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5 개봉] 너에게 가는 길

너에게 가는 길 (변규리, 2021)

 

성소수자부모모임에 참가하는 두 가족, 정확하게는 트랜스 남성 아들을 둔 엄마 ‘나비’와 게이 아들의 엄마 ‘비비안’을 따라간다. 당사자 아들들과 그들의 가족이 원하는 것은 별 게 아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자기의 정체성을 부정당하지 않고, 그 어떤 권리에서라도 차별되지 않는 것. 어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고 권리를 누리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나비와 비비안은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를 위해 아들과 함께 싸운다.

 

이 세상에 자식을 내어놓은 부모가 내 자식을 대한민국에서 차별받지 않는 완전한 독립개체로 만들기 위한 책임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이들이 하는 일들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사랑과 상상을 초월한 용기를 바탕으로 한다. ‘너에게 가는 길’은 험난한 길이지만, 엄청난 사랑의 길이기도 하다. 영화의 주인공인 비비안과 나비의 인터뷰는 구구절절 가슴을 울린다. 여기에는 삶에 대한 희망과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연대가 담겨 있다.

 

-송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