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개봉] 선생님과 길고양이

선생님과 길고양이 先生と迷い猫 (후카가와 요시히로, 2015)

 

제목처럼 선생님과 길고양이의 우정을 담았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교장 선생님이 사별한 아내를 자꾸 떠오르게 만드는 고양이를 쫓아내는 이야기가 반, 마음을 추스르며 사라진 고양이를 다시 찾으려고 하는 이야기가 반이다. (심지어) 사람도 잘 따르는 고양이를 왜 구박하느냐, 애묘인들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얘기겠지만 거기에는 교장 선생님 나름의 사정이 있다. 다행히 마음을 고쳐먹고 고양이를 찾으려고 하지 않는가.

 

교장 선생님은 은퇴하고 혼자가 됐다. 딱히 할 일도 없고 이야기를 나눌 상대도 없어서 겉도는 삶을 살고 있다. 반면 교장 선생님에게 찾아오는 길고양이는 스케쥴에 맞춰 동네를 돌면서 사람들에게 귀염을 받는다. 고양이가 보이지 않자 고양이를 예뻐하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찾으러 다닌다.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고양이의 궤적을 차분하게 따라가다 보면, 힘든 일 속에서도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송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