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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필름을 타고!> 리뷰 : 여름의 열기 한 스푼, 우리의 청춘 한 스푼

REVIEW 리뷰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2. 7.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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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필름을 타고!>

여름의 열기 한 스푼, 우리의 청춘 한 스푼

 

맨발(이토 마리카 분)는 불만이 많다. 왜 영화부에서 만드는 영화는 로맨틱 코메디일까? 그것도 온종일 사랑해!”만 연사하는 대사가 가득한 영화로. 사무라이 영화를 사랑해 마지않고 직접 각본까지 쓰는 열정을 보이는 맨발에게 로코 감독 카린(마히루 코다 분)의 작품은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맨발은 결심한다. 직접 내 손으로 자신의 첫 사무라이 영화 <무사의 청춘>을 완성하겠다고!

 

하지만 주인공 이노타로의 역할을 구하기가 영 쉽지 않았다. 변해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슬픈 눈빛의 소유자, 연약하고 아름다운 외모의 남자 어디 없나 고민하던 맨발은 일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뛰어가는 사람이 공중에 멈추고, 튀기던 물방울이 눈앞에서 멈춘 그런 감각. 그리고 머지않아 시간이 다시 흐를 무렵 그의 앞에 완벽한 이노타로가 나타난다.

 

마츠모토 소우시 감독은 영화에 많은 것을 채워 담았다. 맨발과 킥보드(카와이 유미 분), 블루 하와이(이노키 키라라 분) 삼총사의 우정 이야기, 맨발과 린타로(카네코 코이치)의 간질간질한 로맨스, <무사의 청춘> 스태프들의 우당탕탕 코믹 이야기, 린타로에게 숨어있는 SF 요소까지 모두 한 냄비에 넣고 비빈 것이 <썸머 필름을 타고!>.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이 모든 것이 공존하는 데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는 흘러가는 내내 큰 역경 없이 순탄하게 흘러간다. 촬영비도 어떻게 구했는지 이삿짐 아르바이트로 금방 구하고, 촬영 스태프들도 다른 불만 없이 순순히 맨발을 따른다. 촬영 스태프들을 구하는 일도, 촬영지를 택하는 것도, 시대극에 걸맞은 세트를 마련하는 것 모두 맨발이 원하는 대로 이어진다. 이들이 고민하는 것은 오로지 영화의 완성뿐이라서 관객은 편하게 걱정 없이 청춘들의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 점에서 필자는 일부 한국 독립영화와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몇 영화들은 주인공이 갖고 있는 고민보다 주변의 걱정거리가 더 크다. 이것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썸머 필름을 타고!>보다 현실 고증이 잘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현실의 고난을 모두 배제해서 관객으로 하여금 편안한 마음을 들게 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극을 완성시킨 요소에 OST도 빠질 수 없다. 일본 청춘물답게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경쾌한 밴드 사운드부터 슬픈 장면에서는 아련한 피아노 선율, 영화 시나리오 투표에서 떨어진 맨발 뒤로 흐르는 헤비메탈까지 감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모두 쏟아붓는다.

 

필자는 특히 영화 중후반부 맨발을 잡기 위해 린타로가 뛰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극 초반, 맨발이 이노타로 역으로 린타로를 캐스팅하기 위해 뛰었을 때 했던 말까지 전부 오버랩 되는 동시에 귓가에 울리는 베이스 사운드가 아직도 심장을 울린다. 마치 내가 저 여름 합숙에 함께 있는 것처럼, 꼭 내 청춘까지 빌려준 것처럼 둘의 감정에 이입해 영화 속으로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었다.

 

맨발은 영화를 만들면서 내내 시나리오를 거듭 수정한다. 특히 결말은 린타로의 조언을 들어가면서 연신 수정을 하는데, 마지막에서는 결국 그 결말마저 엎고 영화 상영회에서 다시 촬영을 한다. 대신 이번엔 네노스케 역을 맡은 대디보이(이타비시 슌야 분) 대신 맨발이 들어가는 것으로 해서. 솔직히 마지막 장면은 관객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이 미래에도 영화가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 포부를 담은 결말을 또다시 수정했으니까. 하지만 이마저도 기존 타임 슬립물, 이를테면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같은 클리셰를 깨버렸다는 점에서 영화는 끝까지 맨발이 손길이 닿았다는 느낌을 준다.

 

미래에는 정말로 영화가 사라질까? 맨발과 린타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걸까? <썸머 필름을 타고!>는 시원한 청춘물이지만 결말은 하나도 시원하지 않은 영화다. 그렇기에 더욱 지난 여름의 한 페이지처럼 기억에 남는 영화다.

 

-관객 리뷰단 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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