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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모도바르 특별전 노트] 귀향

SPECIAL 기획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2. 5. 1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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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Volver

| 2006 | 스페인 | 121| 15세이상관람가

 

라이문다는 나이 들어 몸이 성치 않은 이모가 혼자서 잘 생활하는 것에 의문을 품고 동생 쏠레의 집에서 몇 년 전에 죽은 엄마 이렌느의 흔적을 발견하며 수상함을 느끼지만, 이를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라이문다의 딸 파울라는 자신을 강간하려고 하는 아빠 파코를 칼로 찌르고 라이문다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엄마로서 돈을 벌고 시체를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바쁜 와중에 각별한 이웃인 아구스티나로부터 이렌느가 유령으로 동네를 배회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믿지 않으나, 죽은 줄 알았던 이렌느를 마주하고 그가 죽은 척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자신과 연관되어 있음을 깨달으며 비로소 서로에게 닿는다.

막장 드라마에서 다룰 법한 자극적인 소재도 알모도바르의 영화 속에서는 아름답게 비친다. 폭력적인 장면을 직접적으로 재현하지 않고 대화로만 풀어내며, 라이문다가 돈을 벌기 위해 식당을 열고 시체를 치우는 과정에는 항상 여자들이 함께한다. 이로써 남자들은 이야기 저편으로 물러나고 여성 연대만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있지만, 반대로 강해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에서 라이문다와 이렌느의 모성애는 빛난다. 비극 속에서도 라이문다의 삶은 계속되지만, 엄마와 딸과 동생과 동네 여자들과 함께 한다면 그곳엔 반드시 희망이 있을 것이다.

 

-관객 리뷰단 박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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