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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 | 곽민승 감독, 심달기 배우 초청

CINE TALK 씨네 토크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2. 8. 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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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 씨네토크

/2022.05.14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진행

곽민승 감독 심달기 배우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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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저널리스트 이화정입니다.

 

심달기 : 저는 <말아>에서 주리 역할을 맡은 심달기입니다.

 

곽민승 : 안녕하세요. 저는 <말아> 연출한 곽민승이라고 합니다.

 

이화정 : 저는 종종 신영극장을 찾았는데, 아무래도 코로나 시기다 보니까 오고 싶어도 못 오시는 분들도 있었는데요. 오늘은 강릉에 오신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아>를 보러 신영극장을 찾아주신 것 같고요. 굉장히 객석이 꽉 차서 감개무량하네요. 감독님과 배우분께도 신영극장에 오신 소감을 좀 들으면서 어떤 마음으로 오셨는지 좀 들어볼까요.

 

심달기 : 원래 저희가 영화를 같이 보는 거였는데 막상 늦게 도착해서. 차가 너무 많이 막히더라고요. 그래서 저기 앉아가지고 차를 마시면서 둘러봤는데, 이 극장 안이 되게 궁금했거든요. 근데 이 기둥들도 그렇고 되게 특별한 공간인 것 같아요. 계속 공간을 쳐다보고 있어요. 신기해서.

 

이화정 : 약간 익숙해지도록.

 

심달기 : . 아까 그리고 그 키노 잡지가 쭉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거 읽으면서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이화정 : 여러분들이 <말아> 보시는 동안 심달기 배우님이 밖에서 키노를 보고 계셨거든요. 제가 그 모습이 너무 화보 같아서 찍어뒀어요. 그래서 심달기 배우님 SNS에 공개 안 하면 제가, 제 개인 SNS에 공개해드릴게요. 많이 찾아와주세요. SNS 홍보하는 건 아닌데. 이 공간이랑 너무 어우러지고, 어떻게 보면 이 공간이랑 간극이 있는 세대일 수도 있잖아요. 근데 굉장히 몸에 맞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어요). 평소 즐겨하시는 차림이시죠?

 

심달기 : . 맞아요. 이 옷을 좋아하는데, 이게 다른 영화의 의상으로도 쓰였었는데. <텐트틴트>에서. 거기의 옷이죠.

 

이화정 : 근데 영화에 나올 때 보면, 캐릭터들을 연기할 때 본인 모습이랑 굉장히 간극 없이 많이 나오시기도 해서 본인 의상이 많이 활용이 될 것 같아요.

 

심달기 : 맞아요. <말아>에서도 제 의상이 몇 개 쓰였죠.

 

이화정 : 감독님이랑 같이 의도도 있으셨던 거예요?

 

곽민승 : , 일단은 저희가 알아서 많이 준비를 했거든요. 처음에 미팅할 때 입고 온 티셔츠가 하나 있었는데 그 티셔츠가 제가 의상 준비하면서 작업을 같이 할 때, 컨셉에 맞는 것도 좀 있고 해서.

 

이화정 : 화려한 프린트들이, 그러니까 타이포들이 많았잖아요. 그 옷들이.

 

곽민승 : . 프린팅이 되어 있고.

 

심달기 : 근데 왜 그건 의상에 안 썼죠?

 

이화정 : 찍고 잘랐구나.

 

심달기 : 해리 포터.

 

곽민승 : 예 해리 포터. 해리포터가 딱 이렇게 들어가 있고.

 

이화정 : 약간 블록버스터에 반대하시나요?

 

곽민승 : 그런 건 전혀 아닌데.

 

이화정 : 지금 닥터 스트레인지도 붙여놔 있잖아요.

 

곽민승 : 그런 건 아닌데. 그 영화 보면은 나름 유니버설 스튜디오 나오고.

 

이화정 : 언제 옛날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갔다 온 그런 느낌을 약간 추측해 봤어요. 지금은 백수로 지내고 있지만. 그런 느낌을 좀 받았었거든요. 그러니까 어머니 댄스하실 때 하시는 옷이나. 유심하게 보게 되더라고요. 그만큼 굉장히 말아 자체가 리얼하고, 진짜 어딘가에서 정말 살고 있을 스물다섯 살의 어떤 것들이 생생하게 살아있기 때문에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이뻐 보이려고 샀던 그 옷은. 그건 소품이었죠.

 

곽민승 : 그거는 저희가 찾아서.

 

이화정 : 그건 어쩐지. 심달기씨 취향은 아니었었는데. (심달기 웃음) 너무 러블리 했어. 감독님도 신영극장에서 관객분들 만나는 소감 한마디.

 

곽민승 : 저는 이제, 이 공간은 아니지만 영화에서 보고.

 

이화정 : 홍상수 감독님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

 

곽민승 : . 그 영화도 좋아하고 해서. 그러고 또, 옆에 계신 관계자 분들이랑 말하면서 신영극장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는데. 근데 오늘 또 뜻깊게 10주년을 맞춰서 저희 작품이 와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고. 최대한 자주 와보는 극장이 되고 싶은, 마음의 리스트에 들어올 수 있는 극장이 될 것 같고. 어떤 분들이 와서 보고 계실까도 들었는데 제가 생각한 거에 비해서 다양한 관객분들 층위가 있는 것 같아서.

 

이화정 : 뭘 생각하신 거죠, 대체. 어떤 관객을 생각하신 거죠.

 

곽민승 : 일단 제가 생각했을 때는 20대 관객들이 주로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여기 20대 관객분들이 많이 계시긴 하지만 진짜 얼핏 보기에 그 이상의 관객분들도 자리 잡고 계신 것 같아서. 홍보가 잘됐다. 다양하게. 그래서 재밌게 얘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화정 : 감독님이 얘기해주셔야 해요. 재밌는 얘기. 신영극장을 찾으시는 분들이 강릉에서 영화 좀 본다. 아니면 진짜 문화를 좀 향유한다. 하시는 분들은 이 공간을 놓칠 수 없는 것 같고. <말아>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통의 고민들이 있는 거잖아요. 여기 찾아오신 분들도 충분히 나이대를 막론하고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아 가지고. 이번 10주년 기획전으로 <창밖은 겨울>부터 작품을 했는데, 저는 미리 작품들을 다 봤거든요. 다른 기회의 통로들을 통해서. 요즘 지금 우리가 뭘 고민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작품이고. 그 와중에 <말아>도 요즘 얘기를 정말, 내 피부에 와닿는 얘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코로나 본격화된 이후에 나오는 영화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그릴까. 그전에 이런 작품들이 나오기 전에는 되게 다양하게 상상을 하게 되더라고요. 과연 마스크는 쓸 것인가. 아니면 그 안에서 진짜 이런 얘기들을 대사에 녹여낼 것인가. 조금조금 그걸 드러내는 작품들은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말아는 정말 본격적으로 내 그냥 집 안에 코로나가 들어와 있다라는 거. 그래서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게 그냥 단순히 우리가 말하는 수익이나 회사를 안 가고 이런 차원이 아니라 정서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어떤 건지. 어떤 타격을 주고 그 타격에서 우리가 어떻게 벗어나면 좋을지를 얘기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흔히 말하는 코로나 블루가 이 가족이 겪고 있는 거잖아요. 주변 사람들도 다 겪고 있고. 영화에서 나오는 라디오에서 조차도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경각심을 얘기하고 있는데 지금의 그 분위기. 위드 코로나가 오기 전에 그 부분들이 크게 작용을 했었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시나리오 대체 어떻게 쓰게 되셨는지 만들게 되신 배경을 좀 들어볼게요.

 

곽민승 : GV 할 때 첫 질문이나 많이 나온 질문이 코로나 상황을 어떻게 반영을 했냐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제 나름대로는 그 당시에 이 영화를 생각했을 때 지금 코로나 시대고 하니까, 내가 이거 코로나 넣어서. 확실하게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를 드러내 보겠다는 생각은 사실 오히려 안 했어요. 영화가 사회를 비추는 창 같은, 거울 같은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항상 현실반영이 잘 된 사실적인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고, 그래서 그때가 2020년에 이제. 팬데믹 상황이 오고 마스크 다 쓰고 밖에 잘 안 나가고 그런 상황이었는데. 김밥집이라는 소재 정도는 전에 갖고 있었는데, 지금 코로나 시대고 하니까 그냥 코로나로 가야겠다. 이렇게. 사실 간단하게 생각했어요.

 

이화정 : , , 복잡하지 않게.

 

곽민승 : 근데 오히려 이제 만들게 되면서 마스크를 쓰고, 마스크를 써서 배우의 얼굴이 가려진다든지. 촬영할 때 마스크 쓰니까 대사 전달이 잘 안 된다든지. 이런 상황에 부딪히게 되면서 이렇게 하는 게 맞았나 생각을 간혹 했거든요. 그 당시에 또 다른 코로나 배경을 한 작품들이 있나 없나 좀 찾아봤어요. 어떻게 했나, (어떻게) 만들었나. 또 없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비교 삼아서 볼 수 있는 것도 없고 했는데, 저는 한마디로 얘기하면 그냥, 코로나가 왔으니까 코로나 얘기하는 게 맞지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화정 : 그게 제일 현실적으로 겪고 있는 상황이니까 큰 고민 없이. 그러니까, 마스크를 본격적으로 캐릭터들이 쓰고 나왔던 영화는 <말아>가 거의 처음이었어요. 극장에서 본 작품은. 예전에 연령대가 보신 분들도 많겠지만 <열혈남아>보면 홍콩영화, 마스크 쓰고 있어요. 그때는 그게 그렇게 이상하다는 생각 안 했거든요. 근데, 다시 보니까 그때 이제 배우들한테 마스크를 씌우고 찍는 영화가 있었네 하는 생각이 지금 와서 보니까 신기하게 생각이 들더라고요. 배우님 입장에서는 약간 이런 설정이나 지금의 코로나 상황이나 반영된 영화를 찍는다는 거 어떻게 다가왔는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제안 들어왔을 때.

 

심달기 : 그런 걱정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찍을 때는 모르겠는데 영화를 보면서 이야기상 이원을 만나는 장면이라든가 중간중간에 마스크를 안 쓰고 요리를 하고 있어요. 그런 것들이 되게 영화의 집중도를 떨어트릴까 봐. 왜 음식만드는 사람이 안 쓰고 있어 약간 예민하게 보게 되잖아요. 그런 게 방해가 될까 봐 먼저 걱정이 됐었어요. 캐릭터들이 마스크를 안 쓰냐라는 생각이 들까 봐.

 

이화정 : 오히려 배우가 자기 점검을 하면서 계속. 근데 그간 다양한 연기들을 했지만 좀 일상에 가까운 캐릭터 주리라는 인물 자체가 친근함도 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심달기 : 맞아요. 너무너무 반가웠고, 그래서 처음 사실. 말아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걱정이 많이 들었던 게. 배우가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 배우가 많이 끌고 가야 될 것 같은데. 내가 그걸 할 수 있을까 했는데.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고 엄마와의 이야기도 좋았고. 김밥집이라는 그 설정도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고. 해서, 막상 했는데. 뭔가 시나리오에 없었던 감정이나 그런 것들이 많이 생겼었고. 그런 식으로 작업을, 촬영을 하면서 이렇게 감정선이 바뀌고 또 감독님이 허용해주고 하는 작업은 처음이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게 너무너무 재밌었고. <말아>를 보면 볼수록 진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이화정 : 시나리오 얘기한 것처럼 배우가 영화 전체의 한 편을 끌고 나가는 원톱 주인공의 역할을 맡은 거잖아요. 그래서 다양한 작품 해왔던 것보다 굉장히 의미도 있고 또 하나의 도전을 해서 도장 깨기 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도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작년 겨울에,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처음 봤었거든요. 그때만 해도 <보건교사 안은영>이 넷플릭스 통해서 나와서, 심달기 배우가 그전에도 주목받고 있었지만, 반짝반짝함이 극에 달해 있었고. 그리고 이우정 감독님의 <최선의 삶>에서 또 지금하고는 다른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줬었죠. 또래의 배우들과 같이. 근데 그거 끝나고 몇 개월 사이에 난리 났더라고요. <우리들의 블루스> 노희경 작가님의 작품에서는 막 계단에서 키스하고, 당돌한 역할을 하시고. <소년심판> 같은 작품에서도 너무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그냥 요즘 심달기 배우를 보고 있으면 대표작을 계속 갱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른 모습을 계속 캐릭터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어요. 근데 업계 관계자들이나 저처럼 저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예전부터 재능이 엄청난 배우가 나왔다는 걸 보자마자 단박에 알기는 했었지만, 지금은 대중적으로 여러분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감독님께 여쭤봐야 할 것 같아요. 언제 심달기 배우한테 눈독을 들이기 시작하셔서, 어떻게 제안을 하게 되셨고, 왜 이 주리라는 역할을 심달기 배우님이 적재적소라고 생각하셨는지.

 

곽민승 : 저는 이쪽에 몸담고 있기도 하고. 영화 일, 드라마 일도 하는데, 그전부터 단편영화제에서 이런 영화들을 팬으로서도 자주 찾아보는 사람이었거든요. 독립영화의 팬으로서도.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당연히 심달기 배우의 단편 영화들, 출연한 단편 영화들. 그런 것들을 다 봤었고. <말아>의 주리 역할을 찾으면서 물론 이제 다른, 머릿속으로 떠올려본 배우들도 있긴 했는데. 자연스럽게 또 상상되더라고요.

 

이화정 : (다른 배우들도) 있었어요?

 

곽민승 : 솔직하면 있었죠. 있었는데.

 

이화정 : 그럼 몇 번 정도에서 심달기 배우님이.

 

곽민승 : 근데 그때는 지금처럼 배우가 아니었어요. 배우를 본업으로 하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렇게 머릿속으로 지나가고 했었는데. 그리고 심달기 배우를 처음에, 바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안 했었던 큰 이유가.

 

이화정 : 말이 좀 빨라지고 약간 더듬기 시작했어요. (웃음) 말씀 잘해주세요.

 

곽민승 : 주리 역할이 처음에 지금보다 나이가 더 많았었어요. 20대 후반, 30대 초. 이렇게까지도 생각했었어요.

 

이화정 : 계속 뭔가 이렇게, 취직도 안 되고 그런 세월이 조금 더 길었던.

 

곽민승 : 그 정도 나이인 거죠. 그래서 이제, 그 정도 하실 수 있는. 배우들을 생각했었는데, 심달기 배우가 생각이 났고. 그래서 미팅을 했고. 나이를 낮추어서, 약간 수정을 해서 해도 문제없겠다. 할 수 있겠다. 오히려 제가 생각했던 그 나이대에서는 제가 머릿속으로 생각했거나 누구 하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배우들은 사실 확신까지는 못 들었어요. . 그런데 만나고 나서, 확신이 들었어요.

 

이화정 : 그래서 캐릭터 나이를 수정도 좀 하고, 성격이나 이런 것도 심달기 배우 톤에 맞게. 좀 조정이 된.

 

곽민승 : , 그러니까 뭐. 한창 대학 졸업한 지 지나고 약간의 회사도 다녀보고. 이 정도 나이대의 젊은 친구였는데 내려가서 대학도 다니다가 중퇴한 지 얼마 안 됐고. 사회 완전 초년생이고. 이런 캐릭터로 바꾸고. 제가 약간의 스케치, 밑색 정도 칠해놓은 상태에서 나머지 그림을 완성시켰어요.

 

이화정 : 처음에 제가 코로나 블루 얘기도 했고, 어떻게 보면 다들 일도 좀 안 풀리고. 이런 상황에서 감독님이 처음 생각했던 20대 후반, 그런 톤의 배우가 들어왔으면 조금 느낌이, 영화 전체 톤이 달랐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살짝 좀 더 무거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아>를 보면 음악도 샤방샤방하고, 이게 상황은 잘 안 풀리는 것 같은데 집에 일어나자마자 앉아가지고 햇빛 들어오는 데서 커피 마시고 담배 피우고. 앉아있는데 그냥 크게 고민 없어 보이기도 하고 되게 밝은 기운 같은 거, 에너지 같은 거 있잖아요. 심달기 배우가 가지고 있는 톤 앤 매너가 영화의 전체 톤을 조금 달라지게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배우님의 최근작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우울하고 어두운 역할들이 훨씬 더 많거든요. 다른 연출자들이 오히려 심달기 배우가 가지고 있는 연기, 우리가 말한 그 놀라운 연기를 무겁게 활용하고 거기서 끄집어내려고 했던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더스트맨> 같은 경우도 그렇고, <최선의 삶>도 그렇고. 그런데 감독님은 좀 밝은 부분을 배우님한테서 발견했다는 생각이 들고. 배우님도 그런 부분들을 마구 드러낼 수 있는 게 주리를 연기하면서 재미있기도 했을 거 같고. 또 도전이었을 거 같기도 해요.

 

심달기 : 맞아요. 제가 어릴 때는 밝은 사람이라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었는데,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어두운 역할의 기회가 되게 많았고. 되게 저를 어둡게 많이 보셨더라고요. 그런 과정에서 처음 시작이 <동아>라는 단편이었는데, 그때 진짜 힘들었어요. 뭔가 그때 감독님도 그렇고 내가 너무 동아에 비해 행복하고 밝은 사람이다. 어두운 에너지를 끄집어내는 데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작품이고, 그 뒤로 방법을 터득하고 이랬던 것 같은데. 물론 그렇게 긴 기간은 아니었지만 되게 많은 캐릭터들을, 어두운 캐릭터들을 맡아 왔었는데 그래서 주리를 만나서 너무너무 해방감이 컸었고. 지금 영화 보면서도 새록새록 항상 이렇게. . 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이화정 : <동아>가 놀라운 작품이기도 하지만, 나를 거스르는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그게 회자가 됐던 거 같아요. 그니까 약간 표본처럼, 심달기 배우의 표본처럼, 이런 연기를 너무나 능숙하게 잘 하기 때문에, 센 설정이나 무거운 것들을 잘 할 수 있는. 젊은, 새로운 피. 이런 느낌으로 계속 왔었고. 여기서 어떻게 보면 해소도 되는 측면도 있고. 심달기 배우의 여러 가지 측면을 보여주는 도전이기도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는 내내 흐뭇하더라고요. 근데 25살의 주리를 설정할 때는 여러 가지를 배우님이랑 설정하신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사소한 동작들이나 습관들이나. 아니면 어떤 행동, 제스처, 이런 것들. 이미지나 참고한 캐릭터나 뭐 이런 것들이 있었으면 어떻게 두 분이서 만들어나가셨는지.

 

곽민승 : 딱히 참고는 안 했기도 했고 못 했기도 했던 것 같고. 저도 그 나이대를 살아봤었으니까, 저도 이유 없이 되게 우울했거든요. 제가 살아왔던 그 나이대의 생각을 좀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제가 추억여행을 한 시간이었죠.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반영을 안 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캐릭터에. 그래서 가장 제 지난날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고. 그리고 아까 심달기 배우의 알려진 작품들에서 보여진 캐릭터들을 이야기해주셨는데 저는 그때, 지금 말씀하신 <우리들의 블루스><보건교사 안은영>이 나오기 전이었는데. 제가 단편들만 봤었을 때죠. 저는 그때 <미나> 봤을 때였던 거 같아요. 거기서도 좀 우울한 고등학생, 아픔이 있는 친구로 나오는데. 노란색 가방 같은 거 메고 나오셨는데.

 

심달기 : . 목도리도 노란색이고.

 

곽민승 : , 그게. 저는 되게, 발랄함이 많이 있을 거란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처음에 주리라는 캐릭터가 지금 결과적으로는 발랄하고 상큼한 느낌이 있는데. 제가 글로 써봤을 때 암울한 면이 많이 깔려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오히려 배우가 이걸 많이 발랄하고 상큼한 영화로 만들어준 역할이 크지 않았나 싶고. 저희 둘이서는, 사실 그렇게 많이 얘기를 못 했어요. 제가 오히려 열어두는 식으로 해서. 제가 어느 정도의 가이드 라인만 세워두고, 삐져나오거나 제가 생각했던 거랑 달리 갈 때 말을 하고. 거의 다 열어두고 배우가 알아서 할 수 있게끔 한 거 같아요. 그래서 본디 갖고 있는 밝은 성격이 나오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있어요.

 

심달기 : 근데 저는 시나리오 볼 때도 뭔가 많이 가볍다고 느꼈었거든요. 무겁다고 느낀 적은 없어요. 처음 상황에 이미 익숙하고 그거에 대한, 전에 만났던 친구의 영상을 보면서도 지금도 그렇게 엄청 무거운 장면도 아니었었고. 생각해보면 그렇게 무거운 장면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제가 뭐라 해야 하지, 그런 부분. 주리가 너무 착해 보일까 봐. 오히려 착한 캐릭터는 아닌데, 착한 캐릭터를 약간 좋아하지 않아서. 솔직하게 하려고 더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이화정 : 그러니까 영화의 프레임이 이제 있으면 저는 심달기 배우가 프레임 장악을 한다는 그런 측면에서 장악 능력이 굉장히 뛰어난 배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걸 우리가 이제 최종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볼 때 배우가 가진 거대한 에너지 같은 것도 느껴지지만 아마 연출을 하시는, 같이 작업 하시는 감독님들은 더 많이. 배우가 얼마나 이 안에서, 정해진 안에서 자유자재로 글로 쓰인 이상의 것들을 표현해내는지 느끼실 것 같아요. 그게 가지고 있는, 옆에 있으니까 잘 못하겠다. 천부적인 재능 같은 게 있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곽민승 : 진짜 있어요.

 

이화정 : 있거든요, 진짜. 그거는 훈련되고 숙달되고 이런 것과는 조금 다른데 이 배우가 가지고 있는 그게 있어요. 어떻게 보면 숙달되고 그게 있으신 분들은 이 자체로 강점일 수 있는데 심달기 배우는 숙달된 거보다 그 이상에 있는 재능 같은 것들이 있는데. 저는 <말아>가 컷들 같은 걸 보면 애니메이션 컷들 같은 것들도 있고. 되게 밝고, 보면 느낌이. 쉽게 연기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제가 아까 말한 천부적인 재능 같은 것들을 표정 연기나 동작이나, 아니면 그 카메라 안에서. 지문에 쓰이지 않은 걸 가지고 요리조리 요리를 잘해요. 그런 느낌들을 감독님도 많이 받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곽민승 : , 실제로 대사도 대본에 있었던 게 80퍼센트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든 거라든지. 그런 것들이 20퍼센트. 근데 그 20퍼센트에서 어떤 장면 같은 경우에는 전체 신에서의 핵심 대사 같은 것도 있었어요. 편집하면서 느꼈는데, 그런 것들이 있어서. 중요한 건 아닌데 제가 열어만 두니까. 제 생각에는 되게 이걸 어렵게 연기했다고 생각 안 하거든요. 그래서 재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화정 : , 그래서 몇 번 보니까. 표정의 변화 같은 것들을 좀 주의해서 보시면 영화가 너무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드실 거예요. 굉장히 즐거운 느낌도 확 들다가, 굉장히 어두운 순간의 표현들이 많이 바뀌는. 변주를 많이 주는 연기를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감독님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이게 그냥 스물다섯 여성의 얘기가 아니라 정말 본인 얘기도 분명히 많이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러분들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주리한테 감정이입 하시는 부분들이 있으셨을 것 같고. 어떤 분들은 또 주리 어머니한테 감정이입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고. 아니면 이제 이모, 그 빵 파시는. 동네에서. 그러니까 다양하게 감정 이입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 어려운 지점들은 많지만 왜 하필 자영업자들, 그리고 자영업자를 엄마로 설정하고 딸의 20대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가셨는지. 모녀의 그런 것들을 가져간 이유도 궁금해요.

 

곽민승 : 일단 자영업자 얘기를 하게 된 거는 그전에 제가 찍었던, 다른 음식을 파는 여자 사장님이 있는데 그거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얘기도 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된 것 같고. 제가 그전에 단편영화라든지 찍으면서 부모님, 나오는 젊은 주인공들의 부모님들이 약간 이렇게 부재 상태이거나 안 보이거나 있어도 나오지 않았어요. 제가 이제 조금씩 나이도 들면서 우리 엄마라든지 우리 아빠한테서 내가 느꼈던 그 감정들을 어떻게 해서든 영화 안에서 보여주면 좀 좋겠다. 그게 더 올라가서, 할머니도 나오잖아요. 그런 감정까지 녹여내면 좋겠다. 그게 조금 더 제가 나이를 먹은 만큼의 성숙이라도, 조금이라도 보여줄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해서. 엄마를 넣게 됐어요.

 

이화정 : 딱히 이제 세대 간의 연대나 여성 간의 연대는 아니지만, 배우님도 이제 캐릭터, 주리 캐릭터 연기하면서 많이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 같은데. 굉장히 말 안 듣는 것 같고 귀찮아하면서 결국은 말 듣잖아요. 엄마 말 듣기도 하고. 김밥을 할 때도 사실은 저는 목적성이 좀 다른 데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집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갑자기 좀 재밌어하는 것 같은. 김밥을 만드는 게 재밌어 하는 거 같은 그 지점을 포착했는데 주리의 심경 변화. 이걸 어떻게 해석하셨어요? 얘 지금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가요?

 

심달기 : 주리는 사실 코로나와 상관없이 집에만 있는 인물이었어서. 뭔가 김밥이, 그걸 꺼내주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중단됐던 사회생활을 코로나가 시작되고 하게 된 그런 것도 이원도 만나고.

 

곽민승 : 재밌을 수밖에 없죠.

 

이화정 : , 그치. 김밥을 말면서 사랑도. . 괜찮은 남자도 생기고, 여러 가지. 약간 이거는 TMI 질문으로. 김밥 얼마나 마신 거예요? 꽁다리 얼마나 먹은 거예요? (웃음)

 

심달기 : 실제로 김밥을 현장에서 그렇게 막 먹지 않았어요. 오늘도 오면서 김밥 먹었어요.

 

이화정 : 안 질렸어요, 아직?

 

심달기 : . 김밥 좋아해서. 오늘도 김밥 먹었어요. 아무튼. 무슨 얘기하고 있었죠.

 

이화정 : 촬영할 때 김밥을 많이 먹었을 것 같다는. 말았을 것 같기도 하고.

 

심달기 : 마는 장면은 그렇게 많이 없었고, 두 장면이 끝이었던 거 같아요. 대화하는 장면이랑, 집에서 말아보는 장면. 김밥을 보통, 촬영 현장에서 김밥을 많이 먹잖아요.

 

이화정 : , . 은박지에 싼 거 다 그냥 그거 먹고 있고.

 

심달기 : 근데 말아 현장에서는 김밥을 한 번도 먹지 않았어요.

 

이화정 : 뭐 드셨어요, 그러면?

 

심달기 : 아침마다 항상 샌드위치를 주셨어요. 제가 샌드위치를 좋아해서 얘기를 했더니 샌드위치 많이 주셨어요. 그래서 되게 좋았어요. 매번 다른 샌드위치였거든요. 엄청 맛있었어요.

 

이화정 : 세심하게, 감독님께서. 근데 이 김밥이 사실 영화의 또 하나의 주인공이잖아요. 심달기 배우가 좋아하는 샌드위치 가게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김밥집이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것도 같고. 이 제목은 김밥에서 나온. 그러니까 김밥집으로 설정하고 나서 제목이 나왔겠죠? 그래서 이 음식의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이 소재에 어떤 의미가 존재할지.

 

곽민승 : 일단 다양한 재료가, 겉단면을 잘라놨을 때. 노출이 되잖아요. 그런 점들이 좀 재밌었고. 그리고 사실 그전에 제가 했었던 또 다른 자영업자 음식 가게 얘기가 샌드위치 가게 얘기예요. 그래서 샌드위치로, 했었을 수도 있겠죠. 근데. 샌드위치 가게 얘기하면서. 한국 음식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어요. 음식 얘기, 소재로 해보니까. 음식 얘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했는데 한국 음식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강렬하게 했고. 샌드위치에 버금가는 대표적인 간판 음식이 뭘까, 그랬을 때 김밥밖에 딱 없어서. 김밥 저도 좋아하고. 그래서 김밥으로 정하게 됐어요.

 

이화정 : 영화 속 신나라 김밥은. 실제로 존재하는?

 

곽민승 : . 실제로 존재하고, 원래는 저희가 세팅을 다 해서 저희가 생각했었던 가게 이름으로 간판을 달려고 했는데. 김밥집을 실제로 있는 공간을 엄청 많이 찾아다녔거든요. 서울 시내에 있는 데를 다 찾아보고 막. 로드뷰 다 보고 어떻게 생겼는지 다 확인하고 그랬는데. 제가 딱 생각했었던, 갖춰졌으면 싶었던 조건들이 있었는데. 그게 일단 프랜차이즈가 아니고. 개인 사장님이 하는 곳인데 오래 했고. 그다음에 대로변에 있는 게 아니고, 동네 사람들이 그냥 아침에 사 먹을 수 있는 조용한 주택가에 있고. 그다음에 해가 잘 들고. 요런 조건들이 있었어요. 내부가 정도껏 촌스럽지만 그게 컬러풀한. 그런 것들이 좀 있었는데. 거기에 딱 적합하게 들어맞아 가지고.

 

심달기 : 신기한 게, 무슨 쇼처럼 창문으로 김밥을 마는 걸 보여주는 창이 있어요, 그 신나라 김밥집에.

 

곽민승 : 제가 로케이션 다니면서 골목길에 살짝 올라가는 길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내부가 위에가 내려다보듯이 바로 보이거든요. 김밥 마는 곳이.

 

이화정 : 이게 평평한 평지가 아니라서, .

 

곽민승 : 맞아요. 살짝 오르막. 그래서 그렇게 찾았는데 거기 김밥집이 신나라 김밥이더라고요. 재밌다 생각을 해서, 사장님께 써도 되겠냐 여쭤보았는데 쓰라고 하셔서.

 

이화정 : 며칠 장사 안 하신 거예요, 그러면?

 

곽민승 : . 저희가 식사로 음식을 팔아드렸죠.

 

이화정 : 그런 여러 가지 로케이션에 대한 사연과 김밥이 영화에서 중요한 이유. 그러니까 말아라는게 되게 다양하게, 결국 저는 그 생각 했거든요. 마지막에 내 꿈을 펼쳐라 라는 얘기를 하지만 말아라고 하면 되게 안 좋잖아요. 말아, 말아 드세요. 말아 먹었다. 뭐 이런 음식으로 하는데. 영화에서는 오히려 집에만 있던 주리가 마지막에, 처음에 김밥을 마는 걸 익히기도 하지만 마지막에 카펫을 말잖아요. 거대한 카펫을 말면서 나는 이제 바깥으로 나갈 준비가 됐어, 라는 걸 보여줘서. 감독님이 제목부터 시작해서 여러 상징들을 적재적소에 잘 쓴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했고, 그 김밥집의 출처도 좀 궁금했어요. 그래서 나중에 한 번, 어느 동네죠.

 

곽민승 : 강서구에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

 

이화정 :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은데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그, 멸치김밥으로 했지만 영화에서는. 저는 이제 꼬다리 김밥이랑 맥주 세트로 해 가지고 달기 말아 세트. 뭐 이런 거. 출시했으면 좋겠어요. 그죠. (일동 웃음)  . 쓸데없는 얘기 한 번 해봤습니다. 감독님의 작품 만들게 된 의도와 달기 배우님 백 번 해도 모자라지 않은 칭찬도 제가 조금 하고. 김밥집의 유래도, 로케이션 어떻게 하게 되고 어떤 의미인지 들어봤는데. 여러분들에게도 마이크를 지금부터 드리고 질문을 좀 받을게요. 현장 질문을 좀 받으면서 관객분들은 영화 어떻게 보셨는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손 들어주시면은 마이크 드릴게요. 질문해주셔도 좋고. 영화 어떻게 보셨는지 얘기해주셔도 좋고. 심달기 배우에 대한 애정 고백을 해주셔도.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곽민승 : 제가 질문 세 분한테, 선물 대단한 건 아닌데. 다른 영화제에서 만들어주신 영문 포스터. 엽서카드가 있거든요. 저도 거기서 몇 장 받은 것밖에 없는데, 그거 세 장 드릴게요.

 

이화정 : 세 분께 드린다고 합니다. , 한정판입니다. 그럼 질문받아볼게요. . 마이크를 드릴게요. 잘 들리게.

 

관객1 : 영화 재밌게 잘 봤고요. 영화 보는 내내 심경을 표현하는 걸 수도 있겠는데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꼭 담배가 아니어도 다른 걸로 표현할 수가 있었을 텐데 담배를, 특히 식당 앞에서까지 피우는 모습을,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게 할 만큼 많이 피웠던 이유가 혹시 있을까요. 극 중에서.

 

이화정 : 계속 혼나죠. .

 

곽민승 : 담배를 피우는 설정에는 그냥 제가 글 적어놓으면서 그냥 그렇게 그려졌어요, 그냥. 담배를 피우는 어떤 의도 같은 게 중요하진 않았고. 중요한 건 이제 담배를 피울 때 제가 봤던 드라마 영화 사이의 클리셰들을 피하자는 데에서 나왔고. 갑자기 힘들거나 갑자기 한숨이 나올 때 술 먹으면서 에이구, 이렇게는 넣지 말자. 그냥 얘의 평소의 일상처럼 피우는 담배니까.

 

이화정 : 기호품처럼.

 

곽민승 : . 그렇게 하는 걸로 넣자는 것이었고, 그다음에 식당 앞에서 피우고 춘자 이모-빵집 이모 지나가는 데에도 숨겼다가 가니 다시 피우고. 이거는 그냥 그 나이대 철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주리가 철이 없고.

 

이화정 : 감독님도 주리를 혼내시네요.

 

곽민승 : . 아니, 그 담배. 또 이모 왔을 때 담배 숨겼다가 다시 피우는 것도 달기 배우가 여기에. 원래 끈다, 뭐 이런 거였는데. 이렇게 해보겠다고 했어서. 그런 게 좀 철이 없고. 엄마 가게 앞에서는 웬만하면 담배 안 피우죠.

 

이화정 : 그치. 이미지를 생각해서.

 

곽민승 : . 너무 그 정도로 좀 엄마 속 썩이는 딸이구나. 이런 걸 보여주는 장면들이지 않았나. 그래서 넣었습니다.

 

이화정 : 아니, 워낙 불량 청소년 역할을 많이 해가지고. 근데 이제 성인이 돼서 담배 피우는 거니까 진짜 기호품이기는 한데. 그래서 연기할 때는 어땠어요? 그리고 그 아이디어도 진짜 훌륭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심달기 : 그게 왜 그랬었냐면. 테이크를 반복하다 보니까 새로운 담배여야 되는데 이제. 불을 붙이는 장면으로 시작하나요? 이미 피우고 있었죠? 그래서 이미 핀 담배를 계속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던 거에요. 그래서 스태프분이 계속 그거 만들고 계시고. 그런 모습이 너무 번거로우니까.

 

이화정 : 김밥 마는 것보다 이게 더 번거로운 거네요.

 

심달기 : 맞아요.

 

이화정 : 알겠습니다. , 질문을 또 받아볼까요. 첫 번째 질문만 좀 안나 오고 두 번째 질문은 경쟁률이 좀 있네요.

 

관객2 : 안녕하세요. 이렇게 뵙게 돼서 너무 반갑습니다. 영화 잘 봤고요. 말씀하시니까 제가 궁금했던 게 좀 있었는데, 사실 20대가 걱정이나 어떻게 보면 열정이나 미래에 대해서 고민이 많고. 그런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영화상에서 보면, 어머니와의 관계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순조로운, 편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인데 어머니와의 의견 충돌이나 갈등도 있을 수도 있고. 현재 그렇게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김밥집에서 일을 하게 되는 상황도 주인공의 입장에서 순조롭게 풀린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인데. 의외로 연기를 할 때 표정이라든가 그런 게 너무 담담하게 하고 계셔서 되게 놀라웠어요. 그러니까 좀, 반대로 오히려 감정적으로 폭발할 수도 있고. 화려하게 표현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표정이나 눈빛 연기가 굉장히 담담하고 그런 식으로 끝까지 진행이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제가 한편으로는 요즘의 20대 청년들의 코로나 시대라던가 여러 가지 상황에서 어떤 좌절감 등을 표현하려고 일부러 그렇게 감정연기를 하셨나. 아니면 감독님께서 하신 설정 같은 게 (있는지). 아니면 배우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게 있었는지. 궁금하단 생각이 들어서 한 번 여쭤봅니다.

 

이화정 :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그런 것보다는 오히려 표정 변화나 이런 것들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하신 것 같은데 배우님은 어떻게 하셨는지. 또 감독님은 어떤 디렉팅 하셨는지 같이 좀 들어볼게요.

 

심달기 : 사실 이 영화가 그렇게 드라마틱한 사건으로 이뤄지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느껴지는데 그래서 과잉되는 얼굴을 약간 영화에서 찾기 힘든 것 같고, 가장 감정의 동요가 가장 클 사건이라면 할머니겠죠? 근데, 거기서도 좀 멀리서 보이잖아요, 제 얼굴이. 제가 느끼기로는 시나리오에서는 더 덤덤했던 것 같아요. 주리가 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거나, 마지막에 엄마랑 술 마시면서 할 때도 엄마의 태도도 많이 담담했었고. 주리도 더 담담했었는데 거기가 원래 눈물 신이 아니었어요. 근데 눈물이 들어가게 된 거였어서.

 

이화정 : 그 눈물은 배우님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서. 저는 연기하다 자연스럽게 감정이 거기까지 간 거 같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었거든요, 그 장면 보면서. 감독님께서는 왜 감정을 멀리서 바라보는, 이 모녀가 좀 데면데면하고 서로 자기 일만 하던 세월이 있었는데. 저도 좀 느끼는 게 코로나가 되고 나서 갑자기 가족이랑 같은 공간에 있는 시간이 좀 많아지더라고요. 지난 2년 동안 어쩔 수 없이. 그러면서 각자 막 하다가 엉키는 일들이 발생하게 되고. 그런 상황도 좀 반영한 거죠? 어떻게 감정 설정을 하셨는지.

 

곽민승 : 보시면 아시겠지만, 딱히 그런 상황까지는 반영 안 되어 있고. 저도 인물을 처음 생각해보면서 얘가 과연 어떻게 하겠구나, 엄마랑 같이. 엄마 일을 도와주면서 엄마를 자주 보게 되면은 이런 감정까지 나오고 이렇게 부딪히겠구나 하고 정하지는 않았어요. 정하지는 않았고 사실 저도 만들어가면서 주리를 알았다고 말씀 드리는 게 맞는 거 같아요, 그래서 같이 리딩을 하거나 현장에서 찍어 가면서 이 정도 가는 게 맞겠구나, 이건 아니구나. 찍으면서 좀 알았고 여기서 그렇게 부딪히지 않아도 좋은 장면들을 뽑아낼 수 있겠구나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이 정도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이화정 : 심달기 배우님이 말씀하신 거처럼 눈물을 흘리는 거는 배우님의 감정이 거기까지 간 건지, 감독님이 고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까지.

 

곽민승 : 그 부분에서, 그래도 눈물을 흘린다 이런 건 없었는데. 거기서 어떻게 하나 보자는 생각으로 찍었고 엄마 역할하신 정은경 선생님도 이거보다 조금 더 격하게 속태우는 연기를 하신 테이크도 있긴 하거든요. 그런 것들도 제가 이것보다 더 눌러주시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긴 했는데, 주리가 엉엉 울진 않잖아요. 그 정도 감정은 나올 수 있겠다 싶었고, 배우가 주리 역할을 하면서, 최대한 순서대로 찍으려고 한 거거든요. 이것들을 밟아 오면서 어느 정도 주리가 되어가는 달기 배우가 느낀 감정이겠구나 싶어서. 저는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썼습니다.

 

심달기 : 지금 생각이 막 든 건데, 정은경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서 바뀐 것 같아요. 원래는 눈물이 나올 것 같다. 그런 계획이 전혀 없었다가 선배님을 더 먼저 찍었던 것 같아요. 선배님 타이트를 더 먼저 찍어서 이렇게 하시면, 내가 더 이렇게 해야겠다. 할머니의 죽음 이후부터 엄마도 많이 바뀌고 주리도 많이 바뀌게 되는데 주리가 많이 미안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엄마한테 거의 패륜아처럼 하다가 (웃음) 엄마의 엄마가 죽은 걸 보고 엄마도 한 인간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같이 담배 피우는 장면도 그렇고.

 

이화정 : 이원한테 빠져들 때도 보면, 성격 자체가 무덤덤한 스타일? 굳이 그 캐릭터 성격을 보면. MBTI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인데 그래서 조금의 변주를 줘도 감정이 와닿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질문 아까 손 드셨는데 지금 드릴까요. .

 

관객3 : 저도 <말아> 영화 재밌게 봤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제일 힘들었던 장면이나 아니면 제일 재밌었던 장면, 아니면 마지막 부분에 어머니랑 술 먹으면서 어떤 신은 슬펐다. 뭐 이런 거 있나요.

 

심달기 : 제일 재밌었던 장면은 산이었던 것 같아요. 되게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코스가 되게 정상까지 가는데 엄청 짧은 코스였었고. 재밌었어요. 그게 제일 재밌었던 것 같아요.

 

이화정 : 스태프들은 제일 싫어하는 장면이잖아요. 산에 올라가는 거. 장비 들고 올라가고.

 

곽민승 : 제가 그거를 걱정을 해서, 정말 최단거리로 정상뷰를 찍을 수 있는 그거를 이전에.

 

이화정 : 제일 낮은 산으로.

 

곽민승 : . 엄청 찾아보고 실제로 저희도 걸어서 몇 번 올라가 보고. 다 시뮬레이션해보고 정해서. , 저한테 얘기는 안 해서 뒷얘기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은. 그렇게 막 불만스러운 현장은 아니었고. 난 괜찮았어요.

 

이화정 : 일단 배우님은 만족하신 것 같은데. 아까 제일 어려웠던 장면, . 어려웠던 장면들.

 

곽민승 : 저 먼저 얘기할까요? 저는 그냥 딱. 딱 있어요. 주리가 이원 뒤에 태우고 오토바이. 그게 일단은, 영화에는 못 담긴. 못 찍은 장면도 있어요. 그 못 찍은 장면이 뭐냐면은 그렇게 해서 이원이가 고사장에 도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그 오토바이를 탔다는 과정들이 좀 더 있었거든요. 이원이나 주리나 둘 다 취소된 건데. 그거를 찍고 싶었는데, 안전상의 문제나 이런 것들을 생각해서 또 이제. 스쿠터를 잘 타는 편이 아니었어요. (관객 웃음) 그렇잖아요.

 

심달기 : 처음 타봤으니까.

 

이화정 : 엄마랑 똑같아. 김밥 처음 마는 건데 못한다고 옆에서 그러고. 스쿠터 처음 타는데.

 

곽민승 : 그래서 뭐라 한 게 아니고, 그래서 그거에 맞춘 거죠. 끊고, 찍어야 할 것만 잘라내서 찍었는데. 그거 찍을 때 거기가 뭐 홍대, 연남동 엄청 차 많은 데고 그랬는데. 저희가 직접 미리 다 경찰서에 얘기해서 저희가 직접 다 통제해서 찍었는데. 거기가 잠깐만 막아도 차 엄청 빵빵대고 난리나는 데였는데. 그냥 한두 테이크 만에 끝나지 않았을 것 같잖아요. 그래서 그거 찍을 때 이게 잘 담길까 보다도, 심달기 배우가 누군가를 태우고 운전을 안전하게 할 수 있을까 이 걱정 때문에 내 눈으로 계속 보면서도 현장에서. 이게 눈에 안 들어왔어요.

 

이화정 : 가장 힘들었던 장면. 다음에 배우님이 더 잘 탈 때 전개할 수 있는 장면이었네요. 조금 축소되었다고 봅니다. 어떤 장면이 제일 힘드셨어요.

 

심달기 : 거의, 순서대로 찍었던 것 같아요. 7회차 만에 찍었는데. 순서대로, 찍을 수 있었는데. 그래서 첫 장면 첫, 촬영 때.

 

곽민승 : 첫 촬영이 영화의 첫 컷이에요.

 

이화정 : 그런 거 쉽지 않은데 진짜.

 

심달기 : 누워있는 장면이 있었는데, 엄마랑 싸우면서 통화하고 배달원도 막 껴있고. 그 장면이 약간 어려웠던 것 같아요.

 

이화정 : 처음이니까 톤을 맞추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쨌든 두 분은 각자 어려웠던 장면을 다르게 기억하는데, 여러 장면이 어려웠구나. 그런 의미에서 질문은 혹시 있으세요? 한 분 더 드릴까요? 있으시면은. 세 분께는 감독님의 한정판으로 개인소장하고 있는 엽서. 드릴 테니까 끝나고 받아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디테일하게 볼 수 있는 좋은 질문을 주셔서. 특히 오픈채팅방이 아니라 마이크로 직접 얘기를 들으면서 하니까 더 즐겁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영화는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공개를 했었고, 이번에 여러분 보시는 것도 개봉 전에 보시는 거거든요, 미리. 미리 영화를 내가 먼저 봤어 할 수 있는 그런 기회이기도 한데. 이 영화 자체가 개봉까지 시간이 좀 걸리긴 할 거예요. 영화 만들 때도, 감독님도 개봉 아직 많이 남긴 했지만 관객분들이랑 이런 특별한 기회로 만나고 계시잖아요. 단순히 연출만 한 게 아니라 직접 기획과 제작, 전 과정을. 한 번 만들고 나면은.

 

심달기 : 출연도 하셨어요.

 

이화정 : 출연도 했어요? 나는 왜 못찾았지. 어디에 출연하셨어요?

 

심달기 : 목소리 출연도 하셨고 라디오.

 

곽민승 : 그 일단은, 맨 처음에 주리가 엄마 보러 갈 때 나오던 라디오에서. 진행자 중의 한 명이 저고요. 손님을 맞고 있거든요. 엄마가. 나와 가지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주리를 한 번 불만스럽게 쳐다보고 나오는 그런.

 

이화정 : 그건 뭐예요? 히치콕 감독처럼 나의 인장을 새기겠다.

 

곽민승 : 그런 건 전혀 아니고. , 당장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때는 제가 항상 도움 가능한 인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파트든. 그런 마음으로 하고.

 

심달기 : 그런 기회가 있으실 때마다 엄청 신나서 하세요.

 

이화정 : 신나라 감독. 약간 좀 좋아하기도 하신 거죠?

 

심달기 : 즐기시죠.

 

곽민승 : 제가 만든 영환데 싫어할 수 있겠습니까.

 

이화정 : 알겠습니다. 개봉할 때 보면은 더 새록새록 하겠네요. 목소리도 주의 깊게 들어볼게요. 근데 진짜 기획 제작 연출 이렇게 장편을 만드는 경험이 굉장히 도전이기도 했었을 테고. 주리 역할이 그냥 감독님의 마음도 충분히 반영이 됐다 생각이 드는 게, 김밥을 마는 거나 감독님은 이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니까. 영화를 만들거나. 여러분들 각자 자리에서 하는 어떤 역할이든 비슷한 심정일 것 같아서. 이번 작품 끝내시면서 주리처럼 좀 성장하시기도 하셨을 것 같아요. 어떤 지점에서 내가 무언가 하나를 이루었다는 생각도 들 테고. 영화가 시작할 때 옛날 영화처럼 처음에 크레딧이 다 나오잖아요. 옛날에는 마지막에 안 나오고 앞에부터 나왔었거든요. 홍상수 감독님이 요즘 그런 스타일이시기도 하신데. 거기 보면 제작사 이름이, 감독님 제작사. 맞죠. 근데 이름이 되게 특이해요. 왓에버웍스. 그러니까 뭐,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만든다는 건가요?

 

곽민승 : 이름이 왓에버웍스인데. 그런 마음이 들어간 건 맞고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의 동명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오프닝 크레딧, 말씀해주셔서 본 건데. 저도 옛날 영화의 오프닝 크레딧이 블랙 화면에 나오는 걸 너무 좋아해서. 애초에 그렇게 처음부터 만들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집어넣었고. 그리고 이 작품은 제가 그전에 했던 것보다 유독 연출 외의 다른 파트를 많이 했던 작품이거든요. 그래서 항상 작품을 하면은 문제가 있어요. 큰 문제가 있고 상처도 있거든요. 이것도 그런 것들이 있었거든요. 근데 성장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많이 컸으니까. 그래도 성장을 한 것 같다는 느낌이, 그전에는 상처나 문제가 있을 때 뒤로 숨거나 회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거는 그러진 않았어요. 왜냐면 이제 제가 책임자로서 이걸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고, 그래서 그런 면이 있었을 때 나름 저 스스로도 기분이 좋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영화였던 것 같고. 쉽지 않았어요.

 

이화정 : 다양한 재료를 욱여넣어서, 말아야 될 거 아니에요, 한 줄은. 영화도 그렇죠. 완성을 한 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장편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왓에버웍스는 차기작도 개발 중에 있는 건가요? 이게 창립작인 거예요?

 

곽민승 : 사실 그전에 찍었던 거부턴데. 그렇게 제가 이름을 안 달았었어요. 이름을 안 달았었고. 그리고 그다음 거를 준비를 하고는 있습니다만 어떻게 될진 잘 모르겠고. 잘 될 것 같기는 해요. 근데, 오늘 그리고 말씀드리고 싶었던 게. 오늘 보신 이 버전이. 개봉 관련 준비 하면서 대대적으로 후반 관련된 수정을 많이 좀 했거든요. 음악을 가장 많이 수정했고. 공을 많이 들였어요. 공을 많이 들이고 편집도 수정된 데가 있고. 편집이 하나 건들면 다 같이 수정해야 되거든요. 그렇게 해서 뽑은 마스터를 극장에서 처음 보신 거예요. 그래서 이전에 다른 영화도 공개를 하긴 했지만은, 오늘 보신 게 그래도. 잘 보셨다면은. 괜찮은 자리가 됐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화정 : 고개 끄덕이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어쨌든 왓에버웍스의 앞날을 좀 기대를 해보고요. 심달기 배우님도, 제가 아까 매번 대표작 갱신한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그래서 되게 활화산 같은 배우예요. 무슨 작품이 나올지 몰라요. 근데 <말아>도 충분히 배우님한테 하나의 어떤, 개인 스스로한테도 남겼을 거 같고. 저희도 심달기 배우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어떻게. 감독님이랑 다시 같이 다음 작품 하실 거예요?

 

심달기 : 안 그래도 계속 <말아 2> 찍자고. 우리끼리 얘기하고 그랬는데, 일단 저도 <말아>를 통해서 얻게 된 게 진짜 많은 것 같아요. 일단 <말아>를 처음 보고 만족감이 되게 큰 거예요. 제가 처음 해보는 것도 실제로 많기도 했고. 저도 모르는 모습을 영화 안에서 많이 발견하기도 했어서. 그래서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꼭 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되게 많이 했었는데, 그래서 빨리 개봉을 했으면 좋겠네요. 뭔가 <말아>의 주리 모습으로 귀엽게 남고 싶은 마음이 되게 큰 거 같아요. 그냥 심달기 떠올렸을 때 <말아>의 주리를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저는 제가 우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봤어 가지고. 이렇게 행복한 모습으로 남고 싶은 마음이 좀 큰 거 같아요. 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는 것보다, 그 마음이 좀 큰 것 같고. 진짜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아요. 사적인 자리에서도 감독님이랑 즉흥적으로 어디 갈래요? 이러고 많이 만나고. 이원 역할하셨던 우효원. 효원 오빠랑도 셋이 자주 노는데, 되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 좋은 어른들을 만난 것 같아서.

 

이화정 : (웃음) 좋은 어른들.

 

심달기 : 좋은 어른들을 만나는 게 진짜 중요한데, 되게 뭔가. 감독님이 어떤 말을 하면은 첫 마디만 해도 알아듣는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할 건지, 어떤 기분을 갖고 있는지. 통찰력이 되게 뛰어나신 분인데 그래서 만나면 재밌는 거 같아요.

 

이화정 : 네 일단 감독님이랑, 상당히 거리감이 조금 있기는 하네요. 어르신으로 모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일동 웃음) 감독님은 통찰력이 있으신, , 그런 연출자이자 지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죠? 아깐 업계에서 미리 알아봤다 이런 얘기 했지만 이제는 정말 밖에 나가면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고 그렇다고 해요. 그래서 묵혀놨다가 <말아>. 개봉 올해 안에 하시면 심달기 배우의 유명세와 더불어서 더 많은 관객분들이 <말아>의 맛을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개봉했을 때에도 강릉 신영극장 오셔서 그때는 우효원 배우님이랑 같이.

 

심달기 : 맞아요. 되게 재밌는 사람이라.

 

이화정 : 실제로 보면 엄청 힙스터예요. 멋있어요. 그죠.

 

심달기 : 힙스터는 아니고.

 

곽민승 : 되게, 되게 재밌어요.

 

이화정 : 그때 다시 초청해서 여러분들, N차 관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주말에 같이 저희와 같이 시간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면서. 신영극장 10주년도 무한 축하드리면서, 자리를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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