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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이별을 다룬 영화 5편

LIBRARY DVD 소개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12. 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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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로비에는 약 3,000편의 DVD와 블루레이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고전 영화부터 국내외 신작 영화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영 웹진에서는 매달 강릉 영화 큐레이터 모임 "영화다반사"와 번갈아 가며 재미있는 영화를 소개합니다. 아래에 소개된 영화는 신영에서 대여 가능합니다. 대여 안내 링크 클릭

 

"영화다반사"는 영화 커뮤니티 단체입니다. 영화를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해 함께 모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에서 영화 해설 프로그램인 '주말엔 영화'를 월 2회 진행하고 있습니다.


힘들었던 2020년과 이별하고 우리는 새로운 2021년을 맞이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많은 것과 이별합니다. 어쩌면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이별과 가까워지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형태의 이별이 존재합니다. 이번에 준비한 영화의 주제는 이별입니다.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이별 뒤에 더 큰 행복을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세 가지 색 : 블루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1993프랑스 폴란드 스위스 10015세이상관람가

갑작스러운 이별은 삶의 의지를 상실할 정도로 충격이 크다. 여기 줄리도 그렇다. 자동차 사고로 유명한 작곡가인 남편과 어린 딸을 잃은 줄리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고독속으로 침전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실감에 어떤 것에도 반응하지 않던 줄리는 우연히 TV에서 남편에 관한 이야기를 보게 되고 자신이 알지 못했던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다. 남편에 대한 배신감 보다는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에서 해방되어 비로써 삶의 의지를 되찾는다.

이 영화는 폴란드 출신의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3연작 시리즈(블루, 화이트, 레드)의 첫 번째 영화이다. 각각의 영화는 프랑스 국기의 자유, 평등, 박애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블루는 자유를 상징한다. 자유하면.. 생생한 날것 혹은 뜨거운 쟁취가 떠오르겠지만 이 영화는 푸른빛으로 점철된 우울과 고독으로 표현된다. 줄리를 연기한 배우 줄리엣 비노쉬의 익스트림 클로즈업 장면은 두고두고 머릿속에 남는다. 파르르 떨리는 눈썹과 울먹이는 입가, 공허한 눈빛은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이별)그 후에 고통과 고독에 있던 자기 자신을 벗어남으로써(이별) 진정한 자유를 찾는 줄리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조유진)

 

 

봄날은 간다

허진호2001한국 10615세이상관람가

두 사람의 사랑에 빠지는 속도와 이별의 속도는 달랐다. 처음에는 상우가 이별을 해야 했지만, 마지막에는 은수가 이별을 했을 것이다.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상처가 있는 아버지, 고모와 살고 있다.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틀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은수와 상우는 함께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가까워지고 마치 봄날처럼 빠르게 사랑에 빠진다. 상우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은수에게 빠지고, 결혼을 원하지만, 한 번의 이별 상처가 있는 은수는 보폭이 맞지 않는 상우와의 사랑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렇게 찾아온 균열은 결국 완전한 이별을 가져왔다. 울고, 과거를 그리워하고, 방에 틀어박혀 있기도 했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던 둘은 이제 서로가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간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상우이며, 은수일지도 모르는 특별할 게 없어서 더 특별한 영화. ‘사랑이 영원하다는 것보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은 붙잡아 둘 수 없는 봄날 같은 계절이고 누구에게나 봄날 같은 사랑의 이별이 있다라는 짧은 사랑과 이별을 표현한 영화 <봄날은 간다>였다. (안현주)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페드로 알모도바르 | 1988 | 스페인 | 84| 15세이상관람가

 

연인에게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를 받은 페파(카르멘 마우라)는 그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지만 계속해서 엇갈린다. 영화는 페파를 중심으로 정신 사납고 과장된 우연과 사건들이 몰아치는 블랙 코미디이다. 정신없는 이야기가 깔끔하게 정리되는 과정과 영화 속 시선이 연인에서 주변 인물들과 자신의 서사를 구축해나가는 페파로 이동하는 지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화려한 색감과 감각적인 미장센, 세월이 지나도 세련된 연출은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조금 색다른 이별 영화를 찾고 있다면 수면제를 잔뜩 넣은 가스파초 같은 이 영화를 추천한다. (안예솔)

 

 

고스트 스토리

데이빗 로워리2017미국9212세이상관람가

 

뮤지션 C와 그의 연인 M의 집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자꾸만 들린다. M은 이사를 가고 싶지만, C는 떠나고 싶지 않다. 결국 이사하기로 합의하지만 얼마 뒤 C가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영안실에 누워있던 C는 유령이 되어 집으로 되돌아간다. <고스트 스토리>는 공간에 깃든 추억과 떠난 이가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미련 때문에 집을 맴도는 유령의 이야기다.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몇 차례 바뀌고, 집이 허물어지고, 집 터에 높은 빌딩이 들어서도, 유령은 떠나가지 못한다. 이별한 적 없는 이별 때문에. “누굴 기다리고 있나요? 기억이 안 나요.” 누굴 기다리고 있는지도 잊어버릴 만큼 오랜 시간 유령은 집 주변을 빙빙 맴돌 뿐이다. 이별한 사람에 대한 남은 미련과 추억을 정리하고 나서야 유령은 생을 마감한다. 그 사람은 결국 안 돌아오려나 봐요. (장병섭)

 

 

노킹 온 헤븐스 도어

토머스 얀1997독일, 네덜란드, 벨기에8915세이상관람가

 

뇌종양에 걸린 마틴과 골수암 말기 루틴은 같은 병실을 쓰게 된다. 두 사람은 우연히 데킬라를 마시게 되며 이야기를 하고 죽기 전 바다를 보러 떠나기로 한다. <노킹 온 헤븐스 도어>는 시한부인 두 인물을 따라가는 로드무비이다. 이제 곧 삶과 이별해야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언제보다도 행복해 보이는 두 사람. 각자의 소원을 이루고 우여곡절 끝에 바다에 도착한 두 사람의 손에는 데킬라 한 병이 들려있다. 영화의 끝, 영화적 기적은 일어나지 않은 채 두 사람은 정해진 이별을 받아들인다. 만남의 끝엔 언제나 이별이 있다. 이별에 덜 아파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남궁연이)

 

-영화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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