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개봉] 메모리아

메모리아 Memoria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2021)

극 | 콜롬비아·타이·멕시코·프랑스·카타르 | 136분 | 12세이상관람가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출연: 틸다 스윈튼

 

아직 어두운 새벽녘. 제시카는 낮고 크게 울리는 '쿵' 소리에 눈을 뜬다. 이 소리의 근원은 어디인지, 당장 알 수가 없다. 처음에는 옆집에서 공사를 하는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다. '쿵' 소리는 길을 가다가도, 가족들과 식사를 하다가도 느닷없이 제시카의 귓전에 찾아오기 때문이다. 남들은 알아채지 못한 채, 홀로 듣는 소리. 제시카는 어느 순간 이 소리를 기다리게 된다. 이 소리의 근원은 어디인가, 콜롬비아 어느 고산 지대에서 이 소리를 이해하는 단서를 찾아낸다.

 

<열대병> <엉클분미> 등 그만의 독특한 영화 스타일로 전세계 평단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 온 태국의 시네아스트 아피찻퐁 위라세타쿤과 늘 새로운 영화적 경험에 감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배우 틸다 스윈튼이 만났다. '쿵'은 정말로 파동이 존재하는 소리인지, 아니면 새로운 감각을 통해서 들리는 듯한 소리인지. 영화는 소리에 관한 미스터리를 찬찬히 엮었다가 또 풀어나간다. 콜롬비아의 변덕스럽고 낯설고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낯선 세계에서 기억 저편의 익숙한 감각을 찾아나가는 여행이 펼쳐진다. 태어나기 전부터의 심장박동 같은 영화.

 

-송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