으로 봤고요. 어머님들이 절대 질문은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질문은 하지 않을 겁니다. (웃음) 영화를 보면서 진짜 언니들이 우수 장학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잘 찍으시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순남 언니네 집을 지나가다 보면 고추가 항상 널려져 있는 걸 봤는데 본인이 직접 카메라를 세팅하고 고추를 말리는 과정을 보게 되니까 되게 감동적이었어요. 그리고 머리 구르부 마는 모습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웃음) 저런 과정을 거쳐서 머리가 탄생하셨구나. 사실 저도 저의 삶을 기록하고 싶은데 이게 쉽지 않아요. 근데 어떻게 어르신들이 이렇게 잘 하셨을까 어떻게 수업을 하셨길래 저렇게 우수생을 배출하셨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거든요. 여하튼 영화 너무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진유 : 아까 얘기 나왔지만 사진 수업을 최승철 선생님이 진행을 해주셨고, 그때 엄마는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는 걸 찍어오라고 숙제를 내주신 거잖아요. 어렵게 질문을 꺼내야 되는 숙제라서 쉽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근데 언니들이 용기 있게 숙제를 다 하셨잖아요. 평소에 하지 않는 말들이라서 숙제를 하시면서 그때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해요.

 

문춘희 : 아니 나도 말을 잘 못하고 우리 막내도 질문에 답을 그렇게 못하대. 어떻게 말로 표현 안 하고. 그래서 꺼내기 참 힘들더라. 근데 살면서 누구든지 부모한테 감사하단 말도 한 번 하면 좋겠고 내가 부모 돌아가시고 난 뒤에 왜 그 말을 못 했나 할 때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감사하단 말 한번 하면 참 좋겠고 자제분들한테도 어떤 엄마였냐고 한 번씩 물어봐도 괜찮겠더라고요. 참 좋은 기회였어요. 큰 아들, 작은 아들, 딸한테 다 물었는데 편집돼서 영화에는 일부만 나왔는데 그 기회는 참 좋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영화 보고 한 번씩 해보세요.

 

최순남 : 저희는 애들한테 물었더니 엄마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래. 하지 말라고 전화를 안 받더라고요. (웃음) 그렇습니다.

 

정옥자 : 저는 애들 어렸을 때 애들 많이 못 도와줬어요. 그래서 그 말을 물어보기가 참 힘들더라고. 어쨌든 물어봤더니 엄마 왜 그렇게 갑자기 그런 걸 묻느냐고, 엄마가 어디 아프냐고 막 그런 얘기도 했었어요. 그래가지고 아이고 더 이상 말을  못 하겠더라고.

 

김희자 : 저는 아이들의 마음을 알게 됐어요. 제가 딸이 셋이라 했잖아요. 같이 키웠는데도 받아들이는 애에 따라 엄마가 달리 보여요. 우리는 많이 싸웠다 생각 안 했는데 막내는 엄마랑 아빠가 자꾸 싸웠다고 하는데, 또 다른 애들은 뭔 싸움을 했다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 그러더라고요. 보니 애들마다 각자의 자기 마음대로 기억하고 마음이 다 다르더라고. 엄마는 다 똑같이 보호해 주고 다 해줬는데도 누구는 자기한테 잘했다 하고, 누구는 엄마가 자기한테 소홀히 했다고 하고 그런 마음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에는 애를 하나만 낳는 거예요. (웃음)

 

박정례 : 저는 선생님이 모르고 지냈던 마음을 들여다보는 숙제를 내줘서 자식한테 질문을 하게 된 계기가 되어서 좋았어요.


김혜숙 : (정례) 아들이 말을 착하게 제일 점잖게 하드만. 저도 젊었을 때 사는 게 바빠서 애들을 관리를 제대로 못했는데도 대화를 하다 보니까 그래도 엄마한테 고마움을 느끼더라고. 그래서 너무 감동적이더라고. 참 내 맘이 너들한테 너무 못한 것 같은데 그렇게 받아들이니 너무 고맙더라고. 그래서 그 마음이 진짜 끝까지 고마움을 가졌으면 너무 좋겠더라고. 그리고 우리 서울에 있는 동생이 서울 극장에 갔는데 자기 친구하고 갔대요. 근데 친구하는 얘기가 더 중요해요. 그 친구가 하는 얘기가 자기는 강릉에 많이 왔다 갔는데 관광지만 왔다 갔지 그런 동네는 있는지도 몰랐다고 다음에 내려가서는 꼭 한번 찾아가야 되겠다고 그러더라고. 그거만 해도 소득이라. 또 지금 우리들이 하고 있는 얘기처럼 저녁에 가서 아들한테 빨리 물어봐야 되겠다 그런 것도 얘기하더래요. 그래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김진유 : 감독님은 그걸 생각하면서 영화를 만드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마리오 : 거기까지 생각하고 만들지는 않았고요. (웃음) 사실은 오늘 참석하지 못했지만 최승철 선생님은 원래 영화를 만드는 친구인데 2016년부터 언니들과 같이 수업을 진행했고, 지금도 수업을 하고 있고요.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쌓인 관계들이 있기 때문에 언니들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진유 : 또 질문 있으실까요?

 

관객 9 : 영화 정말 정말 잘 봤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야학 봉사를 하고 있는데요. 거기에 계신 분들도 연령이 어느 정도 있으시고요. 꿈을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달려가시는 어르신들이 많이 계세요. 오늘 야학에서 같이 봉사하고 있는 선생님과 강릉 여행을 왔는데요. 저희 야학 학생분들처럼 꿈을 향해서 서로 북돋아 가면서 정말 멋진 결과물을 내신 어르신들을 뵈니까 너무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 저희 학교는 동아리나 이런 게 없는데 사진 동아리로 시작하셨다고 하니까 저희도 사진 동아리를 한번 만들어서 그분들의 일상을 깊이 있게 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그런 영감도 받았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시간과 땀, 사랑과 노력 이런 게 모여서 만들어진 발자취들이 이런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얼마나 많은 용기를 주고 계신지를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너무너무 멋지게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진유 : 춘희 언니한테 질문드릴게요. 제가 제일 인상 깊었던 말은 “놀고 싶을 때 놀고, 먹고 싶을 때 먹어라”라는 말이었어요. 저는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말이 삶에서 되게 명쾌한 답인 것 같더라고요. 젊은 세대한테도 그것과 관련해서 얘기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문춘희 : 그 얘기는 내가 한 얘기는 아니고 우리 엄마가 한 얘기인데요. 우리 엄마가 나한테 끼 있을 때 놀고, 먹고 싶을 때 먹고, 한창 예쁠 때 옷을 입으라고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우리 엄마가 그 얘기를 한 때가 나이가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우리가 자식들한테 그 얘기 하는 게 우스운 게 나이를 먹어야만 해줄 수 있는 말인 것 같아요. 저희들이 호칭을 언니라고 부르거든요. 마을에서. 오늘은 할머니라는 말을 들으니까 굉장히 편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 영화 자체가 언니보다 할머니가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가 할머니가 돼가지고 자식들한테 전해줄 수 있는 말이 그 말이었어요. “놀고 싶을 때 놀고, 먹고 싶을 때 먹어라”라는 얘기가 아마 아직은 공감이 잘 가가겠지만 우리 나이가 되면 이해하게 될 거예요.

 

김진유 : 마지막으로 감독님께 질문드립니다. 영화의 여유로운 편집에 어울리게 음악도 여유로운 음악이 사용된 것 같아요. 음악 감독님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마리오 : 음악은 최만선 기타리스트가 맡아줬고요. 강산애 밴드의 기타리스트죠. 그리고 그분이 지금 강릉에 살고 있고요. <우리동네 우체부> 음악을 만들어주셨던 분이기도 해요. 이 영화는 출연진 뿐만 아니라 지역에 있는 분들과 함께 만든 영화라서 음악도 지역의 정서나 ‘작은정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분이 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았고요. 지역성이 잘 묻어나게 작곡이 돼서 음악을 받았을 때 수정을 요구할 게 사실 많지는 않았어요. 이런 환경이 지역에서 영화 작업을 할 때 굉장히 큰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김진유 : <작은정원>이 저한테는 영화에 대한 순수함을 잃어가고 있던 중에 영화라는 게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영화였어요. 다시 한번 순수하게 영화를 하고 싶었던 마음을 끄집어내서 다음 작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니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작업하고 있고요. <작은정원>이 7월 12일 수요일에 개봉을 해서 관객분들을 만나고 있는데, 홍보 인사 부탁드리면서 오늘 자리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춘희 : <작은정원> 우리 명주동 언니들 많이 사랑해 주시고요. 명주동에 혹시 오시면 커피 한 잔 대접해 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 감독님들이 진짜 애 많이 쓰셨거든요. 그러니까 영화 잘될 수 있게 모두 많이 신경 써주세요. 감사합니다.

 

김희자 : 저희 ‘작은정원’ 언니들의 솔직한 영화를 더 보고 싶으시다면 여러분들 홍보 좀 많이 해주세요. 그러면 다음 작품에 또 참여하겠습니다. (웃음)

 

김숙련 : 감사합니다. 이렇게 찾아와주시고. 이마리오 감독님, 김진유 감독님 전부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김혜숙 : 제가 서울에 저번에 올라가가지고 사위들이랑 딸들이 우리 어머니 배우 됐다면서 자청해서 먼저 가보겠다고 구경하고 나와가지고는 아주 대박이라고 말을 하더라고. 거기까지도 좋았는데. 우리 동생도 영화 보고 나서 한다는 얘기가 나보다 더 혈안이 돼서는 이 영화 홍보해야 된다고 난리를 치는 거예요. 그때만 해도 우리 회원들하고 나하고 이 영화 너무 창피하다고, 남들한테 얘기하기가 참 부끄러워서 말도 못 하고 있었죠. 우리 동생이 와가지고는 감독님들이 뭐 돈이 있냐, 돈 없이 이렇게 찍었는데 우리들이라도 열심히 홍보해야 된다, 누가 영화관에 와서 영화 볼 때 누가 못났고 잘났고 그런 걸 보냐 스토리로만 영화로 보는 거지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홍보 많이 해야 된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창피하다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오늘 우리 곗날인데 친구들 잔뜩 데려왔어요. (웃음)

 

이마리오 : 장마 기간이고 습도가 엄청 높더라고요. 극장은 시원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이제는 주말에 시간 내서 영화를 보러 극장까지 오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이 찾아주셔서 굉장히 감사드립니다. 원도에서 <작은정원>을 상영하는 곳은 신영극장밖에 없어요. 언제 극장에서 내려갈지는 모르겠지만 그전까지 많이 찾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진유 : <작은정원> 오래오래 신영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게 주변 분들한테 많이 많이 홍보해주시고요. 오늘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극장에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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