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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길이네 곱창집> 리뷰 : 곱창 한 판에 담긴 삶

REVIEW 리뷰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3. 26.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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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길이네 곱창집>

곱창 한판에 담긴 삶

 

오사카 공항 활주로 근처에는 재일교포가 모여 사는 동네가 있다. 용길(김상호)의 가족은 그곳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활기찬 곱창집을 한 발짝 나서면 일본 사회에 만연한 재일교포를 향한 차별과 냉대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길의 가족은 서로를 보듬고 살아가고자 한다.

 

용길이 곱창(야끼니쿠)을 선택한 이유는 그 당시 일본인들은 돼지 곱창과 내장을 먹지 않고 버렸기 때문이다. 김치와 막걸리도 만들어 팔았다. 그곳에는 막노동꾼, 일본으로 취업을 온 한국인, 재일교포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모인다. 잠시 근심은 넣어두고 서러움은 나누고 즐거움을 만드는 공간이다. 용길의 가족은 살아가기 위해 곱창집을 선택했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시청직원들은 용길의 동네를 국유지라 말하며 보상금과 함께 떠나라고 얘기한다. 용길은 간장 가게 사토 씨에게 산 땅임을 주장하지만, 그들은 듣지 않는다. 시청직원들에게 용길 가족은 불법점거를 하는 이방인에 불과하다. 만국박람회에서 쏘아 올린 폭죽은 그들의 상황과 대비되며 용길의 허망한 얼굴을 비춘다.

 

주저앉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용길과 가족은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용길은 자신의 굴곡 많은 삶을 회상하며 분노하거나 스스로를 쉽게 동정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의 인생, 운명용길의 태도는 가족들에게도 번져 나간다. 서로를 보듬고 다시 살아갈 방법을 논의한다.

 

결국, 용길의 가족은 그곳을 떠난다. 식구들 모두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난다. 식구들은 모두 떠나고 용길은 아름다운 봄날을 바라보며 말한다. “이런 날은 내일을 믿을 수가 있지, 설령 어제가 어떤 날이든지, 내일은 좋은 날이 올 것이다.”

 

-관객 리뷰단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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