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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슬로프스키 특별전 노트] 데칼로그 4

SPECIAL 기획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2. 4. 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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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칼로그 4 Dekalog, cztery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 1989 | 폴란드 | 55| 컬러 | 15세이상관람가

 

앙카는 아버지 미할의 책상에서 내가 죽은 후 열어볼 것이라고 적힌 편지를 발견한다. 미할이 출장을 나가고 잠시 홀로 남은 앙카는 편지를 열어볼지 말지 고민한다.

영화는 초반에 부모와 자식 간의 성장통인지 모를 부녀의 미묘한 감정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편지라는 장치를 통해 영화 전반에 긴장감을 조성한다. 편지는 단란했던 부녀 사이에 오랜 진실을 드러내는 도화선이자, 둘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데 있어서 크나큰 걸림돌이다. 아빠와 딸. 남자와 여자. 공경과 사랑. 본인도 확신할 수 없는 감정과 가족으로 살아온 시간 때문에 앙카와 미할은 갈등한다. 엘리베이터, 깨진 유리의 이미지가 둘의 혼란과 관계 변화를 암시한다.

아이로서, 혹은 여자로서 앙카가 미할의 사랑을 격렬하게 묻는 한편, 그와 반대로 아버지 역할을 버릴 수 없는 미할은 차분하게 감정을 감추는 식으로 연출된다. 두 캐릭터에 대해 대비되는 연출은 관객이 이해하기 힘든 이들의 상황을 여러 방면으로 해석할 여지를 만들어낸다. 두 사람이 가족이라는 건 누가 정의할 수 있을까? 그건 현재를 사는 두 사람의 선택이라고 영화는 결론 내린다. 과거의 목소리가 뭐라고 말하던 간에 말이다.

 

-신영 김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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