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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디저트: 러브 사라> 리뷰 :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REVIEW 리뷰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1. 2. 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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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디저트: 러브 사라>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영화 <세상의 모든 디저트: 러브 사라>를 이루고 있는 모든 장면에는 따뜻한 분위기가 깃들어 있다. 그것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사랑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런던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명소를 비추며 시작한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한 여자가 등장한다. 여자의 등장에 뒤이어 편지를 쓰고 있는 미미(셀리아 임리)의 모습이 나타난다. 미미가 쓰고 있는 편지의 내용으로 짐작건대 자전거를 타고 있는 여자는 사라(캔디스 브라운)이다. 미미가 봉투에 사라의 이름을 쓰는 도중 경찰이 미미의 집을 방문한다. 사라는 이제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영화는 사라의 죽음 후에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라의 엄마인 미미는 손녀 클라리사(섀넌 타벳)의 요청으로 사라의 절친 이자벨라(섀넌 타벳)와 함께 베이커리를 시작한다. 여기에 사라의 옛 연인 매튜(루퍼트 펜리 존스)가 파티시에로 참여한다. 미미는 여행을 사랑했던 사라와 사라가 유년 시절 가장 좋아하던 책에서 영감을 얻어 가게의 콘셉트를 ‘80가지 빵으로 세계 일주로 정한다. 런던에 사는 세계 각지의 이주민들이 고향에 온 듯한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 보자는 미미의 대사는 사라의 꿈을 대변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베이커리의 이름이 러브 사라인 것은 사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라가 사랑했던 것들로 베이커리를 채워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베이커리 러브 사라를 운영하는 네 사람은 모두 사라의 죽음을 계기로 변화를 겪고 나름의 성장을 한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미이다. 영화 초반에 미미는 우울하고 음습한 기운을 내뿜는다. 이것은 미미가 자신의 곡예를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시청하는 장면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미미의 얼굴에는 씁쓸한 기운이 감돈다. 미미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현재의 자신을 부정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그 과거가 자신이 곡예사로 명성을 떨치던 시절인지 앞서 등장했던 편지의 사연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 되었던 미미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을 메마르게 하고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다.

 

관객이 사라의 죽음을 알게 된 즈음 미미가 귀걸이를 귀에 걸려다 세면대 하수구에 빠뜨린 장면이 등장한다. 카메라는 하수구와 그것을 바라보는 미미를 연달아 비춘다. 미미는 귀걸이를 다시 꺼내려 하지 않는다. 귀걸이는 미미가 베이커리가 열고 난 후 후반부 장면에서 펠릭스(빌 페이터슨)의 도움으로 되찾게 된다. 펠릭스는 미미에게 사라가 사랑했던 책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다시 만나게 해준 인물이기도 하다. 그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변화하기 주저하는 미미의 현재는 영영 잃어버릴 줄 알았던 귀걸이가 다시 돌아온 것처럼 베이커리 러브 사라를 통해 다시 활기를 얻는다.

 

미미가 부치지 못한 사라를 위해 쓴 편지는 다시 미미의 손을 통해 펼쳐진다. 미미의 목소리로 들려오는 편지의 내용 위로 베이커리 러브 사라안의 사람들이 나타난다. 가게의 손님들은 테이블에 앉아 디저트와 차를 즐기고 있고 클라리사와 매튜는 커피를 내리며 손님 응대로 바쁜 모습이다. 그리고 매튜와 이자벨라가 입맞춤을 하며 포옹한다. 사라의 부재에도 사라의 꿈이 이뤄지고 있음을 이 장면을 통해 드러난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과 함께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 노래의 가사가 영화의 모든 이야기를 압축하고 있다.

우리는 당신이란 나무로 이어진 수많은 가지/ 당신의 꿈을 열매로 맺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관객 리뷰단 박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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