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개봉] 미스비헤이비어

미스비헤이비어 필립파 로소프 (Misbehaviour, 2020)

우리는 예쁘지도 추하지도 않다! 우리는 화가 났을 뿐!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학계에서 무시당하는 워킹맘 대학생 샐리(키이라 나이틀리)와 페미니스트 예술가 조(제시 버클리)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세계적인 축제 ‘미스월드’에 한 방을 먹이고, 사람들에게 여성의 진정한 자유를 알리기 위한 작전을 계획한다. 이렇게 한쪽에서는 미스월드를 성차별과 함께 사라져야 할 축제라고 소리 높이고 있는 반면, 또 다른 한쪽에서는 인종차별 문제 또한 만연했던 1970년에 역사상 최초 흑인 미스월드가 된 제니퍼(구구 바샤-로)의 외로운 싸움이 펼쳐진다.

 

이 영화는 여성을 향한 노골적인 성적 대상화에 맞선 투쟁을 그려내고 있다. 실제로 1970년 미스월드대회 반대 운동을 주도한 샐리 알렉산더의 실화를 다루고 있으며, 극의 마지막에는 극 중 인물들의 실제 근황과 모습이 등장한다. 실존 인물에 기반하고 있지만, 논리정연하고 이성적인 샐리와 이성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조, 같은 여성이지만 낡은 여성관을 가진 샐리의 엄마 등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점이 흥미를 끈다. 또한, 이 영화는 단순히 여성해방운동 서사로 흘러갈 수 있었던 것에 그치지 않고, 인종차별 문제를 매끄럽게 조합하여 풀어내고 있다.

 

여성 인권을 위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와 영국 아카데미 감독상을 2차례 수상한 필립파 로소프 감독, 지난해 방영되며 화제를 낳은 드라마 <체르노빌>(2019)의 제시 버클리, <미녀와 야수>(2017), <미스 슬로운>(2016)의 구구 바샤-로 등 감독, 작가, 제작, 주연배우까지 모두 여성으로 '쿼드러플 F'등급을 받으며 여성에 의한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이펭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