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 개봉] 69세

69세 (임선애, 2019)

 

까만 화면 뒤 들리는 효정과 간호조무사의 대화 소리로 시작한다.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한 효정(예수정)은 퇴원 전날 간호조무사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이후 효정은 계속해서 그날의 잔상에 시달리며 괴로운 시간을 보내다 어느 순간 신고하기로 한다. 하지만 경찰은 정말 그랬냐며, 친절이 과했던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한다. 또한 법원에서도 그들의 나이 차이 때문에 사건의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결국 효정 편을 들며 그를 돕던 동인(기주봉)까지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결심한 것을 위한 길을 계속 걷는다.

 

자칫 자극적으로만 보일 수 있는 소재를 그렇지 않게 잘 풀어낸 영화다. 단순히 한숨 쉬며 보기 힘들어 외면하지 않게, 관객이 좀 더 관심 가져야 할 부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여러 중간의 장면들을 통해 노인 성폭행 문제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전반적인 노인과 여성을 향한 사회 문제까지 바라보게 한다. 효정역의 예수정 배우는 극 중 효정과 비슷한 나이의 여성 입장에서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으며, 그것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영화에 몰입한 그의 연기 또한 영화에 집중하게 만든다.

 

-윤댕댕