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나는 조선사람입니다

나는 조선사람입니다 (김철민, 2020)

 

일제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차별과 혐오 속에 살아가고 있는 재일조선인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재일조선인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강제 이주를 당한 사람들로,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은 변함이 없다. 김철민 감독은 2002년 금강산 청년대회에서 그들을 처음 만났다. 감독은 조국 땅을 떠나온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가슴에 조국에 대한 애정을 품고 사는 그들과 그들의 역사에 관심이 생겼다. 그 후 감독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지난 역사를 되짚어가기 시작한다.

 

18년간의 긴 취재로 완성된 이 영화는 분단의 비극으로 비롯한 이념의 대립, 그로 인해 발생한 가슴 아픈 차별과 혐오의 역사를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담아내었다. 재일조선인 사회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단체의 역사와 더불어 조국을 가까이에 두고 싶어 했던 유학생 청년들의 비극 ‘재일동포 간첩조작사건’의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이 사건은 보는 이로 하여금 큰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언젠가, 영화 속 그들이 한목소리로 염원하는 통일 조국이 탄생하는 날이 온다면, 분단의 큰 피해자인 그들이 차별과 혐오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은바 있다.

 

-이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