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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며, 5편의 영화들

LIBRARY DVD 소개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1. 2. 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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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로비에는 약 3,000편의 DVD와 블루레이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고전 영화부터 국내외 신작 영화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영 웹진에서는 매달 강릉 영화 큐레이터 모임 "영화다반사"와 번갈아 가며 재미있는 영화를 소개합니다. 아래에 소개된 영화는 신영에서 대여 가능합니다. 대여 안내 링크 클릭

 

"영화다반사"는 영화 커뮤니티 단체입니다. 영화를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해 함께 모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에서 영화 해설 프로그램인 '주말엔 영화'를 월 2회 진행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유행처럼 붐이 일어나 지금은 너무 많아서 조금은 질리기도 한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은 우리 인생에 큰 영향을 줍니다. 먹고 마시며 관계를 이어가기도 혹은 이별하기도 하지요. 여기 5편의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순한 맛부터 독특한 맛까지 입맛에 맞기를 바라봅니다.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第36個故事

샤오 야 췐 | 2010 | 대만 | 81| 전체관람가

문득 타이베이에 가면 두얼(계륜미)의 카페가 진짜로 있을 것 같다. 카페라테와 에클레어를 먹으면서 물물교환할 물건들을 찾아볼까? 이런 상상이 가능한 건 이 영화가 영화적 환상과 다큐멘터리 같은 경계를 절묘하게 타고 있어서 일 것이다. 작은 소품 같은 영화이지만 내가 바라는 일, 미래의 선택, 물물교환의 심리적 가치 등 재미있고 한 번쯤 생각해 볼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더불어 디저트로 나오는 초코 쿠키, 티라미수, 에클레어, 브라우니에 눈길을 빼앗겼다면 두얼이 좋아하지 않을까? 그녀의 재능을 그냥 삼키지 않고 천천히 음미하고 싶다.

 

 

커피와 담배 Coffee And Cigarettes

짐 자무쉬 | 2003 | 미국 | 96|12세 관람가

검은 커피는 흰색 잔에 담기고, 담배의 하얀 연기는 검은 배경으로 사라진다. 시종일관 엉뚱한 대화가 이어지는 듯하지만, 또 그 대화가 은근히 설득되어 끝까지 보게 된다. 누구에게는 저 커피가 쓰게 느껴지겠지만 누구에게는 적당한 농도와 온도일 것이다. 출연자들의 연기 앙상블도 담배와 커피처럼 어울린다. 케이트 블란쳇의 12역의 모습도 강렬하다.

 

 

바베트의 만찬 Babette's Feast

가브리엘 악셀 | 1987 | 덴마크 | 102| 전체관람가

이 영화의 백미는 아마도 바베트(스테판 오드랑)가 만찬을 준비하는 장면들일 것이다. 재료를 손질하고, 손님들에게 때맞춰 와인을 내보내고, 다양한 프랑스식 요리를 선보인다. 자신의 최고의 노력을 들여 요리했을 때 행복했다는 그녀의 말이 진심으로 다가온다. 서로에게 불만이 쌓이고 분란이 일어날 때 누군가를 기억하고 함께 음식을 나눔으로써 사랑의 향연이 이루어진다. 마을 사람들은 만찬 준비에 대한 오해로 음식에 대한 말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오히려 두고두고 이야기할 만한 기념 만찬이었을 것이다.

 

 

초콜릿 Chocolat

라세 할스트롬 | 2000 | 영국, 미국 | 121| 12세 관람가

내가 그대를 위로해 줄 수 있다면... 그대 또한 나를 위로해 줄 수 있어요.

한 입만 먹어도, 한 모금만 마셔도 기분이 달라지는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인생을 살면서 필요한 것은 초콜릿처럼 나를 위로해 주는 작은 그 무엇이 아닐까? 정해진 것은 없다. 내가 줄 수도 혹은 받을 수도 있어서 서로에게 위안과 위로가 되어준다면 말이다. 세상의 질타와 타인의 무시에 지쳤을 때 따뜻한 말 한마디로 용기를 주고, 달콤한 초콜릿으로 기운을 얻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비앙(줄리엣 비노쉬)처럼 말이다.

 

 

음식남녀 飮食男女

이안 | 1994 | 대만 | 124| 15세 관람가

이해와 오해 사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려 하지만 가족이기에, 가족이라서 그것이 오히려 오해가 되어 버린다. 영화의 오프닝은 주사부(랑웅)의 일요일 만찬 준비로 시작된다. 온갖 재료로 만드는 산해진미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주사부와 세 딸들의 분위기는 무겁기만 하고 서로 뾰족한 가시 같은 말만 할 뿐이다. 살얼음판 같은 만찬은 그렇게 끝이 난다. 아버지와 딸들은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것일까? 답답하고 안타까운 건 관객의 몫이 된다. 후반부 반전을 뒤로하고 엔딩의 주사부와 둘째 딸 가천(오천련)의 대화는 탕국물처럼 맑다.

 

-영화다반사 조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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