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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개봉] 화양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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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2020. 12. 2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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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花樣年華 (왕가위, 2000)

 

홍콩의 덥고 습한 여름밤, 조명, 느린 카메라, 슬로우 모션, 갖추어진 복장과 반복되는 아름답고 슬픈 배경음악. 시각과 청각을 사로잡는 연출 때문에 가끔 깜빡하지만, <화양연화>는 불륜을 소재로 하는 영화다. 수리첸(장만옥)과 차우(양조위)는 각자의 배우자가 서로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시쳇말로 하자면 맞바람이 난다. 외로운 두 사람은 좁은 아파트 복도에서 자꾸만 마주치고, 서로의 존재를 점점 더 크게 의식하게 된다. 그리고 결코 좋지만은 않은 결말을 맞이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정이 어쨌든 영화의 제목은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을 뜻한다. 반어적이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감독의 시선으로 봤을 때는 정말로 좋은 시절이었을 거라고 설득된다. 진심을 전부 다 표현하지 못하는 두 사람을 만들어낸 배우 장만옥과 양조위의 연기가 그 시절에 애틋함을 더한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의 상영이지만, 아주 오랜만에 필름 시대 끝자락의 영화를 스크린으로 다시 만나는 반가움이 있을 것 같다.

 

-송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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