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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의 김민영 | 이재은‧임지선 감독, 윤서영 배우 초청

CINE TALK 씨네 토크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1. 6. 17.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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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의 김민영>

/2021.05.08

 

민용근 감독 진행

이재은임지선 감독, 윤서영 배우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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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용근 : 안녕하세요. 저는 모더레이터를 맡은 민용근이라고 합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수 소리) 저도 신영극장에 굉장히 오랜만에 왔는데 되게 반갑네요, 반가운 데 좀 낯선 느낌도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이전에 가끔 이렇게 영화 GV 모더레이터 하고 그랬는데 그때는 코로나 전이었거든요. 그런데 객석의 모든 분들과 무대의 모든 감독, 배우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까 더 낯선 느낌도 있는 거 같습니다. 그 일단은 오늘 오신 감독님하고 배우님부터 소개를 먼저 드릴게요. 우선 그 감독님부터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임지선 : 안녕하세요. <성적표의 김민영>을 공동 연출한 임지선입니다. (박수 소리)

 

이재은 : 안녕하세요. 연출 맡은 이재은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와 주셔셔 너무 감사드리고 영화 잘 보셨으면 좋겠고, 질문 많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윤서영 : 안녕하세요. <성적표의 김민영>에서 김민영 역을 맡은 윤서영입니다. 반갑습니다.

 

민용근 : 제가 그 모더레이터 이렇게 부탁을 받고 그 뒤에 영화를 봤고 그 뒤에 마침 그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었잖아요? 거기서 다 아시겠지만 한국장편경쟁 부분에서 대상을 수상을 하셨어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 영화를 픽한 프로그래머님의 선견지명이 대단하다고 말해달라는 청탁을 받진 않았지만 (말씀드립니다). (웃음) 저는 되게 영화를 봤는데 또 그 영화가 마침 대상을 받았다고 그래서 굉장히 반갑기도 하고 오늘 만나면 축하를 드리고 싶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일단은 두 분 감독님하고 배우님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어떠셨는지, 그리고 수상했다는 소식 듣고 어떠셨는지 한분씩 말씀 부탁드릴게요.

 

임지선 : 일단 대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어서, 그냥 영화제에서 튼다는 것만으로 너무 기쁘고 실시간으로 반응 올라오고 보고 읽는 즐거움만으로도 너무 좋았는데. 그냥 아직까지 사실 안 믿기고 있고 그저 신기하고 행복합니다.

 

이재은 :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게 그냥 영화를 보시는 거랑 대상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보시는 게 되게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소소한 영화이고 사실은 그래서 그런 부담감도 조금 있는 거 같아요.

 

윤서영 : 저한테는 되게 의미가 컸는데 제가 이제 첫 장편작이자 첫 주연작이자 첫 영화제에서 첫 GV를 했어요. 그래서 전주가 정말 너무 꿈같았고 또 거기서 4일 동안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미 집으로 돌아왔는데 전화로 소식을 듣고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민용근 : 그 저는 그 영화를 보고 저는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해서 집에서 봤는데 영화를 보고 기억이 좀 그 떠올랐었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이게 약간 어디서도 얘기한 적 없는 좀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제가 스무 살 때 그 임순례 감독님 데뷔작 <세친구>라는 영화가 있잖아요? 그 영화도 이제 열아홉 살 때 세 친구였던 친구들이 스무 살을 겪고 각기 다른 길을 가면서 나오는 상황들을 다룬 영화였는데. 그게 아마 1995년에 제작이 돼서 96년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상영이 됐었던 영화이고 임순례 감독님 데뷔작인데. 제가 스무 살 때 우연히 거기 배우로 오디션을 보러 간 적이 (웃음) 있었어요, 모르겠어요. 배우를 지망하진 않았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연극영화과를 연출부들이 다니다가. 그 영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기에 되게 명확한 세 캐릭터가 나오거든요? 한명은 무소속이라는 약간 반항적인 친구, 하나는 삼겹이라는 굉장히 뚱뚱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어떤 친구, 그리고 한명은 섬세라는 별명이 있고 약간 여성적인 느낌이 있는 친구. 그런데 그중에 섬세 역할로 거기 연출부 하셨던 분이 저를 사진 찍어서 감독님 보여드렸는데 감독님이 만나고 싶다 그러셔서.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이제 양재동에 가서 감독님하고 돈가스를 먹으면서 일종의 인터뷰를 당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 아마 30대 후반의 임순례 감독님이 막 스무 살이 된 저에게 요즘 20대 초반의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고민이 뭔가, 군대는 어떻게 될 거 같은가, 뭐 이런 여러 가지 질문들을 약간 탐구하듯이 물어보셨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왜 이런 게 왜 궁금하지?’ 이런 이상한 좀 생각을 갖고 대답도 하고 뭐 나중에는 이제 감독님이 헤어질 때 언제 오디션 공개오디션 하니까 보러와라이러시더라고요, 그래서 보러 가서 최종 두 명 중에 한명으로 남았었어요. 나중에 떨어졌는데 그때 감독님이 저한테 이렇게 밥 먹으면서 좀 물어봤던 질문들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러니까 한편으로는 제가 그 나이를 훨씬 더 지났는데 내가, 나와는 또 다른 세대인데 내가 겪었던 열아홉 살의 시절과 스무 살의 시절을 지금 2021, 2022년의 시대에는 또 다른 성별이긴 하지만 이렇게 교육이 되어 있구나. 그런데 그게 되게 또 다르면서도 또 관통하는 건 되게 크게 있는 거 같아요. 같은 지점들이. 뭐랄까 영화 보면서 되게 여러 가지 감정들이 많이 들어오는데.

 

첫 번째는 뭐 아마도 예전에 임순례 감독님이 질문하고 제가 대답할 때 그 이야기에 어떤 핵심을 관통하는 것들이 뭔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불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되게 기대가 되기도 하고 그런 어정쩡함에 대한 거였던 것 같아요. 이제 뭐 <성적표의 김민영>을 보면서도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에 되게 재기발랄한데 한편으로 그 밑에 흐르고 있는 인물들의 정서라든가 아니면 제가 관객으로서 느낀 감정들이 그때의 감정들이 되게 막 되살아났던 거죠. 그래서 한편으로 되게 반갑기도 하고 약간 놀랍기도 했었어요. 이렇게 비슷한 지점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오늘 오신 관객분들도 보시면서 이렇게 뭐 관계에 대한 얘기 일 수도 있고 되게 여러 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영화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지나왔던 뭉뚱그려서 20대 초반에 얘기가 아니라 열아홉과 스물을 탐구하는 이야기? 약간 그런 관점으로도 한번 영화를 되새겨보셔도 되게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저는 두 감독님을 이 자리에서 처음 뵙거든요. 그래서 항상 하는 질문이긴 하지만 어떻게 이 영화를 시작하시게 되셨는지가 궁금했어요. 왜냐면 방금 제가 말씀드린 어떤 시기에 대한 그런 담고 있는 부분도 하나가 있고, 또 하나는 뭐랄까 극적인 사건이 되게 명확한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장편으로 만들어졌단 말이에요? 그래서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되게 궁금한 거 같아요. 그래서 감독님이 마침 두 분이니까 역할을 나누셔서 한 분이 영화의 내적인 계기를 얘기해주시면 좋을 거 같고 또 다른 감독님 한분은 좀 그런 이런 형식의 영화가 어떻게 또 장편으로까지 완성될 수 있었는지 그런 상황적인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이재은 : 우선 영화는 제가 되게 간단한 버전의 초고를 먼저 쓰고 같이 만나게 돼서 작업을 계속 같이 했고요, 이제 이야기를 처음 생각하게 된 계기는 사실 모두 각자의 민영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어요. 저도 뭔가 극 중의 민영이와 비슷한 친구가 있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오랜만에 그 친구를 만나러 간 적이 있는데 굉장히 오랜만이기도 했고 또 저를 좋아하는 친구로서 굉장히 설레고 들떠서 이렇게 갔던 적이 있는데 그런 저의 모든 감정이 무색할 정도로 정말 너무너무 서운하고 정말 다른 마음을 느끼고 돌아온 하루를 보낸 적이 있어요. 그날 이후로도 계속 그날이, 그 친구가, 그리고 제가 그날 느꼈던 감정들이 자꾸 잘 때마다 이렇게 떠오르는 거예요. 그래서 생각해보니 어쩌면 제가 그날 느꼈던 서운함의 크기가 곧 제가 이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의 크기가 아닐까?’ 이런 새삼 이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소중한 감정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조금 시나리오를 발전시켜가면서 아까 말씀해 주셨듯이 조금 다른 중요한 요소들이 추가가 됐지만 처음 출발은 좀 서운함이라는 감정에 집중을 해보고 싶어서 시작했던 거 같아요.

 

임지선 : 처음에 초고를 쓰고 저한테 같이 공동연출 하자고 제안해주실 때 저도 관계에 대해서 되게 힘듦을 느꼈던 사람으로서 너무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고, 너무 재미있고 재기발랄한 그런 아이디어들도 많아서 같이 안 할 이유가 없었고. 그리고 그렇게 제가 느꼈던 그 공감과 그 감정들을 더 많은 분들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그런 욕심이 점점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 되게 작게 기획을 했었는데, 점점 더 판을 벌린 거 같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공감하고 재밌어했으면 좋겠다,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장편까지 생각하게 됐고 또 그 시기에 주인공들을 다루면서 아무래도 그때 관계 외적으로 스스로 고민하는 것들에 대해서 계속 그걸 더 많이 담으려고 하다보니. 저 같은 개인적인 경우에도 정희처럼 극 중의 정희처럼 스무 살 무렵에 대학을 가지 않았고 되게 많이 방황을 하다가 좀 늦게 대학을 갔거든요. 그때 영화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어서 그런 고민도 되게 자연스럽게 녹아든 거 같고 아까 말씀해 주신 불확성 있는 그 시기를 좀 더 정희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좀 고민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던 거 같아요.

 

민용근 : 이게 처음에는 단편으로 기획되었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장편까지 이렇게 하시게 되었는지 과정을 말씀해주세요.

 

임지선 : 일단 저희가 이 작품 전에 단편 하나씩밖에 찍어보질 못했고. 그것도 한 회차 촬영만 했었던 작품이었어서 이걸 기획할 때 2회 차를 찍어보자. 이게 목표였어요, 단순하게. 그러다가 이제 단편 아까 말씀드렸는데 단편 제작지원 면접 심사에서 이 영화는 장편에 어울리는 이야기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신이 나서 그때부터 딱히 마감기한 정해져 있던 게 아니라서 되게 신나게 장편으로 발전시켰던 기억이 납니다.

 

민용근 : 그 배우님은 윤서영 배우님은 처음에 어떻게 제안을 받게 되신 거예요?

 

윤서영 : 저는 SNS로 제안을 받았는데 물론 제 SNS에 누가 봐도 연기를 하는 사람이라는 게 드러나 있기는 하지만 처음에 사기인 줄 알았어요. 처음에 그래서 이걸 믿어 말아?’ 이러다가 그냥 또 되게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시놉시스랑 어떻게 이렇게 만들어졌는지 너무 구체적으로 정성스럽게 건네주셔서 그냥 한번 가보자 이러고 오디션을 봤어요. 그런데 떨어질 줄 알았어요, 떨어질 줄 알고 체념하고 있었는데 거의 잊혀질 때쯤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기뻐서 그때부터 매일같이, 서울에서 좀 멀리 사는데 서울을 정말 기쁜 마음으로 다니면서 그렇게 리딩 하고 이어서 촬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민용근 :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셨을 때 어떤 느낌이 드셨을지 좀 궁금합니다.

 

윤서영 : 처음에 이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거의 내레이션 위주로 된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뭔가 그 사람 자체나 분위기 자체는 되게 평범하고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는데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되게 독특한 거에요. 그래서 어 이런 상황에 이런 말을 할 수가 있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실은 의심도 많이 들고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민용근 : 의심이라는 게 사기인가요? (웃음)

 

윤서영 : (웃음) 사기라기보다는 내가 이렇게 연기를 하는 게 맞나?’라는 의심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참 어려움을 많이 느꼈던 거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 그런데 또 워낙에 잘 이끌어주셔서 정말 아닌 건 아니다라고 확실하게 냉정하게 잘 이끌어주셔서 끝까지 잘 해내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민용근 : 배우님이 올해 20살이시래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영화 찍었던 시기와 지금의 시기가 이제 영화 안에 시기와 되게 비슷한데 어떻게 보면 여기에도 그런 연령대인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어떠세요? 아마 감독님도 그렇고 다 이제 그 시기를 지나온 사람인데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사람으로서 영화를 찍을 때랑 좀 찍고 나서 영화 결과물을 봤을 때 약간 나의 경험과 비춰봤을 때 어떤 부분들이 조금 닮아있는? 생각나는? 부분들이 있는지.

 

윤서영 : 찍을 때는 스무 살의 삶을 살아보질 않았는데, 저 당시에 18살이었거든요. 스무 살 대학생의 연기를 한다? 애초에 고등학생 입장에서는 성적정정메일이라는 자체가 (관객웃음) 말이 안 되잖아요. 고등학교 선생님한테 가서 제 등급이 왜 이거밖에 안 나오죠? 이럴 수가 없으니까. 그래서 좀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도 많고 공감하기 힘들었던 부분도 많은데 지금 대학을 가고 나서 가장 공감이 되는 건 인간관계가 가장 공감이 되더라고요. 정말 고등학교 때 평생을 약속했던 친구들이랑 다 멀리멀리 떨어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연락도 소홀해지고 또 그 마음이 소홀해졌는지 확인하기도 쉽지 않은데 만나기 자체가 쉽지 않으니까 나도 모르게 서운해져 있고 그러면서 저 영화를 다시 보게 됐을 때 이제야 좀 열아홉에서 스무 살을 건너는 그 감정이 좀 많이 이해가 된 거 같아요.

 

민용근 : 이제 아마 여름방학이 오면 그런 메일을 보내.. (웃음) 타이밍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되게 그만큼 묘한 경험인 거 같아요. 영화에서 경험을 해보는 것들이, 감독님들이 뭔가 이런 그 각자의 경험들이 조금씩 들어갔겠지만, 한편으로는 이재은 감독님이 초고를 치셨다고 들었는데 본인의 실제 경험이 녹아든 에피소드도 약간 좀 있을 거 같고 또 임지선 감독님 입장에서도 약간 이런 부분들은 나의 어떤 경험들이 녹아든 장면, 부분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들었어요. 어떠신지?

 

이재은 : 제가 대학을 대전에서 나왔거든요. 집이 서울인데 그래서 기숙사 생활을 굉장히 오래 했어요. 그래서 여기 영화에서 나왔던 햇반으로 경단 만들기? 이런 거를 실제로 대학생인데도 불구하고 유치한 거를 했고요. 왜 그랬냐면 기숙사에는 조리시설이 없잖아요. 전자레인지밖에 없고 그래서 뭔가를 만들어 먹고 싶은데 떡이 먹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떡집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그래서 그냥 이거 햇반으로 이렇게 하면 되는 거 아니었나친구들이랑 놀 때 장난삼아 물었는데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오기가 (웃음) 강해가지고 그게 왜 안 되냐 떡이 당연히 쌀을 뭉쳐서 만드는 건데 당연히 돼야지하고 약간 그런 오기로 시작했던, 실제로 만들어봤었고. 자전거 같은 경우도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야 하는데. 제가 자전거를 타고 항상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비도 오는 거예요. 그런데 우산을 안 썼고, 그래서 그냥 자전거를 타고 비를 맞으면서 집에 들어갔는데 너무 수영하고 온 느낌인 거예요. 뭔가 그 상쾌함 있잖아요. 수영 끝나고 잠 너무 푹 자고 상쾌한 딱 그런 점을 느껴서. 그런 많은 여러 에피소드를 주로 녹였던 거 같아요.

 

임지선 : 전 대표적으로 민영입장에서의 그 에피소드인데,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웃음) 저를 보러온 친구를 제 문제에 너무 심취해서 방치를 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되게 쓰면서도 보면서도 되게 많이 반성하고 있고. (웃음) 그 에피소드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민용근 : 그 아마 관객분들도 있다가 또 질문할 시간을 드리겠지만 영화 보면서 저도 뭔가 이렇게 질문거리들을 생각하다 보니까 되게 많은데 그게 되게 다 또 단편적인 것들인 거에요. 단순한 질문들, 방금 경단 얘기도 해주시기도 했는데 뭐 간단하게 그런 것들을 간단하게 짚어나가면 왜 삼행시인가. (웃음) 되게 간단하게 드는 질문들일 텐데, 왜 삼행시인가 하는 질문도 되게 궁금했던 거 같고, 왜 하필 테니스였을까. 그리고 왜 하필 <웬만해서 그들을 막을 수 없다>의 영상일까 (관객 웃음) 영상일까. 이 영화에서 영사기가 나오는 순간에 뭔가 그 시절이 그 어떤 느낌들이 확 밀어드는 감정을 받았거든요. 그런 부분들? 대표적으로 그 세 가지가 영화에 들어간 되게 디테일한 에피소드들인데 이런 에피소드들이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런 게 되게 일차적으로 궁금했습니다.

 

이재은 : 쓰다 보니까 다 경험들이나 주변 사람들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는데 삼행시의 경우에는 제가 사실은 이렇게 이런 자리에서 굉장히 지금 떨린데. 이렇게 사람들 앞에 나오는 걸 되게 좀 두려워해요. 그리고 좀 이런 대에서 센스를 강요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어떤 건배사를 갑자기 해보라고 시킨다든가 아니면 갑자기 삼행시를 해보라고 부탁을 받았을 때 너무너무 부담을 느끼더라고요, 제가. 그래서 생각을 했던 게 그러면 이런 동아리를 만들어서 열심히 연습을 하고 뭔가를 하면 이게 될까?’ 이런 생각을 했던 거에요. 그래서 실제로 제가 만들어보고 싶었던 동아리 같은 거고. 그런데 다들 안 한다 그래서 (관객 웃음) 하지는 못했는데 그런 동아리였고 영화상에서는 정말 다른 친구들과는 절대 공유할 수 없는 우리끼리의 추억을 좀 만들어주고 싶어서 세친구들에게 사용했고 또 정희라는 캐릭터가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어떤 형식적인 제약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뒤에 성적표 신도 그렇지만 어떤 삼행시라고 해서 꼭 삼행시를 해야 되는 게 아니고, 성적표라고 해서 성적을 써야 하는 게 아니고 자기의 마음을 표현 할 수 있는 그런 매개체로 다 사용할 수 있는 열린 친구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사용을 했고. 테니스장은 저희 아버지가 반 테니스인이세요. 그래서 항상 유년기를 떠올려보면 전 아버지 본 기억이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항상 테니스장에 가 계셔서 (웃음) 그래서 자연스럽게 알바를 하게 된 걸 테니스장으로 생각했는데 추가로 정희라는 캐릭터 설정을 하다가 정희라면 이 1년을, 이 시기를 조금 천천히 자기만의 속도로 생각하고 싶었을 거 같아요. 그런 평화로운 장소로고. 또 어떤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그게 옳았다고 그래서 사용을 했고, <웬만하면 그들을 막을 수 없다>도 제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시트콤이어서 정말 방학을 맨날 이걸 보면서 다 날려버린 적이 있는 정도로 좋아하는데 이 세친구들의 에피소드가 정희가 꿈꾸는 우정에 대한 관계에 대한 이상, 거의 이상적인 상황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남들은 바보 같다고 생각하지만, 정희에게는 이 제주도에 갔다 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렇게 그런 가는 여정들, 이 세친구들과 같이 가서 그날 그런 고생을 하더라도 같이 있다는 추억이 중요한 거니까 그런 관계가 정희가 좀 꿈꾸는 이상향이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민용근 : 저는 그 요즘에 영화를 되게 많이 볼 수 있잖아요? 영화도 그렇고 영화 타입의 드라마, OTT드라마도 그렇고, TV에서 나오는 드라마들도 그렇고. 그런데 한편으로 지금 <성적표의 김민영>을 보면서 약간 한쪽에 영화가 되게 많이 치우쳐 있다는 생각에 확 각성되었던 거 같아요. 왜냐하면 인물을 다루는 방식이 전혀 다른 지점에서 시작하는 거 같더라고요. 뭔가 영화에 대한 기획 회의를 하고 이걸 대중에게 알려야 되는 영화들을 스토리 회의를 하고 캐릭터를 만들 때 되게 어떻게 보면 이 사람 안에 있는 창작자들이 어찌 보면 좀 천편일률적인 방식을 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영화를 보면서. 왜냐하면 사건이나 혹은 인물의 캐릭터를 설정을 할 때 이 캐릭터는 어떤 방향의 인물이야, 뭔가 되게 거친 인물이야라고 하면 그 거친 디테일들을 인물에게 다 쏟아부어요. 그럼 이 친구는 되게 순수한 인물이야 라고 하면 순수한 요소들을 다 쏟아부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되게 양극단의 캐릭터를 만들어놓고 그 캐릭터들이 부딪치게 됐을 때의 어떤 에너지나 뭐 충돌이나 이런 것들을 보는 재미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이런 생각이 들었냐면 뭐 정희도 그렇고 민영이도 그렇고 두 캐릭터가 어떻게 보면 또 다르지만 되게 비슷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게 뭐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제일 들었거든요. 그리고 그게 어떻게 보면 이 영화에 가장 큰 매력이었던 것도 같아요. 특히 정희 같은 캐릭터는 자기의 실제 삶에서 그런 부분들을 좀 보여주죠. 그런데 그게 어떤 대학을 선택하지 않고 그런 단순히 외적인 선택에서뿐만아니라 그냥 디테일에서 어 이 사람을 되게 소중하게 관찰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방식들이었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테니스장에 알바를 가면서도 거기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이 공간을 되게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그런 마음들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리고 되게 재밌었는데 영화 후반부에 민영의 다이어리를 훔쳐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 훔쳐보기에 앞서서 뭔가 기도를 하면서 (관객웃음) 기도를 하는데 어.. 그 마음이 느껴지면서도 이 사람은 자기라고 하는 사람을 되게 탐구하면서 한편으로 자기에게 되게 솔직한 사람이구나라고 하는 것들이 여러 방면에서 느껴졌던 거 같아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되게 아이 같기도 하고 오랜만에 친구 집에 왔는데 얘가 놀아주지 않는다. 삐졌다. 어쨌든, 그런 것들에 대해서도 되게 나중에 쿨하게 또 얘기하기도 하고 그 친구가 미웠다가 한편으로는 그 다이어리를 보면서 이 친구가 살아온 어떤 자기는 또 몰랐었던 어떤 부분들을 되짚으면서 이 친구를 단순히 또 쉽게 용서하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유머러스하기도 어떻게 보면 또 냉정하기도, 객관적이기도 한 김민영에 대한 성적표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게 화해의 손을 내미는 건지. 뭐 되게 어떤 모호한 지점의 어떤 행동들을 하는데 그 모호함이라고 하는 게 이 캐릭터가 자기에게 솔직해지는 과정인 거 같아요. 자기감정에 솔직해지는 과정이란 생각이 들었고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낸다라고 하는 게 한편으로는 되게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한편으로 반성이 됐던 거 같고. 어떻게 보면 또 이렇게 감독님들이 가지고 있는 성향이 이 캐릭터를 통해서 나타나는 부분이기도 하겠지만 어떻게 정희라는 캐릭터를 이렇게 만들어 내셨는지, 그리고 캐릭터를 만들어낼 때 어떤 내적인 원칙? 이 캐릭터는 이랬으면 좋겠다 라던가,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라던가 그런 게 어떤 게 있었는지 좀 궁금합니다.

 

이재은 : 정희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톤을 잡기가 어려웠어요. 너무 발랄해서도 안 되고 너무 우울해서도 안 되고 그런데 너무 그런 제약들이 굉장히 많았고. 김주아 배우가 나와 주셨는데 주하 배우를 만나면서 저희는 그냥 많은 영감을 받았던 거 같아요. 그 배우님이 가진 어떤 그냥 멍때리고 계신 거뿐인데 그런데 저희는 보기에 해석들을 조금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영감을 좀 많이 받았고. 정희라는 친구는 좀 이 시기가 저희가 표현하고 싶었던 거는 이 친구가 가지고 싶었던 확신? 에 대한 거였던거 같아요. 처음에는 저희도 캐릭터를 잡을 때 헷갈렸던 게 정말 확신이 있다는 좀 단정을 짓고서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점점 시나리오를 쓰면서, 그리고 후반 작업을 하면서 더 크게 느꼈는데 정말 확신이 있을까?’ 약간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 확신을 가지고 싶었던 거 아닐까?’ 그리고 그런 모습을 좀 많이 보여주려 했던 거 같습니다.

 

민용근 : 그런데 또 한편으로 민영이라는 캐릭터도 정말 현실에서 튀어나온 느낌을 받았는데 저는 그 느낌을 가장 강하게 받았을 때가 성적정정에 관련된 행동을 할 때, 그러니까 저도 그 반대편에 있었던 경험이 있거든요. (웃음) 학교에서 가르칠 때 가끔 메일이 올 때가 있어요. 성적을 딱 내면 그다음 날쯤 굉장히 예의 바른 인사. (관객 웃음) 신록이 무르익어가는 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관객웃음) 교수님과 함께한 지난 한 학기는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그런 소중한 시간이었는데 왜 점수를 이렇게 줬나요. (웃음) 그런데 그걸 쓰는 모습이 제가 직접 보진 않았지만 뭔가 언젠가 저에게 보냈었을 그 학생들의 뭔가 되게 현실감 있는 모습이 느껴지면 민영이를 어떻게 보면 굉장히... 뭐 정희는 어떻게 보면 현실에 있을 법하지만 한편으로 뭔가 정형화돼서 돌아가는 사이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친구라고 하면 민영이는 뭔가 되게 근처에서 보기 흔히 볼 수 있는 대학생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름의 어떤 다른 꿈들과 생각들이 있는 거죠? 그래서 한편으로 정희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영화의 처음부터 일관된 톤을 유지를 한다고 하면 민영이는 뭔가 극적으로 바뀌는 인물인 거 같아요. 왜냐면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김민영에 대한 삼행시를 짓잖아요? 거의 말 그대로 시적인. 그랬던 인물인데 대학에 간 이후에 처음 등장할 때부터 옷이 바뀌어있죠. 바뀌어있고 뭐랄까 친구가 굉장히 오랜만에 왔는데 그 성적정정 메일. 뭔가 어떤 되게 뭐랄까 조금 고등학교 시절에서 많이 변해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배우님은 혹시 이 시나리오를 받고 이 캐릭터를 연기해야 한는 미션이 생긴 건데 그 시나리오 속의 인물이 어쩌면 배우님과 실제로 닮아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조금 이 캐릭터를 접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윤서영 : 사실 거의 유일하게 민영이와 닮은 점은 조금 현실적이라는 점이 닮았는데 그것 말고는 닮은 점을 찾기가 사실 어려웠어요. 그래서 그 친구의 독특한 패션철학과 (웃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여름엔 덥게, 겨울엔 춥게 그런 것들? 아니면 친구를 대하는 태도조차도 저랑 많이 달랐기 때문에. 정말 나랑 다른 사람인데 이거를 어떻게 연기를 하지? 그래서 말투부터 시작해서 정말 태도 하나하나까지 감독님들이랑 대화를 정말 많이 했던 거 같아요. 명확하게 그려두신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화를 최대한 많이 하면서 너무 휘둘리지는 않되, 그 민영이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 수 있게끔 대화를 가장 많이 했던 거 같고 또 추천해주시는 작품들 많이 참고하면서 공부하듯 했고 계속 리딩에 리딩을 반복을 하면서 함께 다듬어 가는 그런 과정? 그런 과정을 많이 겪었던 거 같습니다.

 

민용근 : 어떤 영화에 어떤 캐릭터들을 조금 추천을 해주시던가요?

 

윤서영 :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다마코같은 역할로, 그냥 영화 자체라기보다는 그 캐릭터에만 집중하고 이 친구만의 특색 있는 그 색깔을 참고해서 최대한 민영이라는 캐릭터를 저와 입체화시킬 수 있게끔. 그냥 저라는 사람의 어떤 뚜껑을 열었는데 민영이가 튀어나올 수 있을 만큼의 그런 연구들을 좀 많이 했던 거 같아요.

 

민용근 : 그 정희 역할을 맡았던 김주아 배우님하고는 이 영화를 처음 만나셨던 거죠?

 

윤서영 : 아니요. 사실은 저를 SNS로 연락을 주셨다고 아까 말씀 드렸잖아요? 그게 감독님들이 우연하게도 저랑 주아랑 같이, 주아 배우랑 같이 출연했던 짧은 콘텐츠를 보고 거기서 발각을 하고 연락을 주셨던 거라서 주아 배우랑 그때 인연이 있어서 딱히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가 없었어요. 이미 알고 있었고 연락했었고 만나자마자 어 잘 지냈어?’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민용근 : 관객분들에게 질문을 좀 받아볼 텐데 생각하시기에 앞서서 간단한 질문부터 하고 바로 질문받을게요. 말씀하셨던 거에 이어서 어떻게 이 두 분을 캐스팅하시게 되셨는지.

 

임지선 : 일단 아까 말씀했다시피 그 정희 역할은 가장 첫 번째 조건이 되게 순해 보이는 인상이 있었으면 좋겠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데 그거만 검토하는 데도 좀 많이 걸렸던 거 같아요. 캐스팅할 때도 시행착오가 되게 많았거든요. 그래서 순하면서도 되게 복잡한 인물인데 되게 엉뚱하면서도 그렇다고 막 그게 오버되면 안 되고, 되게 침착한 면도 있어야 하고 진지한 면도 나름 있어야 하고, 그런 걸 다 부합하는 친구? 배우분이 어쨌든 김주아 배우였고 사실 같이 출연한 영상에서는 사실 김주아 배우인지 잘 몰랐어요. 성장기의 모습이라서 후에 알았는데 그래서 김주아 배우는 그렇게 캐스팅했고 윤서영 배우는 그 영상에서의 모습이, 마스크가 저희가 너무 딱 원하던 민영이의 모습이었어서 한눈에 반해서 연락하게 됐죠.

 

민용근 : 정말 두 분이 그냥 그 인물인 거 같았어요. 느낌이 너무 좋은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 웃음) 그러면 질문을 받아볼게요. 코로나 시대에는 보통 이제 오픈 채팅방에서 질문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전통적인 방식으로 손들면 질문을 받겠습니다.

 

관객 1 : 영화 엄청 재밌더라고요, 그 부분부분 정말 재밌는 요소들이 너무 많아서. 심지어 민영이가 햇반으로 경단 만드는 얘기 듣고 선 하하하하 하고 웃는 거조차도 너무 재밌어 깜짝 놀랐던... 제가 첫 부분을 못 봐서 잘 모르겠는데 처음 정희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잖아요? 정희를 보여주는 모습이 담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예전에 쓰고 있는 가방도 계속 가지고 있을 만큼 뭔가 예전의 것을 간직하고 자기만의 것을 영역을 지키는 걸 되게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생각했는데 얘가 민영이에게 가서 민영의 숨겨졌던 생각을 만나고 나서 그 민영이의 성적표를 줬을 때 그 사실 그 성적표를 정정하고 자기에게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고 갑자기 생각이 들더라고요. 혹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만드셨는지? 앞으로 이 두 사람의 관계가 더 이렇게 찾아오고 발전됐으면 하는 그런 마음에서 한 부분이 있었는지랑 하나는 그 남자배우분의 의상이 테니스의 왕자에 나왔던 옷 (관객 웃음) 같던데 정말 그건가요? 영화는 정말 정말 재밌네요. 잘 봤습니다.

 

임지선 : 네 맞습니다. (관객 웃음) 그 만화는 보지는 못했는데 딱 봐도 일상 체육복 느낌이 나는, 만화적인 그런 느낌이 나서 사용하게 됐고. 사실 거기까지는 저는 생각을 못했던 거 같아요. 정정하고 다시 찾아와주길, 물론 그렇게 마음이 있었을 수 있겠지만. 거기까진 저는 생각 못 했고 다만 둘이 만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했었거든요. 개인적으로 또 상상해보고 고민했는데 아직은 만나기까진 좀 시간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왜냐면 일단 둘이 각각의 고집이 좀 센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 민영이가 자기의 자신을 정희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고 자기를 한번 깨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오래 걸리겠다, 당장에 성적표를 읽는 것도 정독해서 읽지는 못했겠다, 그냥 이렇게 훑고 일단은 접어두고 일단 생각 안하고. 왜냐면 그게 되게 마음에 요동을 크게 쳤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막상 그렇게 직면하지는 못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갑자기 또 문제도 있기도 하고 그래서 진정으로 이해하고 다시 만날 수 있을 때까지 조금 걸리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봤어요.

 

이재은 : 제가 좀 다른 얘기를 하자면 정희가 성적표를 쓴 거에 대해서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런 기대를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저희가 이 영화를 만들 때 좀 하고 싶었던 내용 같은 게, 어떤 관계에 있어서 좋아하는 양의 차이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걸 느꼈을 때 서운하고 내가 이만큼 더 좋아해 만큼을 표현하는 게 되게 부끄럽더라고요. 오히려 이 사람 만큼만 딱 내가 좋아하는 티를 내야지. 저의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보내왔고.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들면서 정희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그게 굉장히 용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희가 성적표라는 걸 통해서 자기의 서운한 마음을 전달하면서 좋아하는 마음을 조금 마음껏 담아서 전달을 좋겠다고 생각했고 정희도 그냥 이 마음을 표현하는 그 자체에 목적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관객 2 : 저는 영화든 뭐든 어쨌든 제목이 좀 연출하신 분이 뭔가 좀 다른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메시지 같은 걸 전하려고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영화 제목을 보면 <성적표의 김민영>인데 보면서 왜 김민영의 성적표가 아닌가. 왜 앞뒤가 바뀌어서 성적표의 김민영으로 제목을 하셨을까 그게 좀 궁금해서 그거 좀 물어보려 했습니다.

 

임지선 : 일단 영화 제목 고민이 많았고 일단 이 영화 톤에 맞게 좀 독특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우선 있었어요. 그리고 보셨다시피 이 영화에서 성적표라는 게 중요한 다른 의미로 쓰이는데 민영한테는 앞으로 좀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고 정희 입장에서는 민영이에 대해서 좀 설명하고 하루 동안 같이 지내면서 민영이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게도 했는데 그래서 성적표라는 게 명사였지만 민영이를 좀 수식해주는 수식어고 형용사로 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강조의 의미로 앞에 넣어 봤습니다.

 

관객 3 : 저는 지금 답변 안 해주셔도 되고요, 왜냐하면 질문이 삼행시 부탁드리고 싶거든요. (관객 웃음) 그런데 아까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왜 삼행시냐, 왜 삼행시 동아리냐 라고 질문하셨을 때 답변을 그럴 때 센스를 강제적으로 요청받고 이런 거 되게 불편하고 어려운데 그런 것들을 훈련하면 잘되지 않을까 하는 얘기가 굉장히 좀 재밌게 들리기도 하고 의미 있게 들리기도 해서 그래서 삼행시를 부탁드리고 싶고. 대신 감독님이 의도한 삼행시 동아리가 감독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 번쯤은 다 생각해봤을 (거 같아요). 예 그 감독님 두 분과 배우님의 이름으로 (관객 웃음) 이 정도면 그렇게 사실 난처하진 않지 않습니까? 자기 이름으로 삼행시 한번은 다... 아닌가요?

 

민용근 : 삼행시 나오는 순간 여기서 탄식이. (웃음) 그럼 조금 이렇게 생각을 이렇게 다듬고 계시다가 (하시기로). 사실 저도 여기 오기 전에 이런 질문을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직전에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관객웃음) 어떻게 보면 이 GV가 전주국제영화제 이후로 처음 하시는 거잖아요? 앞으로 지금 당장 또 무주산골영화제도 있고, 이제 개봉도 계획이 있으실 텐데 사실 아마도 앞으로 있을 모든 GV에서 (관객웃음) 이 질문이 항상 나 올거 같다는 불안한 예감이 듭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이게 GV를 많이 해본 입장으로 한 달 그냥 내내 생각해두고 있다가 그런 질문이 나오면 아 그런 질문을 생각도 못했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다라는 표정을 짓고 그 준비한 대답을 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웃음) 일단 조금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하실 거 같으니까 생각을 해보시고 혹시 그 사이에 질문 있으시면 질문받겠습니다.

 

관객 4 : 영화 진짜 너무 잘 봤고요. 제가 이 영화를 보고 싶다 생각한 게 며칠 전인데, 그게 SNS에서 전주국제영화제 가셨던 분이 최고의 영화라고 뽑겠다는 문장을 보고 되게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온라인으로 봐야겠다 하고 정말 결제를 하기 직전에 그런데 신영 홍보에서 이걸 보고 너무 기뻤습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진짜 너무 재밌게 잘 봤고. 캐릭터들이 평가가 안 되고 그냥 그 자체로 좀 보게 됐던 거 같아요. 아 정희는 이렇구나, 민영이는 이렇구나, 그렇게 많이 보게 됐고. 그 이제 마지막에 그림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그림에 대한 의미를 조금 얘기해주셨으면 좋겠는 게 약초하고 숲의 장면. 그림도 너무 좋아서 마지막에 약간 울컥했어요, 그 그림 보면서. 그림 혹시 누가 그리셨는지 그림이 조금 어떤 의미인지 듣고 싶습니다.

 

이재은 : 그림은 제가 그렸고요. 사실 제가 그린 이유가 미술감독님이 계셨는데 정희의 그림이 엄청나게 잘 그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그리면 되는 게 정희의 캐릭터에 더 맞다고 생각을 해서 제가 그렸고 아무래도 정희가 민영이의 집에서 하루 동안의 시간을 보내고 또 그 이후에 집에 돌아와서의 시간도 있었을 거고 민영이에 대해서 되게 많은 생각을 했을꺼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정희가 보는 민영이는 민영이가 말 한거긴 한데 속할 수 있지만 보통 그렇기 때문에 더 외롭고 자기의 속내를 표현하지 못하고 그런 인물이 아닐까라고 저희는 생각을 했을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 그림 속에 주인공이 아마 작품의 주인공이 민영이었을꺼고 네 그래서 어쩌면 그 그림을 보면서는 저는 더 만들고 나서 이 장면을 볼 때는 민영이가 자기와 비슷하다고 느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던 거 같아요.

 

관객 5 : 영화 잘 봤습니다. 그 정희가 처음 앞 씬 정도엔 가족들이랑 같이 밥을 먹으면서 이렇게 지내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그 밥을 같이 안 먹고 밖으로 나가거나 부모님이랑 뭔가 엄마랑 피하는 그런 걸 보이는 거 같거든요? 그런데 그게 정희에 어떤 아직 어리긴 하지만 삶의 태도로 봤을 때 어 약간 불안이나 확신을 가지지 못한 태도를 보여주는 거 같은데 그런데 그러면서도 뭔가 그 자기가 하려는 그림의 입상을 하는 장면과 김밥을 사러 나가는 장면 다음에 그 장면이 나오는 걸 혹시 어떤 의미로 연출하셨는지 이런 게 궁금합니다.

 

임지선 : 일단 가족과의 분위기가 그러게 막 좋진 않게 그려졌는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그리고 느끼셨다시피 정희가 확신에 찬 인물이라기보단 확신을 받고 싶은 인물이기도 하고 그게 한편으로는 자신한테 불확실함도 있다는 뜻이고 가족들도 겉으로는 되게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거처럼 보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불신의 마음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서로 이렇게 터놓지 못하는 마음이 있고 그거를 서로가 느끼기도 하고. 그래서 정희도 아직 스무 살이고 막 성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거를 불편해하고 조금 본인도 잘 느끼지 않을까 부모님의 그런 시선을. 그런 게 녹아있는 장면들이라고 생각을 했고. 김밥 먹는 신에서의 표정은 되게 묘한 표정이어서 생각을 하는데, 1년에 있었던 일들이 자기가 그동안 계획하고 다 생각했던 흐름들을 따르다가 예상치 못하게 수산나와의 관계도 그렇고 민영이와의 관계도 조금 틀어지면서 지금 내가 잘 가고 있는 게 맞나라는 되게 깊은 고민에 빠진 시기라고 생각을 했어요. ‘조금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을 하고 그런 조금은 무거운 마음이 있는 사람의 표정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관객 6 : 네 저 영화 너무 잘 봤고요, 간단한 질문인데 왜 정희가 확신을 찾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으로 설정하셨는지 저는 그게 조금 수동적이다? 이렇게 보였거든요. 제가 생각한 정희의 모습과는 조금 더 다르게? 그래서 왜 그런 설정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재은 : 우선 보통의 이런 성장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이 이런 상황에 빠져있을 때 되게 적극적이었던 모습들을 보이는 경우가 저도 많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저희는 정희만의 속도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당장 내가 어떤 대학에 가서 이걸 할 거야, 라기 보단 정말 이 친구의 이 시간을 내버려 두고 싶다. 그런 마음이 컸던 거 같아요. 그냥 그냥 이 시기를 정희 혼자서 지나가게 내버려 두고 싶었던 거 같아요.

 

민용근 : 네 또 질문 있으시면 한 분 정도만 더 받아보고 GV를 마무리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없으시면, 그래서 일단은 뭐 임지선 감독님부터 끊을까요? 호를 어떻게 할까요? (웃음) 호를 이렇게 또 단체로 이렇게 하면 너무 부담되실 수 있으니까 제가 간단하게 하겠습니다. .

 

임지선 :

: 임씨 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삼행시가 너무 시작하기 어려운 거 같아요.
: 지브이자리가 앞으로 트라우마에 걸릴 거 같습니다.
: 선행학습이 앞으로 필요할 거 같습니다. (박수)

 

민용근 : 약간 미리 준비해 오신 거 같은 느낌이. (웃음) 그럼 이재은 감독님.

 

이재은 : 혹시 정말 죄송한데 처음인 걸 정상 참작해서 성적표로 할 수 있을까요? 준비한 게 있어서.

: 성질이 급한 나는
: 어 잠시만요. (관객 웃음) .. ...

 

: 성질이 급한 나는 늘 단 너의 말 한마디에 마음을 뺏긴다. 너에게 마음이 향하지 않았던 적은
: 적다. 너에게
: 표시는 안 났겠지만 (박수)

 

민용근 : 다음 윤서영 배우님. 이름으로 하실 거죠?

 

윤서영 : 사실 준비된 건 김민영이었지만 이름으로. (웃음)

 

민용근 : 김민영까지 두 개를 다 할까요?

 

윤서영 : 아뇨, 그건 다른 GV에서 써먹어서 (관객 웃음)

: 윤서영이라는 연기자를
: 성적표의 김민영에서 처음 보셨을 거 같아요.
: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민용근 : 그 이 정도면 미리 준비했다는 게. (웃음) 전 그 영화 보면서 어떻게 보면 소소한 얘기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사실 한편으로 계속 그냥 볼 때는 쓱 지나쳤던 장면들이 자꾸 생각나는 영화인 거 같아요. 그리고 이 영화를 또 다른 상황에서 다시 보게 되면 또 다른 관점으로, 또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이렇게 보게 될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감독님이 되게 어떤 서운했던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시작됐다고 하는데, 약간 더 거기서 확장된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거는 이렇게 누군가를 친구로서 만나고 관계를 맺는다는 게 한편으로 그 사람과의 관계를 관찰하는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누구인지를 이렇게 깨달아가는 과정인 거 같아요. 영화가 마지막 장면쯤에 다다랐을 때 한편으로는 정희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생각들을 했을 거 같고 당연히 또 민영이도 정희만 주는 성적표를 통해서든지 내가 누굴까라는 생각을 했었을 거 같고. 다 관계를 통해서 더 생각들이 깊어지는 게 아닐까. 그래서 어떻게 보면 영화가 되게 일상적이고 소소한 부분을 담고 있지만 거기서 이렇게 되새기게 되는 어떤 의미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본질적인 부분들을 되게 잘 건드려주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약간 그런 의미로 나중에 또 영화를 다시 보셔도 되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까 잠깐 간단하게 말씀드렸는데 당장은 이제 6월달인가요?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상영 계획이 잡혀 있고. 내년 여름 즈음에 개봉 계획이 있는데, 그 사이에 또 다른 영화제들에서 만나보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다시 보셔도 좋을 거 같고 또 주변분들 추천 해주셔도 좋을 거 같고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감독님하고 배우님 이렇게 한 말씀씩 하시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임지선 : 강릉 신영극장 9주년 기념 생일에 저희 작품 끼워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제가 이제 GV가 세 번째에요. 그래서 여전히 너무 떨리는데 이렇게 잘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박수)

 

이재은 : 우선 영화를 만들면서 저희는 모두가 각자의 정희, 각자의 민영이가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어요. 그래서 오늘 보시고 좀 잊고 있던 그런 관계들, 잊고 있던 감정들이 생각나는 영화가 됐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영화 보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윤서영 : 저도 GV가 세 번째인데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따듯한 곳에서 관객분들 만나서 (좋습니다). 또 사실 마이크로 직접 질문받아본 것도 처음이고 그래서 너무 감사하고 또 영화 끝까지 재밌게 즐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민용근 : 저도 신영극장에 굉장히 오랜만에 와서 너무 반가웠고 다음에는 마스크를 다 벗고 예전처럼 가득 차서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빨리 만들어지면 좋을 거 같습니다. 오늘 끝까지 영화 봐주시고 GV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녹취 방준극

정리 송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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