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모도바르 특별전 노트] 나쁜 교육

나쁜 교육 La mala educación

극 | 2004 | 스페인 | 106분 | 청소년관람불가

 

영화감독 엔리케의 사무실에 어느 날, 그의 동창이자 첫사랑인 이그나시오가 찾아온다.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그나시오는 자신이 쓴 시나리오 ‘방문’을 읽어보라며 건넨다. 두 사람의 어린 시절을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 ‘방문’은 점차 그들의 현실까지 옭아매기 시작한다.

엔리케와 이그나시오, 그리고 그들의 비극의 원인인 마놀로 신부, 세 남자의 이야기는 현실과 시나리오 ‘방문’을 오가며 전개된다. 엔리케 위주로 진행되는 현실은 시나리오와 묘하게 어긋나면서 긴장감을 자아낸다. 이후 수면 아래에 있던 이그나시오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일정하게 나누어져 있던 현실과 픽션은 덕지덕지 섞이기 시작하고,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모를 콜라주를 만들어낸다. 이 콜라주는 영화 내내 가져온 증오와 사랑의 의미에 대해 되묻게 한다. 또한, 이야기에 숨어 있는 디테일한 요소와 이그나시오 역의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배우의 매혹적인 연기가 영화에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신영 김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