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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벨 바그의 유산을 기억하며

LIBRARY DVD 소개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2. 10. 1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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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로비에는 약 3,000편의 DVD와 블루레이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고전 영화부터 국내외 신작 영화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래에 소개된 영화는 신영에서 대여 가능합니다. 대여 안내 링크 클릭


누벨바그의 거장 장 뤽 고다르 감독이 지난 9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91. 고다르를 애도하며 누벨바그의 유산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고다르는 세상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보이는 것만 찍으면, 당신은 TV 영화를 만들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보이는 것 너머로 파도가 칩니다.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 누벨바그 영화 5편을 소개합니다.

 

 

피아니스트를 쏴라 Tirez Sur Le Pianiste

프랑소와 트뤼포 | 1960 | 프랑스 | 80| 15세 관람가

작은 식당의 무도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주인공 '샤를리에'의 이야기를 다룬 트뤼포 감독의 두 번째 영화. <피아니스트를 쏴라>는 두 남자에게 쫓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쫓기는 남자는 샤를리에의 친형 치코. 형을 돕다 두 남자에게 엮이고 만다. 범죄의 주인공이 아닌 가족 중 피아니스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그의 여인들과의 관계와 비극적인 사랑, 주인공의 비극적인 과거 회상 등 다양한 장면의 전환으로 새로운 방식의 접근을 시도한다. 트뤼포는 전형적인 서사를 탈피하고 싶었고, 모든 장면이 나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김동진)

 

 

사랑과 경멸 Le Mepris

장 뤽 고다르 | 1963 | 프랑스| 105| 15세 관람가

영화란 그것을 통해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창문이어야 한다.’ 비평가 앙드레 바쟁의 말을 인용하는 오프닝은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가 지극히 현실적일 것임을 예고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시나리오 작가 폴과 그의 아내 까밀이다. 폴이 영화 <오딧세이>의 시나리오 집필을 맡게 되며 두 사람은 미국인 제작자 프로코쉬를 중심으로 관계의 변화를 겪게 된다. 결국 이들의 관계는 점차 경멸으로 치닫는다. 언뜻 부부간의 갈등으로 보이는 이 이야기는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과 함께 영화의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의 갈등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 (남궁연이)

 

 

비브르 사 비 Vivre Sa Vie: Film En Douze Tableaux

장 뤽 고다르 | 1962 | 프랑스 | 84| 15세 관람가

영화 <비브르 사 비>는 각각의 소제목이 달린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의미로서 의도된 분절이라 볼 수 있다. 나아가 일정 마디에서의 무성 연출은 영화가 관객과의 거리두기를 주력하고 있음을 체감하게 한다. 극 중 주인공 나나는 배우를 꿈꾸는 여성이다. 자신만의 삶을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진 인물이었으나, 경제적 고난을 겪은 뒤 성노동자로 거둔 수입에 의존해 생활한다. 그렇게 나나는 본인을 상대로 값을 지불하는 타자에 의해 종속된다. 갈망하던 이상과 타인의 선택을 받아들며 살아가는 현실 사이의 괴리는 그녀로 하여금 언어가 가로막히는 경험을 하게한다. 영화가 비춘 나나의 마지막 모습은 허망할 정도로 간결히 묘사된다. 타인의 삶을 관조하듯 훑어가는 영화의 태도가 유도하는 결말의 방향은 결국 우리 스스로의 삶을 고찰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윤희경)

 

 

밤과 안개 Nuit Et Brouillard

알랭 레네 | 1955 | 프랑스 | 32| 15세 관람가

밤낮없는 고통과 멈추지 않는 절규가 모두 묻힌 채 오늘날의 버려진 마을들’. 아무도 밟지 않는 그 땅 위로 무성하게 자란 잔디들을 보여주며 영화는 시작한다. 영화가 만들어진 1955. 그로부터 12년 전 그 들판에서는 수용소 건설이 진행되었고, 유대인들은 그곳에 수용되기 시작했다. 일명 밤과 안개’(Nacht und Nebel) 라는 작전이다. 이는 나치 정권에 저항하는 자들은 누구나 밤과 안개 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영화는 폐허가 된 수용소의 현재 모습, 과거의 흑백 사진과 뉴스릴 화면을 병치시킴으로써 현재의 공허함과 과거의 고통을 하나로 이어낸다. ‘다시는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는자들과 나에게는 책임이 없다라고 외치는 자들을 버려진 마을들을 통해 보여준다. 그렇게 과거의 기억을 안개 낀 밤 속에 묻히지 않도록, 맑은 날의 햇살을 받은 것처럼 선명하게 만든다. (한소리)

 

지난 해 마리앙바드에서 L'Annee Derniere A Marienbad

알랭 레네 | 1961 | 프랑스 | 94| 전체관람가

화려하고 호화스러운 호텔. 한 남자가 사랑했던 여자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하지만 그녀는 남자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알랭 레네의 <지난 해 마리앙바드에서>는 두 연인 사이에서 잃어버렸거나, 왜곡된 기억에 관한 영화다. 현실과 환상, 현재와 과거를 구분할 수 없는 모호함으로 관객을 이끈다. 호텔 내부의 다양한 공간들을 훑는 카메라의 움직임과 이미지 파편들을 직조하여 만든 꿈꾸는 듯한 장면들이 반복해서 나온다. 이것은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려는 남자의 심리 상태다. 그리고 여자는 기억을 재구성하며, 기억의 파편들이 왜곡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남자와 여자는 함께 호텔을 떠나가지만, 그곳에서 당신은 길을 잃고야 만다. 영원히, 깊은 밤, 기억의 미궁 속으로. (장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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