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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리뷰 : 지나간 역사와 현재의 위치

REVIEW 리뷰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6. 2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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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2019)

지나간 역사와 현재의 위치

 

영화를 연출한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은 프랑스의 방송기자 출신으로 오랜 기간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왔다. 이미 한반도 이슈에 관해 이미 두 편의 영화 <프론티어와의 전쟁>(2003)<한반도, 통일은 불가능?>(2013)을 만들었고, 2019<백년의 기억>을 통해 이전 영화 이후에 벌어진 일들까지 담은 영화를 내놓았다.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 당사자가 아닌 외국인, 제삼자의 시선으로 분단과 통일에 대한 역사 근 100년을 보여준다.

 

영화는 20186,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북한과 미국의 대표가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다음, 그것보다 조금 앞선 20184, 남한의 대통령 문재인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장면이 이어진다. 2017, 북한과 미국 사이에 있었던 국제적인 미사일 위협에도 불구하고 2018년 판문점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를 일제 강점기부터 2018년 현재까지 찬찬히 살펴본다.

 

분단의 역사를 압축하여 보게 됐을 때, 처음 시작은 현재 한반도 분단 상황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미국과 소련으로 압축되는 자유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의 세력 싸움의 결과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하게 과거 진영의 문제로 역사를 훑지 않는다. 분단을 만들어낸 것도, 분단 이후 냉전과 평화의 시기가 널뛰게 된 것도 한반도 내부의 여러 가지 결정적인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임을 명확하게 짚고 넘어간다. 특히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여러 국가의 지도자가 교체되면서, 남북 관계가 함께 변화하는 지점들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우리가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여러 자료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프랑스인이기에 구할 수 있었던 북한의 현재 모습을 담은 촬영 영상과 오래된 과거의 기록 영상뿐만이 아니다. 감독은 20여 년간 관심을 가져온 만큼 분단 상황에 대해 심도 있는 인터뷰를 제공한다. 남한에서 현 정치 상황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정치인, 역사학자부터 북한에서 당시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했던 정치인, 영상 기록인 등의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다.

 

수많은 자료와 인터뷰를 보게 되면, 100년의 시간이 흐른 사이에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의 전반적으로 사고방식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는 차이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그렇게 뜻밖이지도 않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남북한 모두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 과정이 순탄치 않더라도. 사실 한국에 사는 당사자들에게는 그렇게 새롭지도 않은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는 탄탄한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널뛰는 한반도의 정세에 우리가 잊고 살았던 역사를 환기하고, 현재의 위치를 점검하게 만든다.

 

-송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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