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그레타 툰베리> 리뷰 : 미래세대에 대한 현세대의 책임을 마주하다

REVIEW 리뷰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1. 6. 25. 13:06

본문

<그레타 툰베리>

미래세대에 대한 현세대의 책임을 마주하다

 

<그레타 툰베리>는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영화는 2019UN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의 연설을 계기로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된 10대 소녀를 중심에 두고 있지만,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인 요소를 전면에 세우지 않는다. 아스퍼거 증후군, 강박장애, 선택적 함구증과 같이 그레타 툰베리가 지닌 장애는 그저 개인의 특성으로만 대할 뿐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진 않는다. 그보다는 2018년에서 2019년 사이의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지나온 행적을 기록하는 데에만 집중한다. 이러한 영화의 시선은 관객에게 기후 위기를 현재의 문제로 마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스톡홀름 의회 앞에서 기후 위기 대처 방안을 촉구를 위해 결석 시위를 하는 한 소녀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그 소녀는 바로 그레타 툰베리이다. 의회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담벼락에 기대어 앉아 있는 그 옆에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Skoltrejk för Klimatet)’라고 쓰인 피켓을 흘깃거릴 뿐 그녀를 응원하고 격려하지 않는다. 심지어 한 노년의 여성은 어른들이 하는 짓이 한심하더라도 아이는 학교에 가야 한다고 질책한다. 그레타 툰베리는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자리에 앉아 시위를 이어나간다. 이후 영화는 그레타 툰베리의 결석 시위가 들불이 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과정에 조명한다.

 

그레타 툰베리의 일인 시위는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는다. 그레타와 뜻을 함께하는 이들은 자국 정부에게 기후 위기 대응 마련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와 시위한다. 현세대가 망쳐놓은 환경문제를 미래세대에게 전가하지 말라는 것이 이들의 외침이다. 그레타 툰베리도 기후 관련 회의에 연설자로 참여하여 현세대의 책임을 요구한다. 애석하게도 카메라에 담긴 각국의 고위 관계자들은 그레타 툰베리를 정치적 수단으로만 여기는 듯 보인다. 이들은 겉으로는 환경을 위한 규제와 법령을 마련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상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법안 채택은 더디고 탄소 배출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레타 툰베리는 말과 행동이 다른 어른들이 얼굴을 붉힐 정도로 언행일치(言行一致)의 표본을 보여준다. 지구를 위해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자신의 결심을 지키려 유럽에서 뉴욕까지 요트를 타고 가는 그녀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고군분투하며 도착한 뉴욕에서 그레타 툰베리는 UN기후행동정상회의에 참석한 어른들에게 힘겹게 울음을 참으며 “How dare you!(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라고 외친다. 그 말은 곧 관객에게 향하여 전해진다. 미래세대에게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를 내맡기는 현세대의 일원이 곧 우리임을 느끼는 순간이다. 영화는 이렇게 지구의 위기를 함께 인식하고 행동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것을 그레타 툰베리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관객 리뷰단 박유나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