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근대 화가 故 쿠마가이 모리카즈(1880-1977)의 말년의 일상을 극화한 작품이다. 모리(야마자키 츠토무)는 30년 동안 정원 딸린 집을 벗어난 적이 없다. 그에게 정원은 삶 그 자체이자 우주이다. 낮에는 정원을 산책하며 풀과 돌, 벌레와 같은 자연을 관찰하고, 밤에는 그림을 그린다. 그는 매우 덕망 받는 화가였기에 그의 글과 그림을 얻고자 매일 전화벨이 울리고, 직접 쓴 명패는 번번이 도둑맞기 일쑤이다. 그러나 그와 그의아내 히데코(키키 키린)은 그저 일상에 집중할 뿐이다.
<남극의 쉐프>(2009)를 연출한 오키타 슈이치 감독의 신작임과 동시에, 故 키키 키린(1943-2018)의 유작이다. 이번 작품도 역시 키키 키린의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섬세한 연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모리 역의 야마자키 츠토무는 <카게무샤>(1985), <고>(2001) 등에 출연한 연기파 배우로, 극 중 키키 키린과 완벽하기 이를 데 없는 연기합을 보여준다.
실존 인물을 다루고 있지만, 일반적인 전기 영화의 형태를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관람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느린 템포의 MSG가 가미되어 있지 않은 영화를 평소 즐겨본 관객이라면 충분히 만족하며 볼 수 있는 작품이다.
- 이펭펭
[4/2 개봉] 이장 (0) | 2020.04.01 |
---|---|
[3/26 개봉] 그 누구도 아닌 (0) | 2020.03.25 |
[3/19 개봉] 비행 (0) | 2020.03.19 |
[3/19 개봉] 용길이네 곱창집 (0) | 2020.03.17 |
[3/12 개봉] 울프 콜 (0) | 2020.03.12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