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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 | 이희섭 감독, 바다언니 초청

CINE TALK 씨네 토크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9. 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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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

/2020. 07. 26. 

 

이마리오 감독 진행

이희섭 감독, 바다언니(길냥이 카페 용감이네)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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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리오 : 신영에서 관객과의 대화 진행을 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봤더니 6개월 만이더라고요. 6개월이라는 시간이 코로나로 인해서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지났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오래간만에 GV를 하게 돼서 반갑기도 하고 준비를 잘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질문들은 제가 준비한 것들도 있고요. 오늘 영화 보시고 나서 궁금한 거 있으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얘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안 그러면 빨리 끝날 수도 있습니다. 질문 많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일단 감독님께 제가 질문을 먼저 좀 드리겠습니다. 일단 개봉과 관련해서 5월에 개봉하셨잖아요. 코로나가 한창일 시기에 용감하게 개봉을 하셨는데, (웃음) 그때 개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으실 것 같아요. 어떤 사정으로 그때 개봉하시게 되셨나요?

 

이희섭 : 원래 촬영을 봄에 시작을 해서 2018년 봄에 시작해서 2019년 봄에 촬영을 끝내고 그해 가을에 편집을 끝냈는데, 그다음 해 봄에 개봉을 꼭 하고 싶었거든요. 이게 좀 상징적인 건데 고양이가 봄에 잘 어울리는 느낌도 있고, ‘봄은 고양이로다라는 시도 있고. 그래서 꼭 봄에 개봉을 하고 싶었는데, 그때 저희가 개봉 시기를 잡았을 때는 3월 말에 벚꽃 필 때 하려고 했다가 514일로 미뤘는데 좀 잠잠해지려고 하던 시기였어요.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그 전주에 이태원 그쪽에서 확진 판정이 많이 나서... 저희도 이제 어느 정도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514일 정도면 좀 심해진 시기가 되어 버려서 그때는 미룰 수가 없었죠. 약속을 했는데 그렇습니다. 그리고 독립영화 환경이 홍보비를 투자를 한 상태에서 개봉을 안 하면 오히려 그것도 다시 저희가 다시 또 홍보를 시작할 수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이마리오 : 네, 이건 들어가는 질문이었고요. 코로나 관련된 특별 기획전이라서 말씀드렸던 거고 사실은 그 시기에 개봉했던 영화들이 지금 신영에서 특별 프로그램으로 상영을 하고 있거든요. 많이 좀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에 대한 얘기를 여쭤볼게요. 영화가 이 영화 말고도 다른 영화들 작업을 하신 입장이신데, 굳이 다큐멘터리로 고양이 이야기를 하겠다고, 이런 작품을 만들겠다고 했던 계기나 출발점들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궁급하니다.

 

이희섭 : 고양이에 대한 영화는 어떻게 보면 제 인생에 목표 같은 느낌도 있었고요. 고양이가 나오는 영화도 좋아하고요. 고양이를 어릴 때부터 워낙 좋아해서 고양이라는 존재가 저한테는 인생에 제가 배우고 싶은 이미지 같은 것도 있고 뮤즈 같은 느낌이 있어서 만들고 싶었어요. 다큐가 된 거는 우리나라의 고양이들이 보기에 (다들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러 오셨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현실이 좀 팍팍하다고 해야 할까요? 동정심으로 얘기해드릴 이야기는 아니라서 동정심에 대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고, 그들의 묘생을 들여다보는 영화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선택한 것 같아요.

 

이마리오 : 실제로 유기묘 카페를 운영하시는 입장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아마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드셨을 것 같아요. 카페 이름에 대한 설명도 해주시면서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생각이 많이 드셨는지.

 

바다언니 : 저희 카페 이름이 좀 길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데, 크게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에요. 바다를 사랑한 용감한 고양이네라는 카페에요. 근데 그 바다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푸른 바다라고 생각을 하시는데, 사실은 저는 2015년 저에게 첫 고양이 만나기 전까지는 어렸을 땐 강아지만 키웠고 한 번도 고양이를 만져본 적도 없고 굉장히 무서워했던 그런 사람이거든요. 그렇다고 학대를 하고 그런 적은 없지만, 아무튼 근처에 가는 그 자체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우연히 저한테 누군가가 유기한 한 아이가 오게 됐어요. 그래서 그 아이를 저도 모르는 끌림으로 처음 만나게 돼서 그 아이 때문에 처음 고양이를 알게 됐는데, 그 아이의 이름이 바다거든요. 그래서 바다를 사랑한 용감한 고양이네는 바다는 제 첫아이 바다의 의미를 담고 있고요. 그리고 용감한 고양이네는 제가 카페를 영업하려고 한 건 아니고 제가 밥 주는 길냥이 가족의 아빠가 용감이에요. 제가 길냥이들 밥 주기 시작하게 된 게 용감이네 가족을 밥 주기 시작하면서 만나게 됐는데, 사실은 용감이네 가족에 밥 주는 걸 근처에 굉장히 꺼리면서 그걸 하지 말았으면 하고 굉장히 강력하게 어필을 해서 밥 주던 밥그릇을 치우거나 제가 만들어준 집에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아이들을 다 쫓아버리거나 이렇게 해코지를 하는 분이 바로 근처에 있었어요. 그래서 용감이네 가족들을 그 해코지로부터 피신을 시키기 위한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용감이네 가족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졌고요. 그래서 제가 사랑하는 바다 그리고 용감이네와 바다 이전에 또 처음으로 제가 구조를 하게 된 아이가 있어요. 근데 이 아이도 손을 타지 않는 아이였는데 알고 보니 임신을 하고 있더라고요. 고양이도 그렇고 강아지도 그렇고 자신이 임신을 하고 있으면 좀 더 안전하게 출산을 하기 위해서 손 안 타던 아이들이 갑자기 와서 부비부비를 한다던가 자신을 거둬줬으면 하고 간택을 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 아이 중에 하나가 사랑이라는 아이여서 제가 처음 알게 된 바다, 사랑이 그리고 용감이 이름을 다 넣어서 바다를 사랑한 용감한 고양이네라는 이름을 짓게 됐고요. 지금 그 용감이네는 용감이네 가족 다섯으로 시작을 해서 지금 저희가 모여있는 아이들이 서른다섯 마리가 됐어요. 그래서 서른다섯 아이들이 굉장히 잘 지내고 있는 그런 곳이고요. 그리고 영화는 지지난 주 상영에서는 안타깝게도 제가 혼자 이 넓은 화면으로 앉아서 봤어요. 그래서 울며 웃으며 그렇게 봤는데, 사실은 제가 보호하고 있는 아이들이 워낙 많다 보니까 제 아이들이 많다 보니까 영화에 나오는 아이들 하나하나가 제 아이들이랑 너무 일단 외모적으로 닮은 아이들도 많고요. 그리고 성격을 닮은 아이들도 많고. 제가 고양이에 대해서 워낙 많이 알다 보니 아이들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다들 재밌게 의미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하악질 하면 하악질 하는 대로 제가 너무 웃겨서 혼자 웃었고 또 같이 울기도 하고 그랬는데, 일단 감독님의 아이 레니가 저희 집에 굉장히 닮은 아이가 있어요. (웃음)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저는 뭐 일단은 굉장히 감정이입이 돼서 봤고요. 그리고 순간순간 보면서 여러 가지 왜 저러지, 좀 해주면 안 될까? 이런 것들이 캣맘 입장이 돼서 이입이 되는 부분이 많았고. 그리고 정말로 전국 곳곳에는 고양이를 학대하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지만, 그런 아이들을 보호해주고 지켜주려는 분들도 (많아요.) 제가 하는 건 너무 새 발의 피고 훨씬 더 열심히 훨씬 더 전투적으로 아이들을 위해서 살아가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그런 기회가 됐던 것 같아요.

 

이희섭 : 안 그래도 여기 오기 전에 잠깐 방문을 하고 왔는데 고양이들이 너무 순하더라고요. 엄마 닮는다고. (웃음)

 

바다언니 : 저는 다들 말씀하시면 집사 닮아서 그래요, 저희 애들 다 순해요,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이희섭 : 너무 예쁘고 착해가지고.

 

바다언니 : 저희 아이들이 다행히 사실 합사가 쉽지가 않아서 밖에 아이들을 구조해서 데리고 오게 되면 있는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게 각각의 영역이 좁아지게 되고 그래서 많이 힘들다고 말씀하시는데, 물론 그런 경우들도 있긴 있어요. 하지만 저희 아이들은 생각보다 너무 순하게 잘 받아들여 줘서, 아이들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엄마의 마음을 너무 잘 이해해 주는 아이들이어서 저는 저희 아이들이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이마리오 : 아까 제가 밖에서 잠깐 질문드리기도 했었는데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됐던 시작 지점 춘천이라는 곳이 많이 나오기도 하는데, 어느 순간 어떻게 시작을 하게 됐고 촬영을 어느 정도 하셨고 그런 영화의 자체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요.

 

이희섭 : 그전에 제가 이게 영화에도 잠깐 나오기는 하는데 이 전작이 <대관람차>라는 영화가 있는데 그 영화를 일본에서 촬영을 했었어요. 그 촬영을 가기 직전에 제가 이전에 반려하던 고양이가 그 비행기 타기 전날 구내염으로 발치를 하려고 마취를 했다가 쇼크사로 떠났거든요. 임종도 못 보고 그다음부터는 이제는 고양이 집사를 하지 말아야겠다, 지방 촬영도 많고. 그동안 약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해야 할까요? 행복하게 돌봐주지 못했던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촬영하던 중간에 오히려 촬영하는 중간에는 촬영 때문에 바빠서 어떻게 보면 잊고 지냈을 수도 있는 건데 끝나고 나서 되게 죄책감에 시달렸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이 <고양이 집사>를 제작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감독이기도 하신 조은성 PD를 만나서 한국인 고양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지 않겠냐라고 하셨는데, 처음에는 거절을 했다가 방금 말씀하신 행복하게 만들어주면 고양이들을 행복하게 해줌으로써 본인의 행복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극영화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살고 계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들면 제가 그래도 지금까지의 죄책감을 씻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에서 출발을 한 거고요. 서울을 떠나고도 싶었고 춘천에 고양이 마을이 생긴다고 해서 그러면 그 마을에서 살아보면서 마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아보자 그런 생각으로 시작을 했고요. 근데 고양이 마을 같은 경우에는 인위적으로 만든다고 해서 생기는 거는 아니겠죠. 아무래도 고양이들은 원래 거기에 살고 있었고 사람들이 쫓아내려고 했기 때문에 효자마을에 있는 동작님이 쫓아내지 않기 위해서 고양이 마을이라는 팻말을 세우고 고양이 마을이란 이름을 붙인 거였거든요. 근데 사람들이 오히려 그것에 대한 반발이 심했어요. 그래서 저는 또 떠날 수밖에 없었고 다른 곳은 어떨까 다른 마을은 어떨까 성남과 성남 재개발 지역 같은 것도 돌아보고, 노량진 수산시장도 돌아보고, 또 부산의 청사포 마을에서는 고양이 마을을 만들려고 하는 청년 사업가가 있다고 해서 거기도 가보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바다언니 : 지금 춘천은 의도한 대로 담당하셨던 분도 교육을 가시고 제대로 고양이 마을이 만들어지지는 않은 거죠?

 

이희섭 : , 그게 어쨌든 공적인 영역에서 도시재생사업으로 시작하게 된 거라서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하는데 1년 안에 고양이 마을이라는 게 생길 수가 없잖아요. 사실 그 이전에 주민들의 설득도 필요하고 그 너머에 이미지 개선이라는 중대한 과제가 남아 있는데 그거를 스킵하고 일단은 팻말부터 세운 거라서 1년 안에 생기지 않았으니까. 그 전출을 1년 후에 가신 거라고 들었어요. 정확한 정보는 아닌데 그러면서 흐지부지된 거죠. 근데도 지금은 중국집 사장님이 어떻게 보면 혼자서 고군분투를 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보면 주민분들한테 이미지 개선을 시도를 한 게 조금은 도움이 된 거라고 생각을 해요. 저희 사장님이 밥을 주시는 걸 반대하시는 분들이 많이 줄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다행히 조금의 성과는 이룬 것 같아요.

 

바다언니 : 마을 분들한테 단체 관람을 시켜드려야 되지 않을까. 그러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웃음)

 

이마리오 : 춘천에서는 따로 상영회는 없었나요?

 

이희섭 : 춘천에서는 개봉을 못 했어요. 그게 되게 의아한데, 왜 춘천에선 개봉을 안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저희가 개봉 전에 상영회를 따로 마련을 했어요. 춘천에 파피루스라는 고양이 책방이 있는데 거기서 따로 출연자분들이랑 초대를 해서 조촐하게 상영회를 했어요.

 

이마리오 : 영화를 보면 춘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이후에 나오는 몇 곳이 있는데 그냥 이미지적으로 봤을 때는 부산이 굉장히 이미지적으로는 좋아 보였잖아요. 그러니까 거기서 가게를 하시는 분들이나 딱 봐도 춘천과 다른 분위기의 그리고 고양이들이 움직이는 모습도 그렇고 작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연출과 촬영을 직접 하셨는데 갈등이 좀 되지 않았을까 쉽기는 해요. 만약에 제가 이 작업을 했다고 하면 춘천을 가서 열심히 찍었는데 뭐가 안됐잖아요. 사실 근데 부산을 가봤더니 뭔가 훨씬 더 춘천과 다른 느낌이 뭔가가 있고 그랬을 때 어떤 고민에 지점들이 좀 있지 않았을까, 특히 구성과 관련해서 거기에 대한 어떤 고민을 하셨고 그래서 최종으로 이렇게 나오게 됐는지에 대한 구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희섭 : 구성의 측면에서 말씀을 드려보자면 하나의 똑같은, 공간만 다르고 같은 곳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어쨌든 춘천 같은 경우에는 고양이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은 분들이 더 많은 곳이고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걸 봤고요. 노량진 수산시장도 그 시장 안에서 그분들이 고양이를 사랑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성남은 사람이 떠났는데도 불구하고 고양이를 돌보는 분들도 계셨고. 그런 순간순간들이 점점 좋아지는 어떤 시간의 흐름 같은 게 아닐까 같은 공간이었다면. 그런 생각을 해보면 청사포 마을에는 마을 분들의 취재를 했을 때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훨씬 비율이 많다고 들었어요. 그런 마을이기 때문에 거기서 청년사업가가 가서 그 지표를 설치했을 때도 별 탈이 없는 거고 환영을 해주시는 거고, 그게 청사포 마을도 원래부터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긴 하거든요. 누군가가 그전에 몇 년 동안 고양이가 우리한테 어떤 행복한 느낌을 준다는 것을 심어준 누군가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나의 시간 순서로 같은 공간이었다면 효자마을이 청사포 마을의 과거일 수도 있고 그런 생각으로 편집을 했습니다.

 

이마리오 : 여기 오신 분들이 대부분 고양이를 키우시던가 아니면 고양이를 굉장히 키우고 싶어 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거라 보고요. 그런 입장에서 영화를 보면 강릉하고 진짜 다르구나, 어쨌든 그게 실패를 하더라도 춘천은 시도가 있었고 부산은 그런 활발한 움직임들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강릉은 뭐가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 보면 아무것도 생각나는 게 없어요. 근데 이제 그거는 뭐 좀 디테일하게 잘 모르는 부분이라서 그 부분을 훨씬 더 잘 아실 것 같은데 그거 관련해서 현재 강릉에서 고양이 혹은 동물과 관련되어 있는 정책들이 어떻게 있는지 아시는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바다언니 : 저도 나서서 뭔가를 하는 사람은 아니어서 조용히 우리 아이들 돌보고 구조하고 이런 활동을 하기 때문에... 근데 주위에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세요. 뭔가 주위에 길고양이 밥 주는 것 때문에 굉장히 갈등이 있어서 여기에 대한 어떠한 정책이나 아니면 조직적으로 이걸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런 거에 대한 얘기를 좀 듣고 싶고 협조를 얻고 싶은데 아무 곳에도 호소할 곳이 없어서 결국 물어 물어서 이제 저를 찾아오신 분이 있으시거든요. 물론 저도 해준 건 없어요. 달려가서 상황을 봐주기는 했죠. 결국에 이러저러했는데 결국 굉장히 안 좋게 그분도 강아지를 키우는 이웃이 한 평 반짜리 화단에 길고양이들이 똥을 쌌다고 아이들 다니는 거 보기 싫으니까 밥 주지 말라고 그렇게 했던 경우여서. 결국은 몇 차례 다툼 끝에 결국은 밥 주던 분은 그 동네를 떠나게 되는 그것 때문에 이사를 한 건 아니지만 이사를 하고 너무 상처를 받아서 그 동네는 이사 온 이후로 한 번도 지나가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타 지역에서는 길고양이협회, 캣맘, 캣대디 협회 이런 것들이 굉장히 조직적으로 잘 갖춰져 있고 어떤 학대 같은 문제들이 발생했을 경우 굉장히 그 조직에서 적극적으로 지자체 어필을 해요.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찾아서 그 사람을 응징하는 그게 법적인 응징이 됐건 아니면 생활적인 괴롭힘이 됐건 그 사람이 반성을 하게 만들던지, 아니면 질려서 다시는 고양이한테 저러지 말아야지 뭐 이런 식의 행동을 하게 됐든 아무튼 그런 것들이 있는 곳들이 서울도 그렇고 부산도 꽤 잘 되어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큰 도시들은 잘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강릉은 아예 없어요. 그리고 이렇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어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어서 강릉은 시에서 중성화 수술을 시켜주는 TNR 사업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기는 한데, 굉장히 예산이 적어요. 그래서 제가 알기로 서울 각 구마다 1억에서 1억 오천 이렇게 1년 예산이 잡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강릉은 고작해야 천만 원? 이 정도로 되어 있어서 그래서 저한테 그런 문의를 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129시 땡 하자마자 전화를 해서 얼른 예약을 하시라고, 그렇게 말씀을 드리거든요. 보통 115일 안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거의 3월 정도 발정이 막 시작되는 시기가 되면 예산이 다 소진되어 버려서 이미 중성화 신청을 할 수가 없는 그런 경우들이 많이 생겨요. 그래서 사실 강릉은 이런 길고양이들을 보호하거나 어떤 동물 보호에 있어서 굉장히 갈 길도 멀고 이런 이유로 담당을 하고 있는 분도 사실은 일이니까 굉장히 형식적으로 하는 거지 어떤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 같은 게 있어서 하는 건 아니고. 저는 그래서 밖에서 밥 주는 아이들 중성화 신청을 했다가 그 담당자분이랑 한 30분 정도를 소리를 지르면서 대판 싸우고 결국은 우리 애들 안 할 거예요! 이러고 전화를 끊은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여러 가지가 굉장히 열악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나서서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기는 한데, 사실 그런 단체를 이끌어 간다는 게 굉장히 자기 생활을 희생하는 시간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고. 또 그러다 보면 만나는 사람들과의 마찰도... 사실 사람이라는 게 세 사람 이상만 모여도 굉장히 말도 많아지고 의견들에 따라서 싸움도 생기고 여러 가지 다툼도 많이 생기는 거라 이런 문제들에 대한 갈등 같은 것들 때문에 포기하는 분들도 있고. 여러 가지가 많이 있어서 강릉 같은 경우는 정말 넘어야 할 산이 굉장히 높고 높고 험하죠. , 그런 현실이에요.

 

이희섭 : 예산이 너무 적은 게.

 

바다언니 : , 일단은 그렇죠. 거기에 대해서 늘려야 한다는 그런 필요성 자체를 못 느끼고 있어서 내가 시의원에 나가야 하나? 그래서 예산을 늘려야 하나? 이런 생각까지 했어요. (웃음) 잠깐 얘기한 적도 있긴 하지만 터무니없는 얘기이긴 한데, 아무튼 그런 어필들을 할 필요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무조건 항의 전화하세요, 계속하세요, 계속 해달라고 하세요, 이런 이야기 제가 많이 하거든요. 근데 강릉은 지역의 특성상 그런 것들도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오신 분들 중에 공무원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웃음) 제가 어쩌다가 민원 얘기를 하면 굉장히 받아들이는 자체가 민원을 친절하게 해주고 잘 접수해서 잘 해결해 줘야 한다는 그런 생각들이 별로 없으신 것 같아서, 특히나 사람에 관한 것도 그런데 고양이에 관한 건 더욱 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이마리오 : 팁을 하나 알려드리면 강릉은 전화도 중요하지만, 시청 게시판에 올리는 게 그러면 공문으로 답변을 해줘야 하거든요. 그리고 그걸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문서로 보내줘야 하기 때문에 그걸 더 싫어해요. 그게 좀 더 방법이지 않을까 싶고요. 뭐 실제로 영화를 찍으시면서 많은 시간을 다녀보셨는데 좀 어떠신 것 같나요. 저희는 강릉 예외의 지역 상황을 잘 모르니까 실제로 동물이나 고양이에 관련된 정책들이 대도시들이 잘 갖춰져 있는지,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그게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고 있는지 그런 부분들을 아마 많이 접하셨을 것 같아요.

 

이희섭 : 공통적인 부분은 기업 커뮤니티에서 어떤 그런 식의 민원으로 계속 어떻게 보면 귀찮게 하는 거예요. 말 그대로 그래서 동물복지과도 생기게 되고 근데 거기서 아까도 이야기하셨지만 공무원분들 중에서도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런 케이스가 몇 군데 있기도 하고요. 그건 어떻게 보면 되게 운이 좋은 케이스인 거고 대부분은 귀찮게 해서 이것에 대한 당위성을 설득시킨 경우가 많은데 지역 커뮤니티에서 근데 그게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말씀을 들어보면 항상 몇 년 걸리고 관악구 얘기 아까도 했었는데, 그 경우에도 지금 관악구에서 동물복지과에서 정책적으로 할애를 해주시는데 예산적으로도 그렇고 그렇게 되기까지 한 6~7년 걸린 거로 알고 있거든요. 그게 지속적으로 계속해야지 가능한 건데 강릉도 춘천이랑 비슷한 상황인 것 같아요. 춘천도 그때 당시에 심지어 포획용 틀도 갈고리로 된 예전에 야생동물 잡는 그거를 주는 그 정도였거든요. 제가 촬영 간 게 불과 3년 전이거든요. 근데 제가 갔다 와서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보니까 사람들이 그것에 대한 의식을 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난 다음에 주민분들이 좀 더 민원을 넣어서 바뀌었더라고요. 제가 찍고 난 다음에 오히려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게 고양이 문제도 사람 문제만큼 특별하고 시급하다는 인식을 먼저 주장을 하는 게 강력한 주장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마리오 : , 전체적인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요. 작품 자체에 대한 질문 하나만 드리고 관객분들께 질문을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작품을 보면 고양이의 시점에서 내레이션을 하잖아요. 키우는 고양이에서 우리 집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전체적인 이야기를 쭉 끌고 가주고 있고 거기다 특별히 임수정 배우가 내레이션 목소리로 실제 사용했는데, 구성을 하시면서 초반부터 이렇게 찍어야겠다고 하셨는지, 아니면 편집 단계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때문에 그렇게 풀게 됐는지. 아니면 다른 선택지가 어떤 것이 있었는지. 내레이션을 한다고 했을 때 임수정 배우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이거에 대한 얘기를 해주세요.

 

이희섭 : 구성을 처음에 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거든요. 원래는 많은 고양이 집사분들을 만나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저도 한 발짝 물러서서 그걸 촬영하고 그런 이야기를 전달만 해드리려고 했었는데, 춘천에서 제가 살고 제가 고양이 집사였다 보니까 공감을 하게 되고 제가 거기 들어가 버렸거든요. 들어가 버리게 되니까 레드라는 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레드라는 고양이를 촬영한 게 영화에 넣으려고 그렇게 많은 분량의 촬영을 한 건 아니었어요. 사실 메인은 고양이 집사분들이었고. 근데 레드라는 고양이한테 마음을 뺏기다 보니까 제 이야기가 고양이 집사 이야기를 대동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 거죠.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어떤 고양이를 처음에 만나는 순간 같은 게 모든 집사 분들에게 있을 거고, 그런 순간들을 소소한 눈으로 바라본다면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상징적으로? 강요가 아니라 고양이를 돌봐주세요! 고양이를 바라봐 주세요! 이런 게 아니라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제 이야기를 넣게 됐어요. 편집할 때 레드는 제가 마음을 뺏긴 아이니까 좀 더 메인이 된 거고. 레드를 데리고 오려고 마음을 먹었던 게, 제가 아까 죄책감 이야기를 잠깐 했었는데 아픈 고양이어서. 생이 얼마 안 남았는데 따뜻한 집에서라도 살 수 있게 해주고 싶었던 마음이 있어서 그랬던 건데, 나중에 마음을 고쳐먹은 이유는 그 레드는 여기가 더 행복할 것 같아서, 고양이 곁을 떠나더라도 여기서 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고 돌아왔는데 네네라는 고양이를 만나게 된 거예요. 사연은 안 나오는데 사실은 여기저기 임보처를 떠돌아다니면서 환영받지 못했어요. 운이 안 좋게도 환영받지 못했다고 그 얘기를 제가 듣고 있었는데, 춘천에서 촬영을 하다가 어떤 분과 계속 연락을 했었는데 사진을 보니까 계속 끌리는 거예요. 왜 끌렸냐면 히로랑 닮아서. 히로랑 너무 닮았었어요. 근데 레드는 차가운 길바닥이라도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고 있었지만 네네는 집에 있더라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으니까, 그러면 나라도 사랑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데려오게 된 거라 보다 보니까 어떤 제가 처음에 고양이를 입양하게 됐을 때의 그 느낌이 너무 떠올라서 처음이랑 시작을 레드로 하고 싶었고요. <고양이 집사>라는 타이틀을 걸고 영화를 만든다면 임수정 씨 같은 경우에는 그전에 조은성 PD님이 고양이 문제에 관한 팟캐스트였는데 그때 임수정 씨랑 같이 고양이 얘기를 했던 거로 기억을 해요. 그게 인연이 되어서 다음 다큐멘터리를 만들면 내레이션을 해주시면 안 되겠냐고 농담처럼 던졌었는데 저한테 얘기를 했어요. 그런 농담을 했다. 어 임수정씨는 목소리 되게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중성적이기도 하고 차분하기도 해서 그러면 얘기 한 번만 해주시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바로 전화를 했더니 됐다고 하셔 가지고 감사하다고.(웃음) 너무 감사했죠. 알레르기 때문에 고양이를 키우시지는 못하고 가끔 길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신다고 하시더라고요.

 

바다언니 : 근데 레드 혹시 촬영 끝나고 나서도 연락하거나 보신 적 있으세요, 감독님?

 

이희섭 : 레드의 상황을 묻는 질문이 굉장히 많았는데 제가 10월쯤에 마지막 촬영을 간 게 20195월이었는데 10월쯤에 서울독립영화제에 출품이 돼서 상영하게 됐다고 연락을 드렸어요. 사장님한테 레드 잘 지내냐고 했는데 그때까지도 고양이라고 부르셨어요. 이름을 안 부르시고 고양이가 한 달 전부터 안 보인다고 그분도 추정 나이가 8살쯤 됐다고 하시거든요. 길고양이치고 굉장히 오래 산 거니까 떠난 거 같다고 내심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서 서로 안 물었어요. 이 질문을 받고 계속 뭔가 제가 괜찮다고 생각을 했는데 제주도에서 상영을 할 때 한 번 눈물이 난 적이 있었어요. 일부러 GV 할 때 울까 봐 시사회 때 제 영화를 극장에서 보면서 울었거든요. 레드 나오는 장면에서 울어서 그다음부터는 아예 영화를 안 보고 GV를 하러 오고 그랬었어요.

 

이마리오 : 그러면 궁금하신 게 많으실 것 같은데 주저하지 마시고 손을 들어주시면 마이크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질문 있으신가요.

 

관객1 : 바이올린 가게 앞에서 바이올린 사장님이 등장하고 레드가 따라 들어가고 중국집 사장님 쪽으로 같이 따라가는 장면이 굉장히 볼 때마다 좋은데 그거는 정말 연출 같은 거 없이 딱 그 순간에 일어난 일인 거죠?

 

이희섭 : 그렇죠. 저는 연출을 하지 않으려고 처음부터 마음을 먹고 들어간 거라 저는 되게 기적 같은 순간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때까지도 사실 그때 약을 먹이러 간 거라서 그때 편집을 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엔딩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계속하고 있었어요. 아까 말했던 청사포 마을로 엔딩을 하기에는 너무 비교를 하는 것 같고 똑같은 마을인데 어떻게 엔딩을 지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하고 일단 편집을 하던 와중에 약을 먹이러 간 건데, 감독님이 갈 거면 카메라 들고 가라고 해서 카메라를 들고 내려놓고 찍으면서 약을 먹였어요. 그 장면을 찍을 때도 약을 다 먹이고 밥도 다 주고 떠나야 하는데 못 떠나겠더라고요. 그때 갔을 때 몸이 안 좋아지는 게 보여서 털도 다 빠져있고 색도 다 바래져 있고 눈곱도 더 심해져 있고 침도 흘리고 해서 못 가고 있었는데, 한참 찍고 있었어요. 찍고 있다가 이제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는데 바이올린 사장님이 들어오셨어요. 그랬는데 중국집 사장님이 오토바이를 타고 또 오시더라고요. (일동 웃음) 엔딩이라고 생각을 했죠. 왜 엔딩이라고 생각을 했냐면 그 두 분이 아는 사이인 줄은 저도 몰랐거든요. 몰랐는데 여기는 그래도 상징적으로 고양이 마을이라고 할 수 있겠다는 걸 생각을 했어요. 작은 인사를 나누시고 레드는 집 안으로 들어가고 중국집 사장님이 주시는 사료를 먹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억지로 만들지 않아도 이미 효자마을은 고양이 마을일 수도 있겠구나, 그러면 이건 <고양이 집사> 엔딩으로 충분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감독님께 전화를 했죠. 근데 전화를 안 받더라고요. (일동 웃음) 거기 출연해 주신 분들과 닭갈비를 먹으면서 자축을 하고 올라왔어요. 되게 보석 같은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바다언니 : 전 솔직히 영화를 보는 내내 레드바이올린 사장님... 저는 고양이 아이들을 제 마음으로는 아끼고 나름 사랑을 하는 그런 입장으로 일단 레드의 눈곱이 너무 눈에 거슬렸고요. (웃음) 그리고 조폭이 목욕 한 번만 시켜주면 얼마나 하얗고 멋진 아이일 텐데 그 하얀 털을 가진 아이가 잿빛이 되어가는 모습이 너무 막 신경질이 났어요. 너무 오랫동안 목욕을 못 했을 테니까 물론 손 안 타는 아이들을 이렇게 씻기고 해준다는 게 쉽지는 않은데 레드바이올린 사장님이 굉장히 시크하면서 안 챙기는 것 같으면서 애들 챙기는 그런 분이시잖아요. 그리고 이름을 붙여주지 않은 그 마음도 이해는 가는데 지금 레드가 결국 무지개다리로 건넜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들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사실은 감독님을 만나게 되면 레드 빨리 입양하시라고. (일동 웃음) 빨리 입양해서 데려다가 레니 친구로 같이 만들어서 데리고 계시라는 너무 해드리고 싶었거든요. 만약에 그 상황에서 제가 레드바이올린 사장님 옆에 있었으면 사실은 그분의 아이라고 생각될 수 있고 레드가 그분을 굉장히 따르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레드는 그 자리에 그렇게 사장님 곁에 있는 게 굉장히 행복할거다라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르지만, 사실 집사라는 사람들도 굉장히 여러 가지 형태를 가지고 있거든요. 레드바이올린 사장님처럼 아주 무심하게 아이를 보살피는 듯 안 보살피는 듯하지만 굉장히 깊게 살펴주고 약도 챙겨주고 안 나와도 되는데 아이 밥 주려고 나오시고 툭 툭 한 번씩 아이를 챙기시는 그런 분들도 있으시고. 굉장히 세심하게 조금만 잘못돼도 그러면 안 돼요, 안 돼요 하는 분들도 있으시고. 그런데 사실 제 입장에서는 레드바이올린 사장님의 행동들이 너무 안타깝고 아쉬움이 많아서 아마 제가 옆에 있었으면 그 사장님한테 엄청 타박을 많이 하고 그럴 거면 내놓으세요! 이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저는 영화 보는 내내 조폭이를 보면서 제가 얼마나 잘생겼을 텐데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고, 레드를 보면서도 너무 눈곱 떼주고 싶고 빗겨주고 싶고 이런 마음이 굉장히 많이 들었거든요. 근데 집사들의 그 마음들이 사실은 내가 아이한테 너무 정이 들까 봐 그 마음도 굉장히 이해가 가고 길냥이 밥 주는 분들이 그런 이야기 많이 하시거든요. 아이들 손 타지 않게 하라고. 왜냐하면 밖에 아이들이 손을 타게 될 경우 물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와서 쓰담쓰담 해달라고 하고 부비부비를 하면서 그분들한테 사랑을 받고 맛있는 걸 얻어먹을 수 있지만, 간혹은 그래서 사람을 좋아해서 간 아이들 중에 붙잡혀서 다리가 부러진다든가 너무 쉽게는 화상을 입게 된다든지 죽임을 당하든가... 결국은 알고 보면 굉장히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그런 것들을 당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밥 주는 아이들이 그런 학대를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손 타지 않게 만들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으세요. 그래서 저도 저희 마당에 가서 밥 주는 아이들한테 과연 어떻게 하는 게 이 아이들을 위한 일인가에 대한 갈등을 매일매일 수없이 하게 되거든요. 보면서 사실 저는 그런 안타까운 부분들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이희섭 : 손 타지 않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던 것 같아요. 제 생각에 말씀을 나눠봤을 때도 그때도 바이올린 사장님 같은 경우에는 고양이에 대한 어떤 관심은 전혀 없으셨는데 어느 날 문을 열어봤더니 작은 고양이가 앉아 있어서 개 사료를 줬더니, 강아지를 키우시더라고요. 개 사료를 줬더니 허겁지겁 먹는 걸 보고 그때부터 문을 열어놓고 앞에다 밥을 주기 시작했는데 거기에 기거하기 시작했었던 거였거든요. 근데 그 이름을 붙여주지 않는 것은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갈 수 없으니 오니까 밥을 주는 거고 안 오면 밥을 줄 필요가 없었고. 내쫓은 게 아니어서 들어왔을 때 내쫓았으면 어떻게 보면 영화에 <고양이 집사>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안 맞을 텐데 내쫓지 않고 손을 건네줬기 때문에 그분도 그런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마리오 : 고양이 얘기만 나오면 시간이 계속 길어지는데 혹시 또 질문 있으신가요?

 

관객2 : 신기했던 게 레드바이올린 사장님이 굉장히 시크하시잖아요. 거의 터치도 안 하시고 그런데도 저는 이상했던 게 레드라는 아이가, 왜 자기 새끼가 죽었을 때마다 물고 가서 그 앞에다 물고 가서 놔뒀다고 했잖아요. 그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그럴 때마다 가져다 놓았다는 이유는 그만큼 신뢰가 굉장히 강하다는 건데 그 사장님 입장에서는 내가 정도 주지 않는 아이가 새끼를 갖다 놓고 갖다 놓고 했을 때의 어떤 마음에서 하셨는지.

 

이희섭 : 잘 치워 주셨대요. 네 정말 사실 말씀은 그렇게 해도 아닌 게 원래는 제가 알기로는 그 바이올린 공방이 운영이 잘 안 돼서 다른 알바를 하면서 생활을 하시고 계셨었는데, 원래는 문을 닫아야 하는데 안 닫은 이유가 고양이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떠나지 않았던 것 같거든요.

 

관객2 : 혹시 싫거나.

 

이희섭 :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어요. 가끔 쓰다듬기도 하고 오면 안아주기도 하고 같이 지낸 세월이 7년이니까.

 

바다언니 : 제가 아이를 반려를 해보면 제가 느껴지는 게 고양이들이 사람의 말을 못 해서 그렇지 굉장히 아이들이 섬세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에요. 감각의 소유자라서 이 사람이 정말로 나를 싫어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싫어하지만 좋아하는 척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정말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인지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예민하게 잘 파악을 해요. 그니까 아마 레드도 사장님의 마음을 그렇게 물론 내 아이를 받아들여 들여줘서 그렇게 따뜻하게 품어줄 수는 없는 분이지만 그분이 정말로 나를 보살펴주고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그만큼 레드가 힘든 길 생활에서 가장 의지하는 바로 레드바이올린 사장님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그렇게 잘못됐을 때도 사장님께 알리고 싶었고. 그리고 간혹은 아마 그 아이들이 미처 죽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아이가 위험하니까 살려주세요라는 의미로 사장님께 물어다 놨을 수도 있고요. 사실 아이들이 아픈 아이가 있으면 그렇게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러는 경우일 수도 있고 아무튼 막 살갑지는 않지만, 그 마음이 레드한테 전해져서 레드가 계속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사장님이 오면 반갑게 달려가고 뛰어 들어가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정말 사람들이 뭘 알아들어 쟤네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거든요. 근데 다 알아듣고 다 느껴요. 너무 신기할 정도로 잘 느껴요. 제가 구조한 아이를 돌보다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서 굉장히 슬퍼하거나 그래서 몇 날 며칠을 울면서 되게 우울해하면 저희 아이들도 굉장히 같이 슬퍼하는 게 느껴지고. 평상시에 엄청 활달하던 아이들이 제 옆에 와서 위로해 주는 듯한 그런 제스처를 하기도 하고, 그루밍을 저한테 해주기도 하고, 그래서 저를 달래주려고 하는 그런 마음들이 굉장히 많이 느껴지거든요. 근데 신기한 게 분명히 저한테 잘 웃는 아이인데 제가 목욕시키려고 누구에게 소곤거리거나 마음먹고 있으면 금방 알아채고 귀신같이 저한테 안 와요. (웃음) 정말로 고양이들은 아주 섬세하고 굉장히 예민한 아이들인데 사람의 마음도 굉장히 잘 느끼고 다 알아듣는 아이들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아마 레드도 그런 사장님의 마음을 그렇게 알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희섭 : 안전한 공간이라는 생각을 했을 거고 사장님의 품이 제일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을 했겠죠. 그 아까 교감에 관련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어서 레드를 처음 만난 날 봤는데 저한테 오는 거예요. 아무렇지도 않게 그래서 이 친구는 되게 살가운 성격인가 보다 했더니 지나가는 어느 마을 주민분들이 지나가시면서 어? 쟤 되게 사나운데 이러면서 지나가시더라고요. 지나가시는데 지나가는 발 앞에다 대고 하악질을 하더라고요. 아는 거죠. 그동안 뭔가 내쫓으려고 했다거나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뭐라고 하니까 하악질하고 제 뒤로 숨더라고요. 저도 처음 봤는데 (일동 웃음) 레드는 정말 그래서 영화에 그렇게 넣었거든요.

 

바다언니 : 사장님이랑 좀 닮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웃음)

 

이희섭 :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랑 비슷한 성격이라 저도 좀 그래서 낯도 많이 가리고 그래서 사장님이랑 이야기할 때 되게 힘들었어요. 되게 오래 걸렸어요. (일동 웃음) 물어보면 대답을 잘 안 해주시고 저는 기다리고. (웃음) 그랬습니다.

 

이마리오 : 또 다른 질문 있으신가요? 없으시면 제가 준비한 질문을 하나 드려볼게요. 이건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데 그전에 극영화 작업을 하셨잖아요. 촬영 파트 위주로 많이 하셨는데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시면서 들었던 다큐멘터리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어려운 부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한 얘기를 좀 듣고 싶었습니다.

 

이희섭 : 다큐멘터리는 처음이고요. 촬영으로는 몇 번 해 본 적 있었는데 메인은 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도전이었어요. 있는 그대로 찍으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해서 있는 그대로 찍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있는 그대로 찍는다고 해서 있는 그대로 표현이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진실되게 표현되는 게 아니라서 그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오히려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제 이야기를 집어넣었는데요. 중간에 들었던 생각은 오히려 제가 카메라를 들고 다큐라는 장르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고양이 집사분들의 이야기랑 오히려 고양이 집사분들이 직접 찍은 것을 가지고 제가 편집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중간에 그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는 지금은 그런데 다음에는 이런 작업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원래는 다큐멘터리에 대한 꿈은 없었는데 고양이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면 여러 가지로 만들 수 있겠다는 그런 재밌는 꿈이 생긴 것 같고요. 어려웠던 것은 극영화로 자꾸 대입을 하게 되더라고요. 내러티브가 있어야 할 것 같고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시나리오를 써나가고 싶어 해서 이런 장면을 찍고 난 다음에 다음날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나가면 그런 일들을 벌어지지 않죠. 사실은 다른 일들이 벌어지죠. 그런 게 정말 재밌었어요. 오히려 시나리오로 따지면 배우가 캐릭터가 살아 숨 쉬는 것 같아서 너무 재미있어서 나중에 극영화 할 때도 이런 부분들은 되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다언니 : 촬영하시면서 전국에 있는 많은 고양이 집사들을 만나셨잖아요. 고양이 집사로 살고 있는 삶의 형태도 굉장히 여러 가지 다양한 분들이었는데, 감독님이 보신 분들 만난 분들은 강아지를 반려하는 게 아닌 고양이를 반려하는 내가 고양이 집사인 게 왜 고양이라서. 이분들이 어떤 이유로 <고양이 집사>의 길을 선택했다고 그렇게 말씀들을 하시던가요?

 

이희섭 : 정말 다양한 것 같기는 했었거든요. 제일 많은 것은 어떻게 보면 측은지심이었던 것 같고요. 길고양이에 대한 부분들은 반려동물로써 고양이를 집고양이로 입양해서 키우다가 보니까 길고양이들이 보여서, 우리 애들은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데 길고양이들은 저렇게 힘들게 지내고 있는 것 같다는 어떤 동정심 같은 마음에서 밥을 주기 시작하고 그런 일이 많았던 것 같고. 고양이에 대한 매력은 말로 할 수가 없겠죠? 다양하게 나오는 것 같아요. 아까도 잠깐 밖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집사분들은 굿즈 같은 거 잘 안 사신다고 오히려 고양이 캐릭터나 피규어 보다 실제로 실물이 더 재밌는데. 변화무쌍하잖아요, 알 수도 없고. 그런 알 수 없는 매력들 때문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바다언니 : 감독님, 재개발 지역도 가셨었잖아요. 재개발해서 그렇게 아이들을 구조해서 보호하고 여기로 옮겨주려고 하는 분들이 고양이 말고 강아지를 하시는 분들은 없으시죠?

 

이희섭 : 그렇죠. 근데 유기견 같은 경우에는 워낙에 정책이 잘 되어 있어서. 근데 그건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람한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포획이 잘 돼서 길에 잘 안 보이는 것이거든요. 그걸 또 반대로 역으로 생각을 해 보면 고양이는 사람을 공격할 일이 없다는 것도 되거든요. 재개발 지역 같은 경우에는 부산에서는 온천장 재개발 지역에서 노력을 많이 해주셔서, 재개발을 하게 되면 길고양이 이주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조례가 얼마 전에 이루어져서 좀 희망적인 부분들이 있고, 서울시에서도 그런 노력들을 계속하고 있는 거로 알고 있어요.

 

관객3 : 성남 부분의 철거하던 지역의 분요. 그분은 직업이 따로 있는데 그 일을 하고 계신 건가요?

 

이희섭 : . 직업이 따로 있으셨는데, 직장인으로 알고 있어요.

 

관객3 : 혼자서요?

 

이희섭 : 아니요. 같이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고 작은 커뮤니티 같은 건데 그 성남 전편에 나왔던 신흥동 편에 나왔던 쉼터 부장 그분이 길고양이 민원 쪽으로 많이 시청과 연계해서 많이 활동을 하시고. 그 이후에 나왔던 방금 말씀하신 젊은 여성분은 그 지역의 고양이들을 구조해서 이주하기 전에 보호를 해서 다른 분들도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영화에 얼굴이 나오고 싶지 않다고 해서 제가 다 편집에서 잘랐죠. 혼자 하시는 건 아니었고요. 근데 주로 혼자 하시기는 했어요, 주도적으로.

 

이마리오 : 끝내야 할 시간이 다가왔고요. 마지막 질문을 하실 수 있는 기회를 드릴 텐데, 혹시 질문이 있으신가요?

 

관객4 : 노량진 수산시장 보면 아직도 사건이 다 해결되지 않았잖아요. <고양이 집사>를 처음 볼 때도 그랬는데 나중에 <고양이 집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거나 그럴 때 제일 인상 깊은 장면이 그 수산시장이었어요. 영화를 쭉 보고 나면 각자 보는 방향이 있을 텐데 제가 봤던 <고양이 집사>는 버려졌거나 아니면 애초에 길에서 태어난 아이들에 관한 이야긴데... 여러 동네에 있는 여러 아이들을 보여주는데 왜 노량진 수산시장을 그렇게 좀 기억에 많이 남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거든요. 근데 거기에 계신 분들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노량진 수산시장이 이미 반으로 갈라져서 저쪽으로 가신 분들이랑 남은 분들이 있고, 그 남은 분들이랑 같이 지내는 고양이들이 있었는데, 그 두 고양이와 상인분들이 사실 처지가 똑같다고 보여서, 철거 시작되면 사람들도 깜짝 놀라지만 아이들도 후다닥 튀어 나가고 막 이런 것들이 너무 인상 깊기도 하고. 누가 그랬다고 하잖아요. 그 동물들 안 좋게 대하는 사회는 사람도 살만한 사회가 아니라고 그런 비슷한 말을 들었는데.

 

이희섭 : 고양이가 잘 사는 마을은 사람도 살기 좋은 마을이다.

 

관객4 : 그 말이 아닌 것 같은데. (일동 웃음) 아무튼 비슷한 내용이었습니다. (웃음) 길고양이들이 그렇게 살 곳이 없고 머무를 곳이 없고 계속 위기에 처해 있는 것들은 사람들도 언젠가는, 언젠가는이 아니죠. 거기는 이제 그 시간 같은 시간 때 그렇게 되어있었으니까. 인상 깊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되고 그랬거든요. 말은 길었지만, 질문은 거기는 지금 어떤지. (웃음) 노량진 수산시장 고양이들.

 

이희섭 : 이게 춘천의 고양이 마을을 촬영하러 간 거라서 마을이 테마였던 거죠. 제목은 <고양이 집사>지만. 춘천에 고양이 마을을 만들려고 했던 이유가 그전에 그 주변에 재개발 아파트가 생기게 되고 재개발이 안 된 부분으로 몰려 들어오는 고양이들이 많아져서 분란이 생겨서 거기 고양이 마을을 만들려고 했던 거였던 거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돌아왔을 때 제가 든 생각은, 그동안 저는 그 정도까지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어디로 가야 할까 그런 고민과 궁금증이 생겨서 노량진 수산시장과 성남 재개발 지역을 가본 거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아까 말씀하신 떠나야 하는 사람들과 떠나야 하는 고양이들이 같이 공존하고 있는 노량진 수산 시장이 저도 인상 깊어서 찍게 된 거였는데. 결국에는 지금은 영화에 나오시는 홍어집 하시는 그분은 새 시장으로 이전을 하셨고, 같이 있던 호식이 같은 경우에는 구조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어요. 협조를 안 해줘서. 가림막을 쳤는데 조그만 틈이라도 내달라고 했는데, 그것도 안 해줘서. 그 와중에 피해를 입었던 고양이들이 밥 냄새 풍기면 그 틈으로 나와서 포획을 하면 되는데 그걸 안 해줘서 어떻게 뚫고 싸우고 들어가서 구조를 해서. 다행히도 입양을 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나머지 한 분 달님이, 턱시도 두 마리 돌봐주시는, 그 할머니는 지금도 투쟁을 하고 계세요. 노량진역 앞에서 생활을 하고 계신데, 그 투쟁 와중에도 달님이가 실종이 돼서 쓰레기차에 실려 갔다고 하더라고요. 철거 과정에서 지금도 찾고 계시는데. 그래서 이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끔씩 물어봐요. 혹시나 노량진 근처에 갈 일이 있으시면 눈이 한쪽이 파래 가지고, 백내장처럼 한쪽 눈이 안 좋은 아이고 아마 빨간 목걸이를 하고 있을 거예요. 턱시도 고양이이고 좀 작은 턱시도 고양이인데 보시면 <고양이 집사> 페이스북 페이지나 인스타그램에다가 제보를 해주시면... 아직까지 제보는 들어오지 않았는데 근처에 있다고 목격담을 들었다고 하시긴 하셨더라고요. 계속 찾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못 찾으신 것 같아요.

 

이마리오 : 고양이 얘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게 고양이 이야기인 것 같고요. 이제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바다 언니부터 마무리 인사 겸 하고 싶은 얘기를 해주시면 좋겠고요. 그다음 감독님께서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바다언니 : 사람들이 저한테 왜 아이들을 이렇게 데리고 있냐, 아이들 어디가 좋으냐, 이렇게 물으면 저도 뭐 특별히 이유는 없어요. 그냥 저는 고양이는 블랙홀인 것 같아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거든요. 정말 한 번 빠져들면 헤어 나오지 못하는데. 제가 일주일에 한 번이나 이주에 한 번 정도 저도 다른 일을 겸하면서 카페를 운영을 해야 해서, 그래서 일을 하러 서울에 가면 아침에 일찍 갔다가 저녁에 오면. 사실 강아지를 좋아하면서 고양이를 싫어 분들이 하시는 말이 대부분 그거예요. 고양이들은 주인도 못 알아본다, 강아지들은 쪼르르 달려 나와서 난리가 난다는 거예요. 근데 고양이들은 그렇지 않고 지들만 아는 애들이라 꼴 보기 싫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제 주위에 강아지를 키우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근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희 아이들 제 차 서는 소리도 알아듣고 다 문 앞에 나와서 기다리거든요. 그래서 그 아이들한테는 온전히 저밖에 없고 저만 바라보는 아이들이에요. 사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어떤 분이 그러셨죠. 사람 친구들은 많이 떨어져 나갔다고. (웃음) 저도 아이들 관리하면서 안 돼, 우리 애들 때문에 못 나가, 너희가 오든지, 이렇게 이야기하고. 그래서 사실 사람 친구들 중에도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분들이나 우리 아이들을 입양 보내서 알게 된 분들 이런 분들과의 교류는 좀 더 많아졌는지도 몰라도 기존에 알고 있던 친구들과는 연락도 좀 끊어지고 잘 안 만나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아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들이 좋은 이유는 사람들과의 소통에 있어서는 제가 상처를 받을 때도 있고. 정말 별거 아닌 일로 제가 친구들이랑 나이 먹으면 그 정도는 더 유해져야 하는데 너네는 나이 먹고 더 심해지냐? 이런 얘기도 굉장히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있을 수 있는 것들이 고양이들한테는 없어요. 오직 나만 기다리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그 모든 것들을 받고 그거에 대해서 반응하는 그 아이들을 보면서, 이 아이들에게 내가 없으면... 저도 나이 들면서, 고양이를 반려하면서 특히 눈물이 굉장히 많아져서 가끔 아이들이 하나씩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마다 저희 엄마가 아는 분한테 이러세요. 내가 죽으면 쟤 얼마나 우는지 보라고. (일동 웃음) 고양이 죽어서 우는 것만큼 제가 우는지 꼭 보라고, 이렇게 얘기들을 하시거든요. 그 정도로 제가 많이 우는데... 근데 그러면서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내가 정말 잘못돼서 죽으면 우리 서른다섯 이 아이들은 어떻게 하지? 생각을 하면 또 눈물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유언장에 누구는 누구를 데려가라 누구는 누가 누구는 나 아는 사람 누구한테 내가 설마 유언장에 너가 얘 데려다 키우라고 썼는데 그거를 마다하지는 않겠지, (웃음) 꼭 유언장에 써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또 눈물을 흘리고 그러거든요. 정말 나밖에 모르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 아이들은 위해서 살고 그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그 어떤 순간보다도 행복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고양이 집사가 됐고 제 일생에 있어서 가장 잘한 선택이 바로 고양이 집사가 된 거라고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은 아마 죽을 때까지 그리고 죽은 후에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나중에 먼저 고양이 별로 간 아이들이 집사가 가면 제일 먼저 뛰어나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웃음) 그렇게 저희 집사들끼리 이야기하거든요. 제가 최근에 정말 어이없는 일로... 구조해서 치료를 다 한 아이인데 제가 보호하면서 잠깐 바람 쐬라고 문을 열어놨는데 풀어놓은 대형견들이 난입해서 애들이 있는 케이지를 넘어뜨리고 물려 죽인 그런 사건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근래에 좀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 내가 살아있을 때도 날 행복하게 하고 기쁨을 준 아이들이지만 나중에도 먼저 가서 날 반기러 제일 먼저 뛰어나올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 생각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하기 때문에. 저는 나중에라도 정말 고양이 집사 일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여러분도 함께 느끼시길 바라고. 혹시라도 아직 고민하고 계시다면 후회하지 말고 그 선택을 꼭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일동 박수)

 

이희섭 :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는지 까먹었어요. (일동 웃음) <고양이 집사>라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이유가 방금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하셔서 저도 떠나보내고 난 다음에 나는 고양이랑 같이 있으면 행복했는데, 고양이는 행복했을까, 히로는 과연 행복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알 수가 없으니까 근데 아마도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 표정이었어서. 저랑 같이 있을 때 잘해 주지 못했지만 그래서 다시 집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더 행복하게 해주려고. 그런 집사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그런 집사분들을 좀 더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만들게 된 영화인데요. 요즘에 쉽게 고양이들이 소비되고 있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길고양이는 소외 되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이 오히려 공격받고 있는 상황이 있는 것 같아서 그분들의 삶을 더 들여다보면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고양이들의 삶을 좀 들여다보면 저 고양이들을 위해서 이분들이 왜 이렇게 관리를 하시는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떤 바람에서 만든 영화라고. 오늘 이후로 좀 더 극장에서도 상영을 좀 더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IP TV에서 지금 하고 있으니까요. 주변에 고양이한테 관심이 없으신 분들이나 싫어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보라고 좀 이렇게 (일동 웃음) 좀 많이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웃음) 그런 부탁을 드리고 싶을 정도로 아쉬운 상황이라서. 오늘 이렇게 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일동 박수)

 

이마리오 : GV를 자주 하지는 않지만, 제가 할 때마다 늘 마지막 정리 이야기를 뭘 해야 할까 늘 고민이에요. 그래서 이번에 어떤 이야기를 할까 생각을 해봤는데 그 얘기가 좋겠더라고요. 지난주에 정동진독립영화제 온라인 예매 사이트가 오픈을 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관객 수를 제안해야 해서, 그런데 오픈하자마자 30초 만에 3일 치가 다 예매가 끝나서 많은 사람들이 표를 구하려고. 지금도 박광수 프로그래머한테 문자로 나 누군데 표 좀 없냐 이런 연락이 굉장히 많이 온대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많은 것이 없어졌잖아요. 없어지고, 가지 못하게 되고, 사라져 버린 것들이 많은데 사실 부담이 있겠죠. 영화제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그 부담에도 불구하고 그런 준비를 하고 그렇게 영화제가 치러질 수 있게 돼서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고마웠고 반가웠고요. 특히나 코로나 시기에 자주는 아니지만 이따금 신영에 들릴 때마다 저밖에 없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극장 문을 열고 사람들을 반겨주고 영화를 틀어줬던 여기 앉아계신, 그리고 여기 일하고 있는 신영 스태프들한테 이 자리를 빌려서 굉장히 고맙다는 얘기를 꼭 전하고 싶고요. 이 영화가 공존에 대한 영화이듯이 저희들도 상업영화나 독립영화나 그리고 다양한 영화들을 본 사람들이 공존하고 다양한 선택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오신 두 분께 박수 드리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일동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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