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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 정승오 감독, 공민정·이선희 배우 초청

CINE TALK 씨네 토크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8. 2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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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2020. 07. 19.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진행

정승오 감독, 공민정 배우, 이선희 배우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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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 광주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서부터 정말 대박이다, 이렇게 좋은 영화가 나오다니 했는데, 그 이후에 이제 개봉까지의 과정 그리고 개봉하고 나서 관객들이랑 만남에 있어서 좀 확장되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이번에 코로나 극복 기획전으로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서 일단은 너무 반갑다는 생각이 들고, 올해 코로나 극복으로 이 영화로 힘 받으셔서 더 많이 극장에 오시면 좋을 거 같아요. 이후에 코로나가 계속 된다면 진짜 그런 세상이 계속 지속될 수도 있잖아요, 우리의 바람과 달리. 그럴 때 계속 극복전으로 올해도 만나고 내년에도 만나고 계속 만나고 싶은 필견의 리스트 중에 한편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정승오 감독님과 배우분들 오셨습니다. 사실 공민정 배우님만 스케쥴이 가능하셨는데, 깜짝 게스트처럼 이선희 배우님 오셔서(웃음) 더 풍성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분도 이제 많은 의견과 질문 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제가 영화와 기획전에 대한 소개를 드렸고요, 인사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승오 : 안녕하세요 <이장>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정승오입니다. 사실 저희가 개봉을 3월 말에 했고 강릉 신영극장에서 GV를 하고 관객분들 만나고 싶었는데, 그때 마침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지역을 가지를 못 했어요. 그래서 개봉 때도 GV를 많이 못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또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와서 강릉 관객분들을 만나게 되니까 너무 뜻깊고요. 오늘 이렇게 자리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일동 박수)

 

이화정 : 오늘 되게 귀여운 모자를 쓰고 오셨네요. 이선희 배우님 급하게 또 오셔서.

 

이선희 : 네 안녕하세요. 둘째 금옥 역을 맡은 이선희입니다. (일동 박수) 저는 올 수 있을지 없을지를 잘 몰라서 계속 말을 안 하고 있다가 5분 전에 도착했어요. 그래서 정신이 없는데 강릉이 엄청 크네요. 강릉이랑 원주가 합쳐져서 강원도인 거죠? 제가 그거를 오늘 찾아보면서 참 크구먼 하면서 왔는데 진짜로 정승오 감독님 말처럼 코로나 때문에 못 만났다가 또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뵙게 되네요. 코로나 기획전으로 (웃음) 제가 급하게 오게 됐지만 뵙게 돼서 너무너무 반갑고, 오늘 즐거운 얘기 하고 추억을 쌓으면서 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공민정 : 안녕하세요. 저는 셋째 금희 역할을 맡은 공민정이라고 합니다. 저도 오랜만에 왔어요. 작년에는 <한낮의 피크닉>이라는 작품으로 이맘때쯤 왔었는데, 그때도 되게 좋은 기운 받고 갔었거든요. 재밌게 놀고. 올해는 그렇게 재밌게 이곳저곳은 못 돌아다니니까 그냥 여기서 관객분들하고 좋은 얘기 나누고 조심히 돌아가겠습니다. (웃음) 반갑습니다.

 

이화정 : 올해 이렇게 바깥을 멀리 나와 본 게 거의 처음이죠. 그래서 배우님한테도 더 뜻깊은 자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그중 제일 이 영화 자체가 시작하자마자 다 싸움인데, 제일 많이 싸운 둘째 셋째 (웃음) 사이의 싸움은 어떻게 진행이 된 건지 그런 것들도 얘기를 좀 더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감독님께 질문드릴 텐데 이 영화가 감독님의, 어떻게 보면 자기반성? 감독님도 이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남성이고 어떤 비슷한 환경이나 느낌들 같은 거 받으셨을 테니까 이런 것들이 많이 반영된 거 같았는데, 제가 인터뷰 때도 그런 얘기들을 듣기는 했었어요. 근데 저는 이상하게 승락의 이름에 자꾸 꽂히더라고요. 일단은 이제 묘를 이장하려면 승락의 승낙을 받아야 하니까 승락을 찾으러 가서 그 난리를 피우는 거잖아요. 그래서 감독님의 어떤 자기의 생각이나 자기의 캐릭터 같은 것들이 조금 승락한테 반영이 됐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보니까 이름이 승오, 승락해서 약간 동생 같은 느낌도 있고. (웃음)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의 탄생이 되는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남성, 그 아들 그리고 장남 이런 것들의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영화의 이야기를 굴러가게 하는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셨는지, 그 얘기부터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다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승오 : 승락이라는 이름 같은 경우에는 아까 기자님이 말씀해 주신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고요. 실제 모티브가 된 가족이 있어요. 제 배우자의 가족분들의 이야기를 이야기라기보다 상황을 영화에 투영해서 인물들을 만들어나갔는데, 그 가족분들한테 동의를 구하고 그분들 이름을 실제로 좀 써도 되겠느냐 해서 여기 나오는 인물 대부분이 그 분위기를 그대로 썼어요. 실제로 저희 처남 이름이 승락이고 저랑은 별 관계는 없습니다. 제가 승오이기는 한데 그 집안도 승자 돌림을 하더라고요.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되게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저희 집도 제가 어렸을 때 제사를 지냈었는데 제사를 준비하면서 보통 그 모든 준비를 대부분 저희 어머니나 작은 어머니나 고모나 그분들이 다 하시고 마지막 절하고 재주를 드리는 건 다 남자만 했던 그런 풍경이 있었어요. 지금도 그런 풍경이 적잖이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어렸을 때 그런 것들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좀 들어서 그냥 단순하게 아버지한테 왜 나의 모친과 고모와 누나들은 왜 절을 하지 않느냐라고 했을 때 여자니까 못하는 거라고 얘기를 들었었어요. 근데 그때 당시에는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넘겼는데, 이제 어느 정도 크고 나서 그런 저희 가족의 풍경과 제 주변에 있는 배우자의 집이나 주변 가족의 풍경들을 보고 계속 이런 것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것이 남자니까 할 수 있고 여자니까 못 하는 이런 것들이 되게 생각보다 되게 생각보다 많이 붙어 있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이것을 둘러싸고 있는 정체는 무엇일까 생각을 해봤을 때 물론 굉장히 많이 사라져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있는 가족 내의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제나 잔재가 남아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그렇다면 그런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가족들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이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상상하면서 이야기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이화정 : 승락님은 이름을 쓰는 거에 대해서는 흔쾌하게 동의를 하셨나요? 되게 지질하고 어떻게 보면 우유부단한 남자 캐릭터잖아요.

 

정승오 : 제가 그 시나리오를 보여드리지 않고 (일동 웃음) 전화로 이름 좀 써도 되겠냐고 했더니, 네 쓰세요 이렇게 돼서 알겠다고 하고 쓰고, 영화를 보셨는지 안 보셨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근데 이제 큰아버지 이름이나 돌아가신 아버지 같은 철택이라는 이름 같은 경우에는 왠지 장인어른 이름을 쓰면 안 될 것 같아서 돌아가신 철택이라는 이름은 실제 저희 아버지 성함이고 그리고 동의를 구하긴 했죠. 여기서 죽는 역할이 하나 나오는데 아버지 이름을 써야 될 거 같아 그랬더니 그래 써라 하고 영화를 보여줬는데 보시고 저한테 네가 이렇게 나를 죽이는구나. (일동 웃음)

 

이화정 : 작명의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작명소만큼 좀 고심을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캐릭터들이 나오고 그 캐릭터들의 이름이 사실은 사회적 맥락에서 지워지잖아요. 여자 자매가 많고 마지막 남자 형제일 경우에 우리가 좀 유추해 볼 수 있는 이름들이 있기 때문에 그 이름들을 열심히 살펴보게 되더라고요. 근데 이렇게 가부장제 사회의 어떤 모순이나 여러 가지 코드들을 드러내 보이는 작품들이 누군가가 죽었을 때의 사건을 중심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거든요. 근데 이거는 두 번 죽이는 거잖아요. 이미 예전에 돌아가셨고 다시 이장을 하는 사건이 에피소드의 중심인데 실제로 이런 사건이 있었는지 어떻게 이 에피소드를 구성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정승오 : 그 저희 할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이제 공동묘지에 안치했어요. 10년 정도 했던 거 같은데 이제 성묘를 하러 가족분들이랑 다 같이 갔을 때 한 9년에서 10년 차 되던 해에 그 공동묘지가 아파트 부지로 선정이 되면서 그 공동묘지를 싹 밀어버려야 하는 그런 상황을 보게 됐어요. 제가 그걸 보고 나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풍경도. 공동묘지를 항상 갈 때마다 뭔가 죽은 사람들의 마을처럼 느껴졌는데 아파트를 너무 짓고 싶은 기업의 욕망이 죽은 사람들까지 끄집어내서 다른 데로 강제 이주를 시키는 듯한 느낌처럼 보게 돼서 좀 이상하고. 그리고 할머니 같은 경우에는 사실 살아생전에는 대사에도 나오지만 사실 화장을 해서 산골 하라고 하셨어요. 근데 저희 아버지랑 큰아버지가 매장을 한 거예요. 이것도 좀 지나고 보니까 고모부가 이제 나의 엄마는 산골 하라고 그랬는데 왜 너네가 뭔데 그거를 결정해서 매장을 하냐, 근데 이게 또 보니까 아버지랑 같이 묻고 싶은 거예요. 할아버지는 그랬나 봐요. 그래서 어차피 강제 이전되고 이거를 분리시켜야 되니까 차라리 살아생전 말씀처럼 산골을 해서 화장을 하자 해서 이렇게 된 것이 저한테 좀 기억이 남아서 접목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화정 : 사실 이렇게 태어나서의 여러 가지 제례가 있을 것이고 결혼도 있고 이후에 장례 풍속까지 이런 것들이 사회의 어떤 사고방식이나 아니면 선입견 이런 것들이 뿌리박힌 여러가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요. 항상 그 안에서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사람들이 얽혀있게 되고 그 안에서 새롭게 진보로 나아가는 사람들한테는 갑갑하고 구속이 되는 여러 가지 규칙들이 있기 때문에. 저도 마찬가지로 가부장제 사회의 어떤 면이 저희 큰집이거든요. 5대 독자. 제사를 정말 여기서 말을 다 못 할 정도로 많이 지냈어요. 그런 거를 보면서 갑갑함이 있죠. 새로운 세대 여성의 관점에서 봤을 때 갑갑한 게 있는데 마음대로 혼자 이의 제기를 한다고 해서 바뀌거나 이런 건 아니거든요. 이런 문제들을 <이장>이라는 영화가 굉장히 블랙코미디로 잘 그려낸 것 같았고 같이 좀 깨볼 수 있는 것들에 기회를 주는 것 같아서, 배우님들도 영화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셨을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이 영화가 단순히 사건이라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내 가족의 이야기들도 조금씩 유추해 볼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보통 다른 시나리오를 받으셨을 때와는 느낌이 다르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지점이 제일 와닿았는지 여쭤보도록 할게요.

 

이선희 : 대본을 처음에 읽고 거의 만나고 헤어지고 할게요 하는 것까지 가 다 3시간이 안 걸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집 앞에 오셔서 뵙고 오자마자 시나리오 읽고 대사가 착착 감기더라고요. (웃음) 잘 썼는데? (일동 웃음) 이렇게 생각하면서 빨리 결정을 하고 싶어서 딴 사람이 할까봐 냉큼, 그렇게 했고 그런 게 원래 재밌잖아요. 굳이 안 만났으면 하는 사람들이 만났을 때 이렇게 생긴 재미가 있잖아요. 서로 안 맞는 애들끼리 모아 놨을 때 생기는 충돌 지점이 재미가 있잖아요.

 

이화정 : 안 맞는데 한 공간에 몰아넣고 싸우는 거 구경하는. (일동 웃음)

 

이선희 : 그 비좁은 차에 몰아넣고 애들을. (웃음) 그런 것들이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제가 가족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들 이런 것들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되게 빨리 결정하고 그 현실감 넘치는 대사가 아무래도 제일 매력 포인트 아니었나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이화정 : 처음부터 금옥 역할로 제안받으셨던 건가요?

 

이선희 : , 그래서 내가 이런 스타일은 아닌데 왜 자꾸 이렇게 답답한 역할이라고 해야 할까요. (일동 웃음)

 

이화정 : 감독님 이야기 들어봐야겠네요. 이런 스타일 아닌 거 아시잖아요, 같이 작업하셔서. (웃음)

 

이선희 : 아니요, 아니요. 근데 그런 모습이 저한테 있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좀 눈치 보고 그렇게 장난으로 대충 넘어가고 엉기고 약간 그런 거? (웃음)

 

정승오 :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이선희 : 알겠습니다. 다른 배우들도 그랬는데 첫째 배우 장리우 배우도 처음에는 어, 나 이러지 않는데 왜 나를 캐스팅했지? 이런 의문을 가졌었어요. 그랬는데 영화 촬영 끝날 때쯤 보니까 있구나 완전 성격이 똑같지는 않지만 인물 성격을 가지고 있구나, 그걸 잘 간파해서 캐스팅하신 게 아닐까.

 

이화정 : 일단 노코멘트하신다고 하셨으니까 좀 생각해 보세요. 그럼 공민정 배우님께 얘기를 좀 더 들어보고 어떻게 이 시나리오 보시고 배우님께서는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 얘기를 들어보고 노코멘트는 없습니다. (일동 웃음)

 

공민정 : 저도 마찬가지로 막힘없이 재밌게 봤고 자매들이 나오는 영화니까 그냥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겠구나. (일동 웃음) 그런 마음이 있었고 재밌잖아요. 잠깐잠깐 나오는 건 좀 그렇잖아요. (웃음) 농담 반 진담 반이고요. 그리고 이야기가 정말 재밌었어요. 그냥 막 쓰여진 글이 아니라 정말 디테일하게 어떤 가족을 뚫어지게 보고 나서 적은 글같이 느껴졌어요. 사실 남자 감독이라고 해서 처음에 놀랐고 이런 디테일한 상황들과 장면들을 어떻게 알았을까 이런 의아함도 있었고, 그리고 처음 시나리오는 이것보다 좀 더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많았어요. 저는 그 시나리오가 되게 좋았거든요. 물론 지금도 되게 좋은데 지금은 훨씬 더 깔끔하게 정리되고 좀 리얼리티 하게 가는 지점들이 많은데 처음은 진짜 좀 되게 귀엽다고 해야 되나. <미스 리틀 선샤인>을 봤었을 때의 느낌하고 시나리오를 봤을 때의 느낌하고 되게 닮아 있어서 이거 진짜 재밌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금희 역할도 보니까 아, 이런 캐릭터구나 나의 이런 면을 원하는구나 해서 이렇게 하면 되겠다 느껴서 많이 까불어야겠다 생각했어요.

 

이화정 : 되게 배우들한테 있는 그 작은 부분을 밖으로 이렇게 끄집어내셨나 봐요. 다들 조금은 있다고 하지만 왜 이렇게 캐스팅했을까 처음에는 좀 의문을 가지신 것 같은데 어떻게 조합하셨어요? 진짜 사실 어떻게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흔히들 말하는 멀티 캐스팅할 때 쉽지가 않을 것 같아요. 진짜 가족같이 남매처럼 보여야 하는 과제도 있고 배우들의 캐스팅에서 감독님이 가장 주안점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사항이 어떤 게 있는지 원칙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정승오 : 사실 연기적인 부분은 제가 뭐 이렇게 연기 디렉션을 했다기보다는 워낙 여기 나오시는 배우님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연기력이 너무나 출중하고.

 

이화정 : 어벤져스죠.

 

정승오 : 네 그래서 제가 뭘 한다기보다는 조금 더 재밌게 놀 수 있는 판 만 깔아주면 충분히 훨씬 더 날아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제가 작업을 해 본 분이 사실 여기의 장리우 배우와 곽민규 배우 외에는 작업을 처음 진행을 하는 분들이라 자연인으로서의 공민정과 이선희 배우의 에너지가 무엇인지가 좀 궁금했고, 그래서 사전에 리허설이나 리딩이나 이런 것들을 좀 자주 했던 편이에요. 그래서 저녁 신이랑 차 안에서 티격태격하는 신 같은 경우에는 계속 리허설을 했어요.

 

이화정 : 합이 맞아야 했을 것 같아요.

 

정승오 : 네. 카메라를 그 내부에 달아놓고 그걸 또 보면서 이제 좀 공민정 배우님이 이런 부분이 정말 좋구나, 이선희 배우는 이게 좋구나 하는 이걸 계속 저도 파악을 좀 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런 것들을 좀 찍어놓고 계속 보면서 이제 좀 이런 것들을 좀 더 극대화시키고 이런 부분을 좀 줄이고 이런 것들을 좀 현장에서 하기보다는 사전에 이걸 해놓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이 돼서 그렇게 진행을 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근데 이게 사실 쉽지 않잖아요. 많은 인물들이 한 프레임 안에 나오는데 이것을 흔히 얘기해서 자기가 돋보일 수도 있는 그런 욕망도 있고 그런 것도 충분히 있을 텐데 그걸 배우님들이 정말 밸런스를 잘 맞춰주셔서 그 부분도 굉장히 감사한 것 같아요.

 

이화정 : <미스 리틀 선샤인>을 어떻게 보면 이런 차를 SUV는 아니고 스타렉스에요? 이 정도면 스타렉스라고 하나요?

 

정승오 : 아 그 SUV에 속하는 7인용 소형.

 

이화정 : <미스 리틀 선샤인>SUV 버전. 이 자리 순서도 잘 정해야지 싸울 때 각이 나오겠네요.

 

공민정 : 근데 귀여운 사람은 한 명도 안 나와요. (웃음)

 

이화정 : 동민이마저도.

 

정승오 : 근데 동민이 민준 배우 같은 경우에는 그때 찍을 당시에 9살이었는데 9살 때 남자애들이 가지는 에너지가 있잖아요. 그 에너지 그대로 활달하고. 그래서 민준 배우님이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에너지를 좀 연기를 거의 안 하셨어요. (웃음)

 

이화정 : 실제로 시나리오 쓰실 때도 가장 자연스러운 어떤 것들? 리얼한 대사를 쓰는 게 사실 1차 관문이긴 했겠지만 실제로 현장에서도 그걸 포착하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었을 것 같아요. 감독님이 뭔가를 하지 않을 때 그걸 오케이 컷으로 내신 것처럼 그 관점 안에서 배우들의 노력과 또 그 안에서의 힘듦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거 같거든요. 일단 너무 좁은 데서 연기를 해야 되고 그게 세트가 아니기 때문에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이런 것들도 상상하기 힘들 것 같거든요. 사실 제일 하이라이트 장면은 두 분이 치고 받다가 언니 머리 치는 장면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액션이잖아요. 그 장면이 어떻게 나왔는지 얘기를 좀 들어 볼게요. 대표적으로 진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한 갈등이 폭발하는 지점인데 (웃음) 너무 재밌어서 몇 번을 봤어요.

 

이선희 : 사실 그 차의 신은 리허설을 많이 안 했어요. 오히려 그 막판에 평상에서 다 떼로 모여 있는 그 신은 이제 좀 연극 리허설하듯이 동선 체크나 뭐 이런 것들을 합을 좀 많이 맞춘 편인데, 그렇게 연습을 두 번 세 번 계속하다 보면은 합이 맞아버릴 것 같아서 너무 둘의 싸움이 착착 피하게 될 것 같아서 대충 다치지 않게만 하고 좀 라이브 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공민정 : 제 기억으로는 완전히 계산해서 그때 찍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일동 웃음) 완전 계산적으로 왜냐면 그게 손이 안 닿잖아요. 그래서 제가 위협을 느낄 수 없는 위치였고.

 

이선희 : 아 맞아, 맞아.

 

공민정 : 이렇게 움직이고 이렇게 움직이면 이게 화면상에서 그렇게 안 보이기 때문에 일부러 저 끝까지 갔다가 이거를 막 이야! 으악! 하나도 안 아프고 하나도 공격이 오지 않는데 으아! 이렇게 소리 내면서 그냥 맞추고 언니가 진짜 밴드 풀었을 때는 저도 그때 겁이 나니까 그냥 의자 위로 올라갔던 그때 기억이 있어요.

 

이선희 : 그게 각이 안 나와서 그거에 대한 상의를 하고 테이크를 많이 가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근데 그때 리우 배우가 진짜 많이 힘들어했어요. 리우가 너무 시끄럽고 피곤하다고 그래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캐릭터 라이징 하는데. 우리가 많이 짜증 나게 해 가지고 둘이 떠들고 이래서.

 

이화정 : 되게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앞에서 운전하는데 자꾸 떠들고 시끄럽게 하고 그런 것들이 연기에 반영이 된 게 느껴지는(웃음) 눈이 또 매력적으로 올라왔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효과적으로 장리우 배우님의 마스크가 제대로 활약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더 드네요. 저는 어떻게 보면 승락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남성의, 어떤 우리가 생각하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이 살아가면서 가지게 되는 안 좋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나들도 가지고 있는 각각의 성격들이 여성들을 봤을 때 어떻게 보면 한 명 한 명을 주인공으로, 스핀오프로 이 영화를 만들어도 충분히 얘기가 나올 정도로 각자의 고민을 가지고 있고. 각자의 캐릭터들이 좀 어느 부분은 나랑 닮았다 나의 언니와 닮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고요. 그래서 아까 내가 이런 모습이 있었나? 이런 얘기도 했지만 둘째 셋째도 같은 집안에서 어느 일정 기간 까지는 자란 자매일 텐데도 너무 성격이 다르잖아요. 각자 둘째이냐 셋째이냐 막내이냐에 따라서 좀 내지름의 강도도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 환경에 따라서 캐릭터들이 좀 바뀌는 것 같아요. 근데 배우님들은 어떻게 각자의 캐릭터를 해석하셨는지. 특히 금옥 같은 경우는 그 모든 남매들 중에서는 제일 좀 약간 성격이 무던하다고 해야 할까, 그 무던함 안에는 좀 억눌려 있던 것들에 둘째의 어떤 서러움 같은 것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들거든요.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이선희 : 사실은 이게 찍은 지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처음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된다기보다 인정이 안 됐어요. 여자 입장으로 보는 금옥은 그냥 인간으로 보는 금옥은 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근데 어쨌거나 납득을 해서 이제 제가 한 번 씹어 먹어야지 연기를 할 수가 있으니까 계속 생각을 하다 보니,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나중에 배우들이 다 자기의 가족 내에서의 시나리오 안에서 전설을 다 만들었더라고요. 저는 이제 뭔가를 이제는 시도도 안 하는 단계의 금옥이었던 것 같아요. 뭔가 사랑받거나 인정받거나 하는 이 단계조차 시도도 안 한 지 너무 오래된 어렸을 때도 사랑을 제일 못 받았다고 본인이 생각했을 것 같아요.

 

이화정 : 가족 내에서 좀 가려진.

 

이선희 : 그 나름의 뭐 큰 가방에 먹을 게 잔뜩 들어 있다거나 어 그것도 있는데! 이것도 있어!

 

이화정 : 관심을 끌려고 하는.

 

이선희 : 살아남는 방식을 본인이 택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고, 그리고 이제 금옥이가 딸이 있잖아요. 또 딸을 낳았잖아요. 그거에 대해서 명절 때 데리고 왔거나 그랬을 때도 분명히 뭔가 문제들이, 또 기가 죽는 사건들이 생겼을 것이고. 근데 그런 게 너무 오랜 시간 점층 돼서 이제 그걸 개선해 보려는 노력도 하고 싶지 않은 지경에 이르렀다고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화정 : 아마 이제 그게 지금의 가족 문제에 있어서도 남편의 부정을 보고도 사실 바로 내지르지는 못하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은 그 부분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좀 나서지 못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이선희 : 그러니까 이제 GV 다니면서 금옥한테 제일 많이 들어오는 질문은 이혼했을 것 같아요, 안 했을 것 같아요 이 질문인데 근데 이혼 못 했을 것 같아요. 결국에 그래서 좀 짠한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영화 촬영이 중반을 넘어가면서 거의 순서가 뒤죽박죽으로 저희가 촬영을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순차적으로 찍었던 것 같은데 중반 넘어가니까 금옥이 되게 짠하더라고요. 그래서 들어가 있을 때도 마음이 계속 답답한 거예요.

 

이화정 : 지르지 못하는 성격.

 

이선희 : . 분명 이 성격이면 거들거나 자매들끼리 뭉치거나 이래야 하는데 계속 입이 댓 발 나와 있다가 나중에 한다는 소리가 그니까 승락이 말도 맞지 않나. 뭔가 이렇게 계속 살아온 것 같은 거예요. 이 여자가 그래서 촬영을 끝내고 이상하게 서울을 가서도 찍소리 못하고 살 것 같은 느낌이 또 들면서 마음이 상당히 짠하더라고요.

 

이화정 : 사실 결혼을 해서 어떻게 보면 100%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그 결혼도 앞으로 장밋빛 핑크빛이 아닐 것 같은 현실? 지금 N포세대의 어떤 것들을 그런 코드를 보여주는 캐릭터잖아요. 근데 사실 언니한테도 둘째, 셋째가 제일 많이 붙어 있게 되고 뭐 이런 식으로 같이 형제나 자매가 많을 경우에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투닥투닥 하더라고요. 근데 그 안에서도 독한 말을 제일 많이 하기도 하고 또 풀어주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그냥 좀 이랬다저랬다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 역할이 셋째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 어떤 캐릭터라고 생각을 하시고 캐릭터 구성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공민정 : 금희는 굉장히 합리적이고 중재하는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가운데 딱 샌드위치처럼 껴있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위로 아래로 눈치를 많이 보고 자라면서 내가 살아갈 방법을 터득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금희랑 적이 되는 가족은 없어요. 막내 승락이 조차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저한테 따로 연락을 하고 문자라도 하고 항상 받아주고 들어주는 사이였던 거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마냥 나는 다 사랑해 이런 사람은 아니고, 다만 나한테 핀트가 나가게 하는 말이나 상처가 되는 말이나 건들지 말아야 하는 선을 나만의 선을 넘으면 어떻게서든 그것을 갚는 친구라고 생각을 했어요. 말이든 똑같은 방식이든 뭐든 언니가 돈으로 상처를 한번 주면 솔직히 그냥 언니가 그럴 수도 있겠지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또 그 차 안에서 언니는 돈이 그렇게 필요해? 언니 그게 얼마나 그렇다고 동생 결혼할 때 돈 주는 거 그렇게 아까워해? 약간 핀트가 상해서 또 얘기하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할 말은 하면서 눈치는 타고 어떻게서든 자기가 살아갈 방법을 터득해 나간, 눈치를 많이 보는 캐릭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또 이 친구는 기본적으로 유머감각이 있는 친구라서 (일동 웃음) 모든 상황과 안 좋은 분위기가 싸해지고 이러면 그것을 유머로써 장난으로써 무마하려는 이런 에티튜드를 가지고 있는 인물? 그래서 늘 장난을 많이 치려고 했던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이화정 : 승락이 전화 온 척한 것도 의견이 더해진 설정인가요, 아니면 원래 이제 그 장면들은 있었던 건가요?

 

공민정 : 원래 시나리오에 있었고. 근데 다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있어서는.

 

이화정 : 그렇죠, 그 웃음소리는 공민정 배우님 거죠. (웃음)

 

공민정 : 그게 사실 그 대사가 뭐였죠? ‘뻥이야그거 있었잖아요. 원래 시나리오에는 뻥인데 깔깔깔 웃는 약 오르지 이런 느낌이었는데 그 뻥이야가 그때 동민이랑 제가 장난을 계속 치다가 차 안에서 하루종일 동민이가 누나, 이모 어쩌고저쩌고 계속 말하잖아요. 신이 끝나건 안 끝나건 그 친구는 어리니까(일동 웃음) 계속 물어봐요. 그럼 저는 어 맞아 맞아 그치, 맞다 나도 있어. 누나 진짜 있어? 이모 진짜 있어? 그러면 진짜 있지 대답하고. 어디 뭐 있는데 뭐 있는데 또 막 물어보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하.. 뻥이야 이랬어요. 뻥이라고 했는데 언니랑 차에 타 있는 사람들이 제가 너무 힘들게 뻥이야를 하니까 그게 너무 웃겼나 봐요. 그걸 지친 채로 대답을 하니까 그래서 이거 한번 살려봐야겠다 해서 나왔던 장면이었어요.

 

이화정 : 뻥이야, 그 장면 웃겼어요. 아주 그냥. (웃음) 어떻게 보면 가족 내에서 천칭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고 사실 제일 많이 경우의 수로 언니들하고도 부딪히고, 다 한 명씩 부딪히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실은 실제로 이 차 안에 탈 때 제일 먹은 마음이 있는 캐릭터? 어쨌든 이장을 하면서 이장을 할 때 보상금이 나올 테고 그 보상금을 얘기를 좀 나한테 받을 수 있게 얘기를 좀 꺼내보자, 이런 것들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이야기를 엮어가는 데 있어서 사건에서는 제일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결국에는 돈 문제가 결부되면 되게 복잡해지잖아요. 그래서 웃기기도 하고 그 안에서 그런 역할을 하면서도 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복잡다단함이 좀 있는 것 같아요. 표정에서 계속 읽힌다고 해야 할까요?

 

공민정 : 진짜 돈 오백만 원이 간절할 때는 진짜 솔직히 오백만 원이 아니라 오천 원이 간절할 때도 진짜 있잖아요. 근데 저는 그때 너무 힘든 상황이었고 그냥 언니들이 오백만 원만 보태주면은 딱 내가 하려던 게 있었는데, 딱 오백만 원만 보태주면은 이게 해결될 것 같은데, 언니들 내가 오백만 원 가질게 이 말은 솔직히 못 하겠고. 그냥 알아서 내가 결혼하니까 그냥 너 이거 해 이러면은 그러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이제 그게 맘대로 안 되니까 와 진짜 치사하네 하면서 이제 계속 그때부터 마음에 응어리가 안 좋게 부정적으로 그렇게 표현이 나왔던 것 같아요.

 

이화정 : 돈이 되게 이 스토리 라인을 굴러가게 하는 핵심적인 사건의 갈등 요소잖아요. 감독님이 이렇게 돈을 넣었던 이유도 명확하게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떤 갈등유발을 원하신 거였는지 궁금합니다.

 

정승오 : 사실 저는 가족의 싸움. 사람과 사람 간의 싸움, 갈등이 일어날 때 정말 그 사람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제와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부딪혀서 싸움이 난다기보다는 이 둘의 외적인 부분 때문에 이 사람들이 싸우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들도 마찬가지고 사실 이 가족들이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긴 하지만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상황과 고민 때문이라기보다는 이장을 할 때 화장을 하냐 매장을 하냐의 갈등이라든지, 오백만 원이라든지 이런 것들이에요. 사실 이 사람들끼리 싸울 이유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이유는 없지만 외부적인 요인들 때문에 이들이 갈등이 생기고 분열이 되는 것들이 좀 보이길 바란 부분이 있었어요. 좀 더 나아가서 여기에 있는 5남매, 윤화 그리고 동민이 여기 나오는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상황들이 사실 자기 개인적으로 자기가 뭘 잘못해서 스스로 만들어낸 어떤 고민이나 갈등이 아니라 외부에서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다가오는 고민과 상황들로 고민하는 것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사실 이 가족들끼리 스스로 뭔가 타파해서 해결할 수 있는 건 전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가족이 9명이 어떻게 뿌리부터 계속 가지고 있었던 그런 것들을 해결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이것을 같이 보고 들여다보고 같이 고민하고 이것을 어떻게 해야 되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라는 그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만들 그 순간까지 같이 연대하는 지점들이나 분위기만 영화에 담겨도 한 발자국 나아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했습니다).

 

이화정 : 가장 이제 직접적인 질문들이 생긴 거네요. 그런 이장과 이장으로 생기는 돈 이런 것들 때문에 쌓여 있던 것들이 폭발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소재들로 활용이 된 것 같아요. 아까 금옥이는 (남편과) 계속 살았을 것 같다고 했는데, 금희는 그 답답한 화상통화하는 것만 봐도 이 영화에 나온 모든 많은 남자들, 동민이까지 합쳐서 정말 좀 답답하거나 아니면 권위적이거나 짜증 나거나 이런 거에 기름을 붓는 캐릭터 같았어요. 그 남자친구도 그래도 결혼하실 건가요?

 

공민정 : 당연하죠. (일동 웃음) 일단 기본적으로 금희는 남자친구를 너무 사랑하고 돈 없는 거 알고 연애를 했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사실 그 친구가 막 지질하게 굴고 그래도 평소에는 그게 그렇게 애가 미워 보이고 그러지는 않았는데, 사람이 스트레스 받고 예민해할 때 또 이러네 이러면 불똥이 튈 때가 있잖아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사실 이런 모습들을 하루 이틀 본 게 아니거든요. 근데 오늘까지 와서 내가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이렇게 받았는데 (일동 웃음) 또 이게 이러니까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아요. 근데 기본적으로 금희는 남자친구를 진짜 많이 사랑한다고 저는 생각했어요.

 

이화정 : 알겠습니다. 갑자기 절절하게 이야기하셔서. (일동 웃음) 근데 앞으로 가르치면서 살아야겠구나 라는 느낌을 받긴 했었어요. 근데 영화 속의 여성 캐릭터들이 전면에 나와서 이렇게 주도적으로 에피소드를 끌어가긴 하지만 이 여자들이 맞닥뜨리는 그 남자들이 하나같이 제가 말한 것처럼 좀 그 모습들이 다 좋아 보이지는 않더라고요. 좀 한심한 모습도 있고 고쳐 줬으면 좋겠다는 모습들도 있고 그런 모습들을 각 세대별 남자들, 스쳐 지나가는 남성들 하나하나의 모습을 넣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남성 캐릭터들은 좀 어떻게 만드셨는지 그리고 승락은 처남 모습도 있는 건가요? (일동 웃음) 이름을 빌려오셔서 어쨌든 남성 캐릭터들은 어떻게 그리고 싶으셨고 세대별의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답답한 지점도 넣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의도적으로.

 

정승오 : 그 제가 여기에 나오는 남성 캐릭터를 통해서 얘기하고 싶었던 부분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구상할 때 막연하게 상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는데요. 그러면 9명의 가족 구성원이 죽은 아버지를 이장하면서 뿌리 깊게 남아있던 그 잔재를 태움으로써 이 집안에 남아있는 가부장적인 부분들과 너무 센치하게 이별하는 것이 아니라 작별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좀 했어요. 그러면 이 굴레를 감싸고 있는 존재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 이것은 계속 악순환이 되고 고리를 고리를 물어서 계속 악순환이 될 것 같은 느낌인데, 그러면 지금 정점에 있는 듯한 70년 이상을 그런 어떤 관성에 젖어서 살아왔던 큰아버지라는 가부장제의 요체라고 볼 수 있는 한 인물과 저의 모습도 투영이 됐고, 저희 세대의 남성의 모습이 일부분 반영된 승락의 모습들? 승락이라는 캐릭터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저의 모습도 많이 투영된 부분이 있지만, 저도 남성 중심적인 집안에서 성장해 오면서 이것이 잘못됐고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은 들지만 생각보다 이걸 말을 하고 뭔가 이거를 내가 깨부술 수 있을까라는 계속 그런 자기검열과 고민이 들고 이랬을 때, 내가 이거를 계속 이율배반적인 행동과 사고들이 계속 튀어나왔을 때,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어떤 리액션 중에 하나가 저는 회피라고 생각을 해요. 자기가 넘을 수 없는 혹은 내가 이걸 할 수 없는 그 벽을 마주했을 때 혜연이처럼 정말 자기 몸이 부서져라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인간들이 훨씬 더 많고, 그중에 저도 있었고 승락이라는 인물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이렇게 된 여러 가지 요인 중에 하나가 성장 배경과 관성의 어떤 부분들, 그중에 군대도 있을 거고 남중 남고도 있을거고. 굉장히 여러 가지 것들이 교육의 대물림의 부분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승락에 대한 부분은 스스로 고민하고 사고는 하고 있지만 자기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기가 좀 버거운 어떤 인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 4자매 혹은 윤화 누나들을 통해서 숨어있고 회피했던 이 사람이 창문을 깨고 나오는 그런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화정 : 창문을 깨임을 당한 거죠. (웃음)

 

정승오 : 그렇죠. 깨임을 당해서 억지로 끄집어 나와 가지고 응당 자기가 해야 할 말을 한. 그리고 그것을 두렵다고 해서 그거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그래도 응시를 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혜연이의 얘기처럼 그런 생각을 했어요. 동민이 같은 경우에는 사실 저의 바람이 많이 들어갔던 부분이 좀 있었어요. 저희 조카를 봤을 때 저의 세대가 잔재인 남성 중심적인 어떤 시스템 안에서 마지막 찌꺼기가 되기를 바라고 그 밑은 이렇게 되지 않고 나름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어떤 인물이 되기를 바랐어요. 혜영의 남편, 아버지의 부재라는 설정이 저한테는 중요한 부분이었고. 그래서 아버지가 없는 가정 안에서 동민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름 할아버지의 이장을 통해서, 아버지의 죽음을 경유해 가고 그걸 찾으려고 한 자아의 여행을 하는 시퀀스가 동민이한테 들어가서 나중에는 할아버지의 뼈를 보고 자기 아버지의 부재를 인정하고 자극하게 되면서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것도 동민이한테도 좀 보여졌으면 좋겠는. 그런 마음에서 영화의 캐릭터를 잡았습니다.

 

이화정 : 어떻게 보면 진짜 승락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승락의 성장 드라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의 절반이 지나고 나서 뒷모습과 손가락부터 나오기 시작하는, 누군가가 깨 주던가 깨야 하는데 그게 전체적인 견고한 사회적인 시스템 때문에 잘 안되죠. 그래서 되게 인상적인 대사가 공민정 배우가 하는 대사 중에 우리가 걔 엄마야?’라는 얘기를 하는데 누군가가 계속 이렇게 답답해하고 가르쳐주고 이걸 끊임없이 할 수는 없다고, 모두가 피곤해지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좀 시스템적으로 바뀌는 게 필요할 것 같고, 이게 죽어서도 가부장제의 어떤 것들은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죽어서도 그 인간이 사람을 피곤하게 하고, 엄마의 존재감은 이 영화에서 별로 드러나지 않잖아요. 아버지의 어떤 것들에 대한 것들이 계속 너무 크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걸 어떻게 보면 남매들의 모습 각축전을 통해서 보여준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부터 관객분들께 질문을 좀 받을게요.

 

관객1 : 영화 정말 귀엽고 재밌게 봤고요. 일단 감독님한테 드리고 싶은 질문은 맨 마지막 엔딩 신에 다 같이 떠나는 장면에서 화면이 일렁 일렁 그렇게 보이더라고요. 그건 드론을 날려서 일렁였던 건지 아니면 판타지적인 요소를 주고 싶어서 그렇게 하신 건지 궁금하고요. 이선희 배우한테는 그 캐릭터가 다른 사람을 계속 돌봐주는 것처럼 먹을 것도 챙겨주는 그런 캐릭터였는데, 어느 순간 남편의 외도를 발견하면서 다 같이 금옥을 돕기 위해서 달려가는 장면이 재미있었거든요. 거기 사진 찍어서 공유하면서 누구한테도 보내고 누구한테도 보내고 왜 다 보내지라고 하는 그 대사는 애드리브였나요? 그리고 공민정 배우님한테는 어떻게 생각하면 딸들 중에 아버지한테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캐릭터 같아요. 핸드폰도 가지고 있고. 근데 그 마지막 아버지가 보내지 못했던 마지막 메시지를 보고서 추억하거나 그럴만한 그런 감정이 있는 사람인데 아버지를 화장한다고 했을 때 그걸 말릴 거라고 생각하시지는 않으셨는지.

 

이화정 : 그 캐릭터의 입장에서.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각각의 감독님과 배우분들께 한 가지씩 질문을 주셨는데, 감독님 먼저 답변을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승오 : 그 마지막 드론 샷 같은 경우에는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거기가 석모도 대교에서 찍은 건데요, 바람이 많이 불더라고요. 그래서 이 바람은 컨트롤 할 수 없겠구나 해서 일단은 소스를 확보해 놓고. 후반 작업에서 잡으면 요즘은 잡힌다고 하니까. 근데 이제 잡고 나니까 그게 더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뒀는데 계속 편집을 하면서 보다가 끼워 맞추기 식으로 합리화를 해보자 하면서, 달 인서트도 몇 번 나오기도 하니까 시점 샷으로 이렇게 흔들흔들하면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만약에 GV 나오면 그렇게 얘기해야지 했는데. (일동 웃음)

 

이화정 : 한 번도 대답할 기회가 없었는데, 관객분께서.

 

정승오 : 네 고맙습니다.

 

이화정 : 신영극장의 수준이 이 정도입니다. 네 또 이선희 배우님.

 

이선희 : 애드리브는 마지막 온 세상에 다 보내지 그 부분입니다.

 

이화정 : 그게 제일 재밌었는데, 근데 감독님은 그럼 시나리오 쓰셨을 때 보다 배우분의 어떤 그것들이 영화를 더 재밌게 해준 것 같네요. 그 대사가 너무 재밌었어요. 세 번째 공민정 배우님 답변 들어볼게요.

 

공민정 : 화장이랑 직접 묻는 거랑 둘 중에 뭐가 더 낫다고, 이거는 기본적으로 묻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고 여쭤보신 거잖아요. 왜 아빠를 사랑하면서 화장을 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 말리지 않았냐, 근데 묻어야만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이화정 : 아버지의 유언이 평소에 이야기가 묻어 달라는 거라서 만약에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크면 아버지의 뜻을 따랐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신 것 같아요.

 

공민정 : 근데 저의 세대 생각은 언니들이랑 얘기해봤을 때 꼭 묻어야만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기억하겠다는 마음이 중요한 거니까, 언제까지 우리가 이거를 계속 대물림하면서 이 구태 여한 것들을 계속 지속할 수는 없고 그런 생각들을 했었거든요. 아빠의 유언이지만 그건 아빠의 옛날 생각이었고 (일동 웃음) 지금은 저희가 알아서 해야 하는 거니까. 네 그랬습니다.

 

이화정 : 아빠한테 얘기하시는 것 같았어요. 아빠가 설득당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또 질문받아 보도록 할게요. 질문 있으신 분은 손들어 주세요.

 

관객2 : 우선 영화 되게 재밌게 잘 봤고요. 되게 단순하게 이장과 현대적 윤리관과 과거 유교적 세대를 가졌던 사람들의 신념 차이로 그냥 끝낼 수 있는 게 각각 자녀들 특히 여기 형제들 개개인마다 뭔가 경제적 소외적 계층을 대변하는 사연들을 잘 섞어 넣어준 게 저는 되게 인상 깊었고요. 그걸 어떻게 어떤 식으로 이장과 결합할지 어떤 생각 속에서 이렇게 쓰게 되셨는지도 궁금했고, 그리고 마지막에 갑자기 아이가 장례식장에서 갈비탕을 먹다가 아빠 얼굴이 생각난다고 한 부분은 어떠한 맥락에서 넣었고 옆에 혜연이 눈물을 흘리시는 장면이 어떤 맥락에서 이어지는지 궁금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정승오 : 여기 나오는 네 자매 혹은 여기 나오는 구성원들의 사연 같은 경우에는, 네 자매의 자연 같은 경우에는 윤화 역할도 마찬가지고 저는 집에서 외아들이에요. 저희 집은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 집은 아니었어요. 굉장히 조용한 가족이었고 침묵과 긴장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갖고 서로 아슬아슬하게 살고 있는 그런 가정에서 성장을 했는데, 저희 외가 쪽 집을 가면 어머니 쪽이 12 남매세요. 그리고 이모분들이 일곱 명이 계시는데 명절에 가면 되게 복작복작하고 엄청 자기 얘기하기 바쁜 거예요. 근데 저는 그 분위기가 되게 재밌었어요. 그리고 즐거웠고 직관적으로 되게 자연스럽게 거기에 끌렸었는데 어렸을 때 이모들이 하는 자기의 고민이나 상황들을 얘기를 했는데 비슷한 상황인 거예요. 자기가 직장을 나갔는데 이런 것들을 차별을 받고 내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 뭐 나는 결혼 준비를 하고 있는데 돈이 없어서 힘들어, 또 누구는 어느 기관에 학교를 다니는데 이런 것들 때문에 힘들다. 뭐 이런 80~90년대에 있었던 이모들의 어떤 고민들이 지금 저의 배우자의 언니들이 고스란히 똑같이 하고 있는 고민인 거예요. 세대가 변하고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때 당시의 하고 있었던 이모들의 고민이 지금도 이게 유효하게 아니면 더 진화된 형태로 보여지는 것을 보고 이거는 되게 변하지 않는 희한한 관성의 고민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때의 자매의 어떤 상황을 설정을 했어요. 근데 그게 이장과 연결된 지점이라기보다는 사실 제가 들었을 때가 다 같이 모였을 때 명절 때 들을 수 있는 얘기였기 때문에 오랜만에 만나서 하는 이야기가 나 육아휴직했고, 뭐 나는 결혼준비하고 있고, 나는 남편이 바람피우고 학교에서 힘들고 이런 것들이 보통 만나서 명절에 공유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장이라는 것도 어쨌든 하나의 가족 행사니까 오랜만에 만나면 사실 내가 행복했던 일을 공유한다기보다는 자기가 지금 당장 힘들고 이런 것들을 공유하는 것이 좀 더 가족 안에서 티키타카 대화를 할 수 있는 되게 자연스러운 대화의 양상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설정을 했고요. 그다음에 혜연의 눈물 같은 경우에는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지금 첫째부터 셋째 까지는 자기가 성장해 오면서 자기 스스로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나름 생존의 방식을 터득하면서 성장해 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넷째와 승락이 같은 경우는 나이 터울이 연년생 아니면 2년 되게 터울이 적은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러면 상대적으로 혜연은 승낙이보다 훨씬, 다른 자매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차별과 편애를 당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성장을 해왔을 때 아버지의 이장을 하는 과정에서 자기가 가장 싫어하고 가장 증오했던 그게 어떻게 보면 자기가 성장했던 시간들을 투영이 됐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면서 아버지의 어떤 원망과 증오와 그리고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거세되었을 때의 자기가 느낀 어떤 다른 방향으로 표출이 됐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 혜연 같은 경우에는 그런 식으로 표출이 됐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게 아버지가 살아생전에 그런 식으로 힘들게 했던 것들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그 잔재를 뼈를 봤을 때 혜연이 느끼는 감정은 굉장히 복잡다단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것이 어떤 그리움이나 소회 이런 눈물이라기보다는 굉장히 많은 것들이 지각되어 있고 원망과 증오와 또 애정은 애정인데 거기에 또 증오도 있고. 그 순간에 가지고 있는 가족이 혹은 가족들의 관계에서 되게 일차원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애증의 순간이지 않을까. 혜연이가 가지고 있는 그 순간의 눈물이 났던 부분은? 그렇다면 다른 자매들 말고 혜연이 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보면 동전의 앞뒷면처럼 자기가 가장 싫어했던 사람과 어떻게 보면 가장 닮아있는 인간이기도 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불같이 화를 낸다거나 그리고 그것이 바뀌었을 때 폭력을 행사한다거나 했을 때 자기 아버지의 가장 싫어했던 모습을 자기가 했던 그것이 또 투영이 되면서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갈비탕을 먹으면서 나오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화정 : 이렇게 복잡해서 진짜 가족이라는 소재로 무궁무진하게 영화로 계속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 질문은 여기까지 받도록 하고요 코로나 극복 기획전 되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이장>이 많은 GV를 못하긴 했는데 이 영화는 영화를 보고 나서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영화에 대해서 좀 더 알 수 있는 여러 가지 지점들도 있고 이야기도 풍성해지고 그런 것들이 사실은 GV의 역할이기도 한데 그런 것들이 부족했죠. 올해는 영화제든 어떤 영화 상영하고 나서도 그래서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좋다는 생각이 들고요. 감독님과 배우분들도 오늘 그런 기분, 기운 느끼셨을 것 같은데 끝인사를 들어보도록 할게요. 그리고 또 앞으로는 또 어디 가서 또 만나야 하는지 계획도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 감독님 계속 이렇게 좁은데 배우들 몰아넣고 그런 시나리오도 쓰고 계시는지 궁금하고 마이크 드리겠습니다.

 

정승오 : 코로나로 되게 불안하고 좋지 않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초대해 주시고 또 관객분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저희 아마 오늘이 공식적인 마지막 GV가 되지 않을까 싶긴 해요. 근데 뒤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자리에서 강릉이라는 신영극장에서 저는 오늘 처음 왔거든요. 되게 좋고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고요. 내일 아침에 떠날 때도 이 좋은 기운 받아서 제 다음 작업을 하는데 좋은 기운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시나리오 쓰고 있고요. 이것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잘 쓰고 잘 완성해서 괜찮은 영화로 다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일동 박수)

 

이화정 : 이전에 단편 때는 침대에다가 배우들 다 앉히고. (웃음) 이번에는 차 안에 평상에. (웃음) 약간 이렇게 도전하시는 것 같은데 다음의 배경은 어딜지 일단 궁금합니다. 다음에 신영극장에서 다시 또 발표하시는 작품으로 얘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선희 배우님.

 

이선희 : 제가 해외 영화제는 못 갔어요. 다른 촬영 때문에 근데 사실 제가 GV 출석률이 제일 좋지 않나요? 출석률이 정말 높았습니다. 제가 초반에 GV를 하는데 과연 내가 이 시나리오를 되게 공감 가기 쉽게 현실감 있다고 느꼈던 것을 관객분들도 그렇게 동의해 주실지 너무 궁금했어요. 근데 초반에 GV를 갔는데 관객분들이 하이퍼 리얼리즘이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 얘기를 들으면서 질문들을 막 해주시니까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보다 관객분들이 공감하는 그 얘기를 듣는 게 너무 재밌고 행복하더라고요. 사실은 그게 시작이 되어서 GV를 최대한 가려고 엄청 노력해서 갔어요. 오늘도 사실 조금 무리가 되기는 했는데 공식적인 마지막 GV라고 해서 참석하고 이렇게 직접 뵙고 싶었고요. 그리고 코로나, 나라에 역병이 돌면서 상황이 안 좋기는 한데 저희는 덕분이 이별이 엄청 길어진 거예요. 이게 지금 사실 원래대로 하면 GV도 몰려서 하고 끝나고도 남을 일정인데 잊을만하면 또 와서 뵙고 조금 지나서 또 뵙고 이렇게 시간이 오래오래 되면서 마음이 조금 이별의 갈무리가 제대로 되고 있다는 그런 생각이 좀 듭니다. 연극 커튼콜 때 관객분들 뵙는 느낌도 좀 들고요. 그래서 제가 많이 행복감을 느끼고 영화를 즐겁게 오래 즐길 수 있게 해주셔서 관객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세요. (일동 박수)

 

공민정 : 감사합니다. <이장>은 저도 정말 좋아하는 작품인데요. 오늘 마지막이라고 하니까 되게 아쉬워요. 근데 이 마지막같이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내년에도 신영에서 뵀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동 박수)

 

이화정 : 일단 마지막은 감독님이 말씀하신 거고요. 누구도 마지막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또 기회가 있으면 스케쥴 비우실 각오를 (웃음) 하시면 좋으실 것 같습니다. 오늘 이렇게 끝까지 코로나 시국에 코로나 극복 기획전이었는데 우리 빨리 여기서 헤어 나와서 많이 많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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