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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세 | 임선애 감독 초청

CINE TALK 씨네 토크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12. 8.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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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2020.11.22.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진행

임선애 감독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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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 영화 잘 보셨어요, 라고 벌써 박광수 프로그래머님이 여쭤보셔서 대답을 하시는 걸 들었는데 좀 많이 무겁죠? 근데 마지막엔 그래도 미래로 나아가고 있고, 이 영화가 무거움에서 그치지 않고 날아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힘을 오히려 받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런 사건을 접한 것 같아요. 일상적으로 굉장히 많이 접하는 사건일 수 있지만 대부분 그냥 손쉽게 휘발되는 소재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런 것들을 보고 내가 깊이 생각하기엔 너무 빠르게 세상이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떻게 보면 그걸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 69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굉장히 파장을 많이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감독님께서 상을 받으셨어요. 한국여성지도자상을 정은경 질병본부장과 같이 수상하셨어요. (일동 환호 박수) 사실 지금 세계적으로 방역이 핵심인데 그만큼 여성의 문제, 소외 당하는 여성의 문제를 다루는 것, 성폭력 문제에 있어서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하는 것을 사회에서 벗어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영화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수상이 입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독님께 박수를 드리면서 여기서 수상소감 멘트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개봉 후 시간 동안 왕관을 쓴 무게 같은 것을 느끼셨을 것 같은데.

 

임선애 : . 시상식이 원래 있었다가 코로나 때문에 토크로 대신했었는데, 이렇게 이 자리에서... 대본에 없던(웃음), 대본이 원래 없지만... 그냥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진짜 말씀하신 대로 그 타이틀이 너무 커서 왜 이런 상을 주셨을까 여러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는 게 중요하구나. 저도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 영화지만 영화를 한참 준비하고 있을 때 미투가 터지면서 서지현 검사님이 뉴스룸에 나와서 이야기하시는 걸 보면서 뭔가 그때 조금 이 이야기를 해도 된다, 저 목소리를 따라가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용기가 됐던 것 같은데, 그래서 영화를 보신 분들이 피해자분들에게 용기가 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고 가해자들은 두려움을 갖게 하는 부분에 있어서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부분을 봐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지도자는 잘 모르겠지만 거기서 조건이 40대인데 다행이 아직 40대여가지고. (웃음)

 

이화정 : 다행히 턱걸이로 걸리셔서. (웃음) 젊은 지도자상을 이 영화로 받게 된 것을 정말... 강릉이 정말 영화팬들 중에서 찐팬이시거든요. 그래서 강릉 관객분들과 만나셨잖아요. 오늘 극장에 와보시니까 분위기 어떤 것 같아요?

 

임선애 : 옛날극장의 정취가 있는 느낌이어서 그래서 여기가 더 새롭고, 요즘 코로나 폭증돼서 걱정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자리를 채워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화정 : 영화 초창기에 가장 많이 맞닥뜨렸던 것은 평점 테러였어요. 영화를 보기도 전에 문제 제기에 대한 반대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 고생 많이 하셨을 텐데, 관객들 만나면서 오히려 감독님이 조금 지지를 받는 순간들이 꽤 있으셨을 것 같아서 어떠셨는지.

 

임선애 : 그런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개봉을 여름에 했었는데 아직까지 극장에서 걸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개봉 후에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사실 막상 당하는 사람 입장은 그렇지가 않거든요. 개막날 집에 가 있었는데 정말 갑자기 피로가 오더라고요. 밖에서 박카스도 사 먹고 그랬었는데. (웃음) 근데 극장에 딱 왔더니 오히려 관객들이 저를 정말 많이 위로해주셨어요. 기자분들 관계자분들이 응원의 말씀을 주셔서 전 오히려 그분들을 걱정했어요. 영화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지 못하고 내려지면 어떡할까. 영화의 행간을 면밀히 봐주시고 꼼꼼히 리뷰를 써주신 분들 덕분에 지금까지 마음적으로 지지받고 응원받고 있어서 기운차 하고 있습니다. 제 목소리가 힘은 없지만. (웃음)

 

이화정 : 저는 이 영화를 보면 첩첩산중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요. 성폭력 피해자를 그리는 작품도 많지 않고 그걸 그리는 방식도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또 하나의 장벽이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인이라는 문제까지 겹쳐지면서 이중의 장벽들을 넘어서는 걸 어떻게 표현하지, 이 소재를 감당할 수 있을까. 왜 이 영화를 만들게 되셨는지를 이 자리에서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임선애 : 최근에 다른 GV를 갔을 때 독립영화로 장편 데뷔를 한 감독들이 자기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는데 왜 저는 이런 이야기로 데뷔를 했는가 했을 때, 이것도 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성폭력 문제도 관심이 많고 사각지대에 있는 피해사례도 기사로 접하게 됐지만 첨예하게 바라보지 못했는데 칼럼 문장이 인상 깊은 게 있었어요. 노년 여성을 무성적 존재로 본 편견이 되려 가해자들에게 타겟이 되게끔 한다는 점. 충격적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사건 자체로 바라보고 과연 내가 60대 여성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멀리 바라봤었던 것 같고 저도 성폭력 노출 경험이 있거든요. 저의 트라우마를 상기하는 일들이 생길 수 있어서 피하고 싶었던 게 있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 효정이라는 인물을 디벨롭하는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라는 캐릭터로서 존재하는 여성이 아니라 60대 여성 그 자체로 이야기를 풀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저의 미래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나의 이야기로 생각하게 됐어요. 저도 성폭력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저의 경험을 그대로 녹여내면서 바라보면, 효정도 경험했을 것 같았어요. 60대가 돼 또 그런 경험을 맞닥뜨렸겠구나 생각했어요. 이 영화 자체를 타자화해서 먼 이야기로 보는 게 아니라 저의 이야기로 보면서 한번은 풀어내야겠구나. 저 스스로 자신감을 가졌던 것 같아요.

 

이화정 : 아마 다르지 않다는 공감대를 자극하는 피해역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82년생 김지영>도 특정한 나이대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불러왔다면, 69세 여성을 제목으로까지 가지고 와서 그 세대의 여성의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것 같아요. 69세였는지 숫자의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임선애 : 이 영화의 여러 가지로 포치돼있는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 태도라던지. 저의 선입견이 많이 들어간, 각성하고 깨달아가면서 시나리오를 끊임없이 고쳤던 것 같아요. 69세라는 숫자는 단순한 의미였어요.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캐릭터에 어울릴법한. 저의 선입견은 70세는 완전히 노인이라고 생각했었고 그 경계에 있는 나이가 좋지 않을까. 생각을 단순하게 했어요. 사람들이 69에 대해 여러 가지 의미를 갖더라고요.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걱정을 하긴 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 숫자의 편견도 깨고 싶었어요.

 

이화정 : 보여주고 있지만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리가 짐작만 하는 것들이 영화 바깥에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69세에 살고 있지만 그전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지금의 상황이 이 사람이 피해자라는 생각을 갖게 하더라도 그전의 삶도 마찬가지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추고 드러내지 않고 그 여성의 삶을 짐작하게 하는 것들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임선애 : 효정의 지문이 말이 없다’. 본인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그 지점을 의도하고 쓴 건 아닌데 결국 피해자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결론을 내리는 지점이 있는데,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효정 주변의 인물들이 평범하게 있는 사람들을 포진하는 거였어요. 피해자라고 해서 극단적으로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지양했고 가해자도 성적 취향이 극단적이라든지 그렇게 되면 이 영화는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지고, 조력자 인물도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식하든 안 하든 실수나 오류들, 때때로 그게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자문하게 되고 나라면 어떤 판단을 할까 계속 질문을 던지는. 관객이 계속 개입하고 질문을 던지는 방식을 취하고 싶었어요. 정답을 바로 꺼내지 않고 배우님의 뒤통수를 보여주는 (웃음) 방식을 취한 건 관객이 읽어내길 바라서였어요. 피해자의 고통스러운 부분들을 전시하듯 보여주면 그냥 연민할 수밖에 없는 감정으로만 읽게 되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나름대로 그런식의 접근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이화정 : 카메라의 거리 설정이 정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가장 궁금한 게 왜 카메라가 다가가지 않을까. 효정이 어떤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개입을 할 만한 상황에서도 철저히 그걸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출자로서 담아야 할 것과 포기해야 할 것에 계산이 있었을 텐데.

 

임선애 : 피해를 입은 부당한 경험을 가졌을 때 오로지 그 하나만 가지고 그 일상이 진행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진 않잖아요. 깊고 아픈 감정이 있지만 일상을 다 뒤덮지는 않잖아요. 효정이라는 인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게 효정의 일상을 어떻게 보여주는가가 관건이었어요. 그래도 수영을 하러 가고. 성폭력 이후의 일상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도 기존의 영화들이나 그런 부분에서 피해자는 이럴 것이라는 세뇌를 당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더 담백하게 표현하려고 했었어요. 69세 성폭력을 당했을 때 가장 크게 와닿는 감정은 자존심이 상한다. 20대 여성이어도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60대면 신체적으로 더. 도주를 쉽게 할 수 없다는 점. 그 지점을 가해자들이 타겟으로 삼는 점이었어요. 본인의 인생에서 성폭력 하나가 있어서 무너지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힘들게 살아오면서 딸이라는 존재가 겨우 버티게 하는 부분이 있어요. 아직 완성이 아닌데 성폭력이라는 문제가 생긴다고 더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것에 공감했어요.

 

이화정 : 사실 성폭력 사건이 아동이나 나이 든 노인들에게 발생하는 이유가 이들이 신고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래요. 성폭력 피해를 그린 영화는 항상 방에 그냥 가만히 있잖아요. 저는 영화에서 그 사건이 있고 나서 바로 경찰서를 가려고 하는. 외부의 조언이 아니라 효정 스스로 판단해서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게 지금의 방식이 적용이 된 것 같았어요. 피해여성들이 나아가야 할 바를 보여준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임선애 : 그 점도 되게 중요한 게 우리는 당연히 신고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걸 자중 시키는 것은 사회적인 인식과 선입견들. 그게 얼마나 피해자를 수면 아래로 끌어내리는가. 효정 같은 경우 영화를 깊이 보셨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할 수 있는 인물일 수도 있어요. 자기 문제를 직시하는 인물이에요.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딸에 대한 원죄가 있을 것 같고 조금씩 성추행에 노출돼있는 부분, 우울증약을 먹지만 극복하려고 하는 인물, 자기관리가 철저한 인물, 의존하려는 게 아니라 계속 일을 하고 여성으로 그려지는 게 중요했어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이화정 : 여러 인물 중에서 동인이라는 인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자리에 우리를 대입해 보게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뭔가 도와주려는 마음도 있고 이 상황도 잘못됐다는 것도 알지만 구조적으로 변경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죄책감을 느끼는 상황. 이런 것들이 피해자들을 가두는 장치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동인 캐릭터를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임선애 : 조력자 역할. 젊은 조력자를 배치하고 싶진 않았어요. 노년 세대의 편견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받아서 결론이 내려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어요. 동인은 가부장적인 아버지로 그려지는데. 사고를 당할 때 효정이 고발문을 구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의 의도는 두 가지였어요. 왜 나에게 상의도 없이 이렇게 했을까 하는 울분. 그것 때문에 말씀하신 대로 왜 내가 필요없는 죄책감까지 떠안아야 하나, 이런 감정. 그런 식의 구조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화정 :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장면은 암전 장면이었어요. 그런 이야기를 전달할 때 성폭력 장면 노출을 어떻게 할 것인가. 소리만 들리고 암시를 하는데 이미 효정이 느끼는 공포를 관객들도 느끼고 있는 것. 몇 분이나 남았어요? 9. 그 시간 안에 닥칠 것들. 좋은 말로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찰은 왜 저항하지 않았는지 이야기하는데 그것들을 검은 화면의 암전 속에서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가 공개됐을 때 관객들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려는 느낌도 받았어요. 69세를 두고두고 회자할 때 이 장면을 뺄 수 없을 것 같아요.

 

임선애 : 뒤에 말씀하신 대로 성폭력 관련 영화를 보면서 보통 대부분 재연하듯이 보여줘야 했을까. 불쾌하기만 하고 고통의 감정 이상이다. 근데 이게 먼저는 아니었어요. 그런 식의 방식을 연출할 수 있었던 건 저의 경험이 바탕이 됐어요. 성폭행 장면이 아니잖아요. 전조증상의 장면인데. 그 순간들이 사실 되게 공포스러운 장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82년생 김지영>에서도 버스에서 성추행 당할 때 나중에 도와주잖아요. 그 많은 대중이 있는데 토할 수 없는 그 상황 경험하셨을 거예요. 관객이 똑같이 체험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가장 적극적으로 주인공감정을 느낄 수 있잖아요.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블랙화면이라는 제목이었어요.

 

이화정 : 이런 연출이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230초를 암전으로 가져가는 게 정말 쉽지 않은 것.

 

임선애 : 여기에 오프닝 크레딧이라도 띄워야 할까 고민도 했어요. 영화 찍기 전에 어떤 영화의 첫 장면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는데 그걸 보면서 될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이화정 : 무모한 도전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장면이 이후의 이런 소재의 영화를 다룰 때 연출방식을 고심해볼 것 같아요. 이 영화가 보이지 않는 부분을 통해서 극명히 나타내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영화에서 캐스팅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임선애 :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독립영화 진영에서 선생님들이 나온 영화를 많이 봤어요. 60대 배우 풀이 넓지는 않았어요. 혼자 지레 겁을 먹기도 했는데 왠지 막연하게 시나리오가 맘에 들면 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화를 드렸는데 감독을 만나보고 싶다, 연락이 왔어요. 감독이 어떻게 만들고 싶어 하는지 궁금했고 제목도 신기하고 이 사람이 몇 살인지 궁금하기도 했다고. 저를 되게 어리게 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날 말씀을 드리면서 선생님도 똑같이 생각을 하셨어요. 선생님이 놓치지 않고 가져가셨으면 했던 게 딸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저도 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을 해서. 사랑이라는 딸의 존재가 굉장히 중요했기 때문에. 그래서 선생님이 오케이를 하셨고 다만 시나리오를 고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을 때 소통하면서 바꿔갈 수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저는 그걸 기다렸어요. 아직 60대의 삶을 살지 않아서 모르잖아요. 디테일을 같이 채우고 싶었어요.

 

이화정 : 주인공을 통해서 그 사람의 전생애를 보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관객 질문을 받아볼게요.

 

관객1 : 부면장이 부녀회장을 불러서 스킨쉽을 해서 뉴스가 나온 적이 있는데 공무조직의 공격을 받았어요. 그게 바로 2차 가해가 들어가는 것. 부녀회장이 나이가 어떻고 외모 성격이 어떻고. 그런 여성은 성추행을 당해도 되나요, 했을 때 할 말은 없는 거잖아요. 피해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지 했을 때 주인공을 봤을 때 되게 좋았어요. 경찰서로 신고하러 가는 것도 좋았고, 강하게. 한 사람의 인생 때문에 가지고 있던 상처를 접는 순간이 오질 않길 바랐는데. 피해자다움에 대해서 연약하고 움츠러들고 그런 모습을 떠나서 보통 일상적으로 성희롱을 들었을 때 여자들은 화가 나잖아요. 피해자다움의 선입견. 그러지 않아서 영화가 되게 좋았어요. 내적으로 강해 보여서 응원하고 싶었어요.

 

이화정 :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죠. 피해자다움에 대해서.

 

임선애 : 가해자 가족을 만나러 갔을 때 선생님하고 대화를 했는데. 임신한 와이프까지 있는걸 생각을 못 했던 거죠. 그 여성도 피해자구나. 그놈은 정말 개다. 그 대사가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이화정 : 작품들을 만들 때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잖아요.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차기작을 준비하는 계획을 얘기해주시면 좋겠어요.

 

임선애 : 69세 준비할 때도 힘들어 죽겠어, 이러고 싶진 않았고요. 미스터리 방식을 가지는 걸 일부러 취했어요. 차기작 생각을 하고 있는 것 보면 인물 자체는 소외돼있고 약자인 경우들인데 그걸 좀 약간 무겁지는 않게. 단편을 만들게 됐는데 <69>의 반대에 있는 걸 해보자며 몸부림을 쳤거든요. 나중에 기억하시고 궁금하시면 보세요.

 

이화정 : 효정이 겪은 고통들이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만들기까지 왜 없었을까요. 충무로 영화제 개막작으로 나온 작품을 보시면서 이 감독이 얼마나 재밌고 귀여울 수 있는지 봐주시면서 응원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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