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슬로프스키 특별전 노트]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Krótki film o miłości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 극 | 1988 | 폴란드 | 87분 | 컬러 | 청소년관람불가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없는 아가페적인 사랑이 과연 존재할까? 우체국에서 일하는 열아홉 살 청년 토멕은 매일 밤 망원경으로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연상의 여인 마그다를 훔쳐본다. 단순한 성적 호기심으로 시작한 이 행동은 점차 사랑으로 번져나간다. 토멕은 마그다를 위해 그녀의 아파트에 우유를 배달하고, 그녀와 대화하고 싶어 가짜 우편환을 만들어 보낸다. 그러나 점점 커지는 이 마음을 어찌할 바를 몰라, 그녀의 편지를 중간에 가로채고, 그녀가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눌 때 방해 공작을 펼치기에 이른다.

범죄와 사랑 그 어느 경계에 서 있는 이 작품은 보고 있노라면 사랑의 본질에 대하여 되짚어 보게 된다. 보는 이에 따라 관음적 시선으로 마그다를 훔쳐본 토멕의 행동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마그다를 바라보는 토멕의 시선을 아가페적 사랑을 주는 절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어떨까. 토멕의 망원경으로 자신의 아파트를 바라보던 마그다의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외로움에 지쳐서 울던 그 날 밤, 자신의 모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순간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데칼로그 6>을 극장용으로 재편집하여 완성되었다.

 

-신영 이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