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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보리> 리뷰 특집 : 별반 다르지 않은 다름에 대해서 - 안예솔

SPECIAL 기획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6. 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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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커뮤니티 시네마 : <나는보리> 리뷰

김진유 감독의 <나는보리>521일에 개봉했습니다. 강릉에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줄 알기에, 작은 마음을 모아 <나는보리>를 응원하고자,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화 리뷰 활동가들에게 원고를 부탁하였습니다. 영화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애정과 깊이를 가지고 <나는보리>를 보고, 듣고, 썼습니다.


별반 다르지 않은 다름에 대해서

/ 안예솔 (영화다반사)

 

여기 주문진 바닷가 마을에 사는 11살 보리가 있다. 보리는 단짝 친구인 은정이와 함께 마을에서 오래된 나무를 보러 가기로 한다. “야 나는 집 가면 맨날 전화만 받는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휴 진짜 지겨워.” 은정이 한숨을 쉬며 이야기한다. 그렇게 둘은 오래된 나무 밑에 앉아 별반 다르지 않은 각자의 고민을 하나둘 꺼내어 나눈다.

 

오늘은 보리네 가족이 짜장면 먹는 날! 보리는 짜장면 두 개와 탕수육을 만 원에 주는 가성비 좋은 짜장 세트와 짬뽕을 주문한다. 가족들이 평상에 모여 앉아 짜장면 데이를 즐긴다. 또 어떤 날에는 저녁에 치킨과 피자를 주문해 두런두런 모여 함께 먹고, 또 어떤 여름밤에는 모기장을 친 평상에 앉아 함께 수박을 먹는다. 화목한 보리네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들의 고요한 웃음꽃이 잔잔한 파도처럼 마음에 밀려든다. 사람 행복하게 사는 게 참 별반 다를 것 없다.

 

! 이 소리는 정우의 흔들리는 이를 빼는 소리이다. 정우는 뽑은 이를 지붕 위에 던지고 소원을 빈다. 정우는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보리와 은정이 길을 걷는다. 은정이는 궁금하다, 보리는 맨날 무슨 소원을 비는 걸까? “너는 맨날 무슨 소원을 그렇게 비냐?” 물었다. “몰라도 돼보리가 대답했다. 새침하긴. 보리는 무슨 소원을 비는 걸까? “나도 소원이나 빌어야겠다은정이 말한다. “무슨 소원?” 보리가 묻는다. “너도 몰라도 돼~” 이 두 친구 너무 귀엽다. 은정이는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보리는 생각한다. ‘아 나도 우리 가족 사이에 끼고 싶다.’ 사이 좋은 엄마와 아빠, 동생 정우 이 셋의 모습을 보면서 외로움을 느낀다. ‘나만 달라. 나도 같아지고 싶어. 그러면 외롭지 않겠지.’ 보리만 모른다. 같아도 달라도 언제나 다르지 않은 가족이라는 걸. 사실 그때는 별반 다를 것 없이 다들 모른다.

 

영화는 보리가 방파제 옆을 걸어가는 장면으로 시작하고 끝이 난다. 같은 두 장면에 담긴 다른 두 마음을 보며. 별다른 것 없음을 사려 깊게 보여주는 이 영화를 통해 관객은 보리와 함께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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