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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 | 엄인실 김효정 수어통역사 초청

CINE TALK 씨네 토크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1. 11. 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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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다> 씨네토크

/2021.09.10

 

김진유 감독 진행

엄인실 김효정 수어통역사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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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유 :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코다> 씨네토크 진행을 맡게 된, <나는보리>를 연출한 김진유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영화 어떻게 보셨는지 참 많은 이야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 참 떨리고요. 어렵게 두 분 모셨는데,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효정 : , 안녕하세요. 저는 코다이면서 수어통역사인 김효정이라고 합니다.

 

엄인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청각장애인 통역사 엄인실이라고 합니다.

 

김진유 : 두 분 너무 반갑습니다. 먼저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리자면, <코다>라는 영화는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리메이크한 영화이고요. 그리고 이제 이 영화가 한국 관객에게는 <미라클 벨리에>를 통해서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미라클 벨리에>를 보신 분들은. 이 영화가 미국에서 리메이크되는 과정을 보면, 미국에서는 자막이 있는 영화들을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외국에 있는 영화들을 리메이크해서 미국 환경에 맞춰서 리메이크하는 과정이 많아서, 미국 관객들의 호응을 조금 더 받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션 헤이더 감독님이 연출한 작품이고요. 이 감독님이 이민자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자녀여서 부모님이 쓰는 언어와 이민했던 미국이라는 나라의 언어가 달랐다고 해요. 그래서 <코다>의 이야기를 할 때, 그 비슷한 경험 때문에 더 정성스럽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언어적인 접근과 문화적인 접근을 같이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제가 굉장히 떨려서. (웃음) 제가 얘기하다 보니까 놓친 게 있어요, 오늘 수어통역을 도와주실 수어통역사님 큰 박수로 맞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코다이시기도 하고, 통역사 선생님 인사 한번 해주세요.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어쨌든 이 영화가 선댄스에서 처음 공개가 되었고, 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그리고 관객상, 감독상, 앙상블상을 받으며 4관왕에 올랐어요. 그래서 미국에서 굉장히 호응을 많이 받았고, 내년에 있을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의 유력 후보라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습니다. 일단 영화를 보셨을 텐데, 두 분 간단하게 소감.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엄인실 : , 저는 <미라클 벨리에>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코다>를 보니까 너무 농인의 표현, 그런 연기가 너무 와닿아서 감동했고요. 순간 울컥했습니다.

 

김진유 : , 저도 이 경우가 어쨌든 농인 역할을 농인 배우가 했다는 것에 굉장히 큰 메리트라고 해야 할지, 연출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나는보리> 를 만들면서 농인 배우를 섭외하려고 했었다가 잘 안 되었던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한국에도 실제로 전문적인 농인 배우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미국에는 농인 전문 연극단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전문적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농인 배우들이 존재하고, 그래서 이 영화가 더 돋보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효정 선생님 어떻게 보셨나요?

 

김효정 : 저는 영화 보면서 저희 어렸을 때 제 생각도 났었고. 어렸을 때 부모님 통역도 많이 해 드린 기억도 있고, 이 주인공처럼 멀리 가고 싶다이런 생각도 많이 했었고, . 그러면서 배우 분들이, 정말 농인 분들이 직접 연기하시니까. 예전에 한국 드라마나, 또 한국에서는 농인 분들이 간혹 출연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농인 역할을 맡아서 청인 분들이 출연하시는데, 인위적인 수화 표현들이 되게 많았거든요. 얼마 전에도 한국 영화에서도 그 청인 분이 수화를 되게 열심히 배웠다고 하긴 했지만, 과연 농인들한테 그게 맞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영화는 저도 약간 눈물이 앞을 가리면서 봤거든요. 아마 여기 일하시는 분들도 있으시지만, 농인 분들이랑 얘기를 해 보시면 농인 분들만의 소리가 있어요. 저는 그 소리까지 입혀져 있어서 너무 좋았거든요, 정말. 저희 부모님이 얘기하시는 것처럼 들렸기도 하고. 어렸을 땐 그 목소리가 되게 힘들었는데, 부모님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래서 수어를 지금 업으로 삼고 하고 있지만 음, 어쨌든 보면서 울컥울컥했어요. 제 이야기도 많이 관련되어 있는 것 같고. 많이 울컥했습니다.

 

김진유 : 한국에서도 최근에 연극을 시도했잖아요. 한국 농인 분들하고 수어통역사 분들이 어떤 극을 이룬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것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김효정 : 배리어프리 연극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 네. (웃음)

 

김진유 : , 없었던 것을 계속 수어를 활용해서 연극을 하는 형태로 하고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

 

김효정 : , 저는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는 게, 농인 분들에게는 연극이라는 게 되게 생소하고 접근하기 힘든 상황인데, 저희가 올해 처음으로 강원도립극단이랑 업무협약을 맺어서 강원도농아인협회에서 연극을 처음 했어요. 했는데 좀 미숙한 연기가 있었겠지만 정말 한 달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거든요. 같이 하셨던 분들이 여기 앉아계시는데. (웃음) , 정말 열심히 준비를 해서 최선을 다해서 보여드렸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음에도 좋은 기회가 있으면 농인 분들한테 더 많은 선택권을 드리고 싶어요. ‘, 이건 수어통역이 있고, 저거는 없네.’ ‘이건 있어, 이건 없어.’ 이렇게 선택하는 폭이 좁은 게 아니라, 모든 영역에 수어통역이 기본으로 제공이 되어서 농인 분들도 편하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김진유 : , <코다>에서 농인 배우들이 실제도 연기하다 보니까 데프 보이스라고 말해지는 음성들이 있거든요. 농인 분들이 특유하게 뱉어내는 음성들이 있는데, 그것을 데프보이스라고 해요. 그것을 이제 서울에서 코다피플이라는 단체에서 코다들이 이 영화 <코다>를 다 같이 본 경험이 있어요. 그때 했던 말들이, 영화 속에서 그 데프 보이스를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좋았다는 평이 있었거든요. 그것도 하나의, 이 영화를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주는 부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코다인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두 분이 영화를 보셨을 텐데 주인공에 대해서 다른 관점으로 보셨을 것 같아요. 딸을 키우는 코다 어머니로서 이 영화를 보셨을 텐데 어떠셨는지.

 

엄인실 :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솔직히 좀 힘들고, 지금 저도 제 딸이 지금 이 앞에 같이 있는데요, . , 여러 가지 감정이 너무 북받쳐 오릅니다.

 

김효정 : 저희 딸하고 아들하고 저희 신랑은 그렇게 수어를 잘 하지 않습니다. 농인 가족들이 모두 다 수어를 잘할 거라는 것은 편견이고요. (웃음) , 꼭 결혼을 한 사람이 수어를 잘할 거라고, 뭐 강요가 안 되더라고요. 제가 또 통역사이다 보니까 그런 면도 있고. 저는 좀 많이 공감되는 것도 있었어요. 저희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세요. 그래서 주변 분들이랑 대화를 많이 하셔야 되거든요. 그래서 항상 통역을 많이 해드렸었기 때문에. 그걸 업으로 생활을 하시니까 주변 분들하고 일상적으로 소통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많이 오버랩 되면서, 보면서 아 나도 저랬었지’. 지금도 그 일을 하고 있지만. 그래서 저는 퇴근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거든요. 통역사분들한테 새벽 여섯 시 막 저한테 연락하시고는 하니까. , 여기 앞에 앉아계신 (통역사) 선생님도 저와 같은 마음일 거예요. (웃음) 주말이 없을 거예요. 여섯 시 딱 퇴근하고 집에 가면 부모님은 편한 자녀분들한테 연락을 하시니까. 그런 것? 아마 영화가 2편이 나온다고 하면 거기서 힘든 상황으로 이런 상황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웃음)

 

김진유 : 어쨌든 영화 속에서 보면 농인 가족의 환경들이 보이는데, 저는 봤을 때 한국의 농인 가정하고 별로 다르지 않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실제로 어떠신지 듣고 싶네요. 영화 속의 모습, 미국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이 조금 다른 지점들이 있었는지.

 

엄인실 : , 미국 농인 가정과 한국 농인 가정이 똑같습니다.

 

김효정 : ,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통역사가 있지만, 어쨌든 통역사를 부르지 않고 자녀 분들에게 통역을 요청하시는 것을 보면, .

 

김진유 : , 이 지점에서 저도 어머니 아버지가 농인이시지만, 미국이나 한국이나 제도적으로 수어통역사를 자유롭게 부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쉬운 부분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한국의 상황들로 바라보면 수어통역센터가 각 지역에 존재는 하지만, 그 수가 너무 적어서 아마 힘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삼척에서 근무하고 계시고, 양양에서 근무하고 계시잖아요. 그 상황이 각각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 상황이 어떠신지.

 

김효정 : 일단 통역사가 없습니다. . 수어를 배우는 것을 너무 어려워하셔서 수어통역사를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아마 다들 공감하실 텐데. 그리고 우리나라 특성상 서울 중심으로 모든 게 다 돌아가기 때문에 시골에 오려고 하지 않아요. 그 많은 통역사들은 다 어디에 있는지. (웃음)

 

김진유 : 그러면 양양의 농인의 수나, 농인의 가족들의 수가 정말 커버하기 힘든 환경에 있는 것인지.

 

김효정 : 그렇죠. 아마 다른 지역들도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김진유 : , 삼척은 어떤가요?

 

엄인실 : , 삼척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대체로 시골이 특성상 무학 농아인들이 많이 계시고요. 그래서 그런 환경적인 어려움도 있고, 또 문제들이 생겼을 때 통역사 외에는 그것을 같이 할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업무가) 과중되는 면이 있습니다.

 

김진유 : , . 저는 수어를 잘하지 못하거든요. 농인 부모님이 계시지만 수어를 익숙하게 하는 방식이 아니고, 집에서 쓰였던 홈사인으로 생활을 하고 있고. 그런데 이 영화를 봤을 때 아 내가 수어를 더 배워야 하나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또 농인 분들을 만났는데, 배워야 대화를 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수어를 배우고 싶긴 한데... 또 그런 궁금증이 있는 거죠. 꼭 수어를 배워야 하는 것인가, 코다는. 그런 생각이 한편으로는 또 들었어요.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효정 님부터 얘기해주실까요.

 

김효정 : 필요에 의하면 배우는 게 맞고, 필요하지 않으면 안 배우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통역사를 하실 게 아니잖아요. (웃음) , 그러면. 농인 분들을 자주 만날 기회가 생기신다고 하시면 그래도 의사소통 가능할 정도는 배우셔야 하지 않을까.

 

김진유 : . (웃음) 엄인실 통역사님께서는 자녀를 키우고 계시잖아요. 현재 자녀가 수어를 또 잘하는 편인지 궁금합니다.

 

엄인실 : 자녀들에게 수어를 배우라고 강요는 못하고 그냥 아이들의 선택. 의지에 맡깁니다. 저희 애들은 수어 간단한 것만 합니다. 간단하게 합니다.

 

김진유 : , 많이 반성하게 되고요, 수어를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웃음) 노력 한 번 해보겠습니다. 사실 무책임한 아들이었다라는 생각도 한 편으로는 해요. 이 영화 속에서 보면 주인공 친구가 중간에서 통역의 역할을 굉장히 책임감 있게 하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나는 저렇게 열심히 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실제로 통역을 하긴 하지만, 엄마의 이야기를 받았을 때, 저는 다 100% 이해하지만, 상대에게는 한 50% 전달? 저 혼자 판단해서 이렇게 진행하면 될 것 같다고 어머니한테 통보하는 형태로 진행을 했었거든요. 일을 처리했단 말이죠. 그런데 이 영화에서 보면 실제로 모든 단어나 모든 이야기를 통역을 하는 과정을 보는데 많이 반성하게 되었던 지점이 있었고요. 그 부분은 어떠세요? 비슷하게 생각하셨는지. 열심히 하셨는지.

 

김효정 : 통역이요? 어릴 때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웃음) , 중고등학교 때는 거의 집에 있지 않고. 맨날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고. 그랬던 것 같아요. 피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모든 말을 내가 다 전해야 하고, 이러니까. 또 저희가 어렸을 때는 통역센터가 없었습니다. , 수화통역센터가 없었고. 2002년에 생겼거든요, 제가 38살인데. 아마 마찬가지이실 거예요. 그래서 더 그런 마음이 드실 거고. 저도 부탁하시면 스스로 , 이렇게 전해드리면 될까?’ 약간 그런 것도 있었고. 저희 부모님 같은 경우에는 글을 잘 모르세요. 많이 모르셔서 아마 같은 상황이셨을 거에요. 안내문을 보고, ‘, 이건 해야 하는 거구나스스로 판단하는 경우도 있고. 이런 경우들이 워낙 많았었기 때문에. 요즘 코다들은 안 그러겠죠. 수화통역센터도 있고, 많고 하니까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진유 : , 이제 관객분들의 질문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손을 들어주시거나 하시면 제가 발언할 기회를 드리도록 하겠고요. 혹시 질문 있으시면 자유롭게 손을 들어주시고, 이야기 중에도 손을 들어주시면 기다렸다가 얘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문이 있으시면 질문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 없으시면 (웃음) 제가 조금 더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아까 얘기했던 수어를 배워야 하는 지점이 있잖아요. 그 배워야 하는 지점에 있어서 어떤 교육도 부족한 느낌이 있었거든요, 저한테는. 그런데 실제로 지금 자라나고 있는 코다들이 수어를 배울 수 있는 교육의 기회라던지, 이런 것들이 센터 내에서 존재하고 있는지.

 

김효정 : 코다들한테의 수업을 말씀하시는 거죠? 일반 청인들 (말고)? 코다들을 위한 수업/교육은 지역 자체 내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교육은 해 드리죠. 코다들이 수어를 배우러 오는 경우는 거의 드물어요. , 여기도 아마 코다 분들이 계실 텐데 실제로 수어를 배우겠다고 찾아가는 경우는 드물 겁니다.

 

김진유 : , 그러면 지금 코다를 키우고 있고, 코다 친구에게, 물론 앞에 있어서 민망하실 수도 있지만 어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바라는 점이나 생각나는 점이 있을 것 같아요. 딸에게, 코다에게. 어떠신지.

 

엄인실 : 장애인과 사는 것은 힘듭니다. 그래서(수어 전달 중) ...아 잠시 오해를 했습니다. 코다들은 항상 고맙고, 모든 부모들은 농인/청인 상관없이 너희들을 사랑한단다. 엄마가 농인이지만 엄마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무지 크단다. 사랑해!

 

김진유 : . (웃음) 힘드셨을 텐데, 감사합니다. 어쨌든 코다로서 자라오면서, 한국 사회에서 살아오면서 부딪히는 벽들이 있잖아요, 실제로. 그 부분을 어떻게 돌파하시는 과정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것들을 어떻게 하셨는지.

 

김효정 : 지금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돌파는. 지금도 부모님이랑, 수어통역사이지만, 어느 곳에 가도 신기하게 쳐다보시잖아요. 저는 얼마 전에 커피숍에서 저희 직원과 세 시간을 수다를 떠는데 그 수많은 시선들이. 저희들이 중간중간 말을 했거든요. ‘이런 시선들이. ‘말을 하네?’ 이런 시선도 있고. 수어를 사용하시는 분들을 그냥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소수민족으로 봐주시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거든요. 그분들이 안 들리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하면서 사시는 분들이 없기 때문에.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나는 슬프지 않다라고 얘기를 하세요. 모든 여기 계시는 분들이 수어를 다 하실 줄 아신다면, 여기 농인 분들이 전혀, 한국 사회 사시는데 불편함이 없으시겠죠.

 

김진유 : , 저희 그리고 시네토크입니다. (웃음) 영화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영화 중간에 농인 분들은 느끼시지 못 하지만 청인 분들은 느끼실 수 있는 부분이 있었어요. 영화 중간에 소리가 있다가 소리가 사라지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이게 저 같은 경우는 이 영화를 바라볼 때 불편했던 지점들이 있었어요. 자막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지만 그것 때문에 영화가 더 돋보이고 있고, 영화적으로 더 성취가 있는 장면이 있기는 하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배리어프리 버전이 만들어질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 다시 한번 보셔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소리가 사라지고, ‘아빠의 입장에서 청인들이 느껴봐라라는 신이었어요. 그게 이 영화를 더 돋보이게 하고 있고, 청인에게. 하지만 농인 분들한테 이것을 어떤 형태로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조금 들더라고요. 농인에게 이 영화를 맞추었다면 어떤 영화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개인적으로. 그 장면에서도 또 느껴지셨을 것 같은데, 김효정 수어통역사님은.

 

김효정 : , 저는 소리가 갑자기 꺼져서 깜짝 놀랐어요. 꺼졌는데, 아빠의 시선으로 노래를 들으면서 사람들의 표정을 주로 살피잖아요. , 우리 딸이 노래하는 것을 듣고 이분들의 반응을 이렇게 쭉 보는데, 그러면서 나중에 무대가 다 끝나고 집에 와서 별을 본 다음에, 딸한테 목소리에다가 손을 댔었잖아요. 거기서 어떤 걸 느꼈을까. 좀 찡한 그런 게 있었어요. 그러니까 직접 목소리를 듣지는 못하지만, .

 

김진유 : , 어떠셨을지.

 

엄인실 : 저희 딸도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그 장면에서 그런 농인 아빠가 소리가 안 들리는데도 감정을 시각적으로 살펴보는 것처럼 저도 그렇게 같은 동질성을 느꼈습니다.

 

김진유 : , 여러분들이 잊으셨을까 봐, 손을 들어주시면 (웃음) 질문을 받을 수 있으니까. , 그러시면 제가 조금 더, 사심을 채워서 다시 언급을 드리고요. 이 영화가 저한테도 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을 수 있는 이야기고, 하지만 되게 이 영화가 내년에 만약에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는다면 전세계의 사람들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코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코다의 존재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에 플러스, 농인 배우들이 조금 더 큰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모습들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한국에서도 시도할 수 있잖아요.

 

김효정 : , 저는 농인 배우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정말. 그거 보면서 느꼈는데. 그 감정까지 다 전달이 되니까. 너무 좋았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아직 이제 시작하는 배우 분들이 몇 분 계시는데, ‘핸드스피크라는 극단을 운영하시면서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잘되어서 방송에도 좀 나오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정말.

 

엄인실 : , 저도 농인 전문 배우들이 생겼으면 좋겠고, 지금은 아까 말씀해주신 핸드스피크가 있지만 더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농인들이, TV에서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진유 : , 그리고 또 질문드릴 게, 한국 사회에서, 지난 세월에서 장애의 영역 때문에 불편한 지점들을 받았던 경험이 있잖아요. 저도 물론 있었고. 그런 부분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으신지,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시는지. 한국에서 장애를 바라보는 현재 상태가 어떻다, , 직접 좀.

 

엄인실 : 저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불쌍한 존재로 보는 관점이고, 사회적인 시혜를 베푸는, 도와주는, 도움을 받는 불쌍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느껴집니다.

 

김효정 :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똑같이. 아직까지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을 해요. 혜택은 좀 늘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수화하는 사람이 신기한 사람이야’, 플러스, ‘손짓으로 뭔가 말을 주고받네?’ 라는 시선이 아직도 많기 때문에. 지금도 부모님들이 농인이고 자녀분들이 수화를 하면 애들이 커가면서 손을 자꾸 내려요, 아직도. 그만하라고. 지금도 그런 애들이 있어요. ‘하지마, 하지마이러면서. ‘말하지 마이러면서 내리는 애들이 아직도 있고. 아직까지 그렇게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김진유 : 제가 알기로 2016년도에 한국수어법이 제정이 되었고, 그 기대가 있었잖아요, 사실. 전국에 있는 관공서나 단체에 수어통역사가 배치되는 모습을 바라봤었고, 그 기회가 사실 있었는데 많이 적용이 되진 않고 있잖아요. 센터에 계시니까 실제로 적용이 되지 않고 있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느끼실 것 같아요. 그 부분을 알고 계신 부분이 있으면 얘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효정 : 어느 행사에 가도 수어통역사가 다 무조건 배치가 되어 있지는 않아요. 직접 농인 분들이 요청을 하셔야 하고. 아직도 왜 통역이 필요하세요?’ 그렇게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고. 그러면 이제 이러저러해서, 수어통역사를 배치하셔야 합니다라고 수어통역사들은 계속 싸워야 하는 입장인 거고. 아직도 멀었습니다.

 

김진유 : 그리고 코다 수어통역사가 느끼는 감정이 또 있다고 해요. 올해 2월 정도에 코다피플이라는 모임을 조직을 했고, 그래서 한 20명 정도의 코다들이 모여서 한 달에 한 번씩이든, 매일이든, 시간 날 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거기에 코다 수어통역사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겪는 고충들이 있었어요. 그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김효정 : 여기 앞에 계시는 통역사 선생님도 저랑 같은 코다 통역사이시고, ‘코다피플모임을 시작해서 지금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이 한 12~13명 정도 되는데, 그중에서 7명이 코다 수어통역사예요. 전국 각지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수어통역사들이고, 다들 느끼는 것은 비슷했어요. 제가 일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나 그들이 느꼈던 감정도 다 비슷했고.

 

김진유 : ‘코다는 당연히 수어를 잘 할것이야라는 어떤 편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김효정 : (웃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코다 통역사분들 중에서도 시험을 여러 번 떨어지신 분들도 있고. 수어를 다시 배워야 하는 코다들도 있었고요, 코다 수어통역사이지만. 홈사인이라고 하거든요? 부모님과 나와 편하게 대화하는 단어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것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수어통역센터에 들어갔는데 ? 이 수화는 아니래요? 저 수화는 맞아요?’ 혼돈이 오는거예요, 코다인 사람들은. ‘, 나랑 엄마는 이게 대화가 됐는데. 저 농인은 저 수화를 몰라? 희한하다. 엄마한테 배워서 엄마도 맞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 하지만 나는 편해서 그 수화를 너한테만 썼던거야라고 이렇게 되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저는 그 코다 수어통역사에게 수어를 다시 배우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웃음)

 

김진유 : , 저를 보시면 아시잖아요. (웃음) 저는 수어를 잘 못 하는 코다이고, 그 부분도 농인분들이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 어쨌든 음악이 주는 메세지가 굉장히 컸었어요. 그리고 가사를 곱씹어보시면 좋았을 영화이고. 이게 사실 농인분들께는 텍스트로만 보이는 영역이라서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농인으로서 어떻게 바라보셨는지.

 

(수어 통역중)

 

김효정 : (웃음) 다시 통역해주고 계세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엄인실 : 그 메세지나 어떤 느낌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고요. 수어는 텍스트가 아닌, 무생물이 아닌 살아있는 언어라고 느꼈고, 그리고 수어는 SK가 아닌, 저희 용어가 나왔는데, 그러니까 단어와 수어가 각각 하나씩 대응해서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김진유 : , 여러분들 손을 들어주시면.

 

김효정 : 질문해주세요. (웃음)

 

관객1 : 안녕하세요, 저는 횡성에서 영화 보러 달려왔고요. 영화가 아주 유명해져서 이미, 사실 아직 주변에서 볼 기회가 많지는 않은데 이렇게 오늘 볼 수 있는 기회 마련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조금 궁금한 것은 두 가지 정도가 되는데요, 일단은 코다 입장에서, 혹은 지금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엄인실 선생님 입장에서 여기 수어통역센터 관계에 있는 분들도 많이 오셨으니까 수어통역센터나 이 한국 사회에 통역사가 아니라, 농인 당사자 혹은 코다 당사자로 정말 원하는 것, 바라는 점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조금 더 구체적이라기보다는 좀 더 현실성 있게 솔직한 바람을 좀 듣고 싶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조금 실례가 될 수 있는 질문일지 모르겠지만 그냥 제가 이렇게 영화 보고, 그리고 토크 진행하면서 문득 든 생각이 있어요. 선생님들에게 과연 코다라고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 그런 부분도 좀 궁금해서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김진유 : , 대표자는 아니지만 지금 말씀해주신 것에 대해서요. 코다로서 이야기를 드리자면 저는 청인 사회에 더 익숙한 코다인 거에요. 그래서 농인 사회를 바라봤을 때 농인 사회를 마주한 경험이 많지 않았고, 그래서 수어를 꼭 배워야 하는 문제의식? 생각이 적었던 거예요. 제가 보는 농인은 저희 부모님과, 외삼촌과 외숙모가 농인이셨어요, 그래서 그 안에서만 대화하면 되어서, 내 수어가 문제가 있거나, 혹은 가족과 소통하는 것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거죠. 그리고 좀 더 영화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농사회라고 불리는, 농인 분들이 많이 계시는 공간들을 자주 가게 되면서 , 내가 조금 더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수어를 배워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꼭 깨고 싶었던 것은 그런 것인 것 같아요. 여기 계신 분들께 꼭 얘기하고 싶은 것은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코다가 수어를 꼭 잘 하지 않는다. 이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알아주시고, 대해주셨으면 어떨까. 왜냐하면 다 각자의 언어를 습득하는 시간대가 다르고, 그것을 숙지하고, 그리고 수어라는 게 정식 수어의 형태가 있고, 또 집에서 쓰는 언어가 있고, 또 지역마다 다른 수어들이 존재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사실 낯설게 다가오더라고요, 외국어를 배우는 것처럼. 저 영어를 굉장히 못 하는데, 그런 것처럼 어떤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에 있어서는 조금 그런 부분을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지 않을까. ‘코다=수어를 잘해’, 이게 아니라, 어떤 구성원 중의 한 명으로 생각을 해주시는 게 어떨까. 이런 생각이 있죠. 그 부분이 제일 크고요. 그리고 센터/협회에 바라는 점은 사실 특별하게 요구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어머니가 협회에 다니시는 걸 알고 있지만, 어머니의 사회니까. 제가 거기에 들어갈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고 어머니가 잘 그렇게 활동할 수 있고, 농인 분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너무나 행복한 공간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뭔가 제가 엄마한테, 협회에게 바라는 점은 딱히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는. , 코다의 의미는 한 바퀴 돌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웃음)

 

김효정 : 저는 제가 수어통역사로 일하고 있지만 약간 딜레마에 빠질 때가 많거든요. ‘통역을 어디까지 해 드려야 될까하는 생각도 있고, 그리고 한 편으로는 이입하게 될 때가 많아요. 정말로. 와닿을 때가 많기 때문에. ‘어디까지 저 사람들에게 얘기해줘야 하지' 그렇게 할 때가 많아서, 그래서 그러다 보면 ,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그런 것들도 있는데, 코다로서는 코다면서 통역사로 일을 하는 건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정말 이 일을 하고 있는데도 정말 힘들 때가 많거든요. 아마 같은 마음이실 텐데. 저는 코다로서는, 여기 농인분들도 계셔서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같은 언어를 사용을 하셔야 돼요. . 저는 통역사로 일을 하면서 그런 것도 많이 봤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가 되지 않아서, 통역사가 중간에 껴서 대화하는 것을 많이 봤거든요. 부모와 자식 간에는 대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통역이 필요하시면 통역사를 부르세요. 자녀를 부르지 마시고 통역사를 부르세요, 정말. 그런데 자녀와 대화하고 싶은데 통역사를 부르는 건 아니라고 봐요. . 정말로 그건 아니고요. 자녀와 내가 대화를 하려면 둘 다 수화를 잘해야 하겠죠. 그런데 그게 소통이 안 돼서 통역사를 부르는 건 말이 안 되는 거고. 정말 내가 통역이 필요할 때 통역사를 부르시는 게 맞습니다.

 

김진유 : 이 부분은 서로 노력해야 된다. 코다와 농인 어머니, 아버지가 노력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 코다는 어떤 의미로 생각하시는지, 코다에 대해서. 다시 재정비해보자면, 스스로 코다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던 것 같아요. 이게 뭐 다르게 이야기하면 코다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일 텐데, 코다는 어떤 존재, 이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청인 문화에 더 익숙한 코다이고, ‘코다피플로 활동을 하면서, 거기에 같이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농사회에 더 익숙한 코다들도 많아요. 그래서 이 두 가지 지점들을 어떤 하나의 영역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그리고 코다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고 있고,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있어요. 그리고 내년에, 바라건대,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고, 책을 낼 계획에 있고요. 이야기가 잘 정리되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나왔던 이야기 중에 제일 중요했던 것은 코다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 청인인지 농인인지, 청인이라고 생각하는지, 농인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잖아요. 거기에 대한 답은, 코다는 코다다. 라고 정의를 내 봤어요, 저희는. 그렇게 받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연 설명이 있을까요?

 

김효정 : 코다는 코다라고 생각을 해요. 어쨌든 부모님은 농인이고. 자녀는 청인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 한 가정에서 자랐는데. ‘, 청인이세요?’ 근데 이 청인인 자녀는 한 살 두 살 때부터 옹알이를 같이 하면서 큰 자녀들도 있어요. 아마 다들 상황이 다르겠지만. 저는 두 가지 언어를 동시에 배우면서 자랐기 때문에. 그래서 이것도 내 언어고, 지금 제가 말하고 있는 한국어도 제 언어에요. 두 가지 언어를 다 사용하면서 컸기 때문에. 그렇지만 청인이고 싶을 때도 더 많고. 어떤 때는 농인이고 싶을 때도 있고. 약간 양립을 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코다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저는 저희 부모님을 너무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김진유 : , 질문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그리고 또 질문 있으시면, 그래야 또 제 마음이 조금 더 편해지니까. (웃음) 그리고 또 어머님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 같은 경우는 진짜 사춘기를 겪을 때, 그리고 혼자 고민이 생겼을 때 직접적으로 엄마 아빠에게 얘기했던 경험은 사실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랬는데 그게 원인이 뭘까 생각을 했을 때 오히려 엄마가 나의 눈치를 더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그랬을 때 오히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엄마가 더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되게 많았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있으니까, 혹시 생각이 같으신지. 아니면 기다려주는 입장이신지. 그러면 저희 엄마가 나를 계속해서 기다려준 사람이라고 생각이 될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엄인실 : 저는 상황에 따라 먼저 갈 때도 있고 오기를 바랄 때도 있습니다. 노코멘트 하자고. (웃음)

 

김진유 : 이것도 되게 큰 용기라고 생각이 들고요, 코다로서. 자제분을 키우면서 제일 어려운 지점이 뭐가 있는지 얘기를 해주시면.

 

엄인실 : 아무래도 소통의 문제가 가장 큽니다. 소통이 힘들 때, 어떤 것들에 대한 조언이나 충고를 해주고 싶은데 그런 것들이 부족할 때, 아니면 도움이 필요할 때 그것들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김진유 : , <코다>라는 영화를 통해서, <미라클 벨리에>라는 영화를 통해서, 그리고 제 영화 <나는보리>를 통해서 어떤 코다에 대한 얘기들이 보이기 시작했잖아요. 그런데 그게 굉장히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왜 이제야 얘기가 되고 있을까 하는 지점에 대한 아쉬움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리고 <나는보리> 이후에 코다피플이라는 코다들이 보여서 이야기를 정립하고, 아까 코다의 정체성은 청인이냐 농인이냐가 아닌 코다라고 하는 지점을 계속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고, ‘코다피플을 열어서 어린 코다들이랑 같이 놀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준비하고 있고. 그런 부분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저한테는 이 영화가 잘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웃음) 어쨌든 코다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그것을 같이 정리해나가는 친구들이 생겼고. 그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질문이 없으시면 진행을 한지 한 40, 50분이 지났거든요. 질문이 없으시면 여기서 마무리할까 싶은데요. 혹시나 정말 질문이 있으신 분이 있을까요? , 없는 것으로. 농인 분들은 혹시 없을까요? . (웃음) 저희가 이렇게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으니까 물어봐 주시면 고마울 것 같습니다. (웃음) 이렇게 만났는데. , 아니면 여기 통역사 선생님. 코다이시잖아요. 코다로서 이 영화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왕 이렇게 모여있는데.

 

통역사 : 저는 <미라클 벨리에>도 좀 고통스럽게 봤고 이 <코다> 영화도 절반은 넘어갔어요. 눈 감고 봤어요. 그냥 어떤 이야기인지, 그게 마음에 찔리는 것도 있고. 아픈 것도 있고. 그래서 그런 것들이. 또 말할 수 없는 복잡함이 있어요. 저도 어릴 때부터. 뭐 제 동생은 저보다 더 많이 그랬지만 저도 어릴 때부터 통역을 했고. 그런데 이게 말도 안 되는 것들, 어린 애들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어른 얘기들을 해야 할 때. 그 얘기들이 아무렇지도 않지는 않은 성인들은. 그런 얘기들을 하기 시작함으로써 저희 코다들은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를 바로 건너뛰어요. 성인기로 월반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나중에 사회에서는 조금 미숙함도 있고, 혼란도 있고. 그리고 저희가 너무 현실적인 것도 있지만 영화적으로 꾸미는 요소도 있어서 저는 보기에 부담스러웠습니다. (웃음) 그리고 개인적으로 질문이 있는데요. 농인분들께 여쭤보고 싶은 건데, 우리 한국 속담 중에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농인 부모님들과 청인 자녀분들과 갈등이 있다 보면 부모님들이 나는 농, 너는 청' 이렇게 하시는 경험을 한 번은 제가 했었어요. 그게 조금은 충격이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농인 부모님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웃음) 한번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 저희 어머니는 빼시고요.

 

답변1 : 배우자에게는 있어도 자녀에게는 없습니다.

 

답변2 : ‘나는 농이고 너는 청이야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는데 자녀분들하고 잘 소통이 되어서 농이다, 청이다 따로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답변3 :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다고 하십니다.

 

김진유 : 사실 제가 농사회를 만났을 때 그런 경험이 있어요. 여기 청인분들 계시니까. 제가 농사회를 만났을 때, 청인 사회는 규칙과 룰이 존재하는데, 농인 사회를 만났을 때, 너무나 액티브하고, 여기저기 다 오디오가 터진 것처럼 시끌시끌하고. 난 뭔가 진행하고, 알고 싶은데, 다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봤어요. 그런데 이것들이 사실 농인 사회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 현장에서도 그런 것을 아마 청인 분들이 느끼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듭니다. 어쨌든 우리가 시간이 마칠 시간이 된 것 같은데, <코다>라는 영화를 통해서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에 대해서 일단 신영극장에게 감사함을 보내고요. 그리고 잠깐 이야기 나누기를 아마 협회에서 조금 다른 형태로 또 시간을 마련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 이후에도 한 번 이야기를 나누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엄인실 : ‘코다피플널리 널리 홍보 많이 해주시고요, 저는 저희 자녀들도 성장하면서 힘들 때, 멘토, 먼저 그 길을 먼저 걸어온 멘토로서 기댈 수 있는 곳이 존재했으면 좋겠습니다.

 

김효정 : ‘코다피플활동 많이 하겠습니다.

 

김진유 : , 많은 짐을 안고 가는 것 같아요. ‘코다피플이라고, 아까 포스터를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협력으로 코다피플이 적혀있어요. 이 이야기는 농사회나 코다 관련된 이야기를, 활동을 해 보자 하는 바람과 의지라고 바라봐 주시면 좋을 것 같고. 나중에, 코다에 대해서 저희들도 잘 몰라요. 각기 다른 코다들이고 각기 다른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그것들을 어떤 이야기로 묶으려고는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게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그게 미국 코다와 한국 코다는 분명히 좀 다를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어떤 문화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잘 정리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코다피플이 활동하고 있으니까 잘 바라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 오늘 씨네토크였죠? (웃음) <코다>를 주변에 많이 알려주시면 이 극장에도 많은 도움이 되니까 많이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부족한 진행이었지만 끝까지 자리에 앉아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돌아가시는 길 안전히 돌아가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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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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