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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왓치유> 리뷰 : 성인(成人)이라는 누군가의 부끄러운 민낯

REVIEW 리뷰

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1. 6. 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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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왓치유>

성인(成人)이라는 누군가의 부끄러운 민낯

 

체코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위왓치유>는 실로 대담한 기획물이다. 20세 이상의 여배우 세 명이 12살 소녀로 분장을 한 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그리고 채팅 사이트에 등록한 가짜 계정으로 그녀들에게 접근해오는 이들과 채팅을 한다. 채팅에 접속한 사람들은 아동들을 대상으로 파렴치한 범죄 행각을 일삼는다. 성인(成人)이라는 이들이 치밀하게 구성된 함정에 걸려든 채 보여주는 추태는 가히 충격적이다. 감독은 오직 온라인 아동학대의 실상을 까발리기 위한 목적만을 생각하며 작품을 만들어낸 듯 보인다. 이러한 감독의 시선 덕에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한 편의 수사극을 본 듯 통쾌하지만 씁쓸한 감정이 짙게 드리운다.

 

다큐멘터리의 구조는 임상 실험의 형식을 따른다. 열흘 동안 세 명의 배우는 세트장에 꾸며진 가상의 10대 시절 방에서 정오부터 자정까지 채팅을 실시한다. 배우들은 상대방과 대화 시 먼저 도발하거나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 실험 장소와 기간, 행동 강령 등의 통제 변인들이 세부항목까지 철저하게 세워진 후 카메라는 배우들에게 접촉해오는 어른들의 행동을 관찰한다. 실험 형식의 연출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궁금증은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 체험하고 있는 듯한 현실감을 부여한다. 연출이 디지털 아동 범죄에 대한 경험에 대한 인터뷰로 주를 구성되었다면 지금과 같은 긴장감은 더하지는 못할 것이다.

 

배우들에게 접근한 사람들(대다수가 성인 남성)은 눈과 입을 제외하고는 블러(blur) 처리가 되어 등장한다. 흐릿한 윤곽만 보이는 얼굴 위로 또렷하게 드러난 그들의 눈과 입에서는 욕정만이 느껴진다. 소녀를 바라보는 게슴츠레한 그들의 눈빛은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러고는 옷을 벗어보아라”, “관계를 나눈 경험이 있느냐?”와 같은 무례하고 위험한 발언들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이에 더해 이들이 보내오는 입에 담기가 역겨운 영상들과 사진들은 그들이 정상적인 어른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배우들과 채팅을 나눈 사람들의 눈과 입만을 드러낸 연출은 이들이 결코 대화를 나누기 위한 순수한 의도로 소녀에게 접근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실험을 실시한 열흘 동안 국적을 막론하고 2,458명의 남성들이 소녀를 연기한 세 명의 배우에게 접촉하였다. 그들은 거의 모두가 소녀에게 나체사진을 요구하고 가스라이팅과 그루밍을 시도한다. 심지어 나체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을 하는 이도 있다. 이 모든 범죄 행각이 12세 소녀를 상대로 벌인 행동이라는 것이 충격과 공포로 다가온다. 이런 결과를 목도함과 동시에 영화의 첫 장면에 등장한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어린아이들이 떠오른다. 미성년자들이 얼마나 온라인 범죄에 노출되어 있고 취약한 존재인가를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미성숙한 이들이 올바른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성인(成人)이라는 이들의 책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관객 리뷰단 박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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