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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걸> 리뷰 : 낯설지만 반가운 미셸

REVIEW 리뷰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4. 2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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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걸>

낯설지만 반가운 미셸

 

그동안 불가능에 도전하며 자신을 뛰어넘는 실력과 욕망을 가진 캐릭터는 여성에게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가 최대의 역할이었다. 그렇기에 <라라걸>의 등장은 벅차오름을 느끼게 한다. 욕망하고 성취하는 여성 캐릭터의 등장이 반갑다. 영화는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이며 영향력이 강력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여성 서사가 필요하다. 더 이상 남성이 맡았던 역할을 여성이 맡았을 때 신선함을 느끼지 않도록 말이다. 실화라는 지점은 일방적으로 정의된 여성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을 뛰어넘는 통쾌함마저 선사한다.

 

영화는 주인공의 이야기와 당시의 현실과 인물의 관계를 보여준다. 현재의 시점으로 본다면 그 당시 당연시되던 논리는 어색하고 철이 지난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시대의 이야기 임에도 불구하고 낯설지 않다. 미셸(테레사 팔머)이 상위 단계로 올라갈수록 남성 선수만이 존재한다. 멜버른 컵에 출전한 24명의 선수 중 여성은 미셸 1명이다. 현재도 성공한 여성의 이야기는 큰 이슈가 된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은 견고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셸의 뚜렷한 목표와 성취는 현재에도 낯설고 신난다.

 

세상의 고정관념을 보여주는 주변 인물들은 여성은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승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카메라는 멜버른 컵 출발선에 선 순간 그녀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이내 흔들림 없는 표정과 눈빛을 비춘다. 미셸은 단 한 번도 신체적 한계를 생각한 적 없다. 그동안 승리의 틈을 발견하기 위해 경기의 흐름에 집중하고 트랙을 읽는 능력을 길러왔다. 모두가 헛된 꿈이라며 무시할 때도 노력은 계속되었다.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순간, 미셸의 시선은 결승을 향한다. 반드시 승리의 틈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마침내 우승한 미셸은 수상소감을 밝히지 않는다. 무엇보다 주제를 전달하기 적절한 순간에 미셸은 웃으며 사라진다. 다음 장면은 실제 경기 영상 속 미셸이 등장한다. "다들 제가 입 다물기 바랄 텐데, 여자는 힘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방금 우리가 세상을 이겼네요"라며 웃는다.

 

-관객 리뷰단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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