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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모도바르 특별전 노트] 키카

SPECIAL 기획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2. 5. 1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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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카 Kika

| 1993 | 스페인, 프랑스 | 114| 청소년관람불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키카는 유명 소설가 니컬라스의 부탁으로 그의 의붓아들 라몬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간다. 어느 날, 키카는 집안에 들이닥친 낯선 남자에게 겁탈을 당한다. 키카가 당한 사건은 방송국으로 전달된 익명의 비디오를 통해 TV를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된다. 큰 충격을 받은 키카는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고 라몬과 니컬라스가 이 사건에 엮여 있다는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 <키카>는 불륜과 섹스중독과 관음 그리고 살인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시선에서 터부시되는 것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엮어낸다. 영화는 이야기의 중심에 어떤 인물을 두느냐에 따라 작품의 질감이 달라진다. 라몬의 시점을 따라가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집착적인 관음증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니컬라스를 서사의 중심에 세우면 삶의 자극을 추구하던 끝에 살인광이 되어버린 한 남자의 어리석음을 목도한다. 그리고 키카를 통해 살아남은 자의 여유를 느낀다. 삶은 즐기는 자의 것임을 과시하듯 키카는 비극적 사건의 당사자임에도 슬픔에 잠식되지 않는다. 유혈이 낭자한 사건 현장을 빠져나온 키카는 곧바로 낯선 남자와 함께 여정에 나선다. 키카의 얼굴에 만연한 미소에서 방금까지 흘린 눈물은 찾을 수 없다. 맑고 가벼운 키카의 전환이 너무도 충격적이면서 동시에 감격적으로 다가온다.

 

-관객 리뷰단 박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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