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슬로프스키 특별전 노트] 평화와 평온

평화와 평온 Spokój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 극 | 1980 | 폴란드 | 81분 | 컬러 | 15세이상관람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안텍 그라락은 돈이 아니라 평화와 평온한 삶을 그려 본다. 석방되어 자유의 몸이 되어도 반겨줄 이 하나 없고 여자 친구마저 외면하는 현실과 마주하지만, 일자리를 찾아 착실히 일을 하며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었던 여인 보세나를 찾아가 답례 인사도 한다. 팀원들과 마음도 잘 맞아 즐겁게 일하고 운 좋게 보세나와 결혼도 하게 되면서, 그라락은 그가 원하던 평범하고 소박한 삶 속에 더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건설 자재가 없어지며 소장과 노동자들 사이에 대립이 발생한다. 노동자들은 부패한 소장이 자신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하고, 소장은 그라락의 전과를 약점으로 협박하며 그에게 자신의 편에 설 것을 강요한다. 그저 보통의 삶을 바랐을 뿐이고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그라락은 어느 쪽에도 서지 않는다는 이유로 양쪽 모두에게 공격받으며 궁지에 몰린다. 그가 그렇게 원했던 평화와 평온한 삶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다가 한순간에 그에게서 멀어져 가려 한다.

 

-신영 관객리뷰단 이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