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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 | 이일하 감독, 모어 초청

CINE TALK 씨네 토크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2. 10. 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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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 씨네토크

/2022.07.09

정지혜 영화평론가 진행

이일하 감독, 주인공 모어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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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혜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방금 소개받은 정지혜이고요. 제가 강릉 신영극장에 꽤 행사 진행을 하러 왔었는데 오늘처럼 이렇게 오시자마자 환호를 해주시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아마도 두 분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먼저 관객분들께 인사 한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모어 : 안녕하세요. 영화 모어의 주인공 모지민, 모어입니다. 반갑습니다.

 

이일하 : 안녕하세요. 영화감독 이일하입니다. 오늘 와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정지혜 : 뭔가 저도 사실 지난해부터 이 영화를 쭉 봤었는데 오늘 또 이 공간을 다시 보니까 좀 새롭기도 하고 너무 아름다운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아서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아마도 제가 느낀 이 느낌을 많은 관객분들도 오늘 좀 공유하시지 않을까 싶고요. 제가 질문을 많이 드리기보다는 관객석에서 또 질문해 주시면 이야기 같이 좀 나누면 좋겠습니다. 신영극장을 아마도 처음 와보신 게 아닐까 싶은데요.

 

모어 : 그렇죠. 강릉 자체를 처음 왔어요.

 

정지혜 : 영화 덕분에 강릉까지.

 

모어 : 네 바쁘네요. 전국 팔도를 순회 중입니다.

 

정지혜 : 어떠세요. 이 공간의 오늘 첫인상은 어떠신가요?

 

모어 : 굉장히 어떤 무슨, 우주선을 타고 제가 낯선 도시 그리고 공간인 거 같아서 지금 뭔가 좀……. 샤방샤방한? 그런 기분입니다.

 

정지혜 : 약간 상영을 막 마친 직후라서 약간의 워밍업을 하면서 이야기가 술술 흘러가지 않을까 싶고요. 감독님, 처음이시죠.

 

이일하 : . 저 신영극장 처음이에요.

 

정지혜 : 강릉은 와보셨어요? 어떠십니까. 오늘 기분과 컨디션과...

 

이일하 : 너무 좋고요. 우리 저기 바다 신 있잖아요. 그거 강릉에서 찍었어요.

 

정지혜 : 진짜요? 그럼 어떻게 되는 거예요?

 

모어 : 진심이야?

 

이일하 : (모어와 이야기 나눔)

 

모어 : , 참 눈치도 없이 어떻게. 죄송해요.

 

이일하 : 강릉에서 찍은 거죠. 우리 바다 신 촬영 했었어요.

 

모어 : 어머, 맞아 맞아. . 기억나.

 

정지혜 : 느낌이 남다르실 거 같았어요.

 

모어 : 같은 한국이니까.

 

정지혜 : 그럼요. 동해는 하나죠. 아니 제가 오늘 인터뷰를 보니까 두 분이 서로를 좀 어떻게 느끼시냐, 어떠시냐 영화 찍었던 그 기간이 또 상당히 긴 시간이셨고 감독님께서는 공기라고 표현을 하셨고 모어 님께서는 피부, 살결’? 표현하셨는데 지금도 그런 느낌이신가요?

 

모어 : 뼈다귀해장국 같은 우리 감독님. 영화 때는 뭔가 마주하기 힘든 대상이었고요. 지금은 감독님 생각하면 되게 행복하고 이렇게 만날 때 설레고 빨리 만나서 얘기하고 싶고 그런 존재예요, 지금. 진심이에요. 감독님 아니시죠? (웃음)

 

이일하 : 저는 똑같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느낌으로 계속 가는 것 같고, 근데 이제 스트레스는 없죠. 왜냐하면 그때는 이제 제작을 해야 되니까 항상 감독으로서 보지 마자 책임지고 가야 되니까 그런 어떤 제작에 관한 스트레스는 있는데, 지금은 이제 스트레스는 없고 관객들과 만나고 그런 자리니까. 이거 내일 촬영을 어떻게 해야 돼. 뭐 이런 그런 것들은 없죠. 지금은 이제 즐기는 그런 느낌입니다.

 

모어 : 사실 제가 전화할 때 항상 사랑하는 감독님, 어디세요? 이렇게 물으면..

 

정지혜 : 그럼 대답은 어떻게 하시나요?

 

모어 : , 아니오라고만 합니다.

 

정지혜 : 단답으로? 저는 이제 몇 해 전에 감독님 전작으로도 좀 긴 인터뷰를 하고 이야기를 좀 만들 기회가 있었는데 그 영화 보신 분도 계실 거예요. <카운터즈>라는 영화였는데요. 사실 그 영화 때도 그랬었고 감독님 영화는 정말 약간 사람의 영화라는 생각을 좀 많이 했거든요. 감독님이 일단 뭔가 이 매력적인 사람을 놓치지 않는 거. 그 부분 정말 잘 알아보시고 아주 명확하게 보이는 영화 세계로 이렇게 뭔가 만들어낼 수 있는 정말 좋은 의미로 사람을 잘 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모어 님과의 첫 만남이 어떻게 진행이 되셔서 여기까지 오신 걸까 너무 궁금했어요. 제가 찾아보니까 한 장의 사진이 발단이었다고 하던데 어떤 만남이 있으셨던 겁니까.

 

이일하 : 그 전에 <카운터스> 얘기로 가는데 공교롭게도 어제 제가 <카운터스> 상영회를 정도로 해요. 울산에서 하고 왔거든요. 어제 아베 총리가 돌아가셨잖아요. 정말 어제는 굉장히 큰 쇼크였어요. <카운터스>라는 영화가 이제 일본에 관한 얘기거든요. 근데 그 안에 다카하시 대사 중에 이런 게 있어요. 아베를 죽이겠다고. 그리고 자기도 그러면 죽임을 당할 거다. 그런 대사가 있었는데, 그게 어떻게 딱 나오고 그런 일이 딱 있으니까 참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그런데 카운터스 멤버 중에 로디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로디가 사진가인데 어느 날 모어 사진을 일본에서 찍은 거예요. 그래서 로디한테 이 사진 누구냐, 너무 아름답다. 사진이 제가 그 사진을 보고 완전히 반해 가지고. 그래서 수소문을 해서 그때 이제 일본에 있을 때인데 한국 와서 만나고 이렇게 해서 이제 시작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때 이제 사진이 무슨 사진이냐면은 영화의 냉장고에 붙이는 사진 있잖아요. 그 사진이었습니다.

 

정지혜 : 그 사진이 왜 그렇게 끌리셨던 거예요.

 

이일하 : 그게 세상을 향해서 다리를 벌리는 사진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게 이제 세상을 향한 어떤 성명서라는... 그때 이제 <카운터스> 할 때 그런 에너지가 충만했었을 때라서 그런 느낌이 더 들었을 거예요. 그리고 또 로디가 찍은 사진이었고 둘이 항상 그런 느낌들을 공유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 사진이 그렇게 매혹적으로 아마 보였었던 것 같아요. 지금 와서 이제 복기를 해보면.

 

정지혜 : 뭔가 연이 닿으려고 그랬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감각의 촉수를 계속 곤두세우고 있으면 뭔가 이렇게 우연처럼 만남이 이어지기도 하는 것 같거든요. 첫 대면 때 기억나실 것 같아요. 감독님과의 첫 미팅. 아니면 이런 사람이 연락을 한다 어떤 제안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런 얘기를 들으셨을 때 좀 어떠셨을까요.

 

모어 : 2018년도 여름에 저를 찾아와서 얘기를 했는데. 3년에서 5년 걸린다고 해서 제가 택도 없다고 말씀드리고 거절하고. 이제 이런저런 정황을 클럽 사장 언니한테 얘기했더니, 사장 언니가 그 감독이 너한테 특별한 기운을 얻었을 것이고, 이런 개인 인생에 기회는 찾아오지 않는단다. 당장 가서 가슴을 쫙 펴고 영화를 찍고 와라. 어 그래 알았어, 언니 나 찍고 올게. 이러고 개고생을 했네요.

 

정지혜 : 아니 근데 보통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아요. 3년에서 5년이라는 세월도 세월이고 모어 님의 모든 어떤 뭐랄까요. 내밀한 이야기들 또 가족의 이야기 또 어떤 연인의 이야기 다 살아온, 작업해왔던 것들 이 모든 것들을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거 상당한 부담이었을 것 같은데 결단을 내리셨어요.

 

모어 : 결단을 또 어렵게 내렸는데 생각한 거 이상으로 몇십 배 힘들더라고요. 근데 쇼적인 것들은 제가 이제 하는 것 때니까 그냥 보여주면 되는데, 정말 제 안의 깊은 것들을 꺼내서 보여줘야 되는 게 너무 어렵고. 부모님을 공개하는 것도 감독님의 하염 없는 설득으로 인해서 1년 후에 제가 감독님을 저희 집으로 초대를 했고.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고 정말 제 자신과 끊임없이 싸우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어려웠어요.

 

정지혜 : 감독님이 그러면 1년여 시간 동안 나름 시간을 좀 들이신 거잖아요. 3년에서 5년이란 세월 중에 1년에 서로가 조금 뭐라고 해야 되나. 기 싸움? 아니면 서로 팽팽한 줄다리기? 이런 시간이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좀 설득을 하셨고 그 결정적인 어떤 순간이랄까요. 마음의 문을 좀 여셨던 계기가 있으셨던가요.

 

모어 : 스스로 깨달은 거죠. 그전까지는 제가 오만한 거죠. 뉴욕 공연을 갔고, 그냥 저냥하게 찍으면 되는 것이구나. 저 스스로가 그렇게 오만했던 부분이 있고 근데 영화로서는 이게 성립이 안 된다는 것을 제가 깨달았나 봐요. 1년이 되고서야 그래서 이제 감독님한테...

 

정지혜 : 감독님은 또 어떠셨을까요. 그 시간이?

 

이일하 : 그 시간이 어땠냐고요? (정적)

 

모어 : 내가 이렇게 장황하게 얘기했는데 말을 안 하면 어떡해.

 

정지혜 : 당연히 있을 시간. 필요한 시간 그 정도는 예상을 하셨다.

 

이일하 : 그렇죠. 왜냐하면 저는 이때까지 계속 다큐멘터리를 찍어왔기 때문에. 시간이 이 정도 걸려야, 제작 과정이 이 정도 걸려야 된다는 거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하지만 집 같은 경우는 제가 없으면 성립이 안 되는 걸로 인식이 되어 있었고 언젠가는 꼭 찍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죠. 근데 그게 이제 순서가 앞에서 빨리 모든 게 다 결정되어야 한다. 이런 생각은 없었죠, 물론.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지만 시간이 해결해 주는 부분도 있고, 찍다가 보면 일이 꼬이는 경우도 있지만 찍다가 보면 해결되는 과정도 있고 극영화는 이제 시나리오를 딱 쓰고 그 시나리오를 우리가 필름을 입히는 거잖아요. 제작 과정이. 그래서 굉장히 명료하고 그 순간순간 오늘 촬영은 조금 바꿀 거야 이런 현장에서 급하게 이렇게 바뀌는 그런 것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라는 확실한 텍스트가 있고 그거에 진행을, 프로덕션을 시키는 거잖아요. 근데 다큐멘터리는 제작 과정이 그렇지가 않아요. 우리도 사실은 이게 어떻게 끝날지를 모르고 시작하는 대부분이거든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들이.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시간을 이긴다, 어떤 인간의 어떤 의지를 이긴다라고 생각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은 아마도 없을 거예요. 그래서 대부분의 다큐멘터리 감독들은 지켜보는 것이고 지켜보는 도중에 좋은 것을 이렇게 취하는 그런 작업들이 아닌가 생각을 해요. 그리고 다큐멘터리는 편집이 촬영과 편집 중에 편집이 오히려 더 많은 그런 제작 과장이 더 에너지를 들여야 하는 그런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여기에서도 완전히 바뀔 수 있어요. 얘기가. 나는 A라는 골을 향해 이렇게 프로덕션을 했는데, 포스트 프로덕션 가니까 A에서 갑자기 변화구가 돼서 B로 딱 갈 수도 얼마든지 있는 그런 작업이 다큐멘터리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성분이 매력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고 비매력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집 신 같은 경우에는 내가 꼭 찍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죠. 그리고 이것은 시간에 맡겨보았다고 생각을 해요.

 

정지혜 : 감독님의 긴 설명 감사합니다. 그 과정을 잘 알게 되었어요. 아니 근데 이 영화 정말 좀 재밌기도 했고 좀 흥겹잖아요. 노래도 그렇고 모어 님의 퍼포먼스도 그렇고. 하모니가 너무 좋았는데 그 작업의 과정이 좀 궁금했어요. 음악이 굉장히 중요하고 거기에 맞춰서 뮤지컬처럼 보여지는 부분들이 있어서 두 분이 좀 같이 상의를 하시면서 선택을 하셨던 걸까? 음악을 좀 고르고 거기에 맞춰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 좀 논의하셨을까. 얘기를 나누셨을까. 결정하셨을까. 이게 좀 궁금했습니다. 작업의 공정이랄까요.

 

이일하 : 제가 할까요.

 

모어 : 감독님이 다 오늘 하세요. 저는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일하 : 말씀하세요. 저는 물을 좀 마시겠습니다.

 

모어 : 아니 그 제가 이랑하고 친해서 촬영할 때 항상 옆에 있었고 그래서 감독님도 자연스럽게 이랑을 만났고 이랑이 카메라에 담겼죠. 영화에는 짤렸지만 그래서 이런 음악을 쓰고 싶다 하면서 쿨하게 써주겠다고 해서 그 음악을 쓰게 되었고, 그런 관객분들이 되게 많아요. 마치 이 영화 모어를 위해서 이랑의 노래들이 작사 작곡된 것이 아니냐. 그러니까 신의 놀이같은 노래도 한국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두고 계신가요. 너무 저를 대변한 어떤 그런 말들. 그리고 조율은 제가 주로 쇼 레파토리였고 제가 ', 대한민국' '서기 2000' 이제 감독님의 의도였고. 말씀하세요.

 

이일하 : 네 그렇게 해서 제작을 하게 됐어요. 이게 이랑 노래와 그다음 기존 곡들, 그리고 자작곡들, 그리고 스코어로 이제 곡은 구성이 되는데. 제가 이 영화를 왜 이런 식으로 진행을 하게 되었느냐. 처음부터 명확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뮤지컬스러운 다큐멘터리를 만들자. 이게 첫 번째 저의 목표였어요. 그래서 프로덕션 초기에는 <라라랜드><베이비 드라이버>의 중간 정도의 노선을 취해서 이것을 어떻게 진행을 시켜보자. 그렇기 때문에 이게 싱크가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잖아요. 그래서 그 정도의 노선을 택했던 것 같고 드랙퀸 쇼를 하면 립싱크를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딱 맞는 장르라고 처음부터 딱 이렇게 찍어놓고 제작을 한 그런 케이스입니다. 이거는 아까 말한 그런 다큐멘터리, 보통의 다큐멘터리 작곡과는 좀 다른 좀 세팅된 그런 걸로 봤으면 좋겠습니다.

 

정지혜 : 왜 좀 웃으셨어요. 좀 전에 감독님 말씀하신 그 두 편의 영화 들으시고.

 

모어 : 헐리우드와 한국의 작은 독립 다큐랑.. 뭔가...(웃음) 근데 뭐 <라라랜드>를 이겼죠. 원래는 서기 2000을 팝핀하는 친구들이랑 같이 안무를 짜서 리허설 다 같이 했었어요. 제가 2019년도 뉴욕 공연 그때 이제 급하게 떠났어야 했고, 결국 못 찍었고. 돌아와서도 뭔가 이렇게 좀 시간이 애매해서 흐지부지돼서, 그래서 오프닝으로 그 서기 2000을 못하고 대신에 그 클럽 트랜스로 들어가는 게 오프닝이 된 것이죠. 근데 감독님은 수미상관으로 처음과 끝이 제가 다시 뮤지컬 배우에서 드랙퀸의 삶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제 글의 낭독하고 그런 것들을 감독님이 완벽하게... 볼 때마다 진짜 너무 경이롭고 너무 놀랍지 글이랑 글의 모든 말들이 다 맞아떨어지고 그러니까 제가 어떤 그런 글들을 이 영화를 위해 쓰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마치 영화를 위해 다 쓴 것처럼 신기해요. 그래서 감독님이 천재가 아닌가... 의심을 하고 싶었어요.

 

이일하 : 아닙니다. 저는 뭐 그냥 대상을 찍는 것뿐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워낙 퍼포먼스가 뛰어났고 그런 모든 게 뛰어나 가지고 저는 단지 찍힐 만했다. 그 정도인 것 같아요.

 

정지혜 : 저도 이렇게 다시 오늘 보다 보니까 영화 안에 상당히 많은 어떤 스토리텔링, 감독님의 어떤 노고가 느껴졌어요. 모어 님 역시나 너무 아름답고 그 부분들이 있겠으나 또 한편에서 감독님의 흔적이랄까요. 이런 것들도 느껴져서.

 

이일하 : 되게 그냥 느껴지면 안 되는데...

 

모어 : 엊그제 되게 유명한 연출가가 제 영화를 보고 어떤 코멘트를 했냐면, 영화가 너무 시적이다. 너무 감동이었어요. 그러니까 정말 많은 찬사를 제가 많이 받았잖아요. 그런데 시적이라는 표현이 너무 아름다워서 좀 감동이었어요.

 

정지혜 : 오늘의 관객분들은 또 어떤 피드백을 주실지 이야기를 좀 같이 나눠보겠습니다. 질문해 주셔도 좋고요 어떻게 보셨는지 또 소감을 좀 나눠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손 들어주시면 저희가 마이크 전달 드리겠습니다.

 

관객1 : 다큐멘터리라는 작품이 자신을 너무 솔직하게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거 찍으시면서 느낌이 어떠셨는지랑, 제가 모어 님 책을 봤는데 진짜 진짜 글솜씨가 너무 좋으세요.

 

모어 : 관객님~ 사랑합니다~

 

관객1 : 책에 사인해주세요. 그리고 글솜씨가, 이렇게 잘 쓰시게 된 그런 게 있었을지. 글을 읽으면 되게 솜씨가 좋으시거든요. 그래서 영향을 주신 게 있을지. 궁금합니다.

 

모어 : 감사합니다. 강릉까지 어떻게, 그 전에 어떤 행위가 이런 글이나 이런 것들이 제가 무용을 전공했고 춤추듯 호흡하는 느낌으로 글을 써서. 제가 글을 배운 게 아니고 정말 저만의 방식으로 이렇게 끄적이고 표현을 하죠. 근데 그런 저의 굉장히 뜬금없고 느닷없고 솔직한 표현들이 사람들이 너무 좋다고 하니까 저도 신명이 나서 더 열심히 했더니 무려 472페이지 책이 나왔고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역작이잖아요. 고민 너무 감사하고. 그 전 질문은 저 자신을 보여주는 것에 있어서는 그러니까 영화에서 나오잖아요. 보여주려고 하는 나와 숨고 싶어하는 내가 있는데, 숨고 싶어 하는 내가 너무 커요. 저는 항상, 사실 제가 하는 직업이 보여주는 직업이라서 그렇지 저는 항상 제 자신이 부끄럽고 도망가고 싶거든요. 혼자 있고 싶고.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 뭐, 셀카 찍고 마음에 안 드는 게 얼마나 많아요. 나의 모습이나 그런 것들이. 근데 정말 이 영화는 한시간 반 동안 싸그리 바그리 나오는데 괴롭더라고요. 그래서 참 다큐라는 것은 어디까지 보여줘야 하고 어디까지 이렇게 내가 다 감내해야 되는 것일까. 정말 그 3년의 시간이 사실은 많이 가혹했어요. 그래서 많이 힘들고 많이 울고 많이 도망치고. 그래서 감독님은 저를 항상 아름답게 찍고 싶어 하셨는데 저는 항상 모퉁이 그런 데에 숨어있었어요. 죄송해요, 감독님. 최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정지혜 : 감독님 혹시 덧붙이실 말씀 있으실까요. 뭔가 생각에 잠기신 것 같아서요.

 

이일하 : 다큐멘터리 찍는 과정이 그렇게 녹록한 과정은 물론 아니니까 굉장히 힘듭니다. 지금은 지키는 사람들도 힘들고 찍는 사람도 힘들고. 그리고 저는 이제 예전에는 작품들을 만들었고, 앞으로 다큐멘터리를 찍으면 또 그 작업을 리셋 되는 거예요. 0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서 하나의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을 하죠. 그게 이제 다큐멘터리뿐만이 아니라 예를 들어서 음악도 그럴 것이고 연극도 그럴 것이고 그런 과정을 다 거쳐갈 거예요. 모든 작품들이.

 

모어 : 감독님이 항상 네가 두르고 있는 갑옷 좀 벗어젖혀라 하는데, 저 스스로는 모르잖아요. 제가 무엇을 두르고 있는지. 그걸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영화가 끝났거든요. 그리고 이 영화가 끝나고 결과물이 나왔을 때 이제 깨달았죠. 인간이 그 자신이 스스로 어떤 깨달음을 얻기 라는 게 안 되잖아요. 시간이 그거를 해결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 결과물을 보고 깨닫게 됐고 너무 그래서 인간 모어 모지민이 엄청난 성장을 했구나. 너무 감사하죠.

 

관객2 : 저는 오늘 세 번째 관람인데요. 여기 신영 첫날 첫 상영 보고 그다음에 서울 GV에 가서 참석을 하고 싶어서 갔다가.

 

이일하 : 서울 어느 GV였어요?

 

관객2 :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아무튼 오늘 또 이렇게 강릉 오신다고 해서 서울 가는 스케줄을 취소하고 감독이 GV에 오늘 너무 참석하고 싶어 왔어요. 모든 영화가 그렇겠지만 큰 화면에서 세 번째 영화를 보다 보니까 제가 처음 봤을 때, 이제 두 번째 봤을 때, 오늘 또 느낌이 상당히 많이 달라요. 아까 모어 님이 어떤 감독님께서 영화가 시적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는데, 오늘 제가 굉장히 그것을 많이 느꼈었거든요. 첫 번째에도 그걸 느끼기는 했지만, 오늘 굉장히 컸어요. 짐 자무쉬 감독의 <패터슨>이라고 하는 영화를 저는 참 좋아하는데 물론 이제 그 영화는 시 자체가 메인 주제가 되긴 하지만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모어가 오늘 제가 보면서 패터슨의 그 장면들이 굉장히 많이 생각이 나서. 존 미첼 카메론 씨가 뉴욕에서 모어 님과 같이 대화하는 것 중에 자기 자신에 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처음 영화 봤을 때도 그게 굉장히 많이 기억에 남았었는데 오늘 영화를 보면서 감독님이 물론 다큐는 어떤 한 사람을 보여주는 거라고 하지만 쓰고 또 직접 촬영도 또 하셨고요. 편집하시고 특히 편집에 따라서 같은 영화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이일하 감독님이 이 영화에서 메인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오늘 좀 들었어요. 그래서 영화를 보다 메모를 하기도 하고 했는데 자기 자신에 대해서 표현하는 거 비밀로 하는 게 영혼에 좋지 않다. 영혼이 밥 먹어야 된다, 그래야 산다라는 얘기를 하는데 오늘 제가 빵 터져가지고 막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질문은 감독님께 하고 싶어요. 다른 GV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고 또 많은 관객들의 반응 중에 모어의 아름다운 춤 그런 것들이 다 잘렸다, 확장판을 만들어라, 그런 요구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편집하나 해서 영화 만드는 게 얼마나 크고 어려운 일인지 너무 물론 잘 알지만, 혹시라도, 영화 상영까지 아니어도 장면 장면들마다 있는 아름다운 춤 장면들이 있는데 혹시 그 부분들을 다시 재편집해서 관객들에게 작게라도 보여주실 생각이 혹시라도 있으신지 가능한 작업인지 그게 좀 궁금합니다.

 

이일하 : 춤 장면들을 더 보고 싶으시다는 거죠? 그걸 하나의 클립으로 만들기는 힘들고, 이것을 러닝 타임을 늘린다는 건 의미가 없어요. 일단 늘리는 것은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은 방법인 것 같고. 하나의 클립은 어떻게 만들 수가 있겠죠. 클립을 어떻게 만들 수는 있겠고 러닝 타임을 늘리는 것은 그거를 지금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개봉해 버렸으니까. 그전에 제가 이걸 편집을 어떻게 하냐면요. 이렇게 이제 다큐멘터리 편집을 하면 보통 이렇게 해요. 처음에 300분짜리를 만들어요. 300. 저희 이제 푸티지가 한 몇 시간 몇 백 시간이 있을 거 아니에요. 거기서 이제 300분짜리를 만들고, 거기서 이제 잘라가는 작업을 합니다. 이거 자르고 이걸 자르고 또 붙이고, 그다음에 한 150분짜리를 하나 만들어서 회의를 하고 또 자르고. 그리고 이거 잘못 잘랐네. 같은 거 붙이고 이렇게 해서 이제 자르고 자르고 자르고 자르고 해서 이 파이널 컷을 딱 만드는 거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감독이 1초를 자른다. 1초를 자르기 위해서는 생각을 100번 정도를 할 거예요. 왜 이것을 잘라야 하느냐는 단위가 확실히 있어야지 잘라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이 컷이 왜 있어야 하는지, 우선 저를 설득을 시켜야지 그 컷이 거기에 존재를 하는 거예요. 아니면 이 컷은 거기에 있을 수가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저희들은 편집이라는 작업을 할 때 한 컷 한 컷 한 컷을 다 이렇게 보면서 늘어놓고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컷은 여기에 3초 후에 이 컷이 나오기 때문에 여기에 존재하는 거야. 그리고 이제 테트리스 하듯이 촤라라락 해 놓고, 이제 관객들에게 자 그럼 이게 나의 베스트일 거야라는 그런 것들을 이제 선사를 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작업은 굉장히 고난한 작업이에요. 왜냐하면 저희도 이걸 잘 몰라요. 확실히 이게 좋은 걸까 내가 지금 이 컷과 이 컷을 순서를 바꾸고 이 컷에 1초를 여기다 갖다 붙였는데 이게 과연 영화를 통해서, 영화 전체적으로 플러스 일반 마이너스일까 관객들이 이곳을 봤을 때 좋아할까? 안 좋아할까? 라는 그런 안개 속에서 막 헤매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이 작업을 딱 내놨을 때는 저희도 이제 평가를 받고 좋아하면 안도의 한숨을 쉬는 거고, 아니면은 지옥의 죽음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아마 편집이라는 것은 최고의 베스트 샷들을 보여드리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모어 : 확장판이 안 나온다는 얘기를 이렇게 하염없이 하셔가지고... (관객 웃음)

 

정지혜 : 이제 납득되셨죠?

 

모어 : , 아니오로 하면 되지.

 

정지혜 : 아닌 것으로.

 

모어 : 죄송해요. 제가 뭐 편집 권한도 없고.

 

이일하 : 제가 근데 원래 GV에 와서 이런 말 안 하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너무 많이 GV에 오셨으니까 그런 어떤 연출적인 그런 걸 말씀드린 거예요. 또 다른 맛을 드려야지.

 

정지혜 : 오늘은 매운 맛

 

이일하 : 아니 오늘은. 우리 맨날 이제 GV에서 코믹하게 많이 해요. 약간 그렇게 많이 하는데 오늘은 좀 진지한 톤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모어 : 그래서 저 정말 미치겠어요. 사람들 다 저한테 뭐 확장 물어보는데 저는 진짜 영상이 단 하나도 없고요. 그래서 저한테 묻지 마세요, 진짜. 아무런 클립이 없습니다, 저에게는. 감독님 집에 있을 테니, 집에 가서 보시든지, 알아서 하시고... 그만 좀 괴롭히세요. (일동 웃음)

 

정지혜 : 감독님들마다 확장판을 내는 분들 감독판 이런 이름으로 내는 분도 계시지만 또 이것이 이미 나온 게 내 모든 것의 최종판이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저는 그게 좀 설득이 되거든요.

 

이일하 : 그런 건 이제 할리우드 영화라든지 감독이 자기 마음대로 못 했을 때. 제작사가 러닝 타임을 줄여라 혹은 이렇게 대중을 위해서 이렇게 재미난 장면을 넣어라. 그런 걸 못 했을 때 이제 디렉터스 컷이 나의 어떤 그런 거를 살리기 위해서 하는 건데 저는 뭐 누가 그러겠어요. 이게 이제 제 디렉터스 컷이죠.

 

정지혜 : 그렇지만 또 팬의 입장에서는 그런 또 아쉬움과 기대가 또 있잖아요. 더 뭔가 보고 싶은 마음도 저는 충분히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마도 모어 님의 또 다른 어떤 공연이나 이런 것들을 좀 참고하시면 좋을 것도 같네요. 그렇지 않나요.

 

모어 : 맞아요.

 

정지혜 : 낭독회도 하시고. 그런 것들을 통해서 우리가 회포를 풀 수 있잖아요.

 

이일하 : 이게 만약에 좀 더 길었다. 그러면 선생님 세 번 안 보셨을 가능성이 커요. (웃음) 한 번만 보고 아, 그렇구나, 이렇게 약간 아쉬움을 줘야 되거든요.

 

모어 : 어떤 장면들은 잘려서 아쉽긴 해요 저도.

 

정지혜: 근데 진짜 고생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직접 모든 분장부터 다 준비하셨다고 하니까 그런 면에서는 현장에서 들인 시간과 노고에 비해 짧게 들어가는 것이 아쉬움도 있으실 것 같은데, 그렇죠. 그런 의미로

 

모어 : 그렇죠. 영화 잘 알다시피 무조건 다 삭제잖아요. 어떠한 고생도 그냥 나오지 않고.

 

정지혜 : 하지만 그 숏과 숏 사이에 또 그 노고를 일궈내게끔 하는 것이 감독님의 역량이 아니셨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마무리를 해볼까요. 이 질의에 대한 답으로.

 

이일하 : 그런데 관객들이 그런 걸 느끼면 안 돼요. 노고를 느끼고 이런 것들로 관객들이 느끼면 안 되고 그건 잘못한 연출이에요. 여러분들에게 그런 부담감을 드리면 안 되고. 영화 봤을 때 재미있고 좋으면 되는 거거든요. 근데 고생을 했네, 뭘 했네, (관객 웃음) 이런 그러니까 잡생각이 머리에 들어가 버리면 실패된 연출인 거예요.

 

정지혜 : 저는 재밌었습니다 라고 결론 내리겠습니다.

 

이일하 : 그러니까 저 같은 하수 감독들이나 그거를 관객들이 그러니까 영화의 미스, 틈이거든요. 그런 것들이 틈 사이로 들어오면 사실 안 되는 거예요. 아웃이에요. 아웃. 우리는 돈 내고 여러분들 돈 내고 보면서 재미있는 영화를 보러 오는 거지. 과연 감독의 노고를 느껴야 되는데? 이런 거는 안 되죠. 저희가 서비스를 잘못한 거예요. 여러분들에게.

 

정지혜 : 제가 느낀다는데 왜. (웃음)

 

모어 : <모어>는 틈새가 없는 완벽한 역작이라는 말씀이죠. (일동 웃음)

 

이일하 : 역작이니까.

 

정지혜 : 예 그럼요. 마스터피스에 대한 상상을 우리가 해보죠.

 

이일하 : 근데 다큐는 좀 그런 게 이제 관객이 개입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죠 약간. 이게 현실이라서 그런가? 저도 그런 거 좀 이제 공부를 해야 되겠죠. 극영화도 약간 그런 것도 있어요. 찍을 때 개고생했겠다. 그런데 그거는 이제 저는 이제 제작자니까 그런 것도 저건 CG를 쳤구나, 이런 게 개입이 되는데 다큐는 그런 게 또 개입이 되나? 저도 잘 모르겠고.

 

정지혜 : 개입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당연히 살아있는, 실존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가 듣다 보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이일하 : 이게 이런 거는 아니고 그냥 저게 뻥일까 진실일까, 이런 것들? 그리고 다큐에서는 그게 상당한 어떤 논란이라고 해야 되나? 어떻게 보면은 감독도 관객들에게 그런 거 던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것들과 이게 현실인데 리얼리티야. 그런 지점도 다큐에서는 그런 게 존재를 하죠. 왜냐하면 극 영화는 극이라고 인식을 하면서 보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제 다큐는 우리가 이것을 현실이라고 생각을 하고 보는 거니까, 저게 과연 어떤 것일까라는 그런 어떤 불꽃 튀는 그런 화면과 관객과의 어떤 그런 작은 화학작용.

 

정지혜 : . 사실 극영화를 이건 극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다큐는 이건 좀 현실이고 실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그게 다 약간 아이러니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각각의 것들이 역설적인 것도 있고 뭔가 어긋남이 있는 것인데 그런 것들을 짚어주고 뭔가 자극하겠다는 것 자체가 그런 영화가 좀 재밌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세 번째 질문으로 제가 가보겠습니다.

 

관객3 : 저는 영화를 이렇게 하나의 예술 작품 보는 것처럼 굉장히 잘 봤고요. 저는 이 포스터가 너무 멋있어서 영화 보면서도 모어 님한테 궁금한 게 일반 사람들이 이런 조합으로 색 조합부터 해서 메이크업이라든지 이렇게 잘 이렇게 꾸미지 못하는데, 모어 님은 제가 영화 보면서 느끼는 거는 어떻게 저렇게 창의적이신지. 그런 영감은 어떻게 얻고,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 되게 궁금했고. 이름이 왜 모어인지 이제 자신의 예술적 영역을 더 넓히고 싶어서 모어라고 지으신 건지 아니면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모어 : 원래 영어로 모어였는데 이제 마지막에 영화에서 제가 낭독을 하잖아요. 거기서 이메일 서비스로 제가 글을 연재를 했어요. 4년 전에. 그때 이제 작가 이름을 모집을 했는데 뭔가 재미가 없는 거예요. 모어가. 그래서 재밌는 게 없을까 해서 털 모에 물고기 어, 털난 물고기. 그러니까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신박한 생각을 했느냐. 그래서 털난 물고기 하니까 이 세상 어디에도 속하기 애매하고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 저를 명시하는 정확한 2음절인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항상 평생 이렇게 낯선 존재로 살아왔는데. 그래서 모어가 되었고. 그래서 작가로 낸 책도 모어가 되었고요. 그리고 포스터 사진 같은 경우에는, 저는 이제 그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이 굉장히 누구보다 크기 때문에 그것들을 표출하고 싶고, 항상 지금도 내일 어떤 옷을 입을까, 계속 나가서 사람들한테 아름답다는 말을 들을까 그런 거 되게 설레하고요. 그래서 일적에서 너무 많은 아름다움들이 있잖아요.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제가 감수성이 예민한 편이기 때문에 다 감식하고 표출하고. 오감이 어렸을 때부터 좀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의 제가 된 게 아닐까.

 

이일하 : 모어는 타고난 예술가죠. 온몸으로 표현하는 정신 예술가죠.

 

정지혜 : 근데 어떻게 보면 감독님 영화가 굉장히 육감적이라고 해야 될까요. 단어 선택 하나하나가 조심스럽네요.

 

모어 : 좋아!

 

정지혜 : 육감적인 뭔가 정말 좀 살아있는 그 사람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고. 그래서 아까도 전작에서의 그런 인물에 대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셨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그래서 좀 두 분이 잘 파동이 맞으셨을 것 같아요. 성격이나 관심사나 이런 것들이 잘 모르겠지만 영화로 봤을 때는 잘 맞춰지는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좀 듭니다.

 

모어 : 저는 정말 감독님이랑 정반대로 생각했는데 뭔가 즉흥적이고 그리고 날 것 좋아하고 그런 결이 결국 맞는 것 같아요.

 

정지혜 : 감독님도 같은 생각이신가요.

 

이일하 : 즉흥적이고 날 것 이런 거 좋아하죠. 근데 이게 인물 다큐이고 인물을 본다는 거는 저뿐만이 아니라 휴먼 다큐를 찍는다는 게 다 그렇지 않나요. 사람 보고 그렇게 사람에 대해 탐구하고 그러면 이 사람을 어떻게 영화로 이끌어내야 하는가. 이것은 이제 인물 다큐를 찍는 휴먼 다큐를 찍는 사람들 공통적인 생각인 것 같고. 그래서 이제 갖고 있는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거죠.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 사람이 이런 매력을 갖고 있다. 그러면 이 매력을 입체적으로 어떻게 보일까. 그리고 그 매력으로 관객들과 어떻게 소통할까. 이런 것들을 이제 생각을 해서 어떻게 구현을 할까 영화로. 그런 것들을 하는 게 이제 휴먼 다큐 영화감독이겠죠.

 

정지혜 : 근데 우리가 알고 있는 휴먼 다큐와는 결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감독님의 그 색과 이 세계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뭔가 그리는 방법이랄까요. 스타일도 그렇고.

 

이일하 : 스타일은 다르죠.

 

정지혜 : 다들 좀 느끼셨을 것 같고요. 혹시 또 질문 있으신 분 계실까요.

 

관객4 :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문화재단 사진작가랑 아는 사이여서 모어 님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정말 멋지다. 궁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온다잖아요. 제가 얼마나 신났겠어요. 그래서 그런 기쁨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고. 모어 님의 춤이 얼마나 멋있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얼굴 표정 클로즈업 샷이 되게 많이 나왔잖아요. ‘귀신이 내 갈 길을 알려주었다그 장면이라든지. 그런 표정 연기를 클로즈업 샷을 찍을 때, 비하인드 스토리라든지 이런 게 있으면 알고 싶고. 마지막에 아버님이랑 제냐 님이랑 퍼레이드처럼 이렇게 가시는 장면이 되게 행복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런 장면에 대한 비하인드가 있으면 듣고 싶습니다.

 

모어 : 제가 가장 좋아하는 클립이 그 얼굴만 딱 잘려서 나왔던 신의 놀이기러기는 너무 많은 애환이 있다그 장면은 그 제 얼굴만 나오거든요. 그리고 무표정이고 거기에 정말 제 모든 희로애락이 있다고 생각하고. 저는 정말 그 장면에서 참 많이 울거든요. 그리고 가해자 친구가 나오면서 그 친구가 이제 중학교 때 나한테 안 맞았던 친구들은 없다면서 제 목을 조르고. 근데 그때도 제 얼굴만 이렇게 굉장히 강렬하게 나온 거 혹시 기억하시나요. 그러니까 그 장면도 다 모든 것들이 즉흥이에요. 그것도 즉흥이고 지하철에서 나오는 장면도 즉흥이고... 다 이렇게 제 쇼 이런 것들을 보시면서 잘라서 하신 것 같고. 즉흥인데 너무 잘했죠. 그리고 다음 질문. 저희 이제 즉각적으로 얻어낸 아주 최고의 명장면이잖아요. 그리고 진짜 저는 몰랐어요. 정말 며칠 전에 깨달은 게 뭐냐면요. 경운기 장면이 이런 위대한 장면이 영화 <모어>에게 있구나 영화제에서 보고 느꼈는데. 저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이고, 누나 형 저 남동생 있는데, 아빠가 절 단 한 번도 경운기 운전을 안 시킨 거예요. 넌 왜 못 하냐고. 다른 형제들, 다른 집에서는 시킬 거 아녜요. 넌 왜 못 해! 이러면서, 그런데 아빠는 한 번도 그러시질 않았어요. 며칠 전에 보고 너무 많이 울었어요. 어렸을 때 저 있는 그대로를 너무 사랑하고 키워주셔서. 그런 명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어요.

 

정지혜 : 저도 사실 궁금했거든요. 그 많은 주제와 관련된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의 경우에 그런 어떤 부모와의 갈등 혹은 그 사이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는 어떤 장면들 그걸 통해서 뭔가 어떤 변화를 이끌어가거나 혹은 어쨌든 그런 순간들이 꽤 많았던 것 같아요. 한국 다큐멘터리 안에서. 근데 이 영화에서는 두 분이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그런 방향으로 가고 싶지 않다고, 그럴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를 하신 건가. 아니면 정말 말씀대로 이 집은 그런 주제로부터 이미 멀리 가 있는, 오히려 이런 생각이 올드한 방식이기 때문일까. 혼자 막 그런 생각도 해봤거든요. 그걸 계속 찍었지만 그걸 쓰지 않은 걸까. 이런저런 상상도 해보고 그랬었는데, 말씀을 해 주셔서. 오히려 우리가 많이 봐왔던 혹은 우리에게 조금 익숙한 그런 감각들과 좀 다른 집안의 분위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좀 들었고요. 그런 어떤 과정이 좀 있으셨던 건가요? 혹시 조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이일하 : 보통 영화면 부모와 대립각을 세우는 그런 구도가 없다. 이런 말씀인 거죠.

 

정지혜 : 그렇죠.

 

이일하 : 근데 없어요. 없는 거고. 왜냐하면, 그전에 제가 집을 꼭 찍어야 되겠다고 한 이유가 있었고 이제 맨 처음에 이제 모어랑 저랑 얘기만 했거든요. 녹취만 했어요. 그때는 카메라 안 돌리고 그런 것을 얘기하면서 어떤 느끼는 점. 그리고 시골에서 저도 이제 어렸을 때죠. 어렸을 때 아들내미가 발레한다고 하는데 아버지가 100만 원 빌려와서 아드님이 발레복을 쉽게 해주는 그런 것에서 저는 모든 거를 그냥 느껴버렸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어떤 대립각 같은 거는 뭐 그런 걸 생각할 여유조차도 없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제작 과정에. 그리고 이 영화도 빌런이 있죠.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도 서스펜스를 주고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다 예 있습니다. 사회라는 거예요. 사회의 공기들. 그런 것을 설정을 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들은 그냥 부모님으로서 존재하기를 바랐다. 이런 느낌이 더 클 것 같아요.

 

모어 : 영화를 제가 보고 나서 깨달은 게 또 뭐냐면 저희 부모님의 사랑이 특별한 것이었다. 저는 그냥 사랑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평생 모르잖아요. 그 사랑이 어떤 거였지 그냥 받으려고만 했으니까. 사람들이 저한테 다 그러더라고요. 지민이 세상이 좀 특별하다. 그 옛날에 그 시골에서 아들내미가 발레한다고 했을 때. 가난하고 농사짓는 시골에서. 영화를 보고 알았어요. 부모는 사랑이 어마어마한 것이구나 해서. 이 영화는 저에게 어떤 깨달음의 연속이고. 그래서 엄청난 저에게 그 인생의 교훈을 준... 정말 감독님한테 제가 이렇게 아부하려는 멘트가 아니라 교과서 같은 그런 관점을 주고...

 

이일하 : 그러니까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감정이 그렇게 풍부해지고 뭔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고 해요. 이런 게 다 그런 것들의 조합이 다 있는 거죠. 제냐의 어떤 따뜻한 마음이랄까, 인간이 갖고 있는 어떤 미숙한 점, 그리고 처음 보러 가는 부모님과 눈을 맞출 때의 그런 감정들. 우리는 그것을 언어로써 말로써 표현을 안 하지만 표정과 그의 감정에 들어갔다 나오잖아요. 그리고 또 부모님들도 보여주죠. 부모님들이 이렇게 이렇게 했다. 이런 것들 그리고 종국이도 나오죠 종국이도 이렇게 이렇게 했다는 건 이 모든 감정들이 다 종합이 돼서 그런 감정들이 생기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더라고요. 근데 거기에 이제 기본적으로 베이스는 이제 모어의 일생이 이렇게 지금까지의 삶이 깔려 있는 거죠. 거기에 이제 다른 분들이 들어와서 개입을 해주고 개입을 함으로써 이게 좀 더 풍부해지는 존재가. 그러면은 우리가 영화를 다 봤을 때 어떤 그런 인간에 대한 감정들. 그런 것들을 좀 느끼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제가 좋아하는 컷인데 모어랑 모어 아버님께서 이렇게 웃통 까고 이렇게 있잖아요. 그런 것들은 굉장히 한국적이고, 한국 사람에게서는 굳이 말로 표현을 안 해도 전후 상황을 설명을 안 해줘도 아는 그런 느낌들인 거잖아요. 그런 것들이 이렇게 뭉쳐져 가지고 그런 어떤 따뜻함이 나타나지 않는가 그런 생각이 좀 듭니다. 영화를 제가 분석하고 앉았네요. (일동 웃음)

 

모어 : 말 안 할 것처럼 얘기하면서 말씀이 좀 많으시네요.

 

정지혜 : 드디어 뭔가 터지신 듯. (웃음)

 

모어 : 감독님 진짜 말 많아. 개봉 날 아침 여섯 시 반까지 술을 마셨는데요. 저 고막에서 피가 났어요. 얼마나 말이 많은지. 저는 말 한마디도 못 했어요. 아침 여섯 시 반에 붙잡혀 가지고. (일동 웃음)

 

정지혜 : 가혹하다 정말. 가혹하다.

 

모어 : 내가 지금 영화를 뭘로 찍었는데, 내가 지금 이 순간 못 버티겠느냐. 아침 여섯시 반까지. 개봉 날. 정말 비 많이 내리던 날... 진짜 말 많아요.

 

정지혜 : 인정하시죠 감독님?

 

이일하 : 아니 저 평소에는 말이 없는데 그냥 한 번 터지면 이제. 여기서 터지면 안 돼요. 터지려고 하는데 터트리면 안 됩니다. 우리 같이 술 마셔야 돼.

 

정지혜 : 오셨다. 큰일 났네요. (웃음) 저희 이제 마무리를 조금 해봐야 될 것 같은데, 감독님이 그럼 언제 이제 긴 여정의 종지부를 찍어야 되겠다? 이게 사실 항상 다큐 만드시는 분들에게 정말 숙제일 것 같거든요. 이제 됐다. 이제 카메라 놔도 되겠다. 이 편집은 이제 그다음 몫이고. 긴긴 한 3년에서 5년이라는 기약 없는 세월을 이렇게 같이 하셨고 또 버텼다고 하면 버틴 그 시간에 종지부는 언제였을까. 언제 마지막 촬영이었을까요.

 

모어 : 정말 마지막 촬영은 20211월 말인가? 그때 3년까지는 안 된 상황에서 종료가 되었었고요. 그리고 감독님이 어떤 말씀을 하셨냐면 2019년도에 뉴욕 공연을 갔다 와서 추석 때 저희 집으로 가서 이제 그 마당에 제가 옆돌기하고 그때가 2019년 추석에 찍은 건데, 서울 가면서 택시 안에서 감독님이 이제 대략의 얼개가 보인다. 이때다 싶으면 나는 과감히 카메라를 내려놓을 것이다. 갑자기 택시 안에서 말씀하셨는데, 그때 정말 너무 울컥했어요. 그래서 너무 오래됐지만 그런 시간이 오는구나 하고. 그래서 영화상에 보면 그 큰 덩어리들은 2019년도에 많이 벌어졌어요. 마지막 논 장면 이런 작업들은 2021년 초까지 마무리를 한 거고 개봉하기까지는 3년 걸렸습니다. 그러니까 3년에서 5, 4년이 좀 걸린 거죠.

 

이일하 : 아까 이제 하신 말씀에 조금 덧붙이자면 사실 커팅을 해내는 작업들은 굉장히 감독에게는 가혹한 작업이에요. 왜냐하면 모든 컷들이 너무 소중해요. 저도 그 눈에서 눈 신을 진짜 더 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요. 이만큼 있어요. 근데 그것을 자제하고 눌러야 하는 작업이 영화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야지 좀 더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푸티지들을 우리가 찍다 보면 언제 끝내야 할지 모르는 그렇게 미로에 헤매는 미로를 헤매는 과정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순간은 오더라고요. 이렇게 다큐멘터리를 계속 찍다 보면 처음에는 정말 안개 속에 있는 미로를 해내는 그런 과정이었는데, 이렇게 카메라와 카메라 앞에 있는 대상과 그것을 찍어나가는 과정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서는 그런 지점들이 기적처럼 오는 것 같아요. 그게 다큐멘터리를 찍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렇지만 이것을 또 찍을 때 또 리셋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또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되는 거죠. 언제 올지 모르는 순간에 계속 다가가는 것이 다큐멘터리를 하는 작업 그 자체가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합니다.

 

정지혜 : 그럼 혹시 다시 찍은 장면도 있으세요?

 

이일하 : 다시 찍는다는 것은...

 

정지혜 : 이를테면 이 장면에서 이렇게 연결이 필요한데.

 

이일하 : 추가 촬영. 추가 촬영 같은 거 많이 했죠. 추가 촬영 같은 거 많이 했어요. 저희, 예를 들어서 바다 장면 그런 것들이 이제 추가 촬영이 됐고. 그리고 인서트 촬영 같은 거는 이제 얼마든지 비행기 같은 거 하나 찍으러 인천공항을 갔다 와야 되는 거고, 비행기 이렇게 날아가는 거 있잖아요. 그거 찍으러 갔다 와야 되고 바다 하나 찍으러 저쪽 강원도 갔다 와야 되니까. 그런 것들은 이제 추가 촬영하면 되는 거고. 그리고 어떤 컷을 잇기 위해서 추가 촬영은 발레복 정도? 인서트 샷이죠. 발레복 입고 이렇게 뭐 이렇게 쫙 다가가는 그런 컷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이제 좀 더 나중에 생각을 해서 이런 게 있으면 잘 이어지겠다. 그 정도.

 

모어 : 제가 설명할게요. 지금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재촬영은 없었어요. 감독님이 아쉬워서 뭔가 그러니까 예를 들어 영등포 시장에서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그런 것도 좀 뭔가 더 다시 하고 싶어했는데, 결국 그 어떠한 신도 재촬영이 이루어지지 않았었고요. 재촬영이랑 추가 촬영은 다르지. 추가 촬영은 뭐.

 

정지혜 : 정확히 말씀해 주셨어요. 저도 답변해 주신 거 듣고 이제 또 말씀 더 드리고 싶었던 건데 제 질문은 다시 촬영하신 게 있느냐였는데

 

모어 : 그것에 감독님이 딴말을 해주셔가지고 제가. (일동 웃음) 저도 사실 너무 아쉬워요. 그러니까 재촬영을 해서 다시 완벽하게 찍었더라면 뭔가 저도 후회가 없을 텐데 재촬영이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이일하 : 같은 신을 다 해줘야 하니까.

 

정지혜 : 제가 이 질문을 좀 드렸던 것은 감독님께서 워낙 다큐멘터리라는 것을 극영화와 너무 구분해서 하는 것 자체에 대한 이야기도 꺼내주셨고, 저도 이번 영화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까 그런 지점에서.

 

이일하 : 근데 저 자체는 다큐랑 극이랑 구분 안 돼요. 저 자체는.

 

정지혜 : 저도 그러한데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어떤 장면을 다시 또 찍어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좀 들어서 지금.

 

이일하 : 그쵸. 물론 저는 다시 찍자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이게 다큐라서 다시 찍으면 안 된다 이런 거는 전혀 없습니다. 사실 예를 들어서 이런 것들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 거 많이 했죠.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걸어가는데 이런 것들 다시 한 번 와서 다시 한 번 걸어가세요. 이런 것들 이런 것들을 작게만 하면 재촬영이라고 얼마든지 할 수 있죠.

 

정지혜 : 아니, 오늘 이제서야 뭔가 이야기가 좀 풀리는 것 같은데 아쉽게도 시간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오늘은 이렇게 좀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고요. 이후에 또 기회를 좀 만들어서 또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어 : 저의 기억과 감독님의 기억이 많이 달랐구나.

 

정지혜 : 시작부터 달랐는데 이제 잘 맞춰가는 거죠.

 

모어 :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정지혜 : 저 너머에... (웃음) 오늘 좀 같이 질문도 많이 나눠주시고 또 호응도 많이 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두 분이 인사 말씀을 좀 해주시면서 마무리를 하면 어떨까요.

 

이일하 : 요즘에 이제 큰 영화도 많고 재밌는 영화도 많이 나오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이렇게 작은 영화 보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사이즈는 작지만 여러분들에게 주는 감동은 그 배 이상이 되는 영화를 찍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여러분들 재밌게 보셨다면 주위에 있는 친구분들에게 많이 추천 좀 해주시고 그들도 같이 공유할 수 있도록 많이 데리고 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모어 : 요즘 제 인생에서 딱 한 번이잖아요. 버거우리만치 행복으로 매일매일 두들겨 맞고 있어요. 온몸이 다 아파서, 피멍. 저의 표현법이 약간 이러니까 또 오해하지 마시고 피멍 진짜 있는 거 아니니까. 너무 행복하고요. 저희 이제 1만 명 되면 특별 공연도 같이 할 예정이니까 1만 명이 좀, 되게 좀, 봐주시면 좋겠네요. 독립 다큐 1만 명,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요. 여러분 많이 도와주세요.

 

정지혜 : 오늘 보신 분들 정말 또 다음에 극장에서 다시 만나서 우리가 1만 명 되는 날 오늘 못한 이야기를 마저 하는 것으로 그렇게 하겠습니다. 오늘 끝까지 함께해 주신 관객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조만간 극장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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