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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보리> 리뷰 특집 : 다름과 같음, 그리고 사랑 - 조유진

SPECIAL 기획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6. 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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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커뮤니티 시네마 : <나는보리> 리뷰

김진유 감독의 <나는보리>521일에 개봉했습니다. 강릉에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줄 알기에, 작은 마음을 모아 <나는보리>를 응원하고자,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화 리뷰 활동가들에게 원고를 부탁하였습니다. 영화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애정과 깊이를 가지고 <나는보리>를 보고, 듣고, 썼습니다.


다름과 같음, 그리고 사랑

/ 조유진 (영화다반사)

 

보리는 바닷가에 사는 11살 소녀이다. 엄마, 아빠, 남동생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농인이지만 가족 중 유일하게 보리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인이다.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이 필요할 때면 보리가 다리 역할을 한다. 버스표를 구매하거나, 배달 음식을 전화 주문하거나, 택시기사님께 목적지를 말해야 할 때 보리가 소통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사회인 가족은 얼굴이 닮고, 목소리가 똑같고, 심지어 하는 행동도 비슷한 것으로 동질감을 느끼고 소속감을 얻는다. 보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행복한 가족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아직은 가족이 세상의 전부인 보리에게는 가족 안에서 다름을 느끼고 같아지고 싶어 한다. 왜 나만 들릴까? 나도 안 들리면 가족들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함께 하고 있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보리는 소리를 잃고 싶어 한다.

 

같아지면 행복할까? 보리의 생각이 실현되는 순간 보리는 행복하지 않다. 병원에서 정우가 인공 와우 수술이 가능하지만 수술 후 심한 운동은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보리는 고민하기 시작한다. 함께 병원에 간 고모는 이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동생이 너무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없게 된다면, 그 이야기를 못 들은 척 전하지 않는다면, 난 행복할까? 가족들을 사랑하는 보리에게 이것은 큰 딜레마이다.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 전하는 그때 보리는 깨닫게 된다. 달라서(들어서) 다행이라고. 외롭다고 느꼈지만 사실은 가족의 사랑속에 있었다고.

 

남동생 정우의 축구 시합이 끝난 다음 날 아침. 보리는 일어나 문밖을 내다본다. 그리곤 인사한다. “안녕 새야~” 마치 자기 자신에게 인사하는 것 같다. 외로움을 느낀 자신을 떠나보내고, 가족의 사랑 속에서 성장하는 를 맞이하는 보리의 모습은 평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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