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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걷는 소년 | 최창환 감독, 강길우 배우 초청

CINE TALK 씨네 토크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7. 1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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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걷는 소년>

/2020. 07. 12.

 

정지혜 영화평론가 진행

최창환 감독, 강길우 배우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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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 주말에 영화 보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강길우 : 안녕하세요 <파도를 걷는 소년>에서 갑보를 연기한 강길우입니다. 다섯 분 뵈러 서울에서 ktx타고 왔습니다. 하하하 저는 신영극장 처음인데요.

 

정지혜 : 어떠신가요? 보니까.

 

강길우: 저도 오늘 일찍 와서 영화를 볼 걸 그랬네요. 아무튼 반갑습니다. (일동박수)

 

정지혜 : 뭐 어떤 이야기든 다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영화에 대한 끝장 토크가 되지 않을까라는 느낌이 드는데, 사실 저랑 감독님과 강길우 배우님은 영화에 대해서 같이 또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어서 그전에도 저도 궁금했던 것들 여쭈어보기도 했었고. 오늘 관객분들이 정말 보시면서 영화 어떻게 보셨는지를 이야기해주셔도 좋고요. 또 이따가 질문 있으시면 같이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실 감독님 앞서 프로님께서 말씀해 주셨지만, 워낙 노동 영화? 어떻게 보면 좀 어둑어둑 할 수 있는 청춘의 이야기를 항상 관심 갖고 풀어내셨는데, 그런 연장에서 봤을 때 이 영화도 한편이기도 하지만 또 어떤 보여지는 이미지적으로는 굉장히 시원한 공간? 좀 다른 공간으로 가서 우리의 눈과 그 마음을 좀 열게 하는 그런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이 서핑이라는 주제가 감독님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실제로 감독님이 굉장한 서핑 마니아이신 걸로 알고 있고, 또 제주도에서 생활하시면서 영화 찍기를 계속하고 계시고 또 대구라는 공간에서도 영화 작업을 이어나가시면서 어떤 지역의 특성이나 지역에서 활동하는 영화인들과 계속 같이 작업을 해 나가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감독님께서는 늘 그렇지만 이 작업을 좀 어떻게 시작해서 오늘까지 오게 되셨는지를 여쭤보는 게 좋겠네요.

 

최창환 : 원래는 수라는 캐릭터가 서핑하는 캐릭터가 아니었고요. 학교 밖 소년이 주먹 하나로 주위의 학교들의 짱들을 다 주먹으로 제압하고 뭐 해나가는 그런 영화였어요. 그래서 삶이 권투 때문에 바뀌는 그런 내용이었는데요. 중미를 하다가 제작사에서 했었어요. 서핑에 관련된 영화를 한번 해주지 않겠느냐고 해서 이제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너무 예쁘고 달달한 이야기여서, 저는 이걸로 못하겠다고 거부를 하고 난 다음에 그 제작 대표님이 제 전작을 보셨어요. <내가 사는 세상>이라는 전작을 보시고 난 다음에 서핑과 청춘만 들어가 있으면 어떤 이야기라도 만들어도 좋으니 같이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저는 권투를 하는 수에서 서핑을 하는 수로 바뀌었어요. 그때 제주도 외주하고 있었고 뭐 다른 식의 서핑 영화도 찍어볼까,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고 주위의 서핑하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아 저 친구들이 제주도까지 온 이유가 어쨌든 파도 때문에 인생이 바뀌어서 온 사람들이니까 그러면 수한테도 이렇게 바뀌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정지혜 : 제주라는 공간에 가셨을 때 보게 되는 것들이 많이 달라지셨을 것 같아요. 이 영화에도 나오지만 제주에 원래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 특히나 수와 같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민 혹은 조선족이라고 하는 다른 배경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척이 굉장히 강하다고 알고 있는데, 감독님도 사실 그곳으로 가셨을 때 느끼는 적대감이나 어떤 낯섦 같은 게 분명히 있으실 것 같아요. 그 공간이 어떤 이미지로 있었길래 영화 작업에 좀 더 그런 이야기들이 들어왔을까. 그 부분도 좀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최창환 : 제가 맨 처음에 제주도를 갔을 때가 생각났는데요. 제가 처음 제주도를 갔을 때가 이제 화산 투어를 저 혼자 바이크를 몰고 가서 했었어요. 풍광은 너무 예쁜데 그곳들을 돌아보면서 되게 큰 땅이구나라는 생각들을 되게 많이 했었어요. 그리고 아주 우연한 기회에 제주를 다니면서 언젠가 제주에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제주에 들어가서 살게 됐는데 말 그대로 괸당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주도도 텃새가 이제 심하거든요. 근데 살다 보니까 그럴 수밖에 없더라고요. 너무 핍박을 받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으니까 외지에서 오늘 사람들은 그 안에 공동체에 들어갈 수가 없는 거예요. 10년이 지나도 마찬가지고 20년이 지나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상태에서 제주에 계속 살다 보니까 아주 생경한 상황들을 봤었어요. 영화에도 나오는 어떤 그런 모습들인데요. 제주에는 이주민들이 많잖아요. 육지에서 온 이주민들도 많을뿐더러 뭐 난민 문제도 그렇고. 그리고 제주도는 사증이 없는 도예요. 그래서 외국에서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온 노동자들이 상당히 많아요. 그런 사람들이 한 군데에 모여 있는 거예요. 식당에 갔는데 물론 관광지에 있는 식당은 아니었어요. 흔히 말하는 도민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서빙을 하시는 분은 중국 분이고 점심을 먹으러 온 분들은 근처 양식장에서 일하시는 스리랑카 분과 어떤 분들은 관광객들인데 전라도 분들 경상도 분들 완전 6개국어가 난무하는거예요. 되게 생경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서 사는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생각들을 되게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정지혜 : 강길우 배우님 하고는 그전에 인연이 있으셨나요? 어떻게 처음 제안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최창환 : 강길우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제가 봤었어요. 보신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명태>라는 작품에서 강길우 배우가 조선족 역할을 했었는데요. 저는 보고 조선족 배우가 와서 연기를 한 줄 알았었어요. 되게 인상적이었거든요. 그해의 그 영화가 대구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을 거예요. 그리고 실제로 만나서 첫 대화를 나누는데 목소리가 너무 젠틀하신 거예요. 서울말도 쓰시고. 아무튼 그런 이미지가 계속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 아마 <파도를 걷는 소년> 처음 원고에서는 갑보라는 캐릭터는 아마 없었을 거예요. 두 번째 세 번째 원고에서 갑보라는 캐릭터가 나왔는데, 그걸 쓰고 바로 길우 배우한테 제가 전화를 했던 것 같아요.

 

정지혜 : 목소리좀 들려주세요. (웃음)

 

강길우 : 촬영 한 달 전인가? 연락을 주셔서 급하게 이제 통화 한 번 하고 시나리오를 받고 읽고 나름 생각을 또 정리해서 감독님과 통화를 한 번 하고. 그러고 제주도 내려가서 촬영 한거예요.

 

정지혜 : 사실 제가 알기로는 감독님 스타일이 뭔가 리딩을 많이 하고 리허설을 천천히 해 나가고 그런 방식과는 조금 다르게 배우분들에게 적극적으로 맡기고, 물론 감독님이 기본 틀거지를 잡아 놓으신 것을 배우분들과 공유를 하고.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의 상당 부분을 연기자에게 열어두는 스타일이신 걸로 알고 있어요. 그게 또 장점이자 어려움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연기를 하시는 입장에서는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강길우 : 이 영화에서 감독님이랑 작업을 한 게 처음이기 때문에 시작할 때는 그런 어떤 스타일의 작업 방식을 가지고 계신지 몰랐고, 말씀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고 믿어 주셨는데 그럼에도 글은 있고 배우끼리 해야 하는 약속들도 있고 하다 보니까. 그리고 또 제가 연기한 인물은 사투리도 써야 하고 그런 부분에서 걱정을 했는데 제 분량의 첫 씬을 찍으면서 와 정말 믿어주시는구나. 감독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연기는 배우가 하는 거다라고 말씀을 해 주시는데 그게 어떤 무책임함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믿어 주는 것 같은 신뢰를 서로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왜냐하면 아무리 자유롭게 연기를 하더라도 이야기의 흐름에 어긋나거나 어떤 정도가 모자라거나 과하면 그런 부분은 또 이야기해주시고 그렇게 배우가 앵글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게 만들어 주시는 것 같아요.

 

정지혜 : 저도 <명태>라는 단편을 뒤늦게 봤는데 굉장히 앳된 강길우 배우님을 볼 수 있더라고요. 그 안에서 보이는 어떤 조선족이라는 캐릭터와 지금 보신 영화에서의 갑보는 굉장히 다른 완전히 다른 유형의 캐릭터라서 감독님께서 강길우 배우님을 그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되셨지만, 이번 영화에서 이 배우의 어떤 지점을 더 보고 싶으셨을까 궁금합니다.

 

최창환 : 물론 사투리 때문은 아니었었어요. 사투리를 안 써도 된다고 했었는데 길우 배우가 사투리를 너무 잘 준비해와서 너무 고마웠고요. <명태>라는 영화에서 보면 길우 배우가 말없이 카메라를 응시하는 부분들이 몇 장면 있거든요. 그 모습을 찍고 싶었던 것 같아요 <파도를 걷는 소년>에서 갑보라는 인물은 표면적으로 나쁜 사람은 맞아요. 저는 이렇게 나쁜 사람을 만들게 된 한국의 시스템의 문제 같은 거를 갑보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긴 했었어요. 물론 그 안에 있는 수도 있고 뭐 여러 사람들이 있지만 갑보가 수를 봤을 때는 자기하고 동일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한 번씩 수를 은근히 바라보는 그 모습을 생각했던 거 같아요.

 

정지혜 : 근데 찍으시는 어떤 방식에 있어서는 카메라를 많이 움직이지 않으시잖아요. 이 영화가 심지어 서핑과 관련된 영화라서 은근히 기대하면 아니면 우리가 익숙한 그림들을 카메라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바다로 들어가고 이런 장면들이 단번에 떠오르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갑보를 찍을 때도 그 공간에 그대로 픽스한 채로 카메라가 계속 응시하고 있는 스타일을 고수하셔서 전반적으로도 그렇고. 그리고 말씀하신 갑보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은 그런 욕심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 그런 선택? 움직이지 말자 혹은 거리를 두자라고 한 그런 선택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세요.

 

최창환 : 수가 첫 장면에서 얼굴로 거의 바스트 정도로 등장을 하는데요. 바스트를 찍는다는 저의 카메라는 들여다보는 거거든요. 가까이 가서 근데 그 이후에는 우리가 살면서 사람을 이렇게 보지는 않는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도 카메라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배우들이 응시하고 받고 그런 모습들은 관객들도 같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강길우 배우라던지 거기 나오는 곽민규 김현목 배우들도 가만히 있을 때 그게 연기의 기술인지 저는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모르겠는데, 가만히 있을 때 분위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모두가 그걸 이제 못 참는 배우들도 많이 계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런 모습들이 너무 좋았던 거 같아요. 거기에서 계속 리허설을 하고 테이크를 가는데, 그런 모습들이 안 보였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저는 또 커트를 안 해야 할 것 같은 욕망도 생길 것 같았는데... 아무튼 카메라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될 만큼 배우들이 무드, 아우라를 보여줘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정지혜 : 배우분은 어떠세요. 그렇게 긴 호흡으로 진행이 되면 사실 감독님 표현대로 못 견디거나 못 참는 경우도 있을 것 같고 상황마다 좀 다르긴 할 텐데, 사실 그건 좀 일정 부분 이상의 내공과 테크닉이 필요한 순간일 것도 같거든요.

 

강길우 :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감독님이 말씀하신 말 없이 이렇게 그냥 존재하는 순간들이 저 역시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어쨌든 배우가 카메라가 돌아갈 때 연기를 하고 있고 소리를 내고 있지는 않지만 그 인물의 사고는 움직이고 있고 그러면 어떤 무언의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대사를 한다는 건 표현하고 정보를 주는 건데 사고를 한다는 건 관객분들에게 어떤 정보를 강요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관객들이 더 다가가서 생각해야 하는 순간들이지 않을까. 그래서 더 큰 힘이 되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고 저도 개인적으로 끊지 않는 테이크의 작업 방식들이 다행히도 경험들이 있어서인지, 그리고 연극을 베이스로 했었어서인지 낯설다기보단 반가워요. 오히려 커트를 나눠서 연결해가면서 연기를 하는 것보다 한 호흡으로 쭉 가는 게 저는 좋더라고요.

 

정지혜 : 수라는 인물에 대해서 감독님 이 영화에서 처음부터 특별한 계기를 보여주면서 서핑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 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정말 갑자기 버려져 있는 서핑 보드를 보고 이 사람이 뭔가를 하게 된 거잖아요. 정말 해보지 않았던 자기 삶에서 있을 것 같지 않은 일을 하게 된 건데 그게 어떻게 좀 가능했을까? 수에게 그게 어떤 순간이었을까 저 보드를 딱 발견했을 때 그 장면이 굉장히 중요한 이 영화의 시작일 것 같은데요.

 

최창환 : 수를 생각해 봤었어요. 제가 아마 제가 서핑하는 사람을 처음 봤을 때와 비슷했을 것 같은데요. 수는 사기에서 태어나서 사기에서 자란 친구거든요. 한국에서 서핑 문화가 들어온 지 한 20년 정도 된 것 같은데, 물론 제주도가 제일 먼저 들어왔었고요. 수는 태어나서부터 사기 앞바다에서 물에 둥둥 떠있는 사람들을 봤을 것 같아요. 보면서 컸을 것 같고 그리고 수는 영화에 자세히는 나오지는 않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조선족 2세고 엄마가 조선족이고 그런 상태에서 아마 사회적인 차별이 있었을 거예요. 그러다 바다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양가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저거 너무 하고 싶은데 아 근데 저거 부자들이나 멋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야, 나한텐 안 어울려 이런 생각들을 계속 가지고 있다가 똥꼬라는 인물이 툭 등장해서 처음 보는데 반말하고 진짜 나쁜 놈이잖아요. 뭔가 툭 들어온 것 같아요. 똥꼬가 툭 터진 것처럼 엄마가 계속 보내오는 엽서에도 서핑하는 그림이 있고, 자기가 오토바이를 타고 바로 나가면 바다에도 사람들이 둥둥 떠있고. 아마 그런 마음들이 갑자기 폭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늘 없다가 순간 툭 들어온 게 아니고요. 늘 자기의 삶의 반경 안에는 그런 사람들과 그런 모습들이 항상 존재했었는데, 갑자기 시작된 거죠. 가다가 부러진 보드를 보고 그러면 저거 붙여서 내가 타면 다른 사람들도 나한테 뭐라고 못 할 것 같고. 저 사람들보다 내가 이 바다를 더 잘 아는데 그렇게 해서 아마 시작하지 않았을까요?

 

정지혜 : 한동안 이야기가 진행되고 나서 수가 다시 똥꼬와 친구들을 찾아가서 다시 한번 파도를 타고 싶다고 하는 그때 역시도 이 영화의 전체적인 서사를 생각을 한다면 그 시작의 순간이 중요했던 것만큼 그 장면도 굉장한 의미가 있는 장면이어서 감독님께는 장면 쪽으로 더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여쭈어본다고 했을 때는 빠질 수 없는 장면일 것 같거든요.

 

최창환 : 수가 똥꼬한테 찾아가서 물론 그런 것 같아요. 진짜 부끄럽고 아니면 현목이 말대로 딴 데 가서 탈 수도 있거든요. 동쪽 가서 탈 수도 있고 서쪽 가서 탈 수도 있고 뭐 남쪽에서 탈 수도 있는데, 수한테는 똥꼬한테 그렇게 타고 싶다 표현을 하지 않으면 영원히 좀 남아 있을 것 같아요. 가장 큰 목소리로 외치는 반성 같은 그런 기분이었을 것 같아요. 물론 이미 그렇게 반성하고 꼭 파도를 한 번 타게 해주세요라고 했을 때는 아마 엄마한테 간다는 것까지 아마 자기한테는 결정이 되어 있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자기 인생이 파도로 바뀌었다는 걸 느끼고 앞으로 그 친구는 계속 어디 가서도 파도를 탈 것 같은데, 아마 똥꼬한테 그렇게 말을 하지 않았다면 만에 하나 삐끗한 일이 있으면 또 나락으로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근데 그 부분이 개봉하고 난 다음에 그리고 수를 맡은 곽민규 배우와 이야기했을 때 굳이 필요할까? 찾아가서 서로 얼굴만 봐도 해결될 문제인데 왜 이렇게 이야기를 해야 될까. 곽민규 배우 말에 따르면 아마 슬램덩크에 그런 장면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곽민규 배우가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모르겠어요. 제가 그런 식의 스타일, 흔히 말하는 신파? 좋은 신파라고 했으면 좋겠고요. (웃음) 조금 울컥하는 그런 장면들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그 장면을 가장 오래 찍었던 것 같아요. 저도 원래 빨리 끝나면 2~3테이크면 끝나는데 그 장면만 이틀 정도 찍었던 것 같아요. 그 장면은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냥 곽민규 배우가 봐서 한 번만 더 할게요, 한 번만 더 할게요 하다가 이제 2회차 정도 찍었던 기억이 있어요.

 

정지혜 : 그 대사가 굉장히 직설적이잖아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감독님이 표현하신 것처럼 신파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왜 굳이 수가 다시 가야 하나 이런 고민도 들고 저도 이제 보면서도 고민이 좀 됐던 장면이었는데 그 톤? 그 대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굉장히 좀 어려웠겠다. 배우님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걸 어디까지 맞출 것인가 그거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셨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시 좀 오래 찍으셨다고 하니까 혹시 그 장면같이 보시면서 어떠셨나요? (웃음) 그 장면을 곳곳에서 관객분들하고 볼 때마다 다른 반응들도 있으시더라고요. 오늘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강길우 : 저는 영화적 감상보다는 어쨌든 영화를 만든 팀원이고 민규라는 친구도 잘 알고 현장 얘기도 많이 듣고 해서 뭐랄까. 객관적인 거나 주관적인 감상은 제가 이미 틀린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웃음) 저희도 그 장면으로 많이 놀려먹었거든요. 민규를 따라 하면서 (일동 웃음)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영화를 전주 영화제에서 딱 봤을 때를 생각하면 저도 울컥했던 것 같아요. 영화를 보면서 뻔히 보이고 그런 어떤 어떻게 보면 목적을 가진 씬 인 것 가같기도 하면서도, 그래도 보면서 울컥해지게 있었던 것 같아요.

 

최창환 : 그 장면을 찍을 때 그 대사를 하는 민규 얼굴은 제일 마지막에 찍었고요. 바이크가 들어와서 민규가 우물쭈물하는 뒷모습을 찍었었는데, 저는 이미 예감했었어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겠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 그래도 영화를 많이 보고 자주 봤던 사람들이라면 이 부분을 보고 동감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걸 언젠가 한 번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저희 엄마가 봤을 때 그 장면을 공감하지 못할 것 같아요. 파도를 꼭 타게 해주세요 하는 순간 엄마는 울 것 같은데 아마 그런 것들이 저한테는 좀 더 필요한 자신감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런 부분들은 아마 편집할 때 되게 고통스러웠거든요. 그걸 그 부분만 넣었다가 뺏다가 잘 모르겠으면 다음 날 와서 붙여보고 했는데, 오토바이 타고 들어와서 풀샷에서 영화가 뒷모습에서 끝날 수 있지만 그러면 되게 깔끔하고 멋있게 끝났을 거란 생각을 분명히 있었는데, 그럼에도 그럴 수밖에 없는 기복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정지혜 : 파도를 탄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저는 잘 모르겠네요. 그런 경험을 못 해 봤는데 감독님은 경험이 있으실 거고 이 영화에 굉장히 중요하게 들어가 있을 것 같고 강길우 배우님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강길우 : 아니요.

 

정지혜 : 굉장히 정적이실 것 같은. (웃음)

 

강길우 : 서핑을 해봤냐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데 저는 서핑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영화 찍을 때도 저는 서핑 타는 장면에 등장하지도 않고 저는 계속 컨테이너에 있거나 차에 앉아있기 때문에 서핑을 하는 장면을 찍으러 갈 때는 아쉬운 대로 저는 그냥 바다에서 따로 수영하고 그랬었어요.

 

정지혜 : 앞으로 해보실 생각도 있으신가요?

 

강길우 : 이쯤 되면 제가 진짜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질문을 많이 받아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은 블루웨이브에 가서 서핑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지혜 : 감독님 파도 타면 어떤 기분인가요. 오늘도 바다를 보시면서 파도가 좋다고 동료분들에게 많이 찍어서 보내신 걸로 알고 있는데.

 

최창환 : 해나가 대사에서 했던 것 같은데요. 저는 잘 타지는 못해요. 지금 엄청난 슬럼프가 와서 다시 영화에서 나오는 스펀지 보드로 돌아가야 할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저도 한지 한 3년 정도 밖에 안됐는데요. 잘 일어서지도 못하고요. 아무튼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자연이 주는 가장 큰 경이로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인간은 진짜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맨 처음 시작했을 때 비가 오는 날 갔었거든요. 보드 위에서 누워서 있는데 바다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면서 느꼈어요. 아 인간은 정말 나약하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정지혜 : 그런 게 이번 영화의 수에게 그런 감정이 많이 들어가 있는 걸까요? 파도를 탄다는 것을 수가 느꼈을 때.

 

최창환 : 이 이야기를 아마 민규하고 제일 먼저 했던 것 같아요. 처음 시작할 때 했었던 것 같고 물론 민규는 지금은 파도를 타고 있지는 않지만 하이난 가서 진짜 열심히 탔었거든요. 민규도 자기한테 안 맞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인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정지혜 : 갑부는 정말 컨테이너 안에만..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거기서 계속(웃음)

 

강길우 : 인간이죠, 인간. 아무것도 아닌 인간.

 

정지혜 : 그저 인간이었을 뿐 그 하이난 말씀하셔서 제가 이 비하인드를 좀 알고 있는데요. 오늘 보시면서 좀 느끼셨나요? 하이난 신에서 유독 곽민규 배우님이 얼굴에 상처도 많이 났고 뭔가 좀 다르지 않았나요? 보이는 이미지가?

 

강길우 : 살도 좀 쪄있고.

 

정지혜 : 그죠 그죠 제가 차마 말 못 했었는데. (웃음) 어떻게 된 겁니까 감독님.

 

최창환 : 그게 촬영이 끝나고 3개월 뒤인가 하이난에 갔었는데요. 곽민규 배우가 다른 스케줄 때문에 같이 갈 수가 없어서 이제 스케줄이 끝나고 난 다음에 다시 갔는데, 이미 그때 살이 많이 불어 있더라고요. 엄마 밥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쪘다고. (웃음)

 

정지혜 : , 하이난에서 엄마와 만나서 이제 같이 사니까.

 

강길우 : 지금 갑자기 든 생각인데 그 촬영 할 때는 민규가 <파도를 걷는 소년> 촬영이 끝나고 <이장> 촬영이 바로 붙어있어서 정승오 감독이 살을 좀 뺐으면 좋겠다고 해서 저희 촬영 때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거든요. <이장>을 보니까 살이 좀 빠져 있더라고요, 근데 그 뒤에 찍은 하이난은 왜 갑자기 그렇게 된 거죠?

 

최창환 : 뭔가 마음에 문제가 있었나 모르겠어.

 

강길우 : 갑자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싶게 요요가 왔나? (웃음)

 

정지혜 : 당사자가 없어서 답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아무튼 하이난에서 감독님과 곽민규 배우님이 굉장히 즐겁게 그곳에서 파도를 타셨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꽤 즐거운 마지막 촬영이었던 걸로. (웃음) 맞지요, 감독님?

 

최창환 : 아마 20일 정도 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거기 카톡이 안 되거든요. 계속 PD가 전화해서 촬영 언제 시작하느냐 했는데, 맨날 진짜 즐거운 휴가였던 것 같아요. 단둘이서만 갔었거든요. 그래서 돌아오기 3일 전에 민규가 감독님 촬영해야 하지 않나요? 라고 해서 저는 당연히 그동안 촬영 준비를 하고 있던 거예요. 파도를 타면서 느끼기도 하고 로케이션도 확인하고 하면서 7일 동안 하이난 장면을 프리 프로덕션을 하고 한 3일 정도 찍고 돌아왔던 것 같아요. (웃음)

 

정지혜 : 아주 준비가 철저했던 장면이었네요. (웃음) 관객분들 질문이 있으시거나 아니면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아까 저희가 앞서 이야기했던 장면들 이야기해주셔도 좋을 것 같고요. 편안하게 말씀해주세요. 저희 오늘 아마도 이 영화로 GV를 하시는 게 거의 마지막 단계가 아닌가요?

 

최창환 : , 해양 영화제라는 곳이 있는데 그거 말고는 아마 그럴 것 같아요.

 

관객 1 : 영화 제목이 왜 <파도를 걷는 소년>인지. 그리고 또 하나는 영화에서 타이틀이 나올 때 쓰레기장에서 왜 타이틀이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최창환 : <파도를 걷는 소년>은 아마 서핑을 하시는 분들은 아주 쉽게 이해하시는 부분이에요. 파도를 탈 때 기술의 이름이거든요. 민규나 거기에 있는 서퍼들이 타는 보드의 종류가 롱보드라는 긴 보드에요. 파도를 타고 일어서서 로깅이라는 기술이에요. 그게 보드에서 걷는 거거든요. 근데 서퍼들은 그걸 보고 파도를 걷는다라고 이야기해서 <파도를 걷는 소년>이라고 지었고요. 파도를 타는 소년은 재미가 없을 것 같고 걷는 소년이라고 하면 어떨까 하고 어떤 분이 이야기해주시더라고요. 파도를 걸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그런 느낌도 있는 것 같고. 얼마 전에 이 영화가 생각이 나서 이 영화하고 정말 비슷한 느낌인데 그 쓰레기장에서 나오는 거는 <수렁에서 건진 내 딸> 같은. 어떤 자기 인생을 생각했을 때 수의 인생이 쓰레기였잖아요. 사람들을 때리고 하는 게 그래서 보드를 발견하고 타게 되는 그 모습이 영화하고 딱 맞아떨어진다 생각이 들어서 한참 뒤에 쓰레기장에서 나갈 때 <파도를 걷는 소년>이 나오고 이미 그때는 처음 보드를 보고 가져갔던 거였고요.

 

정지혜 : 저는 그냥 궁금한데 강길우 배우님이 워낙 제가 본 길우 배우님의 연기하셨던 캐릭터들은 항상 정적인 인물들이 더 강했던 것 같아요. 감정적으로 뭔가를 더 던져주고 아마도 그것은 여러 조건들과 상황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역할을 하시면서 감독님도 그렇고 아마도 이 갑보가 나쁜 사람만은 아니라고 했지만 상대적으로 좀 다른 결의 인물을 연기를 하신 거라, 제가 물론 연극과 그동안 작업하셨던 걸 다 못 봐서 일 수도 있지만 조금 다른 인물의 감정? 다른 감정을 연기하는 즐거움이나 혹은 어려움 같은 것도 있으셨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 어떤 기준으로 시나리오를 선택을 하시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강길우 :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기준이 확고하게 있는 건 아니고요. 선택할 때마다 나름의 기준이 달라지기는 하는데 어떤 경우는 그 감독님의 작품들이 너무 좋아서 그냥 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는 뭐 해오던 캐릭터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선택하는 경우도 있고요. <파도를 걷는 소년>은 그냥 감독님이 하자고 해서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갑보라는 인물도 그래서 글로 처음 봤을 때는 악당이었어요. 인물이 상업영화나 이런 데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르 영화 속 악당이었는데 감독님이 바로 전화를 주셔서 그런 악당으로는 그리고 싶지 않다고. 그렇다면 사람으로 보이는 무언가들을 채워야 함에 그런 것도 재미가 있을 거 같다고 생각을 했고, 개인적으로 인물을 준비를 할 때 텍스트에서 무언가 발취해서 분석하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이미지를 떠올리거나 막연한 무언가를 좀 연기로 보여주어 보고자 하는 방식들을 쓰고는 하는 것 같은데, 갑보를 봤을 때는 어떤 상어가 떠올랐어요. 날카로운 상어. 차가운 그런 걸 영화 속의 인물로 만들어 보고 싶다 이런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선택하게 된 거 같아요.

 

정지혜 : 그 돈뭉치를 만드는 것을 원래 감독님이 제안하신 건가요? 아니면 두 분이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건가요. 갑보가 돈을 말아서 가지고 있는 장면 같은 게.

 

최창환 : 제가 좋아했던 영화들의 취향인 것 같아요 그 장면은 돈뭉치를 이렇게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홍콩 느와르나 브로커스 뒷골목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꼭 갱들은 돈을 이렇게 말아서 주더라고요. 지금 저기 웃으시는 분이 한 분 계신데 아마 잘 아셔서 웃으시는 것 같아요. (웃음) 그런 거였어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의 취향을 영화 속에 담고 싶었어요.

 

정지혜 : 진짜 프랑스 영화에 나오는 그런 느와르물에 항상 나오잖아요. 돈을 건네는 손과 감독님이 취향이 묻어나는 장면이었군요. 근데 두 분이 계속 이후에 작업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강길우 배우님 괜찮으세요? 종신 계약 이런 건 아니시죠. (웃음)

 

강길우 : 너무나 반갑게 전화를 받고... 지금 준비하고 계신 영화가 사실 하나는 아니에요. 그래서 그 두 영화에 함께 둘 다 참여하게 됐는데, 하나는 이전부터 얘기가 있던 영화였고. 배우들이랑 같이 워크숍도 다니면서 촬영지도 다니고 공간 견학도 하고 그런 영화가 있고, 당장 촬영에 들어가는 작품도 또 함께 하게 돼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뭐 글도 안 보고 같이 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최창환 : 좀 재밌는 얘긴데요. 제가 <파도를 걷는 소년>을 하면서 이제 항상 다음 작품을 준비한다고 하면 모든 분들이 이번에도 곽민규 배우랑 같이하냐고. (웃음) 제가 왜 그 말이 그렇게 듣기 싫던지. (일동 웃음) 그리고 난 다음에 강길우 배우와 같이 작업을 하게 되면서 김시은 배우하고도 같이 작업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올해가 끝나면 이 두 사람이 곽민규 배우보다. 저와 같이한 필모가 더 많아져서 곽민규 배우가 제 페르소나라는 말은 쏙 들어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지혜 : 왜 그렇게 듣기 싫으셨어요, 그 말이.

 

최창환 : 그렇잖아요, 두 작품밖에 안 찍었는데 두 작품 다 주연했다고 페르소나라고 하면 뭔가 좀 내가 곽민규 배우 때문에 영화를 만든 건지. (웃음) 그런 것 같아요. 틈이 2~3년 정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촬영하면서 민규의 얼굴의 계속 봤잖아요. 촬영이 끝나고 민규는 제 얼굴을 안 봐도 되는데, 저는 6개월 동안 민규 얼굴을 계속 보고 있어야 하는 거예요. 두 작품을 일년 동안 민규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클로즈업이 많은데 한 일 년 동안 계속 편집실에서 민규 얼굴을 보고 있으면 너무 힘든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저희는 상당히 친합니다. (일동 웃음)

 

정지혜 : 강길우 배우님과 같이하자고 하신 것은 어떤 믿음과 확신과 의지가 있으셨던 것인가 궁금합니다.

 

최창환 : <파도를 걷는 소년>을 끝나고 난 다음, 다음에 준비하는 영화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 프로젝트는 굉장히 오래된 프로젝트였어요. 주인공 남자의 모습을 항상 떠올리면서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 모습이 강길우 배우 얼굴로 바뀌더라고요. 좀 자연스러운 순간 같았었어요. 제가 느낄 때는요. 강길우 배우라는 사람이 되게 젠틀하고 스마트하고 목소리도 중요한 그런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되게 터프한 부분이 있다고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한 번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정지혜 : 알겠습니다. (웃음) 제가 얼핏 들으니까 뭐 많이 가셔야 되더라고요. 이 두 작품 스타일이 아마 다를 것 같은데 공간이동도 많고, 그래서 아마 체력적으로도 좀 준비를 많이 하셔야 될 거 같고, 이번 가을 겨울을 좀 아주 타이트하게 보내지 않을까 생각이 좀 들어서 터프한 모습들을 조만간 보실 수도 있겠다 기대가 큽니다. 저도 강길우 배우님 워낙 팬이어서 또 어떻게 최창환 감독님 영화에서 등장을 하실지 너무 궁금하네요. 혹시 질문 있으시면 질문을 받고요, 아니면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혹시 있으신가요?

 

관객 2 : 정지혜 프로그래머님이 질문하신 것과 비슷할 수 있는데요. 장면이 좀 길어가지고 컷을 보면 좌우 구간이 비슷한 것 같아요. 전체적인 느낌이 평면이란 느낌이 들거든요. 근데 영화는 입체적인 걸 담는 거고 과정에서 촬영 편집 배치라는 게 있는데, 오늘 관객석에서 좀 답답하게 느꼈거든요. 입체적이지 못해서 그렇게 평면적으로 일부러 하신 이유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최창환 : 아마 연극적인 평면은 아닌 것 같고요, 아무래도 카메라가 멀리 떨어져 있었고 카메라의 움직임도 특히 적으니까 관객분들이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근데 평면적이든 카메라가 떨어져 있고 그 부분은 제 영화 만들기의 어떤 부분인 것 같은데요. 아마 많은 감독님들한테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특히 영화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뭐 대만의 감독님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고요. 어떤 저한테 명징한 게 있는 것 같아요. 자주 설명을 했었던 것 같은데, 컷이 나눠지지 않고 항상 화면을 응시할 수밖에 없는 그게 평면적인데 화면에는 어떤 깊이가 있는지는 제가 표현해야 할 문제이기는 한데요. 저는 사람들 간의 이야기 그런 거에 대한 관심이 없어요. 그게 수면 위로 떨어지고 아니면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다 끝나고 난 다음에 그걸 찍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이 들었었어요. 그래서 평면적인 게 계속 나오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아마 영화적인 고민이 저한테 더 있고 좀 더 발전할 기회가 있다 그러면 좀 더 평면적인데 깊이감이 더 있는 그런 영화를 좀 더 만들고 싶은 엄청난 욕망은 있습니다.

 

정지혜 : 네 그럼 저희 이제 마무리를 해보겠습니다. 오늘 신영이라는 공간에서 같이 긴 대화를 나눴는데 오늘 좀 소회와 이후에 두 분이 같이 올여름 가을을 같이 보내실 계획을 짧게나마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강길우 : 저는 오늘 신영극장의 기억이 되게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공교롭게로 다른 배우들 없이 저 혼자 와서 마치 이 영화의 주인공이 갑보인것 마냥 (일동 웃음) 갑보의 이야기를 아주 다른 GV에 비해서 아주 많이 해서 (웃음)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좋은 기억을 가지고 갈 것 같습니다. 감독님이랑 아까 말씀드린 대로 뜨거운 여름에 땀을 흘려가면서 이리저리 움직여가면서 영화를 찍을 거고 저도 기대가 돼요.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기존의 감독님 색깔과 어떤 게 같고 어떤 게 다를지 이런 것들도 기대가 되고, 구체적 말씀드릴 수 없지만 아마 생각보다 촬영 시기에 비해서 좀 일찍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네 그럴 것 같습니다.

 

정지혜 : 너무 궁금해요 사실 강길우 배우님이 가지고 있는 느낌과 최창환 감독님이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 언뜻 봤을 때는 바로 섞이는 이미지는 아니어서 오히려 다른 배우분과 만났을 때 감독님 영화가 어떻게 또 바뀔까 이것도 너무 궁금합니다.

 

최창환 : ,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웃음) 제가 신영극장에 제 영화를 가져온 게 이번이 두 번짼데요. 신영극장에 항상 오면 뭔가 마음이 좋은 게 있어요. 여기 계시는 박광수 프로그래머님이 제 영화의 전 영화를 다 프로그램을 다 서 주셨거든요. 제 첫 단편영화를 가지고 서울 독립 영화제에 갔을 때 대구에서 총각이 하나 온다고 자기도 강릉에서 왔으면서 (일동 웃음) 데리고 다니면서 술도 사주고 밥도 먹여주고 했던 기억이 많이 나서, 그게 벌써 1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그 시간들이 지나고 장편 영화로까지 가서 만나게 되고 그렇게 계속 관계를 이어 나가는 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정지혜 : 조만간 다음 영화로 또 오시겠네요.

 

최창환 : 물어봐야 할 것 같아요. 틀어 줄 건지 아닌지. (웃음)

 

정지혜 : 알겠습니다. 오늘 저희 이렇게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오늘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또 극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동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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