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유다인)은 7년을 다닌 회사에서 파견 명령을 받고 하청에서 일을 해야 한다. 일을 스스로 그만두게 하려는 회사의 속셈이 뻔히 보이지만, 정은은 하청에서 1년을 버티면 원청으로 부르겠다는 회사의 언질을 놓치지 않고 1년을 잘 버티기로 한다. 하청 업체에는 마땅한 자리도 없고 해야 하거나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사무직에서 현장직으로, 문서 작업을 하던 일에서 송전탑을 타는 일로. 갑작스레 감당하기 쉽지 않은 변화지만 정은은 어려운 환경에도 자신의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로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일하는 사람들, 노동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자리가 어디인지를 묻는다. 일터에서 그 어떤 차별과 무시를 당하고도 끈질기게 일을 놓지 않는 은정의 모습을 보면, 일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의 어떤 긍지를 느낄 수 있다. 정은은 집중이 잘 되는 사무실 어느 책상에서 생사를 가로지르는 송전탑 외줄로 자리를 옮겼다. 삶에서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반대로 일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은 또 얼마나 큰지. 올려다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나는 고압의 송전탑을 바라볼 때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송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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