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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의 정원> 리뷰 :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것들

REVIEW 리뷰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4. 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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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의 정원>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것들

 

갑작스레 얼굴이 등장한다. 구마가이 모리카즈(야마자키 츠토무)는 옆으로 누워 나무 밑동 위를 지나가는 개미 떼를 눈도 깜빡이지 않고 지켜본다. 30년 동안 정원에서 무엇을 하는 걸까? 흔들리지 않는 눈빛과 단단한 표정이 화면에 꽉 찬다. 모리의 정원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는 걸까?

 

모리의 태도는 기본적으로 철학자이며 과학자와 같다. 천체학자가 우주를 관측하듯이 모리도 정원이라는 초록 소우주를 관찰한다. 화면은 모리의 클로즈업된 얼굴에 이어 그의 시선이 닿은 나무, 곤충, 새 등을 비춘다. 모리는 30년 동안 정원에 있는 작은 것들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려왔다. 모리의 정원은 다른 사람들의 정원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한 가지 다른 점은 다른 곳에는 돌을 손에 쥐고 어디서 날아왔을까?” 궁금해하고 우물을 직접 파서 만든 모리가 없다는 것이다.

 

후지타(카세 료)는 매일 모리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요괴의 걸상에 앉은 모리를 보며 가시마(요시무라 카이토)는 얘기한다. “신선이네요후지타는 답한다. “제일 싫어하는 말이셔모리는 자신을 여유롭게 정원에 앉아 자연을 즐기고 득도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후지타의 고민 상담도 아파트 직원 아들의 그림에 대해서도 함부로 조언하거나 판단하지 않는다. 경청하고 웃음으로 화답한다. 아이의 그림을 보고 답한다. “못 그려서 좋아요, 못 그린 그림도 작품입니다.” 평생에 걸친 관찰을 통해 모리는 무엇이든 자세히 어여쁘게 보며 쉽게 판단하지 않는 자세를 만든다.

 

매일 밤, 모리는 학교에 간다. 넓어지기 위해서가 아닌 깊어지기 위해서 간다. 온종일 바라본 경이롭고 아름다운 소우주를 다시 자세히 바라보기 위해. 내일도 그의 특별한 관찰이 계속될 것이다.

 

-관객 리뷰단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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