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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미누> 리뷰 : 귀를 기울이면 들리는 노래

REVIEW 리뷰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6. 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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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미누>

귀를 기울이면 들리는 노래

 

누군가의 삶은 때로는 깊은 잔향을 남기며 타인에게 스며든다. <안녕 미누>는 다문화를 향한 사회의 외면 앞에서 공존을 노래한 미누의 삶을 얘기한다. 나는 좀 다르지만 같이 살아가니 재미있지 않냐고 함께 노래하자며 말이다. 현재도 다문화 사회는 활발히 논의되는 주제다. 사회의 제도와 태도가 사람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분노와 차별이 당연시되는 사회는 무섭다. 산업화의 정도가 나라의 발전을 판단할 수 있는 전부는 아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의 산업화를 이끈 보이지 않는 손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정부의 묵인하에 그들은 어렵고 위험한 직종에 종사한다. 어느 날 이유 모를 강제추방이 시작된다. 사회의 제도는 순식간에 개인의 삶을 흔든다. 2003년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들을 한순간에 불법으로 정의했다. 정부는 이웃들에겐 고발을, 고용주에겐 해고를 유도한다. 존중받지 못한 개인은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한다.

 

이주노동자들의 분노와 정부의 침묵이 이어진다.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님을 깨달은 미누는 마이크 앞에 선다. 다국적 이주노동자 그룹 스탑 크랙 다운(stop crack down)이 시작됐다. crack down은 엄중히 단속한다는 뜻이다. 그들은 외친다. 우리는 사람이고 단속이 아닌 보호가 필요하다고. 노동자의 상징인 빨간 목장갑을 끼고 구호를 노래한다. 월급날, we make korea, 강제추방 반대한다, 손무덤 등 노동자들의 현실을 담았다. 하지만 그는 강제추방을 당한다.

 

네팔에 돌아온 미누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한다. 네팔 청년을 위한 한국어 수업, 문화교육, 직업교육 등 바쁜 생활을 이어간다. 자신이 겪은 어려움과 고난을 남들이 겪지 않았으면 한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과 사람들이 그립다. 드디어 미누를 위해 옛 밴드 멤버들이 네팔에 온다. 공연을 한 뒤 미누는 분노는 없다며 한이 풀렸다고 한다. 미누는 노래와 사랑을 남기고 떠났다. 그것은 분명히 큰 축복이다. 때로는 사람의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관객 리뷰단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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